[약수터 냉수는 위장병을 치료할까?]
지금은 많이 달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들에게 위장병은 중요한 질병이고, 상당 기간 동안 한국인의 질병 순위 1, 2위를 다투었다. 단백질이 부족하고, 항상 질-質 보다는 탄수화물이 주가 되는 양-量 위주의 식습관 탓이겠지만, 위장병은 여전히 한국인에게 중요한 질환이고, 오랜 세월을 거쳐 위장병에 좋다는 단방약재나 치료 요법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른 아침 약수터에 가서 냉수 한 잔을 마시면 위장병이 없어진다.”는 얘기는 최근까지 꽤 설득력 있게 전파되고 있다.
1. 위장병과 약수터 냉수의 상관
전통적으로 농경문화 속에서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위장병은 매우 흔한 질환이었고 그에 따른 민간약재나 처방들 또한 많이 전해온다. 그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른 새벽 약수터에 가서 찬물을 한잔 마시면 위장병이 잘 치료된다는 것이었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지금도 도회지 근처의 약수터에는 이른 아침에 약수를 마시기 위해서 긴 줄을 서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새벽에 약수터 약수를 마시고 오히려 위에 탈이 생겼다는 사람도 있으니 그 진실을 정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2. 문제는 체질
2-1. 민간요법의 허와 실
지금 여기 A와 B 두 사람이 있다. A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도 미지근한 온수를 먹어야 속이 편하다는 사람이고 특히 그는 평소에도 아이스크림이나, 찬 음식을 먹으면 대변이 무르고 심하면 설사를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B는 몹시 추운 겨울에도 찬물에, 그것도 얼음을 몇 개 띄워서 마시고 나야 속이 개운하다고 하는 사람이다. 오히려 따뜻한 음식을 싫어하고, 밥도 국도 뜨거운 것은 몹시 싫어하는 사람이다. 이 두 사람에게 똑 같이 새벽시간의 약수터 냉수가 약이 될 수 있을까?
2-2. 체질에 따라 물 한 잔 마시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A는 동양의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냉성-冷性의 체질이고, B는 열성-熱性의 체질이라 할 수 있다. 냉성 체질의 경우 위와 장이 상대적으로 찬 편이어서 평소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불편하고, 위장이 위축되어 소화력이 떨어지며 식욕이 저하되는 사람이다. 반대로 열성 체질은 대사작용이 활발하고 위나 장이 상대적으로 더워서 찬 음식이 들어가야 개운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이다.
2-3. 음체질과 양체질
동양의학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체질을 분류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류방법이 바로 체질을 음양-陰陽으로 나누는 것인데, 원래 음양론이란 태양계의 중심이 되는 태양-太陽의 영향 즉 양기-陽氣를 많이 받는가 적게 받는가에 따라서, 양기를 많이 받는 경우를 양적-陽的이라-陽的 하고, 양기를 적게 받는 경우를 음기-陰氣라고 정의하였다.
3. 음체질과 양체질의 특성
3-1. 체질의 특성
음양체질을 분류하는 기준을 동양의학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이론들을 종합 정리하자면 양기-陽氣는 태양, 즉 불-火의 성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하고, 음기-陰氣는 물-水의 성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음양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동양의학을 이해하는 첫걸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것은 인체를 이해하는 시발점이 음양이면서 동시에 모든 특성을 음양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모든 현상들을 음양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하며, 이런 훈련은 사고-思考의 깊이를 더해 줄 뿐만 아니라 건강 생활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식생활에 필요한 모든 식재료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과 식료-食料 들을 연결하는 하나의 코드로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현상 들을 서로 상대적인 속성에 따라 구분하여 음양으로 말할 수 있다. 밝음과 어두움-明暗, 동적-動的인 것과 정적-靜的인 것, 따뜻함-溫熱과 차가움-寒冷, 무형적인 것과 유형적인 것, 높은 것과 낮은 것-上下,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內外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것이 음양적 특성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물의 속성은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相對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나는 성격이 급하다”하는 것은 나보다 성격이 ‘덜 급한’ 어떤 상대와 비교할 때 급하다는 것이지 나보다 ‘더 급한’ 다른 상대와 비교했을 때는 ‘느긋한 성격’이 되는 것이다.
3-2. 체질과 식생활
이러한 체질의 특성을 바탕으로 음적 기질이 많은 음체질은 양적 기질이 많은 음식과 약재를 평소에 조금 더 선택하고, 양적 기질이 많은 양체질은 음적 기질이 많은 음식과 약재를 조금 더 선택하여 먹는다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4. 자신의 체질을 이해하자.
황제내경이나, 동의보감, 동의수세보원과 같은 동양의학의 고전-古典에 기록된 음양적 특성을 알아보기 쉽게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하였다. 이에 대한 세부적 설명은 다음기회에 다시 한번 글을 올리도록 하겠다.
표 4-1.음양-陰陽의 특성 – 복사 또는 전재 금지
구분 | 음-陰-물의 성질 | 양-陽-불의 성질 | |
성정-性情 | 수렴-收斂=끌어들이는 욕망, 陰的인 힘, 억제적 |
발산-發散=밀어내는 부정적 마음, 陽的인 힘, 흥분적 |
|
건습-乾濕 | 습-濕=어두움, 그늘 | 건-乾=밝음, 빛 | |
감정-感情 | 긍정적 상태-만족, 신뢰 | 부정적 상태-공격, 경계, 복수 | |
기맥-氣脈 | 임맥-任脈이 발달 | 독맥-督脈이 발달 | |
맥-脈 | 침-沈, 미-微, 세-細, 색-濇 | 부-浮, 대-大, 활-滑, 삭-數 | |
표리-表裏 | 내부-裏, 내재적 | 외부-表, 외재적 | |
동정-動靜 | 정적-靜的 | 동적-動的 | |
상하-上下 | 아랫부분-下, 낮은 곳 | 윗부분-上, 높은 곳 | |
한열-寒熱 | 한냉-寒冷 | 온열-溫熱 | |
유형-有形 | 유형적, 물질적 | 무형적, 기능적 | |
주야-晝夜 | 밤-夜 | 낮-晝 | |
인체-人體의 특징 | 몸통쪽이 발달=다산-多産 | 머리쪽이 발달=소산-少産 | |
아랫입술이 발달 | 윗입술이 발달 | ||
통통한 사람, 명태, 펠리칸 | 마른 사람, 상어, 독수리 | ||
식물의 특징 | 형태 | 지상부 발달-버섯, 미나리, 배추 | 지하부가 발달-무, 콩나물, 우엉 |
맛 | 산-酸, 감-甘:흡입 작용 | 신-辛, 고-苦=뱉는 작용 | |
느낌 | 둥글둥글-太陰의 德性 | 뾰족뾰족, 모나다-陽明之氣 | |
약물 | 성질 | 하강하고 수렴-收斂 | 상승하고 흩어짐-승발-昇發 |
온냉 | 쓰고 차갑다 | 맵고 뜨겁다 | |
주행 | 혈분-血分으로 주행 | 기분-氣分으로 주행 |
이러한 특성들을 기준으로 자신의 성격, 몸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자신의 체질이 음적인 기질이 많은지 양적인 기질이 많은지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도 절대적인 음체질이나 절대적인 양체질은 있을 수 없다.
5. 마무리
체질을 말하다 보면 흔히 이런 오류에 빠지기 쉽다. 즉 나는 음체질이니까 양적인 기질이 많은 식품이나 약재만 먹어야겠다든지 또는 나는 양체질이니까 음적인 기질이 많은 식품이나 약재만 먹어야겠다는 위험한 생각들이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이 세상 우주만유를 비롯하여 소우주-小宇宙라고 불리는 우리 인체 또한 음적인 기질과 양적인 기질이 조화를 이루어 구성되어 있고 이 구성비가 적당 할 때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 한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친 체질은 거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식품이나 약재를 선택할 때 ‘골고루 먹되 어느 한쪽을 조금 더 챙겨 먹는다’는 것이 정답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양체질이므로 골고루 먹되 음적인 재료를 조금 더 챙겨 먹는다’는 것이다. 오늘은 음양-陰陽의 기본적 분류와 특성을 물 한 잔을 가지고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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