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일과표-12경락 흐름에 맞게]
건강백세 시대 건강한 생활을 위하여 오장육부 12 경락의 흐름을 알고, 맞춤형 일과표를 만들어 생활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건강생활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12지지-地支에 따른 12시각으로 일과표를 만들어보자.
1. 하루의 시간 분류
현대에는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어 생활하고 있으나,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60 갑자의 기본이 되는 12지지를 기본으로 하여 자시, 축시, 인시, 묘시, 진시, 사시, 오시, 미시, 신시, 유시, 술술, 해시의 12시각으로12 시각으로 분류하였다. 이것은 오늘날 동서양에서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24시간은 2시간 단위로 하여 12 시각으로 나눈 것이다.
2. 12시각별 12 경락의 개폐와 일과표 적용
1) 인시-寅時에는 일어나자
인시는 오전 3시부터 5시 사이를 말한다. 인체 방어기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폐의 기능이 왕성해지는 시각으로 수태음폐경락이 활성화된다. 폐는 오장육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종기-宗氣라 하였으며, 신체에 청기-淸氣를 공급하고, 탁기-濁氣를 밖으로 내 보냄으로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폐는 성문을 지키는 수문장에 비유할 수 있다.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이 수문장은 우리 몸의 표면을 통하여 나쁜 기운이 인체의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위기-衛氣라고 하는 방어막으로 에워싸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인시-寅時가 되면 폐경락이 열리면서 우리 몸을 둘러싸고 있던 위기-衛氣가 모두 걷히게 된다. 따라서 이 시간에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체조도 하고, 물도 마시고, 가벼운 운동과 활동을 통하여 폐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신체의 방어기작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간에도 일어나지 않고 잠자리에 누워 있다면 밖으로부터 나쁜 사기-邪氣-들이 위기-衛氣가 걷힌 모공을 통하여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감기에 걸렸다면 이사람은 분명 이 시각에 찬바람이나 찬공기와 같은 사기에 노출된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시각에는 미련 없이 일어나서 폐가 활기차게 활동하여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2) 묘시-卯時에는 대변-feces을 내 보내자
묘시는 오전 5시부터 7시 사이를 말한다. 인시에 일어나서 몸을 풀고 가벼운 활동을 시작하면 묘시에는 대장-大腸의 기운이 왕성해지는 시간으로서 수양명대장경락이 활성화되는 시각이다. 이 시각에는 규칙적으로 대변-feces을 내보내야 한다. 장부의 음양오행 배속으로 볼 때 대장은 폐의 남편 격에 해당한다고 본다. 마치 아내가 먼저 일어나서 아침준비를 하는 동안 조금 더 잠들어 있던 남편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실제로 경락의 유주를 보아도 수태음폐경락에서 시작된 경락이 수양명대장경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의학적으로도 대장은 인체의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로서 엄청난 양의 유익한 세균과 유해한 세균이 살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단순히 우리가 먹은 음식물의 찌꺼기를 걸러 내보내는 기관이 아니며, 정상적인 배변-排便 활동은 건강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3) 진시-辰時에는 아침식사를 하자
진시는 아침 7시부터 9시 사이를 말한다. 묘시에 기분 좋게 배변-排便을 하고 나면 배고픔을 느낄 것이다. 이것은 족양명위경락이 활성화되기 때문인데, 위-胃의 기운이 왕성해지는 이 시각에는 반드시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 현대에 와서는 생활패턴이 서구화되고, 식습관의 변화로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농경시대를 기준으로 볼 때 아침을 거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오늘날에도 아침을 거르지 않고 잘 먹는 습관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많은 연구보고서들이 나와 있는 것을 본다면 이 시각에는 정성 들여 아침 식사를 해야 하루의 일과를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다.
4) 사시-巳時에는 일을 시작하자.
사시는 아침 9시부터 11시 사이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관공서를 비롯한 대다수의 기관들은 아침 9시에 업무를 시작한다. 소우주인 인체에서는 운화-運化 즉 물질의 운반과 대사 기능을 주관하는 족태음비경락의 기능이 왕성해지는 시간으로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여 열심히 일한다. 비-脾는 위와 함께 있지만 기능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항상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위와 달리 비는 음식물이 자주 들어오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소화액으로 촉촉하게 젖어있기를 좋아하는 위와 달리 비는 건조한 상태를 좋아한다. 특히 비는 음식물에 의해서 손상되기 쉬운데,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비-脾에 치명적이다. 또한 심한 구타로 타박상을 입거나, 음주 과식 후의 성행위를 하거나, 땀을 낸 후 곧바로 찬바람을 쐬어도 비를 상한다.
흔히 비(脾)를 가리켜 피를 정화시키는 지라라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기능적 특성상 오장은 하나라도 몸에서 제거했을 때 치명적이기 때문에 떼어낼 수 없는데 지라-spleen는 떼어내더라도 영구장애는 인정되지만 보완적 방법으로 생존이 가능하며 생명에 큰 위험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자-pancreas인 췌장은 떼어내면 바로 죽는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라라고 하는 비장은 혈액의 정화장치를 말하며, 동양의학에서 위장과 함께 오행적으로 토성-土星에 배당하는 비-脾는 이자라고 하는 췌장으로서 소화액을 만드는 외분비선의 기능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등 여러 호르몬을 만드는 내분비기관으로 정리해야 한다. 형태적으로 보면 췌장-pancreas은 복강 후벽을 따라 가로로 자리 잡고 있는 소화선으로서 오른쪽 끝의 췌두-膵頭는 십이지장에 접하고, 왼쪽 끝의 췌미-膵尾는 지라-spleen에 접하고 있다. 비-脾는 원래 일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비-俾의 발음을 따온 글자로서 오장육부 중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이것은 마치 주인이 편히 잠을 자는 시간에도 일찍 일어나 주인의 방이 식지 않도록 아궁이에 불을 때고, 마당을 쓸고 하던 집안의 노비를 연상하면 될 것이다. 이 시각에는 특히 두뇌를 쓰는 정신노동이나 공부 등이 효과적이며, 각급 학교에서도 이 시각에는 몸을 사용하는 야외활동이나 체육활동보다는 두뇌를 많이 사용하는 수학이나 과학 같은 과목으로 시간표를 배정한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5) 오시-午時에는 마음에 점하나 찍자.
오시는 오전 11시부터 13:00시 사이를 말한다. 오시에는 정신을 주관하는 심-heart의 기능이 왕성해지는 시간으로서 수소음심경락이 활성화된다. 심-心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간단한 식사와 함께 휴식과 마음의 안식이 필요하다. 특히 이 시각에는 위에 부담이 되는 과식이나, 심폐기능에 부담이 되는 과격한 운동 등은 피하고, 마음에 점하나 찍는 기분으로 가볍게 식사를 하고, 오후의 일과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볍게 식사를 하고 마음에 맞는 친구와 함께 회사 주변을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안락의자에 몸을 기대고 편안한 음악을 듣거나 10분 정도 낮잠을 청하는 것도 좋겠다.
6) 미시-未時에는 몸 쓰는 일을 하자.
미시는 13:00시부터 15:00시 사이를 말한다. 미시에는 우리가 먹은 음식물의 청기-淸氣와 탁기-濁氣를 분별하는 소장-小腸의 기능이 왕성해지는 시간으로 수태양소장경락이 활성화된다. 이때는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는 몸을 움직여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육체노동이나 운동 등 몸을 움직이는 일은 이 시간에 하면 좋다.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거래처를 방문하거나 외근을 하면 좋은 시간이다.
7) 신시-申時는 운동하기 좋은 시각.
신시는 15:00시부터 17:00시 사이를 말한다. 신시는 방광-膀胱의 기능이 왕성해지는 시간으로서 족태양방광경락이 활성화된다. 이 시각에는 신체 리듬에 따른 적당한 운동을 하면 좋다. 자신의 체력을 감안하여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적절하게 병행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황제내경에 따르면 방광은 소변을 배설하고 진액을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방광에 있는 소변은 기화-氣化 과정으로 생긴 물질로서 땀과 같이 진액에서 변한 것으로서 진액과 소변은 상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진액이 부족하면 소변이 시원하지 못하고, 반대로 소변이 많으면 진액을 상실한다. 따라서 족태양방광경락이 활성화되는 신시에는 적당히 수분을 보충하면서 체질과 체력에 맞게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여 방광의 건강을 도모하면 좋다.
8) 유시-酉時에는 저녁식사를 가볍게.
유시는 17:00시부터 19:00시까지를 말한다. 유시는 신-腎의 기능이 활성화되는 시간으로서 족소음신경락이 활성화된다. 시간에는 식사를 하되 가능한 가볍게 한다. 족소음신경은 족태양방광경과 표리-表裏를 이루고 있는데, 신기-腎氣는 오줌을 가두어두는 작용을 하고, 방광은 개합-開闔하는 작용을 담당한다. 신기가 충족하면 오줌을 가두어 두는 힘이 생겨 방광의 개합작용이 정상화되므로 수액의 정상적인 대사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신기가 부족하여 기화작용이 원활하지 않으면 오줌을 가두어 두는 힘이 없어지고 방광이 개합기능을 상실하여 소변이 잘 나가지 않거나 실금-失禁, 유뇨-遺尿, 빈뇨-頻尿 등의 병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오줌의 생성과 배설은 반드시 방광의 기화작용에 의지해야 하고 방광의 기화-氣化 작용은 신기-腎氣의 지배를 받는다. 아침식사를 거르거나 대충 먹고, 저녁식사를 포만하게 하는 현대인들의 식생활 문화는 건강지향적 측면에서 본다면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9) 술시-戌時에 술 마시면 안된다.
술시는 19:00시부터 21:00시까지를 말한다. 술시는 심포-心包의 기능이 활성화되는 시간으로서 수궐음심포경락이 활성화된다. 과다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지친 직장인들의 야근과 퇴근길의 술 한잔을 탓할 수야 없겠지만, 이 시간은 하루종일 피로에 지친 정신과 육체를 쉬게 하고, 편안한 휴식이나, 독서, 음악 감상 등 정신과 육체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심포-心包는 심포락-心包絡의 준말로서 심의 겉면을 둘러싸고 있는 외막과 거기에 붙어있는 낙맥을 말한다. 심장을 둘러싸고 있으면서 심-心을 보호하고 그 기능을 돕는 작용을 한다. 또한 심포는 심과 함께 정신사유-精神思維 활동에 관계한다고 보았다. 심포는 이처럼 심장의 바깥을 둘러싼 조직으로 병을 일으키는 나쁜 기운이 심장을 침범하면 일차적으로 심포가 이를 막아서 심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이는 완충작용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 시각에 과로를 하거나 과도한 음주를 하여 심포가 안정을 찾을 수 없다면, 심-心에게 가해지는 나쁜 기운을 완충해 줄 방어기작을 잃게 되고, 이러한 과정이 쌓이게 되면 심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으며 심하면 돌연사와 같은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10) 해시-亥時는 잠잘 준비를 하는 시각
해시는 21:00시부터 23:00시까지를 말한다. 심장-心腸이 쉬는 시간에 체온유지를 담당하는 삼초-三焦의 기능이 활성화되는 시간으로서 수소양삼초경락이 활성화된다. 평생 동안 쉬지 않고 뛰는 심장도 잠을 자는 시간에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초대사를 위한 기능만 하면서 휴식을 하게 된다. 하루 중에서 체온이 가장 낮은 시간이며 이 시간에는 떨어지는 체온유지를 심장대신 삼초가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이 때는 절대 안정이 필요한 시간으로서 늦어도 23:00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간혹 야간운동을 격렬하게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생체리듬을 깨뜨리는 습관으로서 건강생활을 위해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11) 자시-子時에는 잠을 자자-go to bed.
자시는 23:00시부터 01:00시까지를 말한다. 뇌수-腦髓의 공급을 담당하는 담-膽-의 기운이 왕성해지는 시간으로서 족소양담경락이 활성화된다.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을 충전하고 인체의 방어기전과 질병으로부터 경보 사이렌을 울리고, 용기와 결단력을 담당하는 담은 매우 중요한 기능의 한다. 이 시간에 잠자리에 들지 못하면 담이 재충전을 하지 못하여 건강을 해치게 된다. 따라서 밤 11시 이전에는 반드시 잠자리에 들되 자시-子時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12) 축시-丑時에는 깊은 잠에 빠져 있어야.
축시는 01:00시부터 03:00시까지를 말한다. 우리 몸이 가장 축복받아야 하는 시각이다. 우리 몸에서 보급과 해독을 담당하는 간-肝의 기운이 왕성해지는 시간으로서 족궐음간경락이 활성화된다. 이 시간에는 가장 깊은 잠에 빠져 있어야 한다. 이 시각에 잠들지 못하고 일을 하거나 오락이나 도박 등을 하고 있다면, 인체의 해독작용과 영양분의 저장과 배분을 담당하는 간의 충전이 이루어지지 않아 몸은 병들게 되고, 건강을 지켜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 시각에 깊은 잠에 빠져 있다는 것은 내 몸을 위해서는 가장 축복받을 일이다.
3. 정리하기
현대를 가리켜 백세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서고 걷고, 대소변을 처리하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서, 또는 남의 손에 의지하면서 백세를 넘겨 산다면 그것은 불행이다. 옛날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한번 되새겨 보면서, 조금 더 비우고, 조금 더 절제하면서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면 좋겠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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