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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1-100. 고구마의 특성과 고구마 제대로 먹기

by 느티나무곽교수 2024. 1. 12.

태음인의 음식으로 알려진 고구마는 중앙아메리카 및 남부 멕시코의 열대 원산으로 한국에는 1763년 통신사 조엄에 의해서 대마도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구마의 특성과 효능효과, 알맞은 음식배합을 알아본다.

1. 고구마의 특성

고구마(Ipomoea batatas Lam)는 메꽃과에 속하는 덩굴성 다년생 식물로 덩이뿌리(괴근)를 주로 사용하며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 구황작물로 크게 역할을 했다. 그 모양이나 생태특성, 색깔 등에 따라서 산우(山芋), 감서(甘薯), 홍서(紅薯), 지과(地瓜), 백서(白薯)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특히 물고구마와 호박을 교잡하여 육성한 호박고구마는 달면서 부드러워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좋다.

중앙아메리카 및 남부 멕시코의 열대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1763년에 통신사 조엄에 의해서 대마도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잎과 잎자루를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부드러운 채소용 고구마 "통채루"의 하우스재배 기술을 선보여 나물, 김치 등 다양한 요리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고구마의 잎과 잎자루에는 비타민 C, 루테인,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채소용 고구마 "통채루" 하우스 재배기술
https://www.nongsaro.go.kr/portal/ps/psv/psvr/psvre/curationDtl.ps?menuId=PS03352&srchCurationNo=1937

특히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보릿고개를 거쳐온 어르신들에게는 익숙한 작물로 춘궁기에 서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던 구황작물이었으며, 요즘은 건강식품으로 아주 귀하신 몸이 되었다. 식사 대용으로는 물론, 다양한 간식과 조리 재료로 인기가 높고 가격 또한 높은 반면에 재배하기는 쉬워서 재배농가의 효자 품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구마 재배-개화기
고구마 재배-개화기

 

2. 고구마의 성미, 귀경

고구마는 맛은 달고 성질은 평(平)하다.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며 독이 없다.’라고 하였고, 『수식거음식보(隨息居飮食譜)』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라고 하였다. 비(脾)와 신(腎)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고구마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고구마는 다른 곡류나 채소에 비하여 성분 함량이 다양하다. 64∼82%에 달하는 다량의 수분과 함께 전분(10∼30%), 단백질(0.4∼2.8%), 섬유질(0.8∼1.2%), 회분(0.5∼1%)의 범위로 되어있다. 또 비타민 B군도 풍부하고 특히 비타민 C는 100g 당 30㎎ 정도를 함유하여 뿌리채소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특히 가열조리에 의해서도 60% 정도가 파괴되지 않는 양질의 식품이다. 무기질로는 칼륨과 칼슘의 함량이 높다.

 

고구마 종류별 영양성분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고구마 종류별 영양 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당
에너지
(Kcal)
수분
(%)
단백질
(g)
지질
(g)
당질
(g)
섬유소
(g)
회분
(g)
생고구마 128 66.3 1.4 0.2 30.3 0.9 0.9
군고구마 120 68.0 1.5 0.2 28.4 0.9 1.0
말린고구마 308 19.6 2.3 0.1 74.7 1.0 2.3
찐고구마 128 66.0 1.5 0 30.7 0.6 1.2

 

<표 2> 고구마 종류별 무기질 함량(농촌진흥청)

구분 무기질(minerals)
칼슘
(mg)

(mg)

(mg)
나트륨
(mg)
칼륨
(mg)
생고구마 24 54 0.5 15 429
군고구마 22 44 0.8 15 438
말린고구마 4 102 3.5 - 989
찐고구마 16 53 1.0 2 548

 

<표 3> 고구마 종류별 비타민 함량(농촌진흥청)

구분 비타민(vitamins)
베타카로틴
(㎍)
B1
(mg)
B2
(mg)
나이아신
(mg)
C
(mg)
생고구마 113 0.06 0.05 0.7 25
군고구마 0 0.13 0.04 0.9 21
말린고구마 5 0.13 0.10 0.9 18
찐고구마 102 0.08 0.10 0.7 19

표에서 보는 것처럼 수분 함량은 말린 고구마에서 가장 적고, 에너지는 가장 높았으며, 단백질, 당질, 섬유소 등의 함량도 말린 고구마에서 가장 높았다. 무기질의 함량 또한 칼슘을 제외하고는 말린고구마에서 가장 높고, 비타민의 경우 베타카로틴은 생고구마, 찐고구마의 순으로 높았고 비타민C의 경우에는 생고구마에서 가장 유리하였으나 군고구마에서도 큰 차이는 없어 가공을 할 경우에도 크게 파괴되지 않음을 확인 할 수 있다.

4. 고구마의 효능효과

고구마는 소화와 기혈 운행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비(脾)의 기운을 보하고 위 운동을 활발하게 하며 독을 풀고 종기를 다스리며 진액을 생성하고 갈증을 멈춘다. 장과 위의 유동성을 활발하게 하며 신장의 정혈을 만들어 주는 작용과 변비를 해소하는 효능이 있다.

4-1. 변비 치료 및 발암 억제

고구마의 세라핀과 섬유질이 변을 부드럽게 하여 잘 통하게 하는데 이들 성분은 껍질에 많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또한 껍질에는 미네랄이 당분의 이상발효를 억제해 주기 때문에 껍질째 먹으면 먹고 나서도 속이 쓰리지 않다. 특히 노인성 변비에 매우 좋다. 또한 고구마의 생즙은 발암물질인 스트론튬의 발생 및 흡수를 막아 주어 우리 몸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암 발생을 억제하는데 특히 소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능이 강하다.

고구마 덩이뿌리
고구마 덩이뿌리

4-2. 나트륨의 배설 촉진

고구마에 함유된 양질의 섬유질과 칼륨은 나트륨과 콜레스테롤의 배설을 촉진하여 고혈압을 비롯한 생활습관병도 예방이 가능하다. 맵고 짠 김치와 탕류를 많이 먹는 한국인에게는 고구마를 함께 먹으면 좋다.

4-3. 호흡기 강화 및 습담의 치료

호흡기를 강화하여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며 각종 종기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몸 안에 습담이 머물러 몸이 붓는 증상과 출산 후의 복통, 기타 피로 회복에 좋다. 특히 장부 특성상 간대폐소 하여 호흡기가 약한 태음인의 경우 고구마는 아주 좋은 보약이다.

4-4. 면역력 증진 및 심혈관 질환에 효과

고구마는 면역력을 키우고 피로를 방지하며 콜레스테롤의 배출알 촉진 시키며 심혈관에 지방이 침적되는 것을 예방하고 동맥혈관의 탄력을 유지하는 작용이 있다. 또한 비타민 결핍증이나 야맹증은 물론 만성 간질환과 만성 신장질환, 습열황달 등에도 효과가 있으며 심혈관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고구마 잎과 줄기는 야맹증이나 변비, 산후 유즙부족, 당뇨병에도 도움을 준다.

5. 고구마와 함께 배합하면 좋은 식품

5-1. 고구마와 마

고구마와 마는 쇠약해진 몸을 보해주고 기력을 북돋아 주며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함께 먹으면 비위가 허약하고 손발이 찬 수족냉증의 경우에 매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일한 양으로 배합하여 잘게 썰어서 볶음으로 먹어도 좋고, 생것으로 그대로 말려서 가루 낸 다음 따뜻한 물에 타서 먹으면 좋다.

5-2. 고구마와 김치

고구마를 먹을 때 김치를 함께 먹으면 체할 염려가 없고, 특히 식도가 쓰린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김치 속의 나트륨은 고구마의 칼륨이 배출하여 주기 때문에 좋다. 물김치나, 동치미로 함께 먹어도 좋다.

5-3. 고구마와 귤

고구마를 먹을 때 식도가 쓰린 증상을 예방할 수 있고, 특히 비타민C 가 풍부한 고구마와 귤을 함께 먹으면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5-4. 고구마와 우유

고구마와 우유는 둘 다 칼륨이 풍부하여 혈액 속의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해 주어 고혈압 등의 성인병에 매우 좋다.

5-5. 기타 고구마와 배합하면 좋은 식품

고구마와 율무를 배합하면 습진이나 포진 등 피부병에 좋고, 대추, 팥, 검정쌀 등을 고구마와 함께 배합하여 밥을 지어먹으면 빈혈에 좋다. 고구마에 대추, 팥, 검정쌀을 배합하면 빈혈에 좋은 약선이 된다.

5-6. 고구마의 조리 사례

잎줄기는 삶아 껍질을 벗겨 나물로 무쳐 먹어도 좋고 날것으로 껍질을 벗겨 생채처럼 김치를 담아도 좋다. 덩이뿌리는 주로 굽거나 쪄서 기호식으로 먹는다. 전통적으로 주정의 원료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피자>를 비롯해 퓨전 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뉴들이 개발되고 있다. <고구마채소조림>, <고구마잎볶음>, <고구마죽>, <찐 고구마>, <고구마맛탕>, <꿀고구마> 등 실로 다양한 메뉴로 응용할 수 있다.

6. 고구마를 먹을 때 주의사항

고구마의 갈변 현상은 고구마에 함유된 페놀성 화합물이 공기와 만나 산화되어 갈색의 물질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구마와 함께 섞으면 안 되는 식품으로는 땅콩, 쇠고기 등을 들 수 있는데, 땅콩을 전분이 많은 고구마와 함께 먹으면 상극작용을 일으킨다. 그리고 쇠고기와 고구마는 소화에 필요한 위산의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유효한 성분을 소화 흡수하는 것을 서로 방해한다.

그 밖에도 위산이 많은 사람은 고구마를 많이 먹으면 위산과다를 일으키며 위장이 차고 기능이 약한 사람은 고구마를 생으로 먹으면 안 된다. 그리고 당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뇨환자는 많이 먹지 말 것이며, 위궤양, 위염, 위산과다, 위가 더부룩한 사람, 습사가 중초에 쌓여 있거나 기체식적(氣滯食積)인 사람은 먹지 않는다.

7. 마무리

고구마는 한국의 서민들에게는 가슴 아픈 가난의 상징이었다. 고구마를 건강식품으로 즐기는 풍요의 시대를 사는 현대 젊은 세대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얘기겠지만, 햇보리가 나오기 전에 겨울식량은 바닥나고, 허기진 배를 채워줄 먹을거리가 부족한 시기를 ‘보릿고개’라 불렀다. 이때 가난한 서민들의 끼니를 대신해 주는 요긴한 구황작물이 바로 고구마였다. 필자는 늘 말한다. “먹기 싫었던 옛 음식들이 바로 건강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