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과 주의사항을 음양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적으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많은 마늘은 누구나, 어떻게 먹어도 좋은 식품일까 분석해 본다.
1. 마늘의 식물학적 특성
마늘(Allium sativum for. pekinense Makino)은 서아시아 원산으로 농가에서 흔히 재배하는 다년초로써 강한 냄새가 난다. 식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비늘줄기는 연한 갈색의 껍질 같은 잎으로 싸여 있으며 안쪽에 5~6개의 소인경이 들어있어 5쪽 마늘이니 6쪽 마늘이니 하고 부른다. 꽃줄기는 높이 60cm 정도이고 3~4개의 잎이 어긋나며 잎의 아랫부분은 잎집으로 감싸고 있다. 7월에 잎 속에서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1개의 큰 산형화서가 달리고 총포는 기며 부리처럼 뾰족하다. 꽃은 하얀 바탕에 자줏빛이 돌고, 화피 열편(裂片)은 6개로서 타원상 피침형이고 바깥쪽의 것이 안쪽의 것보다 더 크다.
2. 고대의 마늘
마늘에 대한 기록은 B.C 5세기 전 이집트의 파피루스 문헌에도 등장한다. 당시 피라미드를 건설하던 건축 노동자 들은 노예 들이었다는 잘못된 학설과 달리 그들은 수학, 기하학, 측량한, 토목학, 건축학 등 모든 분야에서 고도의 학문적 지식과 함께 숙련된 기술과 능력을 인정받는 고급 인력 들이었다. 노동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받고, 휴가도 사용하고, 특별한 날에는 왕으로부터 특별한 하사품을 받았는데, 그것이 바로 마늘과 양파였다는 것이다. 그 시대에 이미 마늘의 면역력에 대한 효과를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심지어 이 건축 노동자들이 태업이나 파업을 하기도 했다는데, 그 이유가 마늘과 양파를 지급해 달라는 것이었다.
3. 한국 마늘의 유래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마늘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국민 1인당 마늘 소비량이 연간 6kg에 달하는 그야말로 마늘 애호국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단군설화에 따르면 곰과 호랑이가 단군왕검에게 찾아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자 굴속에 들어가 마늘과 쑥만을 먹으면서 기도를 하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호랑이는 견디지 못하고 도중에 뛰쳐나가고, 곰은 이를 잘 지켜 사람이 되어 단군과 결혼을 하여 한국인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상징적인 설화다. 그러나 이를 잘 살펴보면 재미있는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B.C 2333년의 이야기를 한번 추론해 보자. 당시는 물론 원시 부족사회였다. 기이한 자연현상은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일 수 있었으며 자연계의 힘센 동물들도 그들에게는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토템 신앙이 널리 퍼져있던 시대였다. 그러면 여기서 여러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단군왕검의 부인이 된 사람을 곰이 사람으로 변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억지스럽다. 곰을 토템으로 숭배하는 부족과 호랑이를 토템으로 섬기는 부족이 있었는데, 호랑이를 섬기던 부족은 적응을 못하고, 곰을 섬기던 부족들은 함께 화합하여 한 나라를 세우고 융화했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또한 두 부족이 있었는데 호랑이 부족은 마늘과 쑥을 먹지 않고, 곰부족은 마늘과 쑥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 있었다. 어느 해 역병이 돌아서 많은 사람이 아팠는데, 마늘과 쑥을 먹지 않은 호랑이 부족은 대부분 멸족이 되고, 곰 부족은 살아남아서 단군왕검에 합류를 했다는 가설도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2019년 말에 시작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가장 적은 피해를 기록한 한국은 물론 수많은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봉사와 지적 수준이 세계 최고인 국민들의 높은 참여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마늘을 애호하는 식생활 덕분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4. 오늘날의 마늘과 B.C 2333년의 마늘이 같은 종류일까에 대한 고찰
동양의 가장 오래된 식물학 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에 따르면 기원전 121년경에 '장건(張騫)이 서역 오랑캐 땅과 통하는 비단길을 열면서 서역에서 마늘을 가져왔기 때문에 마늘을 호(葫)라고 명명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호(葫)는 마늘인데 오랑캐를 뜻하는 호(胡)의 땅에서 가져온 풀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것이다. 따라서 마늘이 중국에 도입된 시기는 약 2100여 년 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B.C 2333년에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마늘은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았다. 약 200여 년의 시차가 나는 것이다. 학자에 따라서 당시에 한반도에 자생하는 산마늘(Allium victorialis var. platyphyllum Makino)이라는 설과 달래(Allium monanthum Makino)라는 설이 있다. 어느 것이 사실이든 오늘날의 마늘은 아니며, 다행이라면 이러한 식물들 즉 Allium속에 속하는 식물들이 공통적으로 면역력이 높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이뇨작용과 구충작용을 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모두 맵고 더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동의학 대부분의 고전에 따르면 마늘이나 달래, 산마늘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맵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러한 공통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생으로 먹으면 성질이 덥고 맛은 매우며 익혀먹으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다고 한 "수식거음식보(隨息居飮食譜)"의 기록을 보면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의 문제도 해결이 된다.
5. 마늘의 음양적 해석과 주의사항
동의학적 음양관에서 살펴볼 때 마늘, 달래, 산마늘 같은 식품들은 모두 양(陽)적 기운이 많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 보면 양적인 기운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특성 때문에 비(脾) 즉 췌장(pancreas)을 따뜻하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여 음식을 잘 소화시키고 해독하는 효능이 높다고 하였다. 따라서 배가 차서 통증이 있고 기름진 음식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며 식중독으로 구토, 복통, 이질, 설사를 하는 사람이나 폐결핵, 백일기침을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음식이 그렇듯이 서로 어떻게 배합하느냐 하는 조합이 중요하다. 덥고 양적 기운이 많은 마늘은 시원하고 음적인 식품과 만나야 중화지기가 발생하여 맛과 건강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즉 돼지고기나 복어, 미나리처럼 음적 기질이 많은 식품과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동의학 고전 본초서들에 따르면 마늘은 생으로 먹으면 분심(憤心) 즉 화를 돋우고, 익혀서 먹으면 음심(淫心) 즉 음란한 마음을 돋운다고 하였다. 또 제중신편이라는 책에는 중병환자들의 원기 회복이나 몸이 약한 사람들이 몸을 보하기 위해서 먹는 보신탕을 먹을 때 주의사항으로 마늘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그것은 열성 음식에 강한 열성의 마늘을 더하면 시력이 나빠지고, 심하면 백내장이나 녹내장 같은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보고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6. 마늘이 좋은 체질과 해로운 체질
그렇다면 마늘이 좋은 체질을 생각해 보면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 몸이 냉하고, 열이 적은 사람은 생마늘을 먹는 것이 좋을 것이요, 몸에 열이 많고 양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면 마늘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체질로 본다면 사상체질의 소양인이나 태양인이라면 마늘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예로부터 출가하여 참선 수행을 하는 스님들의 음식에는 오신채(五辛菜)라고 하여 매운맛을 내는 음식들을 금하였다. 양적인 기운을 돋게 하는 이러한 음식들은 수행을 하는 출가자들에게는 양기를 돋워주는 음식이라서 크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7. 마무리
마늘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대단한 효능 때문에 거의 만능 양념처럼 인식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마늘의 각종 기능성과 효능들이 보고되면서 각종 요리는 물론 반찬, 제과제빵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마늘이 각광을 받는 느낌이다. 그러나 배합되는 재료나 체질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마늘의 섭취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여 건강백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자.
'체질과 건강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있는 화석 은행나무의 활용 (0) | 2024.04.25 |
---|---|
당뇨 환자의 바른 식사법 (0) | 2023.09.04 |
인삼은 만병통치 약인가? (0) | 2023.09.02 |
채소 생즙(녹즙) 바르게 먹기 (0) | 2023.09.01 |
조미료, 약이 될 수도 있다. (0) | 2023.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