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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1-89. 약모밀(魚腥草)의 특성과 성분 약효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3. 12. 13.

약모밀(魚腥草)은 청열해독하고 각종 염증과 종기를 없애며 폐렴, 기관지염, 인후염 및 자궁염과 대하를 치료하는 귀한 약초다. 약모밀의 생육 특성과 재배기술, 성분약효, 성미귀경, 이용법과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1. 약모밀의 생육 특성

약모밀(Houttuynia cordata Thunb.)은 삼백초과(三白草科, Saurur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서 습지나 물가에서 잘 번식한다. 뿌리는 흰색으로 연하고 옆으로 길게 벋으며 원줄기는 잎과 함께 털이 없고, 줄기는 납작한 원주형으로 비틀려 구부러졌고, 길이 20∼50㎝, 지름 0.2∼0.3㎝이다. 표면은 갈황색으로 세로로 능선이 여러 개가 있고, 마디는 뚜렷하여 하부의 마디 위에는 수염뿌리가 남아 있으며, 질은 부스러지기 쉽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는 가늘며 길이가 1∼4㎝이고 털이 성글게 덮여 있다. 잎몸은 말려져 쭈그러졌으며, 펴보면 달걀 모양 심장형으로 길이 3∼8㎝, 너비 4∼6㎝로서 5개의 잎맥이 뚜렷하고 연한 녹색이며 끝이 점차 뾰족해진 모양이고 기부는 심장형이거나 넓은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톱니가 없으며 턱잎(탁엽)이 잎자루 밑에 붙어 있다. 표면은 어두운 황록색 또는 어두운 갈색이고, 잎 뒷면은 회녹색 또는 회갈색이며, 꽃은 5∼7월에 이삭 모양(수상화서穗狀花序)으로 줄기 끝에 달리며(정생頂生) 황록색이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암술대 사이에 갈라져 연한 갈색 종자가 나온다. 잎을 비비면 생선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어성초(魚腥草)라는 생약명으로 많이 부른다. 한국의 중부 지방과 이남에서 자생 또는 재배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양자강 유역 이남의 각 성과, 서북, 화북, 화중 등지에 분포한다.

약모밀-개화기 전초
약모밀-개화기 전초

 

일부에서 이름을 약메밀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으나 약메일은 비 추천 명 이므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2. 약모밀의 채취, 가공 및 재배 기술

2-1. 약모밀의 채취 및 가공

주로 여름철에 줄기와 잎이 무성하고 꽃이 많이 필 때, 때로는 가을까지 채취하여 볕에 말린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절단하여 사용한다. 보통 전초를 채취한 뒤 술을 뿌려서 시루에 찌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여 생선비린내를 제거하고 사용한다.

어성초-건조약재
어성초-건조약재

2-2. 약모밀의 재배기술

① 약모밀의 재배환경

약모밀은 따뜻하고 습윤한 기후를 좋아하고 축축하고 그늘진 토양에서 잘 자란다. 가뭄을 싫어하며 비옥한 사질 양토와 부식질 양토가 좋다.

② 약모밀 품종

약모밀은 지방 자생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농촌진흥청을 비롯하여 시험 연구기관에서 육성하여 보급하고 있는 품종은 없다. 

③ 약모밀의 번식방법

약모밀은 뿌리줄기(근경)로 번식한다.

④ 심기

④-1. 심는 시기

약모밀은 생육이 시작되는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 사이가 번식의 적기다.

④-2. 심는 방법

먼저 낮고 습기가 충분한 지대를 골라 20∼30㎝의 깊이로 밭갈이를 하고 너비 120㎝, 높이 15∼20㎝의 두둑을 만든 다음 두둑에 30㎝ 사이로 골을 파고 뿌리줄기를 파내서 9∼12㎝의 길이로 잘라 10∼15㎝ 간격으로 심고 3∼5㎝ 두께로 흙을 덮어준다. 그 위를 약간 다지고 물을 충분히 준 다음 볏짚으로 피복을 하여 수분증발을 억제한다.

⑤ 본밭 관리

⑤-1. 물 주기

약모밀은 묘를 심은 후 토양이 촉촉하도록 물을 부면 쉽게 활착을 하고 싹이 터서 잘 자란다. 수시로 제초작업을 하고 묘가 50㎝ 정도 자라면 퇴비와 기타 유기질 비료를 준다.

⑤-2. 병해충 방제

약모밀은 생육이 강하고 문제 되는 병해충은 없다.

⑥ 수확 및 정선

⑥-1. 약모밀의 수확

약모밀은 여름과 가을 2차례에 걸쳐 뿌리째 채취한다.

⑥-2. 약모밀의 가공과 품질

수확한 약모밀은 흙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음건 또는 양건을 하는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건조를 하면 좋다. 양이 많을 때는 건조기에 건조를 하기도 하는데, 건조기의 온도가 너무 높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3. 약모밀의 성분, 약효 및 사용법

3-1. 약모밀(魚腥草)의 성분

지상부 잎을 비벼서 코에 대면 생선비린내가 나고 맛은 조금 떫다. 어성초의 전초에는 정유를 함유하는데, 그 속의 항균성분에는 데카노일아세트알데하이드(decanoylacetaldehyde), 메틸 노닐케톤(methyl nonylketone), 코다린(cordarine), 미르신(myrcene), 라우릭 알데하이드(lauric aldehyde), 카프릭알데하이드(capric aldehyde), 카프릭산(capric acid) 등을 함유하며, 또 염화칼륨, 황산칼륨 등도 함유한다. 꽃이삭과 이삭에는 퀘르세틴(quercetin), 이소퀘르시트린(isoquercitrin)이 들어있고, 잎에는 퀘르시트린(quercitrin)이 들어 있다.

3-2. 약모밀의 사용 부위와 약효

약모밀의 뿌리를 포함한 지상부 전초를 건조한 것을 중약(重藥), 또는 어성초라 하여 약용한다.

4. 약모밀의 성미, 귀경, 효능효과 주치(主治)

4-1. 성품과 맛-성미(性味)

약모밀의 성품은 약간 차고(미한微寒), 맛은 매우며(신辛), 독성은 없다. 『名醫別錄』에는 맛은 맵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고 하였으며, 『本草綱目』에는 맛은 맵고 성질은 약간 따듯하며 독이 조금 있다고 하였다.

4-2. 약모밀의 작용 부위-귀경(歸經)

약모밀은 폐(肺), 방광(膀胱), 대장(大腸) 경락에 작용한다.

4-3. 약모밀의 효능과 주치

열을 식히고 독을 푸는 청열해독(淸熱解毒), 염증을 없애는 소염(消炎), 종기를 삭이는 소종(消腫) 등의 효능이 있어서 폐에 고름이 고이는 폐농양(肺膿瘍), 폐렴(肺炎), 기관지염(氣管支炎), 인후염(咽喉炎), 수종(水腫), 자궁염(子宮炎), 대하(帶下: 냉), 탈항(脫肛), 치루(痔漏), 이뇨(利尿) 등 일체의 비뇨기 계통의 질환을 치료하고, 또한 일체의 옹종(癰腫), 악창(惡瘡), 습진(濕疹), 이질(痢疾), 암종(癌腫)을 치료하고 어혈을 풀며 탈모에도 좋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약리작용들이 보고되었다.

① 항균작용

유효성분인 데카노일아세트알데하이드(decanoylacetaldehyde)는 체외 시험에서 카타르 구균, 인플루엔자 간균, 폐렴구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에 대해서 뚜렷한 억제 작용이 있지만 적리균, 대장균, 장티푸스균에 대해서는 억제작용이 약간 떨어진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② 항바이러스 작용

태아의 신장세포로 단층 상피세포를 대신하여 진행한 조직 배양에서 어성초(1:10)는 인플루엔자 아시아 A형에 대해서 억제 작용을 갖는다는 보고가 있다.

③ 이뇨작용

두꺼비 신장이나 개구리의 지간막에 관류를 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과 뇨액(尿液) 분비가 증가되어 이뇨 작용을 발휘한다.

④ 기타

어성초의 약리작용 폐렴, 폐농양, 만성기관지염, 백일해, 화농성관절염, 피부과질환, 만성 자궁경부염 등을 치료하며, 그 밖에도 진정, 지혈, 장액분비 억제, 조직의 재생 촉진작용 등이 보고되었다.

5. 약모밀의 약용법과 주의사항 및 응용

5-1. 약모밀 사용법과 용량

약모밀은 말린 것으로 하루에 12∼20g을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그냥 사용하면 생선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복용하기에 부적절하다. 따라서 채취한 후 약간 말려서 시들시들할 때 술을 뿌려서 시루에 넣어 찌고 햇볕에 널어 말리고, 다시 술을 뿌려 찌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여 비린내가 완전히 가시고 고소한 냄새가 날 때까지 반복하면 복용하기도 좋고 약효도 좋아진다.

5-2. 약모밀의 사용상 주의사항

약모밀은 이뇨작용이 있으므로 허약한 사람은 과용하지 않는다.

5-3. 약모밀의 응용

민간에서는 길경, 황금, 노근 등을 배합하여 폐옹(肺癰: 폐의 악창)을 다스리거나 기침과 혈담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고, 폐렴이나 급만성 기관지염, 장염, 요로감염증 등에 사용하여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물을 부어 달여서 복용하기도 하고, 환이나 가루로 만들어 복용하기도 한다. 외용으로는 짓찧어 환부에 바르기도 한다. 가정에서는 건조된 약재 15g에 물 700mL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200∼300mL 정도로 달여서 아침저녁으로 두 차례에 나누어 복용한다.

6. 마무리

약모밀은 청열해독하고, 각종 염증과 종독을 치료하는 외에도 항산화작용, 항노화, 항암 작용등 실로 그 쓰임새가 매우 넓은 생활 주변의 약초다. 그의 꽃말 ‘기다림’처럼 자연에 의지하며 휴식과 치유를 모색했던 선조들의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 주는 약이다. 생선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하여 술을 뿌리고 찌고 말리는 작업을 수고롭다 하지 않고 기다리는 정성 어린 손길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