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초향은 방향화습 하는 약재로서 소화기능을 조화롭게 하고 표사를 흩어지게 하며 더위 먹은 것을 풀어주는 중요한 약초다. 배초향의 생육 특성과 성분약효, 성미귀경, 이용법과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1. 배초향의 생육 특성
배초향[Agastache rugosa (Fisch. & Mey.) Kuntze]은 꿀풀과에 속하는 일 년생 또는 다년생 초본으로 40∼100㎝ 정도 자라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네모나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모양 심장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원저 또는 아심장저이며 길이 5∼10㎝, 너비 3∼7㎝로서 표면에는 털이 없고 뒷면에는 약간의 털과 함께 흰빛이 도는 것도 있으며 잎자루는 3∼7㎝이고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7∼9월에 자주색으로 피는데 잎겨드랑이와 원줄기 끝에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윤산화서(輪傘花序)로 핀다. 꽃차례는 길이 5∼15㎝ 너비 2㎝이다. 꽃받침은 길이 5∼6㎜로서 5개로 갈라지고 꽃받침잎은 좁은 3각형이다. 꽃잎은 길이 8∼10㎜로서 밑부분의 것이 길고 옆의 것에는 톱니가 있으며 2개의 강한 수술이 길게 밖으로 나온다. 열매는 분과(分果)이며 거꿀달걀 모양의 타원형이며 편평한 3개의 모서리가 있다.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곽향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대한약전』에는 광곽향이 수록되어 있다. 곽향의 기원식물인 배초향은 한국의 고산지대에 자생하면서 일부 지방에서 재배도 하고 있다. 광곽향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는데 이것을 중국에 도입하여 주로 광동지역에서 재배된 것이 수입되어 곽향 대용품으로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곽향과 광곽향은 속(屬)과 종(種)이 전혀 다르고 정유 성분도 다르다.
배초향을 기원으로 하는 곽향과 광곽향[Pogostemon cablin (Blanco) Benth.]을 기원으로 하는 광곽향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① 곽향(藿香) : 건조한 전초의 길이는 30∼60㎝이다. 줄기는 네모지고 곧게 서며 지름이 3∼10㎜이다. 표면은 황록색 또는 회황색으로 잔털이 적거나 혹은 없으며, 질은 가볍고 부스러지기 쉬우며, 단면의 중앙에는 흰색의 부드러운 속심이 있다. 묵은 줄기는 단단하고 목질화되어 단면의 중앙은 비어 있다. 잎은 거의 떨어졌고 남은 잎은 회녹색으로 쭈그러지거나 혹은 부스러졌고, 양면에는 작은 털이 있고, 얇아 부스러지기 쉽다. 꽃은 7~9월에 가지 끝에 원통형 꽃이삭에 자주색 입술 모양의 꽃이 촘촘하게 모여서 달린다.
② 광곽향(廣藿香) : 줄기는 약간 방추형으로 많이 분지 되었고, 가지는 조금 구부러져 길이 30∼60㎝, 지름 0.2∼0.7㎝이다. 표면은 부드러운 털로 싸여 있고, 질은 부스러지기 쉬우며, 단면의 가운데에는 부드러운 속심이 있다. 묵은 줄기(老莖)는 원주형에 가까우며 지름이 1∼1.2㎝로 회갈색의 코르크층으로 싸여 있다. 잎은 마주나고 쭈그러졌으며, 펴보면 잎몸은 달걀형 또는 타원형으로 길이 4∼9㎝, 너비 3∼7㎝이다. 양면은 회백색의 무성한 털(용모茸毛)로 덮여 있고, 선단은 짧고 뾰쪽하며, 기부는 쐐기 모양(설형楔形) 또는 무디고 둥근형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크기가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잎자루는 가늘며 길이 2∼5㎝로 부드러운 털로 싸여 있다. 곽향은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하고, 중국에서도 각지에 분포하며, 광곽향은 원래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던 것을 중국에 도입하여 광동, 운남성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수입된 약재가 곽향 대용으로 유통되고 있다.
2. 배초향의 채취, 가공 및 재배 기술
2-1. 배초향의 채취 및 가공
곽향은 6∼7월의 개화기와 10월에 채취하여 햇볕에서 말리거나 또는 그늘에서 말리고, 광곽향은 6∼7월 사이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또는 그늘에서 말린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습기를 약간 주어 부스러지지 않도록 하는 윤투(潤透) 과정을 거친 다음 잘게 썰어서 사용한다. 광곽향은 뿌리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서 밀폐하여 축인 후 작은 단으로 썰어서 햇볕에 말린다.
2-2. 배초향의 재배기술
배초향은 비교적 따뜻하고 습윤한 기후를 좋아한다. 가뭄과 서리를 싫어한다. 토질은 배수가 잘되고, 비옥한 사질 양토가 좋다. 번식은 종자를 파종하는 실생번식을 하는데 가을에 밭을 갈고 이듬해 봄에 로터리를 친 다음 너비 90∼100㎝, 높이 25㎝의 두둑을 만들어 줄 간격을 30㎝로 하여 줄 뿌림을 한다. 점뿌림과 흩어 뿌림을 하기도 한다. 봄 가뭄이 심한 곳에서는 가을 파종을 하는데 파종기는 9∼10월이다. 광곽향의 경우 삽목번식을 하기도 하는데, 4월 상순에 튼튼한 그루의 여린 가지를 잘라 길이 15㎝씩 꺾꽂이할 수 있도록 윗부분 3장의 잎만 남기고 아래쪽 잎은 떼어버린 다음 줄 사이와 포기사이를 20㎝로 하여 깊이 10㎝ 정도의 구덩이를 판 다음 준비된 삽수를 구덩이에 넣고 흙을 덮어 다진 후 볏짚을 덮어 습도를 유지해 준다. 삽목을 한 후에는 물을 듬뿍 주고 마르지 않도록 관리하며 잡초 관리를 철저히 한다. 새싹이 나온 뒤에는 햇빛을 가려주는 것이 좋다.
3. 배초향의 성분, 약효 및 사용법
3-1. 배초향(곽향)의 성분
배초향의 전초에 정유 성분을 함유하며 주성분은 메틸카비콜(methylchavicol)이고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아네톨(anethole), 아니스알데하이드(anisaldehyde), 델타-리모넨(δ-limonene), 로-메톡시시나마알데하이드(ρ-methoxycinnamaldehyde), 알파피넨(α-pinene), 베타-피넨(β-pinene), 3-옥타논(3-octanone), 3-옥타놀(3-octanol), 로-시멘(ρ-cymene) 등을 함유한다.
3-2. 광곽향의 성분
광곽향 전초에 정유 성분을 함유하며 주성분은 팻코올릭알코올(patchoulic alcohol)로서 정유 중의 함량이 52∼57%를 차지하고 그 밖에 벤즈알데하이드(benzaldehyde), 슈게놀(sugenol), 사이나믹알데하이드(cinnamic aldehyde), 포포스톨(pofostol), 팻코올리피리딘(patchoulipyridine), 에피구아이피리딘(epiguaipyridine) 등을 함유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터핀(terpens)류 즉 카보필렌(carbophyllene), 베타엘리멘(β-elemene), 알로아로마덴드린(alloaromadendrene), 감마-구아인(γ-guaiene), 발렌신(valencene), 알파-구주닌(α-gurjunene), 감마-카디넨(γ-cadinene), 델타-구아인(δ-guaiene), 알파-팻콜린(α-patchoulene), 칼라메닌(calamenene) 등을 함유하고 있다.
3-3. 배초향의 사용 부위와 약효
배초향은 지상부 건조한 전초를 곽향이라 하여 약용한다.
3-4. 배초향과 광곽향의 약재 비교.
배초향과 광곽향의 약재 특성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배초향과 광곽향의 약재 특성 비교]
구분 | 배초향(곽향) | 광곽향(광곽향) |
---|---|---|
말린 전초 | 길이 60∼90㎝ | 길이 30∼60㎝, 많은 가지가 마주남 |
줄기 | 네모지고 지름 3∼20㎜ | 굳은줄기는 네모지고 지름 4∼10㎜ |
표면 | 황록색 또는 어두운 황색, 잔털은 극히 적거나 거의 없다. 질은 무르다. | 회갈색 또는 진한 녹색, 잔털은 비교적 적고 질은 단단하고 쉽게 끊어지지 않아 |
단면 | 한 가운데 백색의 연한 심이 있음 | 거칠고 황록색, 한가운데 백색의 연한 심이 있음 |
기타 | 상쾌한 향이 나며 맛은 싱겁다. | 향이 진하고 맛은 조금 쓰고 맵다 |
4. 배초향의 성미, 귀경, 효능효과 주치(主治)
4-1. 성품과 맛-성미
배초향의 성품은 약간 따뜻하고(미온微溫), 맛은 맵다(신(辛). 독성은 없다.
4-2. 배초향의 작용 부위-귀경
배초향은 폐(肺), 비(脾), 위(胃) 경락에 작용한다.
4-3. 배초향의 효능과 주치
배초향은 방향화습(芳香化濕), 중초를 조화롭게 하며 구토를 멈추게 하는 화중지구(和中止嘔). 허약해진 체표를 통하여 들어온 열사, 한사, 풍사 등이 몸 안에서 없어지지도 않고, 밖으로 배출되지도 못하면서 체표 아래 머물러 오한惡寒을 느끼게 하는 증상인 표사(表邪)를 흩어지게 하고 더위 먹은 것을 풀어주는 발표해서(發表解暑) 등의 작용을 한다.
5. 배초향의 약용법과 주의사항 및 응용
5-1. 배초향 사용법과 용량
말린 것으로 하루에 3∼15g을 사용하는데, 보통 말린 약재 10g에 물 1리터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200∼300㎖ 정도로 달여서 아침저녁으로 두 차례에 나누어 복용한다. 환 또는 가루를 만들어 복용하기도 한다.
5-2. 배초향의 사용상 주의사항
진한 향과 건조한 성질 때문에 자칫 음기를 손상하고 기를 소모할 우려가 있어서 혈허(血虛) 또는 무습(無濕)의 경우이거나 음허(陰虛)인 경우에는 피한다.
5-3. 배초향의 응용
민간요법으로 옴이나 버짐 치료에는 곽향 달인 물에 환부를 30분간 담근다. 또 입안에서 구취가 날 때는 곽향 달인 물로 양치를 하고, 그 밖에도 복부팽만, 식욕부진, 구토, 설사, 설태가 두텁게 끼는 증상 등에 이용한다. 일부 지역(경상도)에서는 향신료로 추어탕이나 음식에 첨가하여 먹기도 하지만 호·불호가 갈려서 타 지역 사람들은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和劑局方』의 「불환금정기산 不換金正氣散」은 이 약재에 창출, 반하, 진피, 후박, 감초 등을 배합한 것으로 비위 불화로 인한 담음적체(痰飮積滯)를 다스리는 중요한 처방이며 「곽향정기산 藿香正氣散」은 이 약재에 대복피, 백지, 복령, 소엽, 진피(陳皮), 백출, 후박, 길경, 반하, 감초 등을 배합하여 응용하는 중요한 처방이다.
6. 마무리
배초향은 건위, 소화액분비 촉진으로 소화력을 도우며 모세혈관 확장 효능으로 땀내기를 돕고, 수렴지사(收斂止瀉) 작용을 한다. 병원성 사상균에 대해서 억제 작용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 주의할 점은 이 식물의 잎을 경상도 지역에서는 ‘방아잎’이라 하여 탕이나 국 등에 넣어 먹고 있으나 비슷한 이름의 ‘방아풀’과는 전혀 다른 식물이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활약초 탐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6. 백선(白鮮皮)의 특성과 성분 약효 이용법 (0) | 2023.10.04 |
---|---|
#1-55. 백미꽃(白薇)의 특성과 성분 약효 이용법 (0) | 2023.10.03 |
#1-53. 방아풀(延命草)의 특성과 성분 약효 이용법 (0) | 2023.09.30 |
#1-52. 박하(薄荷)의 특성과 성분 약효 이용법 (0) | 2023.09.29 |
#1-51. 박주가리(蘿藦, 天漿殼)의 특성과 성분 약효 이용법 (0) | 2023.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