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는 꿀풀과의 다년생 초본식물로 도포제(塗布劑), 진통제, 흥분제, 건위제, 구충제 등의 약용이나 화장품, 사탕, 치약, 잼, 담배 등에 청량제나 향료로 이용하는데, 박하의 생육특성과 성분약효, 성미귀경, 이용법과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1. 박하의 생육 특성
박하(Mentha arvensis L. var. piperascens Malinv. ex Holmes)는 꿀풀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번식하며 키는 50㎝ 정도 자란다. 줄기의 표면은 어려서는 자갈색을 띠며 자라면서 담녹색으로 변하는데 둔한 사각형으로 전체에 가는 털(용모茸毛)이 덮여있다. 절단면은 흰색으로 속은 비어 있다.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이며 양끝이 좁고 길이 2∼7㎝, 너비 1∼3㎝로서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는 길이 3∼10㎜이다. 잎 표면 위쪽은 진한 녹색이고, 아래쪽은 회녹색으로 무성한 털과 움푹 들어간 점을 찍어 놓은 듯한 점상(點狀) 줄 모양의 비늘(腺鱗)이 있다. 잎의 표면에 기름샘이 있어서 기름을 분비하며 정유(精油)는 대부분 이 기름샘에 저장되고 향기가 좋다. 이 잎에서 박하유를 추출하여 이용한다. 꽃은 7∼9월에 흰색 또는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데 위쪽 가지의 잎겨드랑이에 여러 개가 둥글게 달려서 층을 이룬다. 소화경은 꽃받침보다 짧다. 꽃받침은 녹색이고 종모양인데 길이 2.5∼3㎜로서 끝이 5개로 갈라지며 꽃받침잎은 가장자리에 퍼진 털이 있고 끝이 뾰족하다. 암술과 수술은 길이가 어긋나는데 암술이 길면 수술이 짧고 수술이 길면 암술이 짧다. 수술은 4개이고 길이는 비슷하며 꽃부리 밖으로 길게 나온다. 1개의 암술은 끝이 2갈래로 갈라지며 씨방은 4실이다. 꽃은 주로 오전 중에 피며 암술은 개화 후 3∼4일, 수술은 2∼3일 만에 수정된다. 열매는 달걀모양의 작은 견과인데 분과(分果)이며 약간 편평한 타원형이고 길이 0.5∼0.7㎜ 정도이다. 안에 아주 작고 가벼운 연할 갈색의 씨가 들어있다. 물 빠짐이 좋고 건조하지 않은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원산지는 북반구 온대지방인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과 열대지방인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이며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타이완, 베트남, 타이, 인도 등지에서 재배하고, 아프리카, 뉴질랜드, 아메리카 등에서도 재배한다.
2. 박하의 채취 및 가공 기술
2-1. 박하의 채취 및 재배
박하의 향기성분인 정유물질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이른 봄부터 꽃이 피기 전까지 수시로 잎을 따야 한다. 꽃이 피면 정유성분이 현저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잎을 채취하는 시간도 하루 중 이른 아침 이슬에 마를 무렵에 정유 성분이 가장 많다. 겨울까지 보관하면서 사용하는 박하는 보통 두 번 채취하는데, 여름에는 7월 소서(小暑)에서 대서(大暑) 사이에 하고 가을에는 한로(寒露)에서 상강(霜降) 사이에 한다. 고온다습한 지역에서는 1년에 3회 까지도 수확이 가능하다. 첫 수확은 줄기의 아랫부분을 8∼10㎝ 정도 남기고 자른다.
박하는 모래땅이나 진흙땅을 제외한 곳이라면 어느 곳이나 잘 자라지만 특히 물 빠짐이 중요한데, 물 빠짐이 좋지 않으면 발육과 생육이 나빠 증식이 어렵다. 물 빠짐이 좋고 비옥한 사질 양토, 또는 양토가 좋다.
박하의 재배는 퇴비나 구비를 밑거름으로 주고 밭갈이를 한 다음 너비 100∼120㎝, 높이 약 15∼20㎝의 두둑을 만든다. 번식 방법은 종자번식과 뿌리줄기를 잘라 번식하는 영양번식법이 있다.
① 종자번식 : 먼저 너비 100∼120㎝, 높이 약 15∼20㎝의 두둑을 만들어 3월 하순에 육묘상에 줄뿌림 방법으로 육묘를 한 다음 본밭에 옮겨 심는데, 본밭은 퇴비나 구비를 전층시비하고 이랑 사이를 30㎝, 포기사이를 15㎝로 하여 정식을 한다. 묘는 10∼15㎝정도 자랐을 때 정식을 한다. 종자는 20℃→30℃→15℃의 변온에서 발아가 잘 된다.
② 근경번식 : 종묘는 박하의 뿌리줄기를 6∼10㎝로 잘라 심는데, 가을에는 10월에서 11월 사이에, 봄에는 3월에서 4월 사이에 한다.
③ 박하의 병충해 : 박하를 재배하는 동안 녹병과 흰가루병의 발생이 많다. 녹병은 기온이 높지 않고 비가 계속 내릴 때 발생이 심하므로 한국에서는 장마철인 7월에 많이 발생한다. 흰가루병은 초기부터 계속 발생하지만 6∼8월에 가장 발생이 많다.
2-2. 박하의 가공
박하는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리거나 건조기에 넣어서 건조한다. 묵은 줄기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먼저 잎을 털어 별도로 건조하고, 줄기는 깨끗한 물을 뿜어 눅눅하게 한 다음 절단하여 건조한 다음 여기에 별도로 건조한 잎을 섞어 사용한다.
3. 박하의 성분, 약효 및 사용법
3-1. 박하의 성분
신선한 잎에는 정유성분을 1% 내외로 함유하는데 주성분은 멘톨(menthol)로서 그 함량은 77∼78%에 달한다. 마른 줄기나 잎에는 정유가 1.3∼2% 들어있다. 그다음이 멘톤(menthone)으로 8∼12% 정도 함유되어 있다. 그 밖에 메틸아세테이트(methyl acetate), 캄펜(camphene), 리모넨(limonene), 이소멘톤(isomenthone), 피페리톤(piperitone), 풀리젠(pulegene), 피넨(pinene), 수지, 소량의 탄닌, 로즈마리산(rosmaric acid) 등이 함유되어 있다.
3-2. 박하의 사용부위와 약효
지상부 전초를 건조한 것을 박하라 하여 약용한다.
4. 박하의 성미, 귀경, 효능효과 주치(主治)
4-1. 성품과 맛-성미
시원하고(凉) 맵다(辛). 독은 없다.
4-2. 박하의 작용 부위-귀경
폐(肺), 간(肝) 경락에 작용한다.
4-3. 박하의 효능과 주치
풍사를 없애고 열을 내리는 선산풍열(宣散風熱), 머리와 눈을 맑게 하는 청두목(淸頭目), 열꽃이 잘 피어나게 하는 투진(透疹) 등의 효능이 있어서 풍열감기를 치료하고 두통(頭痛), 눈이 충혈되는 목적(目赤), 목구멍의 통증인 후비(喉痺), 입안의 종창인 구창(口瘡), 풍사를 받아서 생긴 발진성 전염병의 하나인 풍진(風疹), 어린이의 급성 발진성 전염병의 하나로 홍역이라고도 하는 마진(痲疹), 흉협창민(胸脇脹悶) 등을 다스린다. 『약성론 藥性論』에 따르면 ‘분심(憤心)을 제거하고 독한(毒汗)을 배출하며 어혈을 제거하며 설사를 멎게 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한다.’고 하였다. 『천금방 千金方』에 따르면 ‘사람의 입냄새를 제거해서 청결하게 한다.’고 하였다.
5. 박하의 약용법과 주의사항 및 응용
5-1. 박하 사용법과 용량
박하 전초 건조한 약재로 하루 1.5∼9g를 사용할 수 있는데 보통 전초 10g에 500㎖의 물을 부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30분 정도 달여서 아침저녁으로 두 차례에 나누어 복용한다. 박하에 함유된 정유물질은 휘발성으로서 너무 오랫동안 끓이면 안된다. 가루를 내어 산제(散劑)나 환제(丸劑)로 사용하기도 하며 외용할 때는 생것을 짓찧어 즙을 도포하거나 환부에 바른다.
5-2. 박하의 사용상 주의사항
박하는 맛이 맵고 발산작용과 간에 울체 된 기운을 풀어주는 소간(疏肝) 작용을 하므로 표허(表虛)로 인하여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자한(自汗)과 음기가 허하여 혈이 부족한 증상인 음허혈조(陰虛血燥), 간의 양기가 지나치게 충만한 증상인 간양항성(肝陽亢盛) 등의 병증에는 맞지 않다. 일반인들도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며 특히 임산부는 유산을 일으킬 수 있고, 유즙 분비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사용하면 안 된다.
5-3. 박하의 응용
민간요법으로는 감기, 구내염, 결막염, 위경련 치료 등에 물에 달여서 먹거나, 박하의 3배 정도의 소주에 담가 박하주로 마신다. 민간요법으로 전초 15g에 물 700㎖를 넣고 달인 액을 반으로 나누어 아침저녁으로 복용하고 외용에는 짓찧어서 환부에 바른다. 강한 박하향이 있어서 채소나 차로 마시기도 한다. 소화 작용을 돕고 방부제나 마취제 기능도 있다. 주성분인 박하유의 멘톨은 도포제(塗布劑), 진통제, 흥분제, 건위제, 구충제 등에 약용하거나 치약, 잼, 사탕, 화장품, 담배 등에 청량제나 향료로 이용하고 그 밖에도 입욕재나 요리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서리를 맞은 박하는 박하상(薄荷霜)이라 하여 예로부터 축농증이나 알러지 비염에 첨가하던 약재였다.
6. 마무리
박하는 거풍, 해열, 해독하고 두통이나 인후통등을 치료하는 외에도 도포제(塗布劑), 진통제, 흥분제, 건위제, 구충제 등의 약용이나 화장품, 사탕, 치약, 잼, 담배 등에 청량제나 향료로 널리 이용되는 유용자원식물이다. ‘미덕’이라는 꽃말처럼 다양한 분야에 덕을 베푸는 박하 향을 기대하며 올 가을엔 박하 종자를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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