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는 자양강장 하고 호흡기질환과 뼈건강에 좋은 민간약재로 사용부위에 따라 나마, 천장각 등으로 불리는 박주가리의 생육특성과 성분약효, 성미귀경, 이용법과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1. 박주가리의 생육 특성
박주가리[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는 박주가리과의 다년생 덩굴성 초본식물로 들판의 풀밭, 숲 가장자리, 논밭, 길가, 제방, 하천변, 습지 주변 등지에서 자라며 덩굴이 2∼3m 정도로 자란다. 줄기나 잎을 자르면 흰색 유즙(乳汁)이 나오는데 이 유액에 독성분이 들어있다. 큰조롱도 유즙이 나오지만 하수오는 유즙이 없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의 심장형이며 길이는 6∼10㎝, 너비는 4∼8㎝이며 앞쪽의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의 뒷면은 분청색이며 만져보면 매우 부드럽다. 잎자루는 2∼5㎝ 정도이다. 잎자루는 길이가 6∼10㎝이며 가는 털이 덮여있다. 꽃은 7∼9월에 흰색에 가까운 담자색으로 피는데 향기가 있고 총상화서로서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며 꽃자루는 하늘을 향해 서는데 전체의 길이가 3~9㎝이고 회백색의 가는 털이 있다. 큰조롱은 연한 황록색, 하수오는 흰색으로 피며 꽃차례는 큰조롱은 우산 모양 산형화서傘形花序, 하수오는 이삭 모양의 수상화서穗狀花序이다. 큰조롱은 박주가리처럼 잎겨드랑이에서 꽃이 피지만 하수오는 줄기 끝에서 꽃이 핀다. 박주가리는 한 그루에 암수 두 종류의 꽃이 피는데 암꽃과 수꽃 양성을 함께 가진 꽃송이도 있고 수꽃 기능만 하는 꽃송이도 있는데 양성화가 수꽃 꽃송이보다 크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된다. 박주가리의 열매는 8∼11월에 익는데 껍질에 티눈 같은 돌기가 있고 껍질이 배(船) 모양으로 두쪽으로 갈라진다. 박주가리라는 이름의 기원이 바로 이러한 열매의 특성을 따라 ‘조롱박처럼 생긴 것이 두 쪽으로 갈라진다’는 뜻으로 ‘쪼가리’에서 ‘주가리’로 음편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종자는 편평한 달걀을 거꾸로 세운 것 같은 모양이며 한쪽 끝에 명주실 같은 털이 있어 늦가을에 바람에 날린다. 양지의 건조한 곳에서 잘 자란다. 한국의 전국에 분포하며 만주, 중국, 아무르, 우수리, 일본 등 비교적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그러나 생육기간을 감안한다면 비교적 온난하고 습윤한 기후에, 비옥하고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나 점질양토가 유리하다. 위와 같은 유사식물들을 비교하기 위하여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박주가리, 큰조롱, 하수오의 주요 특성 비교]
구분 | 박주가리 | 큰조롱 | 하수오 |
---|---|---|---|
생약명 | 나마, 천장각 | 백수오 | 하수오 |
잎 | 마주나기, 달걀모양 심장형 | 마주나기, 잎몸은 미늘창 또는 삼각모양의 심장형 | 어긋나기, 잎몸은 좁은 달걀모양 이거나 심장형 또는 화살모양,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물결모양 |
꽃 | 흰색에 가까운 담자색, 총상화서, 잎겨드랑이에서 나옴, 꽃자루는 하능를 향함, 개화기는 7~8월 | 잎겨드랑이에서 나옴, 산형화서傘形花序, 꽃이 작고 황록색, 개화기는 6~7월 | 줄기 끝에 피고, 다수가 밀집하여 큰 원추화서, 양성화, 담황백색, 개화기는 10월 |
열매 | 껍질에 티눈같은 돌기, 뿔모양의 골돌과, 두쪽으로 갈라짐, 결실기는 9~10월 | 골돌과蓇葖果는 2개, 장각과 모양, 성숙하면 한쪽으로 갈라터짐, 결실기는 8~9월 | 수과瘦果는 진한갈색, 타원형에 3모서리가 있고, 흑색광택, 결실기는 11월 |
종자 | 종자는 많고 편평한 난형, 날개모양의 가장자리에 흰 비단모양의 털. | 거꿀달걀형, 끝에 은백색의 가늘고 보드라운 털 | 3개의 날개로 싸여있음, 천립중 1.1g으로 매우 작음 |
2. 박주가리의 채취 및 가공 기술
2-1. 박주가리의 채취 및 재배
박주가리는 가을에 과실이 성숙하였을 때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것으로 사용한다. 전초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7~8월에 채취하여 신선한 것을 쓰거나 햇볕에 말린다. 박주가리는 연구기관에서 육성하여 보급하고 있는 품종은 없으며 자연산을 채취하여 재배하고 있으며 재배농가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종자를 채취하거나 작은 덩이뿌리를 종묘로 사용하여 심기도 한다. 종자 번식의 경우 파종 시기는 3월 상순∼4월 상순까지 하는데, 먼저 퇴비를 충분히 전층시비하고 밭갈이를 한 다음 너비 100∼120㎝의 두둑을 만들고 이랑 사이를 10∼15㎝로 얕은 골을 파고 줄뿌림을 한 다음 토양습도를 잘 유지하면 20일 정도면 싹이 올라온다. 묘의 크기가 10∼15㎝가 되면 본밭에 정식을 하는데 이랑사이 30∼40㎝, 포기사이 20∼30㎝로 하여 심는다. 심은지 3∼4년 되는 가을이나 봄에 채취한다.
2-2. 박주가리의 가공
재배한 박주가리는 3∼4년생을 채취하는데, 물에 깨끗이 씻어서 양 끝을 잘라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햇볕에 말리거나 건조기에 말린다.
3. 박주가리의 성분, 약효 및 사용법
3-1. 박주가리의 성분
박주가리 뿌리에는 에스테르(ester) 형 글리코사이드(glycoside)를 함유하고 있는데 그 게닌(genin)이 프레그난(pregnane)계인 벤조일라마논(benzoylramanone), 메타플렉시게닌(metaplexigenin), 이소라마논(isoramanone), 사르코시틴(sarcostin), 가가미닌(gagaminin), 디벤조일가가이몰(dibenzoylgagaimol), 디마킬메타플렉시게닌(deacylmetapledxigenin), 디아킬시난코게닌(deacylcynanchogenin), 페르굴라린(perfularin), 유텐딘(utendin) 등이다. 줄기와 잎에도 프레그난 글리코사이드(pregnane glycoside)가 들어있고 이것을 가수분해하면 디-시마로스(d-cymarose), 디지톡소스(digitoxose), 사르코스틴(sarcostin), 메타플렉시게닌(metaplexigenin), 벤조일라마논(benzoylramanone), 페르굴라린(perfularin), 유텐딘(utendin) 등이 생성된다. 유백색의 즙에는 단백질 분해효소 프로테아제(protease)가 들어있다.
3-2. 박주가리의 사용부위와 약효
전초 또는 뿌리를 여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으로 사용하는 것을 나마(蘿藦)라 하고, 성숙한 과실의 열매껍질을 말린 것으로서 표주박 모양으로 생긴 것을 천장각(天漿殼)이라 하여 각각 약용한다.
가. 나마(蘿藦) : 박주가리의 전초 또는 뿌리를 여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으로 사용하는 것.
나. 천장각(天漿殼) : 박주가리의 성숙한 과실의 열매껍질을 말린 것으로서 표주박 모양으로 생겼다.
4. 박주가리의 성미, 귀경, 효능효과 주치(主治)
4-1. 성품과 맛-성미
가. 나마(蘿藦) : 성은 평(平)하고 맛은 달고 맵다(감신甘辛).
나. 천장각(天漿殼) : 성은 평(平)하고 맛은 짜며(함鹹), 독은 없다.
4-2. 박주가리의 작용 부위-귀경
가. 나마 : 비(脾), 신(腎) 경락에 작용한다.
나. 천장각 : 간(肝), 폐(肺) 경락에 작용한다.
4-3. 박주가리의 효능과 주치
가. 나마 : 정액과 기를 보하는 보익정기(補益精氣), 젖이 잘 나오게 하는 통유(通乳), 독을 풀어주는 해독(解毒) 등의 효능이 있어서 신(腎)이 허(虛)해서 오는 유정(遺精), 방사(성행위)를 지나치게 많이 하여 오는 기의 손상(허손로상虛損勞傷), 양도(陽道: 남자의 성기)가 위축되는 양위(陽萎: 조루 또는 임포텐츠 현상 등), 여성들의 냉이나 대하(帶下),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유즙불통(乳汁不通), 단독(丹毒), 창독(瘡毒) 등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으며, 뱀이나 벌레 물린 상처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나. 천장각 : 폐의 기운을 깨끗하게 하고 가래를 없애는 청폐화담(淸肺化痰), 기침을 멈추고 천식을 다스리는 지해평천(止咳平喘), 발진이 솟아 나오도록 하는 투진(透疹) 등의 효능이 있어서 기침과 가래가 많은 해수담다(咳嗽痰多), 백일해(百日咳), 여러 가지 천식 기운을 가리키는 기천(氣喘), 마진이 있는데 열꽃이 피지 못해서 고생하는 마진투발불창(痲疹透發不暢)에 응용할 수 있다.
5. 박주가리의 약용법과 주의사항 및 응용
5-1. 박주가리 사용법과 용량
나마는 하루 15∼70g, 천장각은 하루 6∼9g을 사용한다.
가. 나마 : 건조한 뿌리 40g에 물 1리터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200∼300㎖ 정도로 달여서 아침저녁으로 두 차례에 나누어 복용한다.
나. 천장각 : 건조한 열매 10g에 물 1리터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200∼300㎖ 정도로 달여서 아침저녁으로 두 차례에 나누어 복용한다. 또는 짓찧어 환부에 붙이기도 한다.
5-2. 박주가리의 사용상 주의사항
변을 통하게 하고 장을 윤활하게 하며 수렴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곱이 섞인 묽은 대변을 누면서, 소변은 누렇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목이 마르는 증상인 대변당설(大便溏泄)이나 속에 수습이 오래 머물러 생긴 담증인 습담(濕痰)이 있는 경우에는 부적당하며 무씨(내복萊蔔)를 함께 사용할 수 없다.
5-3. 박주가리의 응용
도홍경의 『本草經集注』에 의하면 박주가리는 정기를 보익하면서 음도(陰道)를 강성하게 한다고 하였다. 『江西草藥』에 따르면 성교불능증을 치료하는데 박주가리 뿌리, 음양곽뿌리, 선모뿌리를 각각 11.1g씩 물로 달여서 하루에 복용한다. 그리고 박주가리의 연한 순은 나물로 먹고, 종자의 털을 모아 솜 대신 도장밥이나 바늘쌈지 등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제대로 된 베를 짜고 그 안에 솜을 넣어 옷을 만들어 입은 역사가 불과 2백여 년 전으로 볼 때 선조들은 이 박주가리 종자에 붙어있는 실 모양의 털을 솜대신 보온재로 활용한 지혜는 돋보이는 것이다. 박주가리의 뿌리를 골결핵이나 관절결핵의 치료효과에 대한 임상 연구 보고가 있다. 열매도 나마자(蘿藦子)라고 하여 나마와 비슷한 용도로 약용한다.
6. 마무리
박주가리는 천연비아그라라고 불릴 정도로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나고, 호흡기 특히 기관지 질환에 매우 좋은 효과가 있다. 산모의 젖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도 뛰어나고, 뼈 건강에도 좋다. 씨앗에 붙은 깃털이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 번식이 되는 특성에 따라붙은 ‘먼 여행’이라는 꽃말을 가진 박주가리로 건강을 챙겨보자. 장미에도 가시가 있듯이 독성이 있으므로 오남용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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