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는 기침, 가래, 해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대표적인 약초이자 음식으로서 생육 특성과 채취 및 재배법, 성분, 약효, 성미 귀경, 사용법과 주의사항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아본다.
1. 도라지의 생육 특성
도라지(Platycodon grandiflorum (Jacq.) A.DC.)는 초롱꽃과(Campanulace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 높이는 40∼100㎝에 이르고, 잎은 마주나기, 돌려나기 또는 어긋나기도 하며 긴 달걀 모양이고 길이 4∼7㎝, 너비 1.5∼4㎝로 잎의 끝은 날카롭고 밑부분은 넓으며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다. 잎의 앞면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회색을 띤 푸른색이며 털이 없다. 꽃은 보라색 또는 흰색으로 7∼8월에 원줄기 끝에 1개 또는 여러 개가 위를 향해 끝이 퍼진 종 모양으로 피는데 꽃이 피기 전에 꽃봉오리는 풍선처럼 부풀어 공기가 들었다. 핀 꽃의 지름은 4∼5㎝이며 끝이 5개로 갈라진다. 꽃받침도 5개로 갈라지고 그 갈래는 바소꼴이다. 열매는 달걀모양이고 꽃받침 조각이 달린 채 노랗게 익는다. 열매를 꼬투리째로 채취하여 잘 말려서 부수면 그 안에 작은 씨앗을 수확할 수 있고 이것을 파종하여 번식한다. 뿌리는 원기둥(원주) 형 혹은 약간 방추형(紡錘形)으로 하부는 차츰 가늘어지고 분지 된 것도 있으며 약간 구부러져 있다. 길이는 7∼20㎝, 지름 1∼1.5㎝이다. 뿌리 표면은 백색 또는 엷은 황백색으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것은 표면이 황갈색 또는 회갈색이며 비틀린 세로 주름이 있고 또한 가로로 긴 구멍과 곁뿌리의 흔적이 있다. 상부에는 가로주름이 있고, 정단(頂端)에는 짧은 뿌리줄기가 있으며 그 위에는 여러 개의 반달형 줄기흔적(莖痕)이 있다. 질은 부스러지기 쉽고, 단면은 평탄하지 않으며, 형성층은 갈색의 가락지 모양이며, 껍질부는 유백색으로 쪼개져 비어 있고, 목부는 엷은 황백색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한국의 경우 전국 각지에 분포하고 재배도 하고 있으며, 경북 봉화, 충북 단양, 전북 순창과 진안 등지에서 많이 재배한다.
2. 도라지의 채취 및 가공 기술
2-1. 도라지의 채취 및 재배
도라지는 보통 가을철에 채취하여 품질별로 정선하고, 용도별로 저장한다. 한국의 도라지는 농촌진흥청에서 육성을 하여 보급하고 있는 장백도라지 등 몇 가지 품종들이 있으므로 품종을 보급받아 재배하면 좋다. 다만 화훼 관상용으로 개발한 꽃도라지의 경우에는 뿌리를 약용으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보통 종자파종을 하여 재배하는데, 한국 전역에 재배가 가능하지만 비교적 서늘한 기후가 좋고, 통풍과 햇볕이 잘 드는 곳이 유리한 양지식물이다. 부식질이 풍부하고 비옥하며 토심이 깊으며 보수력과 보비력이 좋으면서도 배수는 잘 되는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며 점토질이 많거나 자갈이 많으면 잔뿌리가 많이 생겨 품질이 떨어진다. 보통 3월~4월에 파종하는데 발아온도가 20℃∼25℃임을 감안하여 지역별로 파종시기를 조절하면 된다. 밭갈이를 하기 전 토양분석을 하여 부족한 영양 성분을 보충하고 퇴비를 충분히 살포한 다음 밭을 갈고 90~120㎝의 폭으로 두둑을 만든 다음 흩어 뿌림을 하거나 20㎝ 간격으로 줄뿌림을 하기도 한다. 종자 파종량은 10a당 1.2∼1.5리터를 권장량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 농가에서는 3∼5리터까지도 뿌리고 있으며, 보통 3.3㎡당 500주∼600주 정도가 되게 약간 밀식하는 것이 수확량이 높다. 잡초방제와 인건비 절감을 위하여 종자에 젖은 톱밥이나 모래를 3∼4배로 섞어 산파하고 볏짚을 덮어주거나, 60∼70%짜리 흑색 차광맘을 덮어 주었다가 약 7~10일 후 싹이 절반 정도 나오면 차광망을 걷어준다. 차광망을 걷는 것이 너무 늦으면 차광망 사이로 뚫고 올라온 싹들이 부러지므로 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육묘이식재배도 가능하나 인건비가 많이 들어 직파재배를 많이 한다. 뿌리 생육을 돕기 위해서 채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6월 중순∼하순 경 꽃망울이 생길 무렵 꽃대를 제거해 주면 꽃으로 가는 양분의 소모를 막아 15% 이상 뿌리 생육이 좋다. 그리고 더덕과는 달리 2∼3년 정도 한 곳에서 재배를 하고 나면 토양 속의 유효 영양소를 모두 흡수하는 버릇이 있어서 이식을 해 주어 장생도라지로 재배를 하기도 하는데, 약용재배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농가에서 회피하는 경향이다. 도라지를 재배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한여름 장마철을 지나면서 두둑의 흙들이 빗물에 씻겨 내리고, 도라지의 뿌리와 줄기를 있는 뿌리의 머리 부분이 상당 부분 지상으로 돌출되게 된다. 가을철 지상부 잎과 줄기가 말라 쓰러진 채 방치를 하게 되면 병해충들이 잎줄기 사이에서 월동을 하여 이듬해 피해가 커지며, 쓰러질 때 줄기에 상처가 생기는데, 이런 상태에서 겨울에 눈이 쌓이면 이듬해 이른 봄 해동기에 낮과 밤의 기온차에 의해 눈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눈 녹은 물이 줄기의 상처를 타고 내려가 뿌리를 썩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가을에 줄기를 모두 베어 태워버리고, 두둑과 두둑사이 고랑의 흙을 파서 두둑 위에 솟아난 뿌리를 덮어주면 겨울을 나는 동안 동해 피해도 줄일 뿐만 아니라 이듬해 여름철 배수가 잘 되어 훨씬 높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
2-2. 도라지의 가공
식용으로 사용할 것은 저온저장을 하며, 약용할 것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잘게 잘라서 건조기에 넣어 말린 후 저장하여 사용한다.
3. 도라지의 성분, 약효 및 사용법
3-1. 도라지의 성분
도라지의 뿌리에 약 2% 정도의 사포닌(saponin)을 함유한다. 그 밖에 이눌린(inulin), 스테롤(sterols), 베툴린(betulin), 알파스피나스테롤(α-spinasterol), 플라티코도닌(platycodonin), 당질, 칼슘, 철분 등을 함유한다. 줄기와 잎에도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다. 또 뿌리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3-2. 사용 부위와 약효
뿌리를 길경(桔梗)이라 하여 약용한다.
4. 도라지의 성미, 귀경, 효능효과 주치(主治)
4-1. 성품과 맛-성미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맵고 쓰며(신고辛苦), 독은 없다. 성질은 평하지만 약간 온화한 쪽으로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4-2. 도라지의 작용 부위-귀경
주로 폐(肺) 경락에 작용한다.
4-3. 도라지의 효능과 주치
폐의 기운을 이롭게 하여 열을 내리고 편도선염이나 설사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인후부에 도움을 주는 선폐이인(宣肺利咽), 담과 농을 배출하는 거담배농(祛痰排膿), 해수와 담이 많은 증상(해수 담다咳嗽痰多),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힌 증상, 인후부의 통증, 폐에 옹저가 있거나 농을 토하는 증상 등을 치유하는 데 유용하다.
4-4. 도라지와 더덕의 차이점 비교
도라지와 더덕은 보통 열을 내리고 기침, 가래, 해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민간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구분 | 도라지 | 더덕 |
동의학적 성질과 맛 | 쓰고 맵고 평(온화한 평) | 달고 맵고 평(시원한 평) |
장부 작용부위(귀경) | 폐경락 | 비, 폐경락 |
동의학적 효능과 이용 | 진한 가래를 부드럽게 삭혀서 배출하는 청화열담(淸火熱痰) | 폐음(肺陰)을 보하여 건조하지 않도록하는 자음윤폐(滋陰潤肺) |
자동차에 비교 | 엔진오일과 같은 역할 | 휘발유와 같은 역할 |
음양적 비교 | 양(陽) | 음(陰) |
5. 도라지의 약용법과 주의사항 및 응용
5-1. 사용법과 용량
도라지는 말린 것으로 하루에 4∼12g을 사용하는데, 이용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일상 식생활에서 껍질을 벗긴 후 물에 담가서 쓴맛을 우려낸 후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튀김이나 구이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말린 도라지를 적당량 물에 끓여서 차로 마시기도 한다. 특히 기관지염이나 가래가 많을 때 애용한다. 특히 가래를 묽게 하여 밖으로 배출하는 데 아주 요긴한 약재이다. 다만 말린 도라지를 물로 끓일 때는 쓴맛이 너무 강하므로 지나치게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4리터짜리 주전자를 기준으로 1 뿌리 정도의 양이면 충분하고 많아도 2 뿌리를 넘지 않도록 한다. 또한 나물이나 무침, 튀김 등 요리용으로 사용할 때는 껍질을 벗기고 잘게 찢어서 찬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물을 갈아주면서 쓴맛을 우려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물대신 쌀뜨물에 2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찬물에 씻어내고 사용하면 쓴맛을 제거하는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5-2. 도라지의 사용상 주의사항
맛이 매운 약재이므로 진액을 소모(消耗)하는 작용이 있어 음허(陰虛)로 오래된 해수, 또는 기침에 피가 나오는 해혈(咳血)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고, 위궤양이 있는 경우에는 신중하게 사용한다. 또 내복하는 경우 많은 양을 사용하면 오심구토(惡心嘔吐)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그리고 흰색꽃을 피우는 것과 보라색 꽃을 피우는 것이 있는데, 보라색이 우성이며, 민간에서는 백도라지가 약효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꽃 색에 따른 약효 차이는 없고 다만 재배를 했을 때 백도라지가 수확량이 더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 규정에 따르면 한약재 길경으로 사용하는 도라지는 3년 이상 재배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식용의 경우 종자를 파종하여 재배를 할 때 2년생을 채취하여 많이 이용하는데, 그것은 재배년수가 많아질수록 뿌리가 썩어 수확량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도라지 뿐만 아니라 인삼이나 더덕 등 사포닌 함량이 많은 뿌리약초들은 뇌두(腦頭) 즉 뿌리의 머리부분으로 줄기가 나오는 부분을 제거하고 사용해야 한다. 그것은 이 부분에 적혈구를 파괴하는 글리코사이드(glycoside)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있기 때문이다.
5-3. 도라지의 응용
폐(肺)에 한사(寒邪)가 든 폐한(肺寒)의 경우나 폐에 열사(熱邪)가 든 폐열(肺熱)의 경우를 막론하고 응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미감길탕(加味甘桔湯)이나 길경이진탕(桔梗二陳湯)등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도라지와 배를 혼합하여 추출한 음료를 비롯하여 캔디, 농축진액, 정과, 조청 등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어 출시되고 있다. 도라지 술을 담가 복용하기도 하고 꽃차를 만들어 복용하기도 하는데 기호와 식성에 따라 꿀이나 설탕을 가미하여 음용할 수 있고 적용병증과 도라지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 방법 등은 다음과 같다.
5-3-1. 도라지 꽃차
● 도라지 꽃차 만들기
① 꽃봉오리와 꽃을 수확하여 깨끗하게 손질하여 말린다. 봉오리에서 바로 핀 꽃을 선택한다. 도라지 꽃봉오리 터뜨리기를 아이들과 같이 하면 신나는 놀이가 될 수 있다.
② 말린 꽃 3송이 정도를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신다.
● 도라지 꽃차의 효능 및 이용
도라지꽃차는 맛이 순하며, 찻물을 부으면 말랐던 꽃이 예쁘게 피어오른다. 보랏빛 꽃차의 경우는 열에 안정적이어서 뜨거운 물을 부어도 색이 유지된다. 따라서 건조할 때 되도록 색이 보존될 수 있도록 잘 건조하는 것이 좋겠다. 차색은 약간 갈색이다.
5-3-2. 도라지 화전
● 도라지 화전 재료
밀가루 100g, 찹쌀가루 50g, 통도라지 50g, 잣가루 2Ts, 분유 1Ts, 물 적당량, 도라지꽃
● 도라지 화전 만드는 법
① 밀가루, 찹쌀가루, 분유를 섞어 체에 내리고 잣은 고깔을 떼고 곱게 다져 놓는다.
② 굵은소금으로 깨끗이 씻어 놓은 통도라지에 물을 넣고 갈아 놓는다.
③ 앞의 1, 2를 섞고 물로 농도를 맞춰 반죽을 준비한다.
④ 달군 팬에 포도씨유와 참기름을 섞어서 두르고 3의 반죽을 한 수저씩 떠서 도라지꽃을 올리고 노릇하게 지져낸 후 설탕을 뿌려 접시에 꺼내 놓는다.
5-3-3. 도라지 술
● 도라지 술 만드는 법
① 도라지의 뿌리가 약효에 좋다.
② 들이나 산에서 직접 채취하는 것이 좋지만 3년 이상 재배한 것도 좋다.
③ 생뿌리는 약 230g, 말린 것은 약 180g을 소주 3.8L에 넣고 밀봉하여 서늘한 냉암소에서 보관 숙성시킨다.
④ 180∼270일 정도 침출한 다음 음용하며, 건더기를 걸러내지 않아도 되지만 건더기를 건저내고 2~3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맛이 훨씬 부드럽다.
⑤ 발효주를 담글 때는 건조한 도라지를 조분(粗粉)하여 2단 담금 할 때 넣는다.
● 도라지 술의 약효
① 폐기보호(肺氣保護) : 폐가 약한 경우나 폐병을 앓고 난 후에 효과적이다. 30mL를 1회분으로 1일 1∼2회씩, 25일 정도 음용한다.
② 해수(咳嗽) : 기침을 계속하는 경우이다. 30mL를 1회분으로 1일 1∼2회씩, 15∼20일 정도 음용한다.
③ 천식(喘息) : 호흡이 곤란하면서 심한 기침을 하게 되며 심하면 쇳소리가 나기도 한다. 30mL를 1회분으로 1일 1∼2회씩, 25일 이상 음용한다.
④ 기타 질환 : 기관지염, 늑막염, 대하증, 딸꾹질, 요실금, 위산과다증, 폐혈
● 도라지의 구입방법 및 주의사항
① 약재상에서 많이 취급하며, 야채가게에서도 취급한다. 산이나 들 또는 재배농가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② 음용 중에는 대암풀, 뽕나무, 산수유 등을 금한다.
③ 장기 음용해도 해롭지는 않으나 치유되는 대로 금한다.
6. 마무리
도라지는 기침, 가래, 해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항암,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며,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혈관건강에도 좋고,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효능과 효과로 사랑받는다. 실제 한국에서 재배되는 도라지의 70∼80%는 식용으로 소비될 정도로 우리의 식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전통 음식이라 할 수 있으며,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말해 주듯이 한민족의 정서와 깊은 유대를 맺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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