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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1-18. 생약재의 복용 방법(2)

by 느티나무곽교수 2023. 8. 13.

2. 약재의 복용 량-量

동의보감을 비롯한 신농본초경”, “본초강목”, “황제내경등 많은 고전에는 섭취하는 약재의 종류, 약재의 성미, 약재를 섭취하는 사람의 체질이나 질환, 계절이나 지역에 따라서 하루 또는 한 번에 복용할 수 있는 양()이나 복용 방법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작게는 가벼운 부작용부터 심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엄격하게 지켜야 하며, 전문가의 지도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독성이 강한 약재의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조상 대대로 예로부터 전통적으로 즐겨 오던 절기(節氣) 음식이나, 시절(時節) 음식, 또는 통과의례(通過儀禮) 음식들도 모두 이런 의미가 반영된 건강 약선의 개념이었다. 삼인제의(三因制宜)의 이론을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1. 인인제의(因人制宜)

같은 병증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체질(體質), 연령(年齡), 성별(性別) 등에 따라서 방제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비슷한 연령의 같은 성별을 대상으로 약선 시선을 하는 경우라도 양기가 부족한 사람, 음기가 부족한 사람, 혈이 부족한 사람, 등등 각기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적절한 약선 방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유아기(幼兒期)에는 아직 비위(脾胃)의 기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비위의 기능을 강화하여 성장발육을 촉진하는 데 힘써야 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두뇌 발달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시기로서 지력을 개발하고 도움을 주는 식재료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아동기(兒童期) 어린이들은 폐()·()·() 세 개의 장부의 기능을 돕고 조절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황기나 사삼을 이용하여 폐기능을 강화하고, 복령과 진피 등을 이용한 비()의 운화(運化) 기능을 향상시키며, 선천지본인 신정(腎精)을 소모하지 않도록 하여 신체의 성장발육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 시기에는 편식을 지양하고, 가능하면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을 자제하며 자연건강식품을 고루 섭취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청소년기(靑少年期)는 이차 성기관이 성숙해지는 시기로서 비위의 기능이 왕성하여 식욕이 강하고 신체 발육도 가장 왕성한 시기다. 고른 영양섭취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특히 중년 이후의 심혈관계질환의 발생 요인 중 청소년기의 영양섭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영양 섭취에 주의를 해야 한다.

중년기(中年期)에는 신체 내에 큰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지방축적에 의해 살이 찌기 시작하고, 면역력은 저하되며, 각종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성기능 감퇴와 함께 기억력도 저하한다. 따라서 중년기에는 신체 특성과 변화에 맞추어 적절한 약선(藥膳)을 시선(施膳)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심장병에 도움이 되는 감이나 토마토,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각종 항산화, 항노화 식품들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특히 신음(腎陰), 신양(腎陽), 신기(腎氣), 신정(腎精) 등이 허()해지지 않도록 시선(施膳)에 신경을 써야 한다(각각의 증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나 시선은 후술함).

노년기(老年期)에는 소화력의 약화와 함께 내분비 기능이 실조 되기 때문에 신진대사 기능이 약해지며, 면역기능도 떨어지고, 특히 근육의 기능이 급격히 약화된다. 따라서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노화방지 또는 장수식품과 보양식들을 적절하게 준비하고, 편식과 폭음폭식을 절대로 피하며 음식을 다소 싱겁게 먹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양생(養生) 목적의 시선(施膳)을 할 경우라 할지라도 노인들의 경우에는 기혈이 부족하므로 보양(保養)하는 기능이 있는 재료가 주가 되어야 하지만, 어린아이들의 경우라면 양기(陽氣)가 성하므로 양음(陽陰), 보혈(補血)하는 재료들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같은 연령층의 성인이라 하더라도 남자들의 경우에는 기()의 소모가 많으므로 기를 보충해 주는 재료들을, 여성들의 경우에는 혈()의 소모가 많으므로 혈을 보충해 주는 재료들을 우선 검토해 봐야 한다. 또 같은 성별이라 할지라도 직업에 따라서 머리를 많이 쓰는 정신노동자라면 검정깨나 호도, 산조인, 백자인(柏子仁)등 심()의 기능을 돕는 재료나, 대추, , 연근, 연자육, 복령처럼 비()의 기능을 보하는 재료 또는 녹용, 우슬, 숙지황, 여정실, 육종용 등과 같이 신()의 기능을 돕는 작용을 하는 재료들을 적극 활용하여야 하며, 체력을 많이 쓰는 육체노동자라면 근골을 튼튼하게 하면서 간신을 보하는 구기자, 녹각, 두충, 상기생 같은 재료나, 그리고 감초(), 백출, 복령, 백편두, 만삼, 황기, 태자삼 등과 같이 기운을 만들면서 비() 기능을 보하는 재료들을 적극 활용하도록 한다.

2-2. 인시제의(因時制宜)

인체(人體)는 우주(宇宙)의 축소판이라고 하였듯이 인체는 계절에 따라 그 생리·병리, 및 대사작용에 직간접 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약선을 시선할 때 이점을 적절하게 고려하여 방제를 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봄에는 풍열(風熱) 또는 풍한(風寒)을 소산시키는 재료들을 위주로 하여 바람이 많은 봄에 풍사(風邪)에 대비한다든지, () 기운을 자연에 순응하여 정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한데, 앞에 장상의 이해에서 설명한 간에 도움이 되는 재료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당대(唐代) 최고의 식의(食醫)였던 약왕 손사막(孫思邈)봄에는 신맛을 적게 먹고 단맛을 많이 먹어 비장을 보양해야 한다”라고” 하여 봄에 신맛을 많이 섭취하여 간기운이 실하여져 비를 지나치게 극()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오늘날까지 봄에는 달고 평한 음식으로 양생해야 한다는 지표를 제공하였다.

여름에는 서열(暑熱)이나 서습(暑濕)을 제거하는 청열조습(淸熱燥濕)하는 재료나 청량거서(淸凉祛暑)하는 재료들 위주로 하여 고온다습한 여름철의 서사(暑邪)를 물리치는 것이 매우 좋은 방법이며, 손사막(孫思邈)여름철엔 매운맛과 짠맛을 많이 먹어라”라고” 하였던 바, 이것은 여름철에 심()의 기능이 너무 강해져서 폐()의 기운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폐의 기운을 튼튼하게 하는 매운맛을 많이 먹으라고 한 것이다. 물론 현대과학적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 도식적인 이론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여름철에는 발산기능이 있는 매운맛도 적당하게 먹어서 서사(署邪)에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맑고 담백하며 달고 평성을 가진 재료를 위주로 하며, 개위소식(開胃消食)하는 식재료들을 배합하는 것이 좋다.

기후가 냉량해지고 건조해지는 가을철에는 영양을 축적하고 기능을 조절하여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한 정기를 저장해야 한다. 그러나 단맛으로 기운을 보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보통 건조한 기운은 폐음(肺陰)을 상하게 하고 인후의 건조나 마른기침, 피부의 건조, 변비 등이 나타나기 쉽다. 또한 진액이 손상되기 쉬우므로 양음(陽陰), 생진(生進), 윤조(潤燥) 등의 기능이 있는 재료를 선택해야 하는데, 매운맛은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폐기운이 너무 강해지면 간을 극(克) 하기(克) 때문인데(금극목:金克木) 이때는 신맛을 먹어서 간기를 강하게 해 준다.

한랭한 겨울철에는 ‘‘음한(陰寒)이 성하고 양기는 쇠퇴하는 시기[󰡔皇帝內經󰡕]로서 약선을 시선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로서 풍한(風寒)의 기운에 침해를 받았다면 녹용(鹿茸), 대조(大棗), 용안육(龍眼肉), 호도(胡桃), 동충하초(冬蟲夏草), 인삼(人蔘), 육종용(肉蓗蓉), 상기생(桑寄生), 쇠고기, 양고기 등 주로 거한온양(祛寒溫凉)의 기능이 있는 재료들을 선택하여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되찾을 수 있도록 방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3. 인지제의(因地制宜)

인간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생태환경의 한 구성원이자 환경에 영향을 받는 생태적 동물이다. 또한 그 환경에서 자라는 동식물들을 먹고 마시며 살아가기 때문에 생태환경 즉 토질, 기후 등 제반 요인에 따라서 인체는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사막지방의 사람들과 극지방의 사람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사람살기에 편한 지방의 사람들은 그 외형적 차이는 물론 먹고 마시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비교하면, 동쪽지역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천지의 기가 시작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바닷가에 인접하여 짠 음식(소금)과 생선을 즐겨 먹으므로 종기(옹창:癰瘡)가 잘 생긴다. 반면 서쪽 지역은 모래와 돌이 많은 사막지방으로서 바람이 많고 풍토가 억세어 언덕 위에 살면서 털옷을 입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므로 속병이 많다. 북쪽 지역은 위도가 높고 매우 추운 곳으로 찬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유목 생활을 하면서 동물의 젖을 많이 먹는데 추위에 몸이 상하는 상한병(傷寒病)이 많이 생긴다. 남쪽지역은 양기(陽氣)가 많아서 매우 덥다. 지대가 낮고 땅이 약하며 안개와 이슬이 많으므로 과일과 발효음식을 많이 먹어 몸이 저리는 병이 많이 생긴다. 황하와 양자강 유역의 중원지역은 땅이 평탄하고 습이 많아 초목이 잘 자란다. 따라서 노동을 게을리하여 근육마비 증상이 많다. 대체로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음기에 대항하기 위하여 몸에 양기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위로 인해 양기의 배설이 많은 저지대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 따라서 장수를 위해서는 높은 지대에서 춥게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살아가는 생태환경 특히 기후와 토양의 조건에 따라서 발생하는 질병의 양상도 다르고, 그에 적절한 재료를 이용한 약선의 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약재의 복용 시간과 횟수

이것은 질병의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잘 지켜야 한다. 특히 “황제내경”에 따르면 병이 인체의 어느 부위에 있는가에 따라 약을 먹는 시간이 달라야 하는데, 병이 횡경막(흉격:胸膈) 위쪽에 있을 때는 식사 후에 약을 먹어야 하고, 명치(심복:心腹) 밑에 있을 때는 식사 전에 약을 먼저 먹어야 한다. 또한 병이 팔다리나 혈맥에 있을 때는 아침 빈속에 약을 먹어야 하고, 병이 골수에 있을 때는 밥을 배불리 먹은 다음 밤에 약을 먹어야 한다. 상초(上焦)에 있는 병은 센 불에 묽게 달여 천천히 먹는데 약을 조금씩 자주 먹고, 하초(下焦)에 있는 병은 약한 불(文火)에 진하게 달여 빨리 먹는데 한 번에 많이 먹는다. 대체로 성질이 찬 약은 덥게 하여 먹고, 성질이 더운 약은 차게 하여 먹으며, 중화하는 약은 따뜻하게 하여 먹는다. 특히 달임약은 따뜻하게 하거나 뜨겁게 하여 먹어야 쉽게 내려간다. 차게 먹으면 구역이 나면서 올라온다. 보통 보양약은 식사 전에 복용하여 약물의 기운이 아래(하초:下焦)로 내려가게 하고, 위장을 자극하는 약재는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고, 사하(瀉下)하는 약재는 공복에 복용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안신(安神)하는 약재는 취침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복용하는 횟수도 급성질환인 경우에는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하루에 여러 번 복용할 수 있고, 만성질환으로 알약이나 고제(膏劑)를 복용할 때는 시간을 정하여 1 3회 또는 아침·저녁으로 1회씩 복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재가 지속적인 치료 작용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질환에 따라 예외적인 경우도 있으니 전문의의 지도를 받아서 복용하여야 한다.

<마무리>

대체로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서 얻어진 질병은 그 사람이 살고 있는 백리 안에 치료약도 있다고 보았으며 이것은 오늘날 치선의 방책을 멀리서 찾고, 이상한 요법에만 매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새겨들어야 할 진리라 생각한다. 약을 먹는 사람의 체질과 그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 병의 상태와 부위에 따라서 약을 짓는 방법과 복용하는 방법, 그리고 시간까지도 엄격하게 구분하였던 선조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