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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1-21. 고삼-苦蔘의 특성과 가공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3. 8. 15.

[고삼-苦蔘의 특성과 가공이용법]

Sophora flavescens Solander ex Aiton

위를 튼튼하게 하는 건위작용과 간의 열을 식히는 청열작용을 하며, 대장의 유해세균을 죽이는 살균작용 등 탁월한 효과 때문에 위염, 장염, 세균성 설사 등의 치료에 동의학에서 귀하게 사용되어 오던 고삼의 생육특성과 성분, 약효, 성미 귀경,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1. 고삼의 생육특성

콩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높이 1∼1.2m 정도 자란다.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란다. 물 빠짐이 좋고 토심이 깊은 기름진 양토에서 생육이 잘된다. 재배를 하는 경우에는 종자로 번식을 하며, 심은 뒤 3~4년이 지난 다음에 채취를 한다. 꽃은 연한 황색으로 6∼8월에 원줄기 끝과 가지 끝에 총상화서(모여나기 꽃차례)로 많은 꽃이 달리는데, 신라시대의 고분에서 발견되는 귀고리를 닮아 ‘보물’ 또는 ‘밀향’이라는 꽃말이 붙어있다. 꽃잎은 기판의 끝이 위로 구부러진다.

고삼-꽃
고삼-꽃

약재로 사용하는 뿌리는 긴 원기둥형으로 하부는 갈라져(분지分枝) 있고, 길이 10∼30㎝, 지름 1∼2㎝이다. 뿌리의 표면은 회갈색 또는 황갈색으로 가로주름과 세로로 긴 피공(皮孔)이 있다. 외피는 얇고 파열되어 반대로 말려 있으며 쉽게 떨어지고 떨어진 곳은 황색을 나타내며 넓다. 질은 단단하여 절단하기 어렵고, 단면은 섬유질이다. 뿌리의 형태가 흉하게 구부러져 있어서 ‘도둑놈의 지팡이’라는 별명 외에도 수괴-水槐, 지괴-地槐, 토괴-土槐, 야괴-野槐 등의 이명-異名이 붙어있다.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같은 콩과식물로서 형태가 유사한 황기와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삼의 경우에는 원줄기와 가지가 갈라지는 분기점에 자주색의 뚜렷한 반점이 있다.

고삼과 황기 비교
고삼과 황기 비교

2. 고삼의 채취방법 및 가공

 2-1. 고삼의 채취

현재 농촌진흥청이나 시험연구기관에서 육성하여 보급하고 있는 품종은 없고 자연산을 채취하여 사용하며, 재배를 할 경우에는 자연생 종자를 채취하여 종자로 파종한다. 봄과 가을에 채취하여 이물질을 제거하고, 남아 있는 줄기도 제거한 다음 흙을 깨끗이 씻어 버리고 물에 적셔서 수분이 잘 스미게 한 다음 얇게 잘라서 햇볕에 말리거나 건조기에 말려서 사용한다.

 2-2. 고삼의 가공

고삼은 그 탁월한 효능과 효과에도 불구하고 강한 쓴 맛 때문에 복용에 어려움이 많다. 일반적으로 채취 후 깨끗이 씻어서 노두와 잔뿌리를 제거하고, 절단하여 건조한 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서 쌀뜨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두었다가 이튿날 맑은 물로 여러번 씻어내어 사용하는 방법을 많이 이용한다. 또한 환이나 단제로 만들어 물로 바로 복용하는 복용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3. 고삼의 성분, 약효 및 사용법

 3-1. 성분

뿌리에 알탈로이드-alkaloids 성분인 마트린-matrine과 옥시마트린-oxymatrine, 에너자이린-anagyrine을 함유하고, 트리터피노이드-triterpenoids  성분인 소포라플라비오사이드-sophoraflavioside와 소야사포닌-soyasaponin을 함유하며, 플라보노이드-flavonoids인 큐라놀-kurarnol과 바이오카닌-biochanin을 함유하고, 퀴논-quinones류로서 쿠셴퀴논-kushenquinone을 함유한다. 전초를 만지면 매우 특이하고 역한 냄새가 난다.

 3-2. 약효

뿌리를 캐서 건조한 것을 고삼-苦蔘이라 하여 약용한다.  살충효과가 있어서 옛날에는 재래식 화장실에 넣어 구더기를 없애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3-3. 사용부위

뿌리를 캔 후 주피 즉 겉껍질을 벗긴 뿌리를 주로 약용한다.

4. 고삼의 성미, 귀경, 효능효과 주치-主治

 4-1. 성품과 맛-성미

성품은 차고(寒) 맛은 쓰며 독은 없다. 고삼(苦蔘)이라는 이름은 이 쓴맛과 인삼처럼 효능이 우수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4-2. 작용 부위-귀경

심, 간, 위, 대장, 방광 경락에 작용한다.

 4-3. 효능과 주치

열을 식히는 청열-淸熱, 습사를 제거해주는 제습-除濕, 풍을 제거하는 거풍-祛風, 위를 튼튼하게 하는 건위-健胃 작용이 있고 충(蟲)을 죽이는 살충(殺蟲) 효과가 있다.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이뇨-利尿 효과가 있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인 혈변-血便을 치료하며, 적백 대하(帶下: 여성들의 냉)를 다스린다. 피부소양증(가려움증), 옴 등을 치료하며, 여성들의 외음부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이 약재를 달여서 환부를 세척하면 효과가 좋다.

5. 고삼의 약용법과 주의사항 및 응용

 5-1. 약용법과 용량

말린 것으로 하루에 4∼12g을 사용하는데, 건조한 고삼 5∼10g에 물 600∼700mL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200∼300mL가 되게 달여서 두 번에 나누어 복용하거나, 가루 또는 환을 만들어 복용한다. 맛이 쓰기 때문에 차로 이용하기는 부적합하고 약으로 사용할 경우에도 주로 환(丸)으로 사용하거나 약재를 끓여서 환부를 세척하는 용도로 쓴다.

 5-2. 사용상의 주의사항

성미가 쓰고 차기 때문에 비위가 허하고 찬 경우에는 사용을 삼가고, 여로(黎蘆: 박새)와는 상반(相反: 두 가지 이상의 약재를 함께 사용할 때 약성이 나빠지거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 작용을 하므로 함께 사용하면 안 된다. 또한 식용근거, 식품안전성이나 건전성이 확인되지 않아서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생약재다.

 5-3. 응용

고삼-苦蔘은 이름처럼 매우 쓴 약재이다. 따라서 고삼을 사용할 때는 먼저 찹쌀의 진한 쌀뜨물에 하룻밤 동안 담그고 이튿날 아침 비린내와 수면 위에 뜨는 것이 없어질 때까지 여러 차례 깨끗한 물로 잘 헹구어 잘 말린 다음 얇게 썰어서 사용한다. 이뇨작용이나 항부정맥작용, 항병원체작용 등에 응용한다. 위염, 장염 및 세균성 이질에는 목향-木香, 감초-甘草와 함께 달여서 복용하면 좋다. 또한 기성 한의서에는 '고삼지황산'이니 '고삼황백환' 등의 주 재료로 처방하기도 하며, 민간요법으로 식중독에 걸렸을 때 고삼 5~10g을 식초 300cc에 달여서 몇 차례에 나누어 복용한다. 그리고 신경통이나 류머티즘의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고삼가루를 하루 3회, 1회에 1~5g씩 따뜻한 물로 복용하기도 한다.

6. 마무리

꽃이 신라시대 고분에서 출토되는 금으로 만든 귀고리를 닮았다 해서 보물, 또는 밀양-蜜香이라는 꽃말을 가지는 고삼은 독특한 쓴맛 때문에 복용이 어렵지만, 위를 튼튼하게 하고, 간의 열을 식히며, 대장의 유해 세균을 죽이는 등 귀한 효과 때문에 위염, 장염, 세균성 이질 등에 한방에서 매우 귀하게 사용하는 약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