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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잣(海松子) 특성과 성분 약효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4. 4. 27.

종자를 해송자라고 하여 진액과 혈을 기르고 풍을 몰아내며 폐를 윤활하게 하는 잣은 식용도 하고 약용도 하는 귀한 견과류다. 잣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잣의 기원과 특성

1-1. 잣의 기원

잣은 소나무과의 늘 푸른 큰키나무인 잣나무(Pinus koraiensis siebold & Zucc.)의 종자이다. 수피는 암갈색이고 300〜500년 정도 자란다. 키는 25m가량이고 줄기의 지름은 1m 정도이다. 꽃은 암수 한 그루로서 5월에 피고 수꽃은 5〜6개가 새 가지 밑에 달리고 암꽃은 2〜5개의 자화수가 가지 끝에 달린다. 열매는 이듬해 10월에 익는데 보통 수령 20년 이상 된 것에서 달리며 구과(毬果)로서 국내 솔방울이 달리는 식물 중 가장 크고 긴 달걀 모양 또는 원통상 달걀형이며 길이는 12〜15㎝, 지름은 6〜8㎝이고 실편 끝은 길게 자라서 뒤로 젖혀진다. 종자는 긴 달걀 모양, 일그러진 삼각형 또는 달걀형으로 길이 12〜18㎜, 지름은 12㎜ 정도이다. 잎은 5개씩 뭉쳐나고 3개의 능선이 있으며 길이 7〜12㎝로서 양면에 흰색 기공조선이 5〜6줄 있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소나무의 잎이 2〜3개씩 뭉쳐 나는 것과 대비된다.

잣나무의 심재(心材)가 연한 홍색이므로 홍송(紅松)이라고도 부르지만 공식 식물명은 아니다.

종자를 해송자(海松子)라 하여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재 되어 있고 약용하는데, 식용으로도 귀한 재료다.

경기도 가평군은 한국 최대의 잣나무 숲이 있어 잣의 생산지로 유명하며 휴양지로도 인기가 있고 잣나무 관련 제품들도 많다. 유사종으로는 설악산과 같은 고산지대에 자라는 눈잣나무, 울릉도에 서식하는 섬잣나무가 있으며, 북미에서 1980〜1990년대에 도입되어 가로수와 정원수로 심고 있는 스트로브잣나무 등이 있다.

1-2. 잣나무의 서식환경

한국 고유종으로 전국의 산속 계곡에 자라고 일본, 만주, 등 동북아시아 한반도 부근에 분포하며 한반도 남부지방은 해발 1,000m 이상, 중부지방은 해발 300m 이상에서 잘 자란다. 추위에 잘 견디며 영하 수십 도의 혹독한 환경에도 잘 견디는 강인한 나무다. 중심축을 이루는 줄기가 일자형으로 곧은 편이며, 소나무과 식물이나 로즈마리 등에서 분비하는 알파피넨(α-pinene)이나 베타피넨(β-pinene)과 같은 피톤치드를 내뿜어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잣나무 숲은 삼림욕장으로 인기가 있다.

1-3 잣나무의 번식

종자를 파종하여 묘를 키워 정식을 하는데, 자연스럽게 떨어진 종자를 다람쥐나 청설모 등의 설치동물들이 옮겨 번식되기도 한다.

잣나무 - 수형(한국)
잣나무 - 수형(한국)

2. 잣의 성미, 귀경

잣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다(溫感). 『해약본초(海藥本草)』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매우 따뜻하며 독이 없다’고 되어 있으며, 『옥추약해(玉楸藥解)』에는 ‘맛은 달고 매우며 기는 평하다’고 되어 있다.

잣은 간, 폐, 대장 경락에 작용한다. 『옥추약해(玉楸藥解)』에는 ‘비, 대장, 심, 간 경락으로 작용한다’고 하였으며, 『요약분제(要藥分劑)』에는 ‘폐, 대장 경락에 작용한다.’고 하였다.

3. 잣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잣 종자에는 74%에 달하는 지방유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주요한 것은 올레인산 에스테르, 리놀산 에스테르이다. 또한 팔미틴산, 단백질, 정유 등도 함유한다.

 

참고로 잣의 종류별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잣 종류별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당
에너지
(Kcal)
수분
(%)
단백질
(g)
지질
(g)
당질
(g)
섬유소
(g)
회분
(g)
말린것 665 3.4 14.7 68.2 10.6 1.0 2.1
볶은것 704 0.5 17.6 75.0 3.7 1.0 2.2

 

<표 2> 잣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무기질(mineral)
칼슘
(㎎)

(㎎)

(㎎)
나트륨
(㎎)
칼륨
(㎎)
말린것 18 560 5.8 4 590
볶은것 10 176 5.6 30 427

 

<표 3> 잣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비타민(vitamins)
카로틴
(㎍)
B1
(㎎)
B2
(㎎)
나이아신
(㎎)
C
(㎎)
말린것 0 0.56 0.18 3.6 0
볶은것 0 0.37 0.10 1.1 0

 

말린 잣에 비해서 볶은 잣의 영양성분이 약간 높게 나타났으나 큰 차이는 없고, 수분과 당질, 칼슘, 인, 철, 칼륨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함량은 볶은 잣에서 더 낮다. 따라서 잣은 볶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영양적으로 더 유리하다.

4. 잣의 효능효과와 이용

잣은 진액을 기르는 양진(養津), 폐를 윤활하게 하는 윤폐(潤肺), 장의 활성을 돕고 건조해지는 것을 막으며, 혈을 기르는 양혈(養血), 풍을 제거하는 거풍(祛風)등의 효능이 있다.

5. 잣의 주치와 응용

잣은 폐가 건조해서 오는 마른기침, 대변이 마르는 변비, 풍사로 인하여 결리고 아픈 증상, 심(心)과 폐(肺)의 기능을 강화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탈모에도 좋다. 장을 윤활하게 하고 변을 통하게 하는 윤장통변(潤腸通便), 정기를 상하지 않게 해서 특히 노인의 몸이 허약할 때, 병후 또는 출산 후의 대변비결(大便祕結)에 사용한다.

6. 잣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잣에 해조류와 우유를 함께 먹으면 잣에는 인이 많고 칼슘이 적은 산성식품이기 때문에 해조류나 우유 등 칼슘이 많은 식품과 함께 먹으면 좋다.

잣에 오미자와 산수유를 배합하면 귀울음(耳鳴)에 도움이 된다.

또 자양강장제로 동맥경화나 고혈압을 개선하며, 피로와 정서불안이 심할 때는 오미자와 배합하고, 신장기능이 약할 때는 산수유와 배합하여 사용한다.

잣에 찹쌀과 생지황을 배합하면 지혈작용이 강화되며, 특히 임신 중 하혈에 효과가 있다. 그리고 잣과 바나나를 배합하면 허증으로 생긴 변비에 좋다. 자양강장과 통변작용을 한다.

잣과 밤을 배합하면 만성해수를 치료하며, 태아를 안정시키고 하체가 약한데 좋다. 또 잣과 생강을 함께 사용하면 설사 치료를 돕는다.

7. 잣의 이용과 조리 사례

잣 1/4컵, 쌀 1/2컵, 밤 10개 등이 주재료가 되는 <잣죽>은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기운이 없고, 장이 건조하여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좋다. 잣, 구기자, 금앵자 각 120g, 맥문동 150g을 원료로 하는 <구기맥문동해송차>, 잣 15g, 당귀 10g, 두충 10g 등을 주재료로 하는 <해송귀충차> 등을 들 수 있다.

8. 잣을 먹을 때 주의 사항

잣은 변을 진흙처럼 누는 변당(便糖), 정액이 잘 흘러나가는 활정(滑精), 습담(濕痰)이 있는 사람 등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밖에 대변이 묽은 사람, 묽은 가래가 있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잣의 저장 중의 산패(酸敗)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불투명한 용기에 넣어 건조하고 시원하게 보관해야 한다.

9. 마무리

송무백열(松茂栢悅)이란 말이 있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의미로서, 친구가 잘됨을 기뻐하는 것을 뜻한다.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경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