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 제대로 이용하기

살아있는 화석식물의 하나로 병해충의 피해를 전혀 입지 않는 은행은 혈액순환개선 및 빈뇨나 오줌싸개 아이들에게도 좋은 약재다. 은행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은행의 기원과 특성

1-1. 은행의 기원

은행은 은행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생의 낙엽 활엽성 교목인 은행나무(Ginkgo biloba L.)의 종자를 백과(白果)라 하고, 잎을 은행엽(銀杏葉)이라 하여 식용 또는 약용한다. 백과는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재 되어있고, 은행엽은 『대한민국약전』에 수재 되어 있다. 노란색 열매의 모양이 살구와 비슷하여 ‘은빛 살구’라는 뜻으로 은행(銀杏)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30년은 지나야 열매를 맺기 시작하기 때문에 '손자를 위하여 심는나무'라는 뜻에서 ‘공손수(公孫樹)’라는 별칭이 붙었다.

잎은 오래된 가지에서는 홀로 나고 짧은 가지에서는 여러 개가 무더기로 나는데 길이 5〜10㎝ 정도의 부채모양이고 가운데가 갈라지는 것이 많다. 암수 딴그루로서 풍매화(風媒花)인데, 암그루에는 2개의 배주가 2㎝의 자루에 나란히 붙고, 수그루에는 길이 3〜4㎝ 정도의 자루에 포자수가 달린다. 5월에 수분(受粉)이 이루어져 열매는 10월에 황색으로 익는데 악취가 난다.

종자의 길이는 1.5〜2㎝ 정도이며 종자의 바깥쪽은 육질층으로 연하며 악취가 나고, 그 안에 딱딱한 껍질이 있어 내부의 배젖을 보호한다. 육질층에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이 있다.

1-2. 은행의 재배환경

중국 원산으로 고원지대를 제외 한 온대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한반도 북부 및 해발고도 500미터 이상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정원수나 공원용수, 가로수로 즐겨 심으며, 곧게 자라는 줄기와 위쪽으로 비스듬하게 자라는 가지, 가을에는 노랗게 물드는 잎과 열매를 감상하는 것은 물론 잎과 열매의 기능성 때문에 식용 및 약용하며, 특히 잎은 혈액순환 개선제의 개발 원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신생대 에오세 시대에 번성하였던 식물로 약 2억 7천만 년 전의 화석으로 발견된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용문사의 수령 1,100년〜1,500년 된 것으로, 높이 42미터, 줄기 아랫부분의 둘레가 15미터에 달하고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되었다.

그 밖에도 서울시 종로구 성균관 문묘의 천연기념물 59호, 충북 괴산군 읍내리의 천연기념물 165호,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의 167호, 안동시의 175호, 충북 영동군 영국사의 223호, 충남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의 320호 등이 유명하다.

1-3 은행나무의 번식

은행나무 열매는 무거워 널리 퍼지지 못하고, 악취로 인하여 동물에 의한 이동도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은행나무는 사람이 종자를 파종하여 실생묘를 심은 것들이다.

 

은행나무 - 결실기(윤봉길의사 생가)

2. 은행의 성미, 귀경

은행의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달고 쓰며 떫다(甘苦澁). 독이 있다. 『음선정요(飮膳精要)』에는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고 하였고, 『전남본초(滇南本草)』에는 ‘맛은 달고 쓰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다. 익혀서 복용하면 조금 쓰고 약간 달며 성질은 따뜻하고 약간 독이 있다’고 하였다.

은행은 폐, 신 경락으로 작용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폐 경락으로 작용한다’고 하였고, 『본초재신(本草再新)』에는 ‘심, 폐, 신 경락으로 작용한다’하였다.

3. 은행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은행의 일반적 조성은 탄수화물(36%), 단백질(6.4%), 지방(2.4%), 칼슘(10㎎), 인(218㎎), 철(1㎎) 등이 들어 있고 마그네슘, 아연, 구리 등을 함유하며, 카로틴, 비타민 B2, 여러 가지 아미노산 등을 가지고 있어 인체에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시안배당체가 함유되어 있고 특히 외피에는 징겔릭산(ginkgelic acid), 하이드로징코릭산(hydroginkgolic acid), 하이드로징코리닉산(hydroginkgolinic acid) 등의 유독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은행의 종류별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은행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 (농진청)

구분	가식부 100g 당
	에너지 (Kcal)	수분 (%)	단백질 (g)	지질 (g)	당질 (g)	섬유소 (g)	회분 (g)
생은행	183	54.2	5.4	1.7	36.8	0.6	1.3
삶은은행	170	57.0	5.4	1.0	35.2	0.2	1.2

 

<표 2> 은행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농진청)

구분	무기질(minerals)
	칼슘 (mg)	인 (mg)	철 (mg)	나트륨 (mg)	칼륨 (mg)
생은행	5	156	1.1	7	578
삶은은행	8	106	1.3	26	470

 

<표 3> 은행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농진청)

구분	비타민(vitamins)
	β카로틴 (㎍)	B1 (mg)	B2 (mg)	나이아신 (mg)	C (mg)
생은행	92	0.40	0.04	1.6	14
삶은은행	72	0.19	0.05	0.9	0

 

삶은 은행에 비해서 생은행의 영양성분이 약간 높게 나타났으나 큰 차이는 없고, 수분과 칼슘, 철, 나트륨 함량은 삶은 은행에서 더 높다. 

4. 은행의 효능효과와 이용

은행은 폐기(肺氣)를 수렴하고 천식을 멈추며 기침을 멎게 하고, 비(脾)를 튼튼하게 하여 설사를 멎게 하며, 여성들의 대하를 그치게 하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을 그치게 하는 효능이 있다.

5. 은행의 주치와 응용

은행은 신장 기능이 튼튼하지 못하여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 야뇨증으로 잠결에 오줌을 누는 사람에게 좋다(腎氣不固, 小便頻數, 遺尿). 그 밖에도 효천담수, 백대, 백탁, 유정,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頻尿), 무명종독, 선창, 적백대하, 폐결핵, 몽유, 소아복사, 만성 기관지염, 부녀자 중 백대가 많은 자가 자주 먹으면 예방 치료 작용, 포도상구균, 연구균, 탄저간균, 고초간균, 대장간균, 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6. 은행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은행에 참기름과 대추, 꿀 등을 함께 배합하여 먹으면 신의 기운을 돕고 기침과 천식에 좋다. 가시연꽃씨 즉 검인(芡仁)을 배합하여 쓰면 대하증에 좋다. 마를 배합하면 소변이 잦거나 소변실금, 야뇨 등에 좋다. 또 구기자를 배합하면 지나친 방사로 오후에 미열이 오르고 뺨이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갈증과 마른기침이 있을 때 좋다. 또 은행에 호두와 대추를 배합하면 기침과 천식에 좋다. 쑥을 배합하면 가래를 삭이고 천식을 가라앉힌다. 은행의 독(毒)으로 피부염을 일으켰을 때는 게 삶은 물로 씻으면 효과가 있다. 돼지기름을 배합하면 성감을 높이고, 소변이 잦거나 대하증이 있을 때 효과가 있다.

7. 은행의 이용과 조리 사례

은행 10알, 꿀 조금, 꼬치 등이 원료가 되는 <은행 구이>, 은행 10g, 꿀 적당량을 주원료로 하는 <은행볶음>, 은행, 연자육, 산수유, 산약 각 10g 등을 원료로 하는 <은행연자탕>, 오골계 1마리, 찹쌀 15g, 은행 15g, 연자육 15g 등을 원료로 하는 <백과오골계탕> 등을 들 수 있다.

8. 은행을 먹을 때 주의 사항

은행은 설사가 있는 사람은 복용을 피한다. 많이 먹으면 옹종(擁腫)이 생기기 쉽고 풍을 일으킬 수 있다. 은행 종자에는 청산을 함유하고 있어 청산의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은행은 오줌이 나가는 통로(요로)를 조이는 효과가 있어서 밤에 자다가 오줌을 누는 야뇨증이나, 노인성 요실금 등에 응용하는 데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하며 하루에 다섯 알 이상 먹지 않도록 주의하며, 술안주 특히 맥주 안주로는 함께 먹지 않도록 하고, 장어와는 절대 함께 먹지 않도록 한다.

열매를 천식과 기침을 다스리는 약재로 쓰며, 1965년 독일에서는 은행나무 추출액을 상업화하는 데 성공하였는데 징코플라본 글리코사이드는 혈액순환 개선제로 쓰인다. 그러나 열매에는 MPN(4-methoxypyridoxine)이라는 유독성분이 들어 있는데 가열을 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일부 민간에서 종자를 둘러싸고 있는 악취가 나는 육질을 착즙한 다음 발효액이라 하여 천식의 특효약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있는데, 독성과 부작용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극히 주의를 요한다.

9. 마무리

조상들이 귀하게 여겨 유교식 제사상이나 차례상에도 올렸던 은행은 소변이 나가는 통로를 조여주는 효과가 있어, 오줌을 자주 보는 사람이나 어린이의 야뇨증에는 매우 좋은 약이지만, 술안주로 먹으면 안 되고, 청산 독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반드시 잘 익혀서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