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乾栗 - 제대로 이용하기

이유식을 손수 만들어 먹여야 했던 옛날, 어머니들은 쌀가루에 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으면서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밤이었다. 영양적으로 완벽하다고 하는 밤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밤의 기원과 특성

1-1. 밤의 기원

밤은 참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생의 낙엽활엽성 큰 키나무 밤나무(Castanea crensta Siebold. &t Zucc.)의 열매(율)를 말한다. 키는 20미터에 달하고, 줄기는 곧게 자라서 원추형의 나무 모양을 이루고 나무껍질은 회백색으로 평평하고 매끄러우며 꽃은 5월에 핀다.

중국 원산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 북아프리카 등에 걸쳐 분포한다. 중국의 경우 만주의 남부로부터 화북 및 화중지방에 분포하며 한국에는 거의 전역에 분포한다. 경남 하동, 함양, 산청과 전남 광양, 보성, 구례 및 전북 남원, 장수 등지에서 집단적으로 재배되었으며, 지금은 충남 공주가 대표적인 밤의 주산지이다.

1958년경부터 밤나무혹벌의 피해로 재래종 밤이 거의 전멸하다시피 하였고, 그 후 내충성 품종이 육성 보급되어 재배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건율(乾栗)이라고 수재하고 있다.

밤나무는 주로 타가수분(他家受紛)을 위주로 하므로 주 품종에 대하여 수분수를 20∼30％ 정도로 혼식하여야 한다. 또한 밤나무는 자웅동주(雌雄同株)로 한 그루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발육하는데 이 중 최상부 한 두 가지의 기부에 1〜3개의 암꽃이 착생한다. 그런데 이때 이 주두에 해충이 산란을 하기 때문에 결실기에는 이미 밤 속에 충란이 들어있어서 저장 중 부화를 하여 피해를 입히므로 개화기에 방제를 하는 것이 유용하다.

밤나무 - 결실기(한국)

1-2. 밤나무의 재배환경

밤나무 품종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연평균 10∼14℃가 적합하고, 나무가 어릴 때는 영하 15∼16℃에서 동해(凍害)를 받으나 성목이 되면 영하 20℃까지도 견딘다. 토질은 배수가 잘되고 유기질이 많으며 표토가 깊을수록 좋고, 산도는 pH5∼6 정도면 적합하다. 심는 시기는 가을에 심어도 좋으나 동상해(凍霜害)가 우려되므로 봄에 심는 것이 안전하다.

1-3 밤나무의 번식

밤나무는 주로 접목번식법을 이용하는데 절접(切接), 박접(剝接), 유대접(幼擡接) 등의 방법을 많이 이용한다. 접목시기는 4월 중순경이 적기이다.

 

<밤의 사진>

2. 밤의 성미, 귀경

밤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고 짜다(溫, 甘, 鹹). 밤은 비, 위, 신 경락에 작용한다(脾, 胃, 腎經).

3. 밤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밤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비타민이 풍부하고 칼슘, 철, 칼륨, 마그네슘, 인, 구리 등의 영양소가 들어 있어 몸이 약한 사람들에게 좋은 영양원이 된다. 단위 그램당의 함유량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영양소들을 함유하고 있어 매우 중요한 식품이다. 걸음이 느린 아이에게 껍질 벗긴 밤을 두충과 함께 달여 먹이면 다리에 힘이 생긴다.

밤의 과당에는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성분이 있어 장기간 복용 시 소화력이 증진된다. 밤은 쌀에 비해 비타민 B1이 4배 이상 함유되어 있어 피부를 윤기 있게 가꿔주고 노화를 예방해 준다.

밤 종류별로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밤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당
	에너지 (Kcal)	수분 (%)	단백질 (g)	지질 (g)	당질 (g)	섬유소 (g)	회분 (g)
생밤(생율)	162	57.8	3.2	0.6	35.8	1.3	1.3
말린밤(건율)	367	8.4	6.7	4.1	76.1	2.5	2.2

 

<표 2> 밤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무기질(minerals)
	칼슘 (mg)	인 (mg)	철 (mg)	나트륨 (mg)	칼륨 (mg)
생밤(생율)	28	68	1.6	2	573
말린밤(건율)	52	162	3.3	7	1,281

 

<표 3> 밤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비타민(vitamins)
	β카로틴 (㎍)	B1 (mg)	B2 (mg)	나이아신 (mg)	C (mg)
생밤(생율)	45	0.25	0.08	1.0	12
말린밤(건율)	-	0.32	0.38	1.2	-

 

생밤에 비해서 말린 밤의 경우 대부분의 에너지 함량은 높아지며, 무기질의 함량도 말린 밤에서 높아졌으나 비타민의 경우는 오히려 줄어들거나 비슷하다.

4. 밤의 효능효과와 이용

밤은 신기능을 보하고 근력을 강화하는 보신강근(補腎强筋), 위의 기운을 돕고 비기를 튼튼하게 하는 양위건비(養胃健脾), 떫은맛이 있어서 설사를 멎게 하는 삽수지사(收澁止瀉)의 효능이 있다. 혈행을 원활하게 하고 출혈을 멈추게 하는 활혈지혈(活血止血), 기침을 멈추게 하고 담을 삭이는 지해화담(止咳化痰)의 효능이 있다. 병을 앓고 난 후의 회복기, 또는 몸이 허하고 식욕부진인 경우, 아이가 차멀미를 심하게 하면 장거리 여행 시 생밤을 준비하면 좋다.

5. 밤의 주치와 응용

신장이 허약한 신기허휴(腎氣虧虛)로 인하여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요슬무력(腰膝無力)과, 비와 위의 기능이 허약한 비위허약(脾胃虛弱), 비와 신의 양기가 모두 부족한 비신양허(脾腎兩虛), 비장 기능이 쇠약하여 대변이 묽고 설사하는 변당설사(便糖泄瀉)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또한 음식을 올리고 토하는 반위구토(反胃嘔吐) 증상과, 근골의 절상종통, 나력, 토혈, 뉵혈, 빈혈, 소아 각약무력(脚弱無力), 기관지염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배가 차고 설사를 하며, 소화불량으로 헛배가 부른 내한복사, 복창 등이 있는 어린이에게는 밤 30g, 대추 30g, 산약 60g, 생강 6g, 멥쌀 100g에 물을 붓고 묽은 죽을 끓여 흑설탕으로 간을 하여 먹으면 좋다.

6. 밤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밤과 율무를 가루 내어 섞어 팩을 하면 피부미용에 효과적이다. 쇠고기와의 배합도 좋은데 쇠고기의 풍부한 단백질과, 밤의 다양한 미량 요소들이 합쳐지면 매우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 은행과 배합하면 거담진해(祛痰鎭咳) 작용이 뚜렷해지고, 기력이 증진된다. 그러나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시면 안 된다.

더덕과 배합하면 고질적인 만성 설사에 효과적이며, 돼지콩팥과 함께 먹으면 허리와 다리가 무력했을 때 좋은 효과를 본다. 그러나 밤과 인삼은 상극으로 작용하는 사포닌이 있어서 조합이 맞지 않다.

7. 밤의 이용과 조리 사례

밤 15알, 우유 2컵, 꿀 1큰술, 소금 약간을 주원료로 하는 <밤 우유탕>, 팥앙금, 한천가루, 물, 설탕, 밤 통조림, 물엿 등을 주원료로 하는 <밤 양갱> 등이 있다. 그 밖에도 간식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군밤, 통조림, 과자 등의 원료로 쓰인다.

8. 밤을 먹을 때 주의 사항

밤은 비허(脾虛)로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습열(濕熱)이 심한 사람은 모두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감기가 아직 낫지 않았거나, 뱃속이 그득하고 결리는 비만감적, 학질(瘧疾), 나력(瘰癧:연주창), 산후, 소아, 환자는 모두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생식하면 소화가 잘 안 되고, 삶은 것을 많이 먹으면 체할 수 있다.

9. 마무리

밤은 신기능을 보하고 근력을 강화하며,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는 기능이 있다. 특히 인체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대부분 갖추고 있는 완벽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퀘르세틴(quercetin) 함량이 많아 항산화, 항노화,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몸이 허하고 식욕부진인 경우, 아이가 차멀미를 심하게 하면 장거리 여행 시 생밤을 준비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