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약재의 건조 기술]
건조 및 저장 시설이 여의치 않았던 옛날에는 대부분의 약재들을 자연건조를 하였고, 이에 따른 인력과 노력이 많이 들었다. 그에 따른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서 일반인들이 생약재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생약재의 이용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건조의 목적과 방법, 그리고 각각의 세부적인 기술을 알아본다.
1. 생약재 건조의 개요
생산된 생약재는 생약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분을 제거하여 장기간의 보존과 변질을 방지하고, 효능․효과를 증진하며, 사용을 유리하게 하기 위하여 건조과정을 거쳐야 한다. 건조 또한 이용하고자 하는 생약재가 함유하고 있는 유효 성분의 소실이나 변화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 온도, 시간, 조건 등에 주의해야 하는데 특별한 조건이 없는 경우 채취 후 가능한 단시간에 말리는 것이 좋다. 8월 이전에 채취한 것은 양건 또는 화건(火乾)을 하며, 10월 이후에 채취한 것은 음건(陰乾)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자연건조와 인공건조
일반적으로 생약재를 건조하는 방법은 크게 자연건조와 일반건조로 나눌 수 있다. 자연건조는 태양볕을 이용한 양건과 그늘에서 말리는 음건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인공건조는 인위적으로 화력을 이용하여 말리는 방법을 말한다. 오늘날처럼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열풍식 화력 건조기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목재나 연탄 화덕을 이용한 건조방법 등을 이용하였다. 중요한 점은 자연건조에 비하여 인공건조는 건조시설에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건조에 소요되는 인건비를 감안하면 오히려 경제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2.1. 자연건조
2.1.1. 음건(陰乾)
통풍이 잘 되는 실내나 천막에서 수분을 자연증발시키는 방법이다. 기상상태에 따라서 실내에 기둥을 세우거나 선풍기 또는 환풍기 등을 설치하여 건조효과를 높일 수 도 있다. 음건(陰乾)을 하는 것은 곽향(藿香), 국화(菊花), 계피(桂皮), 박하(薄荷), 천궁(川芎), 형개(荊芥), 홍화(紅花), 점박이흰나리 등과 같이 주로 휘발성 향기성분이 많은 것으로서 양건(陽乾)을 하면 수분과 함께 유효성분까지 휘발될 우려가 있는 것들은 그늘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2.1.2. 양건(陽乾)
햇빛과 공기를 이용하여 건조하는 방법이다. 양건을 하면 약재 본래의 색을 유지하고, 정유성분을 함유하지 않는 약재에 적용되는데, 양건을 하는 것은 주로 사프란, 홍화 처럼 흐린 날씨가 2~3일 계속되면 색깔이 변해 품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것들로서 적어도 맑은 날이 2~3일 이상 계속되는 시기를 골라 채취하는 것이 좋다.
2.2. 인공건조
2.2.1. 화건(火乾)
열을 이용한 건조법으로서 인공적으로 가열을 하여 건조한다.. 황련(黃連), 패모(貝母), 백출(白朮), 지황(地黃) 등 다수의 약재들을 인건비 절감 등의 경제적 여건을 감안하여 화건을 하는 경향이다.
3. 건조의 조건
약재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지만, 건조의 정도는 손으로 꺾어 보아서 똑 부러질 정도로 충분히 말려야 한다. 대생약전에는 생약재로 사용되는 생약재들의 수분함량을 대체로 14%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4. 건조 중에 주의할 사항
위와 같이 약재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뿌리와 지하경을 건조할 때는 흙을 제거하고 수염뿌리를 제거한다. 특히 백작약(白芍藥), 길경(桔梗), 사삼(沙蔘) 등은 관행적으로 껍질을 벗기기도 하는데, 상당수의 생약재에서는 벗겨내는 이 껍질 부위에 많은 양의 유효 성분이 확인되고 있으며 껍질을 벗기는데 따르는 경비와 노력 또한 상당하기 때문에 이점을 충분히 검토를 해 보아야 한다. 또한 수분이 많은 약재는 뜨거운 물에 잠깐 담갔다가 그늘에서 말린다. 이렇게 함으로 해서 세포내의 단백질을 응고시키고 전분을 녹게 하여 수분증발을 촉진시키며 약재의 투명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것은 옥죽(玉竹), 천마(天麻), 하수오(何首烏), 황정(黃精) 등에 응용하는 방법으로서 깨끗이 씻은 후 한차례 끓여서 다시 햇볕에 말린다. 약재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므로 온도와 시간을 잘 파악해야 한다. 뿌리가 단단하고 큰 대황(大黃), 갈근(葛根) 등은 톱으로 얇게 잘라서 건조시킨다. 잎, 꽃 및 전초는 20~40℃에 두었다가 그늘에서 말린다. 그리고 휘발성 정유물질이 함유된 약재는 20~30℃를 초과하면 좋지 않고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5. 절단(切斷) 생약(韓藥)의 건조(乾燥)
약재는 절단하여 건조를 해야 한다. 그것은 약효를 보존하고, 저장을 편리하게 하며, 저장 중에 약재의 변질을 방지하여 약재의 양(量)과 질(質)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생약의 건조방법은 크게 자연건조(自然乾燥)와 인공건조(人工乾燥)로 나눌 수 있다.
5.1 생약재의 자연건조(自然乾燥)
햇볕에 말리는 양건(陽乾) 법과(陽乾) 통풍이 잘 되고 그늘진 곳에서 말리는 음건(陰乾) 법의(陰乾)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연건조는 특수한 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비교적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으며, 약재가 비위생적인 단점이 있다. 특히 건조하는 동안 관리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상승한 현대에는 오히려 자연건조가 경제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약재는 양건(陽乾)을 하지만, 기미(氣味)와 방향(芳香)성 및 휘발성(揮發性)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약재나, 광택(光澤)과 색(色)이 선명하여 햇볕을 받으면 변색이 되고 지방이 유출되는 약재의 경우에는 음건(陰乾)을 해야 한다. 약재의 건조는 전통적으로 형(形), 색(色), 기(氣), 미(味)를 완전하게 유지해야 치료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여겨왔다.
5.1.1. 점성(粘性)이 많은 약재의 건조(乾燥)
점성(粘性)의 당(糖)을 함유하고 있는 천문동(天門冬)이나 옥죽(玉竹)과 같은 약재는 약한 불에 말리면 즙액이 외부로 계속 흘러서 감량(減量)이 많아지므로 센불로 말려서 외피(外皮)를 신속하게 굳혀야 내부의 즙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또한 건조시 색(色)은 시간에 따라서 변화되는데 장시간 건조하면 황변(黃變)하고 즙(汁)이 소실되어 질(質)과 양(量)에 영향을 미치므로 보통 90% 정도로 건조한다. 건조의 정도는 손으로 만졌을 때 뜨거우면서 손에 끈적거림이 없으면 된다. 불로 건조하기 전에는 햇볕에 펼쳐서 곰팡이를 방지하며 센 불로 작업할 때에는 잘 뒤집어서 말라비틀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5.1.2. 방향성(芳香性) 약재의 건조(乾燥)
향기(香氣)와 품질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향기의 보존이 매우 중요한 형개(荊芥), 박하(薄荷), 향유(香薷), 목향(木香)과 같은 방향성 약재는 향기가 강할수록 품질이 좋은데, 향기를 보존하기 위해서 약재를 절단한 후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얇게 펴서 건조한다. 특히 약한 햇볕은 상관 없지만 강한 햇볕에서는 향기가 휘발되고 색이 검게 변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우기(雨期)에는 곰팡이가 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건조기를 이용하는데, 건조 온도가 높으면 향이 휘발되고 색이 변하여 약재의 효과가 감소한다.
5.1.3. 분성(粉性) 약재의 건조(乾燥)
전분(澱粉)을 많이 함유하는 산약(山藥), 절패모(浙貝母)와 같은 약재는 쉽게 변질되어 품질을 상하게 되므로 절단 건조할 때 반드시 얇게 펴서 햇볕을 쬐어야 한다. 바삭거리고 쉽게 부서지기 쉬우므로 가볍게 뒤집어 파손을 방지하며 기계 건조 시에는 화력이 너무 세면 약재의 표면이 황변(黃變)하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5.1.4. 기름(油質)성분을 함유한 약재의 건조(乾燥)
당귀(當歸), 우슬(牛膝), 천궁(川芎)과 같은 유질류(油質類) 약재는 화력으로 건조하면 유질(流質)이 표면으로 유출되어 황변하고, 화력이 강할 경우에는 많은 기름이 유출되고 말라서 품질과 양(量)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양건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양건이 어려운 여건이어서 기계건조를 하는 경우에는 건조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하여 색택과 품질을 확보하여야 한다.
5.1.5 색택(色澤)을 중요시하는 약재의 건조(乾燥)
길경(桔梗), 절패모(浙貝母), 택사(澤瀉), 황기(黃芪)와 같은 색(色)과 광택(光澤)이 있는 약재는 색택(色澤)이 아주 중요한데 수분이 많아야 쉽게 건조할 수 있다. 길경, 절패모 같은 백색(白色)약재는 양건(陽乾)을 해야 좋고, 황기, 택사 같은 황색(黃色)약재는 양건하면 변색되므로 약한 불에서 건조를 해야 황색을 유지할 수 있고 향기를 증가시킬 수 있다.
5.2. 생약의 인공건조(人工乾燥)
건조시설을 이용하여 생약재의 절편을 말리는 것을 인공건조라 한다. 여러 가지 여건에 의하여 자연건조가 어렵고,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우기(雨期) 또는 보조 시설이 필요한 제반 여건하에서 실시하는데, 인공건조를 하면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연건조보다 위생적이며, 건조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최근 다양한 건조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건조능률과 효과를 높일 수 있어서 점차 확대 추세에 있다.
생약재를 인공건조할 때는 약재의 성질에 따라서 온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보통은 60℃를 넘지 않는 것이 좋고, 방향성 약재의 경우에는 40℃이하가 적당하다. 또한 건조한 생약재는 남은 열로 인하여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충분히 식힌 후 밀폐용기에 담아 공기가 잘 통하는 저장고에 저장해야 한다.
5.2.1. 열풍식(熱風式) 건조기(乾燥機) 건조
구조가 간단하고 장치가 쉬우며 대량생산에 적합하여 생산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다. 연료를 연소시켜 더운 공기를 생산하고 이를 대류(對流)시켜 온도를 균일하게 조절하여 건조하는 방법으로서 보통 생약재 절편을 건조할 때는 60℃ 이하로 조절하면서 약물의 재질과 성질에 따라서 조절하도록 한다.
5.2.2. 원적외선 복사를 이용한 건조
1970년대에 발전하기 시작한 기술로서 빠른 건조속도, 약재의 품질 향상, 멸균 및 殺蟲(殺卵)작용, 에너지 절약, 저렴한 시설비 외에도 절단 생약재의 탈수, 건조, 소독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다. 생약분말과 방향성 약재의 건조멸균에도 사용할 수 있고, 휘발성 정유의 보존에도 좋다. 건조 원리는 전기가 원적외선(I. R.)으로 전환되어 건조될 약재 자체에 흡수된 후 공진(共振)이 생기면 분자, 원자의 진동(振動)을 흡수하게 되어 약재 자체에서 열 변화가 일어나 대량의 수분이 기화하여 확산되면서 무균의 건조상태에 이르게 된다.
5.2.3. 극초단파(極超短波)를 이용한 건조
극초단파가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습한 물질을 건조하는 방법으로서 건조속도가 빨라 시간이 절약되고, 열이 균일하게 전도되어 열 효율이 높아 고품질의 약재를 얻을 수 있으며, 연료사용에 의한 방법에서 생기는 폐기물 등으로 인한 오염이 없고, 미생물과 곰팡이에 대한 살균 소독 작용이 있다. 또한 극초단파는 약재의 깊숙한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건조시간이 짧아(공기 가열시 보다 1/10~1/100) 약재에 포함된 휘발성 물질과 방향성 성분의 손실이 비교적 적다. 물은 극초단파를 강하게 흡수할 수 있어서 수분함량이 증가할수록 멸균효과가 높아진다. 원약재(原藥材), 포제품(炮製品), 중성약의 수환(水丸), 농축환(濃縮丸), 산제(散劑), 세립(細粒) 등의 건조와 멸균(滅菌)에 적용할 수 있다.
5.2.4. 태양에너지 집열기(集熱器)를 이용한 건조
거대하고 깨끗한 저밀도 에너지원으로서 저온건조에 사용하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것이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오염 감소, 건조 후의 약재품질이 양호하고, 건조 중에 흙먼지나 곤충에 의한 균의 오염 등을 막을 수 있고, 외관상의 품질도 양호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6. 마무리
경제 성장과 건강지향적 삶의 질 향상에 따라 생약재의 수요가 증가하고, 과거 야생에서 채취에 의존하던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갈 수 없어 재배가 불가피 한 현실이다. 이에 따라 대량생산에 따른 건조와 저장이 필수요건이 되었다. 이에 적절한 건조 방법과 기술은 생약재 생산과정에서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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