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채취-採取의 적기-適期]
약초는 채취하는 시기에 따라서 약효 성분의 함량이 차이가 나고, 사용하는 부위에 따라서 채취하는 시기를 잘 지켜야 우리가 목표로 하는 약초의 효능과 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약초의 종류에 따라서 사용하는 부위별로 채취시기를 정리한다.
1. 약초 채취(採取)의 중요성
생약이나 민간약물은 그 채취시기를 정확하게 지켜야만 유효성분의 함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광물성 약재의 경우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동물이나 식물의 경우에는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인삼은 가을에 채취해야만 유효성분의 함량이 높고 봄에 채취하면 그 효능이 반감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식물성 약재의 경우 싹이 트고 꽃이 피는 시기에는 약효 성분이 모두 꽃이나 싹으로 집중 전달 되므로 꽃이나 싹을 약으로 쓰는 경우가 아니면 이 시기에는 약재를 채취하지 않는다. 특히 뿌리나 뿌리줄기를 약으로 쓰는 뿌리약초나 뿌리줄기약초의 경우에는 늦가을 대부분의 식물 들이 잎과 줄기가 말라서 더 이상 영양소의 합성작용을 할 수 없고 저장기관인 뿌리로 영양물질이 모두 이동한 후에 채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나무껍질을 쓰는 것은 한여름에 물기가 많고 잘 벗겨지면서 약효가 많은 시기를 선택하며, 꽃을 쓰는 것은 꽃피기 시작하는 개화시(開花時)부터 활짝 피어나는 만개기까지 종류별로 시기를 맞춰 채취하는데 이것은 꽃봉오리가 다 열린 후에는 그 기미가 많이 소모되어 약효가 떨어지는 것도 있고(신이), 만개한 꽃에 약효가 많은 것(감국)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약재의 채취에 적합한 시기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약재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고, 같은 약재라 할지라도 그 용도에 따라서 채취 시기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통적인 채취 적기는, 첫째. 채취 부위의 유효성분이 가장 많을 때(대체로 뿌리약재를 기준으로 한다면 영양 대사 활동이 끝난 늦가을부터 활동이 시작되기 전의 이른 봄까지다), 둘째. 채취가 용이한 때(수피 또는 잎이나 줄기 등의 경우로서 채집의 편의성과 함께 노동력의 안배 또한 중요하다), 셋째. 채취한 약재의 건조가 용이한 때(약재의 채취 후에 변질과 부패 등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2. 채취시기에 따른 약효성분의 함량 변화
1) 인삼 : 봄에 채취한 인삼보다 가을에 채취한 인삼에서 사포닌 함량은 배 이상을 나타냈고 정유 성분도 크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내부 조직의 치밀도가 봄(5월)에 채취한 것은 성글게 보이는데 가을에 채취한 것은 치밀하고 탄력이 더 컸다. 임상 활용에서도 가을에 채취한 것이 혈당강하(血糖降下), 강심(强心), 항피로(抗疲勞), 저항력(抵抗力) 증대(增大) 등의 효능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2) 현초 : 봄이나 여름에 채취한 것은 가을-9월에 채취한 것에 비하여 탄닌 성분의 함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또한 이 약에서 잎을 쓰는 것은 잎의 약효성분이 줄기나 뿌리, 꽃 등의 다른 부위에 비하여 월등하게 높기 때문이다.
3) 은방울꽃(영란) : 은방울꽃은 꽃이 피는 시기인 5월에 콘바라톡신(강심배당체)의 함량이 잎에서 가장 많이 추출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크게 떨어진다.
4) 자주쓴풀(당약) : 용담과에 속하는 이 식물은 9월에 꽃이 피는데 이 시기에 채취한 것이 고미건위 성분인 스벨티아마린의 함량이 가장 많아서 소화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5) 약모밀(어성초;중약) : 생선 비린내가 나는 특이한 식물로 향기는 주로 데카노일아세트알데하이드인데 강력한 살균작용이 있어서 염증성 질환에 널리 이용된다. 꽃이 피는 시기인 여름에 채취해야 약효가 잘 나타날 수 있다.
6) 국화 : 온실에서 화아분화를 조절하여 사계절 꽃을 볼 수 있게 된 국화는 관상용으로서 향기도, 약효도 크게 떨어진다. 약재로 사용하고자 하는 국화는 반드시 꽃봉오리가 맺혀있는 가을에 채취해야만 방향성도 많고 혈압강하작용도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구절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7) 산사(山楂) : 가을에 열매를 따서 사용하는데 열매가 갖는 고유의 신맛은 여름에는 찾아볼 수 없고 열매가 붉게 익은 후라야 여러 종류의 신맛과 당류가 축적되기 때문에 가을에 채취해야 한다.
8) 황백(黃柏) : 황경피나무의 껍질을 황백이라 하는데 여기에 들어있는 베르베린 성분은 여름에 채취한 것에서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여름에 수분이 많을 때 채취하기도 쉽다.
9) 두충나무(杜沖) : 두충나무에 들어있는 구타벨차 성분(복통과 소화불량 유발)은 약효를 나타내는 성분이 아니므로 태워서 없애야 하는데, 이 약은 여름에 벗겨서 태양에 건조해야 하며, 잎도 여름에 성장이 다 이루어진 것을 채취해서 약용한다.
10) 소태나무 : 이 약속에 들어있는 니가카논과 메틸니가키논은 쓴맛을 내지 않으나 쓴맛을 내는 것은 니가키탈톤 B와 C 때문이다. 이들 성분은 위장 내에 들어가서 식욕촉진, 건위 작용과 염증을 제거시키므로 임상에서 널리 쓰인다. 이 성분의 함량이 수피(樹皮) 속에 가장 많은 시기가 여름으로서 이 시기가 채취적기다.
3. 계절에 따른 채취시기
1) 봄 채취(2~3월) : 뿌리약초의 경우 이른 봄 진액이 불어 처음 싹트면서 꽃이나 잎의 순까지는 올라가지 아니하여 뿌리의 힘이 충분한(淳濃한) 시기 즉 식물의 대사활동이 시작되기 전의 시기가 좋다. 꽃망울의 경우 꽃망울이 아직 터지지 않은 미개화 상태의 것을 채취한다.
2) 가을채취(10~11월) : 뿌리약초의 경우 지엽(枝葉)이 마르고 진액(津液)이 아래(영양분의 저장기관을 의미)로 내려간 뒤에 채취하는 것이 좋다.
3) 채취 시기의 조절 : 봄 채취는 일찍, 가을 채취는 늦게 하는 것이 좋으나 계절의 조만(早晩)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좋다.
4. 약초의 일반적 채취 시기
1) 뿌리 및 근경류 : 뿌리는 식물의 저장기관으로서 지상 부분이 생장할 때는 뿌리에 저장되어 있던 양분이 소모되므로 뿌리 및 근경류 약재는 대부분 휴면기 즉, 가을이 끝날 무렵 지상부가 고사한 이후에 수확하거나, 이른 봄 발아하기 전에 채취하기도 한다. 당귀(當歸), 천궁(川芎), 백지(白芷), 강활(羌活), 천남성(天南星), 더덕, 길경(桔梗), 인삼(人蔘), 시호(柴胡), 하수오(何首烏), 작약(芍藥), 현삼(玄蔘), 지유(地楡), 현호색(玄胡索) 등은 가을의 끝 무렵에 채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방풍(防風), 만삼(蔓蔘 : 당삼) 등은 봄에 채취하며, 태자삼(太子蔘:개별꽃)은 여름에 채취하는 것이 좋고, 현호색(玄胡索)은 이른 봄 식물로서 입하(立夏) 뒤 식물의 지상부가 마르기 전에 캐야 한다.
뿌리와 지하경(地下莖)을 이용하는 것은 외형을 보존하는데 유의해야 하는데 인삼(人蔘), 황련(黃連)의 주근(主根)과 수근(鬚根)은 손상 없이 보존해야 하고, 우슬(牛膝), 만삼(蔓蔘) 등의 주근은 비교적 길지만 절단할 수 없으며 이는 약재의 우열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2) 수피(樹皮)와 근피(根皮) : 4~5월 늦은 봄부터 초여름 사이를 채취 적기로 본다. 이 시기의 식물은 생장이 왕성하며 피층 내의 영양분이 많고 수액이 이동을 시작하여 형성층의 세포분열이 활발하여 피층과 목질부가 쉽게 벗겨지고 자른 후에도 상처가 쉽게 치유된다. 두충(杜冲), 후박(厚朴), 황백(黃柏), 진피(秦皮), 저근백피(樗根白皮), 지골피(地骨皮:구기자뿌리), 상백피(桑白皮:뽕나무뿌리 껍질), 백선피(白鮮皮), 목단피(牧丹皮), 석류근피(石榴根皮), 합환피(合歡皮:자귀나무), 오가피(五加皮), 해동피(海桐皮:엄나무), 화피(樺皮:벚나무) 등이 여기에 속하며, 육계(肉桂), 천련피 등의 소수 피류(皮類) 약재는 가을과 겨울 두 계절에 채집해야 유효성분이 높다.
3) 엽류(葉類), 전초류(全草類) : 전초 및 잎을 이용하는 것으로 광합성이 가장 활발한 때(개화기 또는 개화직전, 드물게는 종자가 익기 전인 것도) 채취하는 것이 좋다. 박하(薄荷), 향유(香薷), 형개(荊芥), 마치현(馬齒莧), 용아초(龍牙草), 포공영(蒲公英), 위릉채(萎陵菜), 대청엽(黛靑葉), 박하(薄荷) 등은 꽃이 피기 직전에 채취하는 것이 좋은데, 이 시기가 잎이 비대하고 광합성이 왕성하며 유효성분의 함량이 높다. 꽃과 과실이 되면 영양물질이 전이되어 약재의 질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뽕나무 잎이나 박하상(薄荷霜)은 서리가 내리는 계절에 수확해야 하는데 이때 알칼로이드 성분을 많이 함유한다. 또 전초류의 청호(菁蒿), 담죽엽(淡竹葉) 등은 모두 경엽이 무성할 때 채취하며, 익모초(益母草), 향유(香薷), 차전초, 당약 등은 개화기에 채취하는 것이 좋다.
전초류는 일반적으로 지상부만 채취하나 세신(細辛), 포공영(蒲公英) 등은 뿌리째 캐서 전체를 약용으로 한다.
- 자소엽(紫蘇葉), 곽향(藿香), 구절초(九節草) : 가을채취
- 익모초(益母草), 삼지구엽초(三枝九葉草), 애엽(艾葉), 죽엽(竹葉), 상엽(桑葉) : 여름채취
- 다엽(茶葉), 영란(鈴蘭) : 봄채취
4) 화(花)류 : 꽃을 약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수분(受粉)기 또는 그 직전에 채취하는 것이 좋고, 꽃이 다 핀 다음에는 채취하지 않으며 꽃이 지는 시기에는 더욱이 채취해서는 안된다. 약재의 성상, 색택, 향기가 나빠질 뿐만 아니라 약효성분이 현저히 감소되기 때문이다.
- 갈화(葛花), 포황(蒲黃:부들) : 여름채취(개화기)가 좋고, 특히 화기가 길어 꽃이 계속 피는 것들은 시기를 나누어 채취하여 약재의 질량을 보전해야 한다. 화분의 채집 시기를 어기면 자연탈락으로 채취량이 낮아진다.
- 제충국, 선복화(旋覆花), 백국화(白菊花) : 개화된 후 채취.
- 감국(甘菊), 홍화(紅花) : 꽃이 만개(滿開) 했을 때 채취하는 것이 좋다.
- 신이(辛夷), 정향(丁香), 괴화(槐花), 원화(芫花) : 봄채취(피기 전의 꽃봉오리)
5) 과실류 : 성숙기 또는 그 전후에 채취하는 것
- 미숙과 : 호초(胡椒), 자실(梓實:개오동나무열매), 지실(枳實), 복분자(覆盆子), 오매(烏梅) 등
- 완숙된 것 : 모과(木瓜), 산사(山楂), 미후도(獼猴桃:다래), 오미자(五味子), 구기자(枸杞子), 산수유(山茱萸) 등 대부분
6) 종자류 : 완숙했을 때(열매가 터지는 것은 그전에) 채취하는 것. 결명자(決明子), 견우자(牽牛子) 등
7) 특별한 시기에 채취하는 것도 있음
- 개화기 채취 : 고삼(7~9월), 원지(5~7월), 낭탕근(5~6월), 이질풀(6~8월), 십자풀, 자주쓴풀
- 개화 직전에 채취 : 제충국(피레드린 함량이 높다)
- 봄과 여름채취 : 맥문동(4월하~5월상), 반하(7~8월)
- 삼칠 : 7~8월(개화 전)에~8월(개화전) 채취한 춘칠(春七)이 좋다.
5. 마무리
약초를 사용하여 최대의 약효를 기대하려면 사용하려는 약초의 약효를 발휘하는 유효성분이 최대로 함유되는 시기를 선택하여 채취를 해야 한다. 약초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약초의 사용 부위에 따라, 계절의 빠르고 느린 정도를 감안하여 그 적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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