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법과 품질에 따른 약초의 분류와 이름의 유래(5)]
약초의 분류와 이름의 유래 마지막 회다. 특히 이번 회에서는 약초의 가공과 포제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약초들이 가공 포제를 한다고 해서 고유의 이름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고유의 이름에 포제 방법에 따른 명칭이 추가되거나 고유의 이름에서 한두글자가 바뀌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것을 잘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사. 가공과 포제 방법에 따라 붙여진 이름
- 초(炒)자를 붙이는 약재 : 약재를 갈색이 나도록 볶아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초(炒)자를 붙인다. 초백작약, 초백출, 초사인, 초지실처럼 이름 붙이게 된다. 지실은 아직 익지 않은 녹색의 탱자나무 열매을 채취하여 쪼개서 말린 것이다.
- 자(炙)자를 붙이는 약재 : 약재를 액체 보료를 이용하여 열을 가하는 포제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자(炙)자를 붙인다. 자감초, 자황기, 자백합과 같다.
- 포(炮)자를 붙이는 약재 : 약재를 통째로 구워서 포제하는 경우에는 포(炮)자를 붙인다. 포강(炮薑), 포산갑(炮山甲)과 같다. 포강은 생강을 포한 것이고, 포산갑은 천산갑이라는 동물성 약재를 포한 것이다.
- 탄(炭)자를 붙이는 약재 : 약재를 태워 숱처럼 만드는 경우로 보통 초탄(炒炭) 한다고 하며, 치자탄(梔子炭), 지유탄(地楡炭), 천초탄, 측백탄, 포황탄(蒲黃炭), 우절탄(藕節炭) 등이 있다. 우절은 연꽃 뿌리마디를 말한다.
- 비(飛)자를 붙이는 약재 : 약재를 곱게 갈아 지장수에 수비(水飛)하는 용해수비법(溶解水飛法)으로 포제한 약재에는 비(飛)자를 붙이는데, 주사비(朱砂飛), 활석비(滑石飛), 자연동비(自然銅飛), 유황비(硫黃飛) 등이 있다. 이런 약재들은 대부분 약성이 매우 독하여 그 독성을 완화 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용해 수비법을 사용한다.
- 아(芽)자를 붙이는 약재 : 약재를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싹을 틔우는 약재들로서 맥아(麥芽), 속아(粟芽) 등이 있다. 맥아는 엿기름을 말하고, 속아는 조를 싹티운 것이다.
- 제(製)자 또는 법(法)자를 붙이는 약재 : 비교적 복잡한 단계를 거쳐 포제를 하는 약재들의 경우로서 제반하(製半夏), 법반하(法半夏), 제천오(製川烏), 제초오(製草烏) 등이 있다.
- 건(乾)자를 붙이는 약재 : 약재를 말리는 방법으로 포제하는 경우로서 건강(乾薑), 건지황(乾地黃) 등이 있다.
아. 골격(骨格) 및 각용(角茸)에 따라 붙여진 이름
- 골격(骨格):호경골(虎脛骨), 용골(龍骨) 등이다. 호경골은 호랑이의 다리뼈를 말하며, 용골은 매머드의 화석을 말한다.
- 각용(角茸):녹용(鹿茸), 녹각(鹿角), 서각(犀角), 영양각(羚羊角) 등이다. 녹용은 각질화 되기 전의 사슴의 뿔을 채취한 것이고, 녹각은 각질화된 뿔이며, 서각은 코뿔소의 뿔을 영양각은 영양의 뿔을 각각 지칭한다.
자. 기타, 품질(品質) 등에 따라 붙여진 이름
- 명유향(明乳香), 명반(明礬):품질이 상등품으로서 투명(透明)한 것이 우수하다는 데서 유래
- 원두충(元杜沖), 원시호(元柴胡):약물의 원품-原品-original을 의미한다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다양한 품질의 약재들이 유통되고 있는 경우에 제대로 된 원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할 때 붙이는 이름이다.
- 법반하(法半夏):보조재료를 가하여 규율대로 포제-炮製한 것이라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포제를 법제-法製 또는 수치-修治라는 용어로도 표시하는 점을 들어 법규대로 포제를 하였음을 강조하는 의미이다.
- 편부자(片附子), 편산약(片山藥), 편금(片芩):약물을 편상-片狀 즉 조각으로 자른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 건지황(乾地黃), 건강(乾薑):생용-生用이 아닌 건조품, 즉 말린 것 이라는 데서 유래된 명명이다.
- 진서각(眞犀角), 진침향(眞沈香):위품-僞品 즉 가짜가 많기 때문에 진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무리>
약재를 사용할 때는 보관의 편리성이나 사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 외에도 약효를 증가 시키거나, 독성을 완화할 목적으로 정해진 규범에 따라 가공-加工, 포제-炮製를 해야한다. 이것은 바로 약재의 성분이 병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약재를 사용할 때는 정해진 규정대로 따라야 하며, 특히 독성이 있는 약재들은 전문의의 지도를 받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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