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색기미에 따른 약초의 분류와 이름의 유래(2)]
나. 형색(形色-형태와 색깔)·기미(氣味-기질과 맛)에 따라 붙여진 이름
지난 회에 이어서 주요 약초 이름의 유래를 정리한다. 오늘은 약초의 형태와 색깔, 기질과 맛에 따라 붙여진 이름의 유래를 정리한다. 이것을 이해하면 처음 보는 약초라고 할지라도 그 약초가 지닌 특성과 약효 및 치료효용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약재의 형태, 색깔, 기운, 냄새(향), 맛 등에 따라 이름을 붙인 경우이다. 이때는 그 약재의 형태적 특징에 따라서, 또 형태 중에서 표면이나 심부(深部)에 나타나는 색에 따라서 색이 붉은 것은 홍(紅), 적(赤), 단(丹), 주(朱) 등의 글자를 붙이고 색이 황색인 것은 황(黃) 또는 금(金) 자를 덧붙이며, 흰색은 백(白) 또는 은(銀) 자를 덧붙였다. 푸른색은 청(靑) 또는 녹(綠) 자를, 검은색은 현(玄), 오(烏) 또는 흑(黑) 자를, 보라색은 자(紫) 자를 붙였다. 또한 향기가 진한 것에는 향(香) 자를, 쓴맛이 나는 것은 고(苦) 자를, 신맛이 나는 것에는 산(酸) 자를, 매운맛이 나는 것은 신(辛) 자를 붙였다.
<형태에 따라 붙여진 이름>
- 인삼(人蔘) : 뿌리의 형태가 사람(人) 모양을 하였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 오두(烏頭):형태가 烏鴉頭(오아두:가마귀나 갈가마귀의 머리처럼 검다는 의미)와 유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황련(黃連):뿌리의 형태가 연주(連珠)와 비슷하고, 노란색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우슬(牛膝):쇠무릎의 뿌리를 사용하는데 줄기의 마디가 소(牛)의 무릎(膝)과 유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세신(細辛):족두리풀 또는 민족두리풀의 뿌리 또는 대근전초(帶根全草)로서 뿌리가 가늘어지면서 맛이 맵다(辛)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 산조인(酸棗仁):열매가 대추(大棗)와 비슷하면서 신맛(酸)을 가졌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묏대추)이다.
- 지모(知母):그 뿌리 주위에 새끼뿌리의 형태가 蚳蟲(개미)의 모양과 유사하다 하여 “지모(蚳母)”라 명명하였는데 한자(漢字)가 후세에 잘못 전해져서 “지모(知母)”라 전해진 이름이다. 이것은 상당수의 고전 의서들이 필사(筆寫)에 의해 전해지는 과정에서 오기(誤記)를 했던 것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보인다.
- 저령(猪苓):단풍나무나 너도밤나무의 뿌리에 기생하는 담자균류의 균핵으로서 그 색이 흑색으로 형태가 돼지똥(猪屎:저시)과 유사하며, 또한 복령(茯苓)과 같은 모양이고 큰 나무(大樹)의 뿌리사이(根間)에 기생하고 있어서 “저령(猪苓)”이라 명명하였다.
- 유향(乳香):유향나무屬 식물의 수지(樹脂)가 떨어져서 유두(乳頭) 모양으로 되고 그 향기가 짙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 마두령(馬兜鈴):쥐방울덩굴의 성숙과실로서 잎이 떨어진 뒤 매달린 열매의 모양이 말의 목에 다는 방울과 같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 패모(貝母):패모류의 인경(鱗莖)으로서 형태가 조개껍질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백두옹(白頭翁):할미꽃의 꽃이 진 후 열매에 붙은 흰털의 모습이 머리가 하얀 노인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반변련(半邊蓮):수염가래꽃의 전초다. 반쪽 변(邊)의 부위가 꽃이 피는데 그 모습이 연꽃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관중(貫衆):관중의 근경으로서 하나의 뿌리가 모든 가지를 꿰뚫는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 백합(百合):참나리, 중나리, 백합, 털중나리, 땅나리 등의 인경(鱗莖)으로서 여러 개의 판이 합해져서 이루어진 뿌리의 모양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 후박(厚朴):후박 및 요엽후박의 수피(樹皮)를 쓰는데 목질부가 거칠고 껍질이 두껍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특히 우리나라에서 토후박(土厚朴)이라 불리는 녹나무과의 ‘후박나무’라는 식물은 후박과는 식물기원이 다른 것으로 주의를 요한다.
- 용뇌(龍腦):용뇌향나무에서 가공한 결정으로서 결정체가 얼음과 같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서 빙편(氷片)으로도 불리며, 그중 품질이 좋은 것은 매화의 꽃잎과 같아서 매화빙편 또는 매편(梅片)이라고도 한다.
- 조구등(釣鉤藤):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상록(常綠) 목질(木質) 덩굴성 식물인 조등(釣藤) 및 화금등(華金藤)으로서 사용하는 부위가 가시인데 모양이 낚싯바늘과 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그 밖에 형태의 특징에 따라 이름 붙여진 약재들:용안(龍眼), 구척(狗脊), 동충하초(冬蟲夏草), 백부근(百部根) 등이 있으며 형태의 크기에 따라서 명명된 것들도 있는데 이들은 주로 “큰 대(大)” 자(字)나, “작을소(小)” 자(字)를 붙였다.
<색깔에 따라 붙여진 이름>
① 붉은색의 약재들:홍화(紅花), 적작약(赤芍藥), 단삼(丹蔘), 주사(朱砂), 적소두(赤小豆), 대자석(代赭石)
② 노란색의 약재들:황기(黃芪), 황금(黃芩), 황정(黃精), 금앵자(金櫻子), 대황(大黃) 등이 있으며 황(黃)은 노란색을 의미하는 외에도 황제(皇帝)의 의미가 있어서 약물의 효능이 강한 것에 붙이는 경우도 있다.
③ 흰색의 약재들:백출(白朮), 백작약(白芍藥), 백지(白芷), 은어(銀魚), 백전(白前:민백미꽃), 백복령(白茯苓)
④ 청색의 약재들:청피(靑皮), 청호(菁蒿:개사철쑥), 청대(靑黛:쪽잎 가공품), 대청엽(大靑葉:쪽잎)
⑤ 녹색의 약재들:녹두(綠豆), 녹반(綠礬)
⑥ 검은색의 약재들:현삼(玄蔘), 흑지마(黑芝麻:검정참깨), 흑대두(黑大豆), 흑승마(黑升麻)
⑦ 보라색의 약재들:자초(紫草), 자삼(紫蔘:범의꼬리 근경), 자단향(紫檀香:향나무 목질부), 자소(紫蘇)
⑧ 복합색을 띠는 약재들:금은화(金銀花:인동의 꽃)는 청열해독(淸熱解毒)의 대표적인 약재인데 꽃이 처음 필 때는 꽃잎이 흰색이다가 며칠 지나면 황색으로 변하는데 한 그루에 흰색과 황색 꽃이 같이 피어있는 것처럼 보이므로 이같이 명명했다.
<향(香)과 맛에 따라 붙여진 이름>
① 사향(麝香):향기가 강해서 분사하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② 어성초(魚腥草):약모밀의 대근전초(帶根全草)로서 물고기(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③ 패장초(敗醬草):뚝갈 또는 마타리의 뿌리로서 썩은 장(간장, 된장)과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④ 취오동(臭梧桐):누리장나무 및 털누리장나무의 잎과 눈지(嫩枝:연한 어린 가지)로서 잎에서 냄새가 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⑤ 기타 향기에 의해 이름 붙여진 약재들:목향(木香), 곽향(藿香), 정향(丁香), 강향(降香), 단향(檀香), 회향(茴香), 희첨(豨簽:진득찰), 향유(香薷), 침향(沈香) 등 향(香) 자가 붙는 것이 많다.
⑥ 단맛이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약재들:감초(甘草), 감국(甘菊), 첨행인(甛杏仁) 등
⑦ 쓴맛이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약재들:고삼(苦蔘:도둑놈의 지팡이), 고련자(苦楝子:멀구슬나무), 고죽력(苦竹瀝) 등
⑧ 신맛이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약재들:산조인(酸棗仁:묏대추), 산장(酸漿:꽈리전초), 산모근(酸模根:수영 및 애기수영) 등
⑨ 매운맛이 있다 하여 이름이다 붙여진 약재들:세신(細辛:족두리풀), 신이(辛夷:목련)
⑩ 짠맛이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약재들:함추석(鹹秋石:인뇨에 식염을 가하여 얻은 가공품)
⑪ 담담한 맛이 있다 하여 이름이다 붙여진 약재들:담두시(淡豆豉:검정콩을 증숙 발효시켜 얻은 발효대두), 담죽엽(淡竹葉:조릿대풀 전초)
⑫ 기타:오미자(五味子)는 五味(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짜고)를 다 갖추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껍질과 과육 부분은 시고 달며, 씨앗은 매운맛, 쓴맛, 짠맛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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