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속담이 있는 모과는 생김새와 달리 뛰어난 향과 약효를 지닌 훌륭한 과실이다. 모과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모과의 기원과 특성
1-1. 모과의 기원
모과는 장미과의 낙엽 활엽성 교목인 모과나무[Chaenomeles lagenaria (Loisel.) Koidz.]의 잘 익은 열매를 말한다. 중국이 원산지로서 한반도에는 정확한 도입연대가 불분명하지만 조선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 수관부 줄기가 특이하여 분재용으로도 많이 이용될 뿐만 아니라 정원수로서 예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식물이다. 『동의보감』에는 ‘구토와 설사를 다스리고 소화를 돕는 과일’로 소개되어 있으며, 『본초강목』에는 ‘가래를 멎게 해 주며 주독을 풀어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못생긴 열매에 반하여 꽃은 너무 예쁘고, 향기가 좋은데 반하여 맛이 없어 생과로는 먹을 수가 없고, 못생긴 외모에 반하여 향기가 좋고 쓰임새가 많아 방향제, 차 등으로 애용되는 과일이기도 하다.
경북의성, 청도, 군위, 충남 공주 등과, 전남, 충남 일대가 주산지이며 경기도에서도 재배한다.
1-2. 모과의 분류
서양에서는 ‘마르멜로’라는 모과와 사과를 합쳐놓은 듯한 과일이 있는데, 과육의 단단함이나 생과로 못 먹는 등 많은 특징이 모과를 닮았다. 이 마르멜로를 가공하여 잼, 절임, 음료 등으로 이용하는데 장미과 식물이란 점 외에 속(屬) 단위에서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서양모과’로 번역되지만 모과와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미군의 전투식량으로도 모과잼이 보급된 적이 있었다. 또한 모과 중에는 구워서 먹는 모과도 있다.
1-3. 기후와 토양
모과는 따뜻하고 습윤한 기후가 적합하다. 양지바르고 비옥하며 수원(水源)이 풍부하며 배수가 편리한 토지가 좋다. 특히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라야 새콤달콤한 모과 특유의 향이 잘 든다.
1-4. 번식
모과나무는 종자번식, 삽목, 휘묻이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번식이 가능하다. 주로 꺾꽂이(삽목) 번식을 하는데 2∼3월 사이에 발아하기 전, 길이 15∼18㎝ 되게 가지를 베어 육묘상에 꽂거나 가을에 10㎝ 가량 되게 가지를 잘라 위쪽 끝에 잎을 2∼3개 남겨두고 비스듬히 모래상자에 꽂고 거적을 덮어 토양습도를 보존하며 뿌리가 내리면 묘상에 옮겨 심는다. 모종이 30∼60㎝로 자라면 본밭에 옮겨 심는데 이랑 간격과 포기사이를 각각 2미터 정도로 하여 정식한다.
1-5. 경지관리
묘가 어린 시기에는 햇빛을 쪼이지 않도록 한다. 보통 모과를 심은 땅에 옥수수를 경작하여 그늘이 지게 관리하기도 한다. 매년 봄과 가을에 두 번 거름을 주는데 비료는 인산과 칼륨을 많이 준다. 성목이 되면 늦가을, 초겨울에 외양간 두엄을 한 그루마다 5∼10㎏씩 준다. 이른 봄이나 늦가을에 한번 가지치기를 하여 튼튼한 가지만 남겨두면 과실이 잘 열린다.
1-6. 채취 및 가공
9∼10월 서리가 내린 뒤 성숙한 과실을 따서 맑은 무로 깨끗이 씻고 잠깐 담가 두었다가 펄펄 끓는 물에 5∼10분간 끓인 후 건져내어 겉껍질이 쭈글쭈글 해 질 때까지 햇볕에 말린 다음 세로로 쪼개는데 2 덩이 또는 4 덩이로 쪼개어 다시 빨갛게 될 때까지 햇볕에 말린다. 햇볕에 말리고 밤이슬이나 서리를 맞히면 색이 더욱 산뜻해진다. 또는 씻은 모과를 시루에 넣고 잘 쪄서 뜨거울 때 얇게 잘라 햇볕에 말리고 밤이슬을 맞히는 작업을 적색에서 검은 자줏빛으로 될 때까지 계속하기도 한다.

2. 모과의 성미, 귀경
모과의 맛은 시고 떫고 성질은 따뜻하며, 독은 없다. 『뇌공포자론(雷公炮炙論)』에는 ‘향기가 나고 맛이 달콤하고 새콤하다.’ 하였고,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맛은 새콤하고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 없다.’고 하였다. 『천금방(千金方)․식치(食治)』에는 ‘맛은 시큼하고 짜고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다.’고 하였고, 『옥추약해(玉楸藥解)』에는 ‘맛은 맵고 성질은 떫으며 조금 차다.’고 하였다.
모과는 간, 비, 폐 경락으로 작용한다. 『뇌공포제약성해(雷公炮製藥性解)』에는 폐, 비, 간 경락으로 작용한다 하였고, 『신농본초경소(神農本草經疏)』에는 ‘족태음비경과 족양명위경, 그리고 족궐음간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3. 모과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모과에는 플라보노이드, 비타민 C, 사포닌, 타닌, 사과산, 주석산, 시트르산 등이 들어 있어 피로회복 및 감기예방에 효과가 있다. 종자에는 HCN이 들어 있다. 또한 모과에는 칼슘, 철, 인, 칼륨 같은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인데, 특히 칼륨의 함량이 풍부하여 염분섭취가 많은 한국인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또한 떫은맛을 내는 모과의 탄닌 성분은 설사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4. 모과의 효능효과와 이용
모과는 간을 편안하게 해 주고, 위를 조화롭게 하며, 습사(濕邪)를 제거하여 근육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습사로 인하여 결리고 아픈 증상, 각기병, 이질 등을 치료한다. 항이뇨작용이나 해수에서 기가 위로 올라가는 해역증에도 좋다.
폐를 도와 가래를 삭여 주고 기침을 멎게 하므로 만성 기관지염에 효과가 있고 체력이 약하여 쉽게 피로하며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에게 좋다. 신맛을 내는 유기산 성분은 근육을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는 효능과 혈액순환을 개선해 주는 효능이 있어 근육에 경련이나 쥐가 났을 때 또는 관절통, 신경통이 있을 때 좋다. 이 밖에도 무릎이 시큰거리고 다리가 붓고 아픈 경우에도 좋으며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경우, 팔다리가 저린 경우에도 좋다. 또한 모과는 당뇨에도 효과적인데, 단맛을 내는 과당이 체내 당분의 흡수를 더디게 하고 이미 흡수된 당분을 빨리 소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5. 모과의 주치와 응용
모과는 태양인의 하체 무력증에 좋고, 주독을 풀어주며, 퇴행성관절염으로 관절이 변형을 일으키고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있을 때 좋다. 구토나 설사를 멈추게 해 준다.
『뇌공포자론(雷公炮炙論)』에 의하면 ‘모과는 기와 혈을 조화시키는 작용을 하며, 곡기(穀氣)를 돕는다.’고 하였다. 또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곽란으로 심하게 토하고 설사를 하는 병, 쥐가 나서 근육이 오그라드는 병을 다스린다.’고 하였고, 『[식료본초(食療本草)』에는 ‘모과는 구토 후에 생긴 전근(轉筋: 쥐가 나는 증상)을 치료하는데 모과 달인 즙을 마신다.’고 하였다.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 의하면 ‘모과는 심복통(心腹痛)을 멎게 하고 갈증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6. 모과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모과와 생강을 함께 사용하면 가래, 기침에 좋고 소화가 잘된다. 또 모과에 소금을 약간 첨가하여 사용하면 관절과 근육질환 및 감기나 호흡기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
7. 모과의 이용과 조리 사례
모과 1/6개, 쌀 반 컵, 잣 4큰술, 물 4~5컵, 대파, 소금 약간을 원료로 만드는 <모과죽>을 권할 만하며, 모과와 설탕을 1:1 정도의 비율로 켜켜이 쌓아 두었다가 모과가 다 우러나오면, 모과편과 시럽을 적당량 넣고 차를 끓여 마시는 <모과차>가 가을과 겨울철 간을 지켜주는 최고의 음료이다. <모과차>에 대해서는 『식료찬요』의 <모과차>에 소개되기도 하는데 ‘얇게 썬 모과를 그대로 쓰거나 말린 것을 대추와 함께 물을 넣고 끓인 후 꿀을 섞고 잣을 띄워 마신다.’과 하였다. 껍질을 벗겨 얇게 썬 모과와 껍질째 둥글 납작하게 썬 귤을 설탕에 버무려 병에 켜켜이 넣고 설탕을 넉넉하게 부어 밀봉한 후 20〜30일 후부터 물에 타먹는 <모과청과화채>는 서울·경기 지방의 전통음식이며, 진흙을 개서 모과 겉에 배보다 큰 모양으로 단단히 옷을 입히듯 바르고 한지에 물을 적셔서 싸맨 뒤 아궁이에 묻어놓고 오래 불을 땐 후 꺼내어 한지와 흙을 말끔히 벗기고 속을 파 먹는 <모과구이>는 충북지방에 전해오는 음식이다. 또한 향기가 우수하여 시럽 담금 <모과통조림>을 만들면 품질 좋은 통조림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데, 과실 채취 후 향기가 충분히 생성된 시점에 세정을 하고 8등분 하여 심을 제거하고 채우기를 한 뒤 설탕액을 주입하여 밀봉, 살균하여 제품화한다.
8. 모과를 먹을 때 주의 사항
모과는 쇠와 납을 꺼린다. 따라서 쇠붙이에 대지 말고 세라믹칼로 껍질과 씨를 긁어버리고 얇게 썰어서 볕에 말려 약용해야 한다. 보통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지나서 채취해야 향이 좋고, 맑은 물로 이물질이나 먼지를 터는 정도로 씻고, 잠깐 담가두었다가 수분이 스며들게 한 다음 시루에 넣고 잘 쪄서 뜨거울 때 얇게 잘라 햇볕에 말리고 밤이슬을 맞히는데 적색에서 검은 자줏빛으로 될 때까지 계속한다. 치아와 뼈를 손상시킬 수가 있으므로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또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증상이 정혈(精血)이 허하고 진음(津陰)이 부족한 원인으로 오는 것이라면 모과를 먹어서는 안 되며, 급성위염에 의해서 비위가 아직 쇠약해지지 않았고 적체(積滯)가 많은 사람도 사용을 금한다. 변비가 심한 사람도 과용하지 않는다.
9. 마무리
새콤 달콤하고 진한 향기로 사랑받으며, 특히 위장을 튼튼하게 하여 소화를 돕고, 기관지염 증상을 완화하며 신경통이나 근육통에도 효과가 좋은 모과는 전형적으로 간(肝) 기능을 돕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지금은 품종육성을 통하여 모양도 예쁘고, 향도 뛰어난 품종들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생활약초 탐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나나-香焦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16 |
---|---|
무화과-無花果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14 |
멜론-甛瓜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10 |
매실-梅實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08 |
레몬 -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