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봄의 냉이, 여름의 매실, 가을겨울의 모과를 준비하면 그 집안에 환자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높은 약효가 있어 귀하게 여겼던 매실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매실나무의 기원과 특성
1-1. 매실나무의 기원
매실은 장미과 벗나무속에 속하는 온대 낙엽성 소교목(小喬木)인 매실나무(Prunus mume Sieb. et Zucc.) 및 동속 근연식물의 열매를 말한다. 식물분류학적으로는 살구, 자두 등과 가까운 종(種)이며 중국 남부의 장강(양쯔강) 유역이 원산지로서 중국의 남부, 대만, 일본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매실의 재배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는데, 기원전 12〜6세기경 중국의 『시경(詩經)』에 매실에 관한 시(詩)가 등장하고, 중국 최초의 본초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매실의 약효가 기록되어 있으며, 한국에서는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대무신왕 24년 음력 8월에 매화가 피었다.’는 기록이 있고, 『계원필경』에도 매실이 소개되고 있다.
1-2. 매실나무의 분류
매실나무는 이용 방법에 따라서 꽃을 감상하기 위한 관상용인 화매(花梅)와 열매를 이용하는 실매(實梅)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실매를 보통 매실이라고 한다. 또한 실매는 익는 시기의 빠르고 느린 정도에 따라서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나누고, 과실의 크기에 따라서 소매, 중매, 대매(大梅)로 나눌 수 있으며, 신맛의 정도에 따라서 산매(酸梅)와 감매(甘梅)로 나뉘고, 열매의 익은 정도에 따라서 청매(靑梅)와 숙매(熟梅)로 분류하기도 한다.
보통 한방에서는 오매(烏梅)라고 하여 약재로 쓰는데, 푸른색을 띤 청매를 따야 하며 반드시 과육 속의 씨가 딱딱하게 영근 열매를 따서 사용해야 한다. 오매(烏梅)는 청매실을 따서 연기로 그을리며 말리는 훈배(燻焙)를 하여 가공한 것을 말한다.
매실은 유전적으로 살구와 근연종(近緣種)으로서 서로 꽃가루를 주고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잡종 품종도 많다. 이들 두 가지 과일은 그 유연관계에 따라 순수 매실, 살구성 매실, 중간계 매실, 매실성 살구, 순수 살구 등으로 분류된다.
살구가 비교적 추운 지역에 적응하는 식물인데 반하여 매실은 비교적 온난한 지역에 적응하는 식물이며 살구의 개화기는 4월 상〜중순으로 매실의 3월 중〜하순보다 늦은 편이다. 또한 핵의 모양이 살구는 납작하고 크며 끝이 둥글고 핵 표면에 작은 구멍이 없는데, 매실은 둥글고 작은 편이며 끝이 다소 뾰족하고 핵 표면에는 작은 구멍이 많다.
성숙한 과실의 맛을 보면 살구는 대체로 신맛이 적은데, 매실은 신맛이 매우 강하다.
1-3. 매실나무의 품종
매실에 대한 형태적 및 생육 특성과 품종 및 생산기술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에 대해서는 농촌진흥청 농사로의 농업기술 길잡이를 참고하면 되는데, 주로 매실의 생산기술과 품종 및 병해충 정보들을 자두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매실에 대한 정보-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작목정보/과수/매실/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FT020625 |
지금까지 개발한 매실의 주요 품종을 보면 양조용으로 “고성”, “옥영”, “백가하”, “앵숙”, “매향”, 등이 있고, 절임용으로 “남고”, “화향실”, “임주”, “갑주최소” 등이 있으며, 진액이나 주스용으로 “천매”등이 육성 보급 되고 있다. 식물의 형태나 생육특성 등에 대해서는 위의 농사로 자료를 참고하면 되겠다. 주요 재배품종으로는 광양시의 경우 “백가하”와 “남고”가 주종을 이루고, 그 밖에 “옥영”, “고성”, “앵숙”과 같이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육성된 품종과 순천시에서 육성한 “천매”와 재래종들이 있다.
1-4. 매실나무의 재배환경
한국의 매실 재배면적은 1982년 150ha였으나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 2007년도에 4,418ha로 증가하였고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하였다. 지역별로는 전남 광양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순천, 하동, 순창 등의 순으로 많은데 이들 주산지는 연평균 기온이 12∼15℃이고 개화기의 기온이 10℃ 이상으로 개화기에 늦서리 피해가 적은 지역들이다.
매실나무는 비교적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며 연평균 기온이 12∼15℃ 되는 지역에서 안전하게 재배될 수 있다. 생육기인 4월의 기온은 19℃, 10월은 21℃, 개화기는 10℃ 이상, 성숙기는 22℃ 정도가 알맞다. 개화기의 저온 저항온도는 영하 8℃ 이지만 개화 후의 어린 과실일 때는 영하 4℃가 한계온도다.
이런 기후조건을 고려한 한반도의 매실나무 재배 최적지는 강진, 여천, 고성, 김해, 양산 등지이며, 적지로는 해남, 나주, 영광, 장흥, 광양, 하동, 사천, 진양, 창녕 등지이다. 그 밖에 불안전재배지로 장성, 화순, 보성, 승주, 곡성, 구례, 산청, 합천, 함안, 고형, 경산, 청도 등지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매실나무는 다른 과수보다 휴면 기간이 짧아서 겨울철의 온도변화에 예민하기 때문에 개화기가 해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또 매실나무는 뿌리가 얕게 뻗는 성질이 있어서 지표면으로부터 20∼30㎝ 범위에 잔뿌리의 85%가 분포한다. 그러나 토양에 대한 적응성이 비교적 커서 산지(山地) 재배도 가능하다. 보수력(保水力)이 강하고 토양 통기성이 나쁜 점질토양이나 지하수위가 높고 물 빠짐이 나쁜 저습지에서는 나무의 생육이 나빠 ‘세균성구멍병’이나 ‘날개무늬병’의 발생이 많고 낙엽이 빠르고 생육과 결실도 나쁘다. 매실나무 재배에 알맞은 토양은 토심(土深)이 깊고 물 빠짐이 좋은 사양토(砂壤土)이고 토양산도가 pH 6.5〜7.1의 약산성〜중성인 토양이다.
매실나무는 어릴 때부터 생육이 왕성하여 심은 후 9년째가 되면 대체로 성목(成木)이 된다. 심는 거리는 품종과 토양 비옥도, 과원의 입지 조건 등에 따라 다르지만 비옥지에서는 5×6m 간격으로 하여 10a당 33주 또는 6×6m로 하여 10a당 28주 정도로 심으며, 척박지에서는 5 ×5m로 하여 10a당 40주 또는 6×3m로 하여 10a당 56주 정도로 한다. 그러나 초기수량 증대와 자본회수기간 단축을 위한 목적으로 밀식재배를 할 경우 비옥지에서는 6×3m로 하여 56주, 척박지에서는 5×2.5m로 하여 80주까지 심을 수 있다.
1-5. 매실의 수확
매실은 주로 청과를 이용하므로 완숙 전에 수확함을 원칙으로 한다. 수확기는 용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만개기(滿開期)로부터 80~90일 사이가 좋다. 남부지방을 기준으로 과실이 풍만하게 비대하여 둥글게 되고 열매 표면의 털이 없어지며 색깔이 약간 흰색을 띠는 푸른 시기로서 수확한 과실의 50%가 열매자루가 붙은 상태로 수확이 되는 6월 중하순경이다.
매실 엑기스(진액)용은 유기산 함량이 가장 많은 시기이자 핵이 막 굳어진 직후인 6월 상중순경에 푸른 과실을 수확하고, 매실주용은 유기산과 당 함량이 많아야 하므로 엑기스(진액)용보다 약간 늦은 6월 중순경에 수확한다. 또 매실 소금절임(매실장아찌;梅肝;우메보시)용은 과육과 핵이 분리되어야 하고 절임 한 과실의 주름이 적어야 품질이 좋으므로 과육이 충분히 살찌고 핵의 색이 완전히 갈색으로 변하는 완숙 직전 6월 하순에 수확한다. 고품질의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실 내 구연산 함량이 3% 이상이어야 하는데 수확 후 후숙(後熟) 기간에 그 함량이 1% 정도는 높아진다. 따라서 구연산 함량이 2% 정도일 때 수확하여 후숙 하면 좋다.
2. 매실의 성미, 귀경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의하면 매실의 맛은 시고 성질은 평하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독이 없다.’고 하였고,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는 ‘따뜻하고(暖) 독이 없다.’고 하였으며, 『의학계원(醫學啓源)』에는 ‘맛은 시고 기(氣)는 차다.’고 하였다.
매실은 간, 비, 폐, 대장 경락으로 작용한다. 『뇌공포제약성해(雷公炮製藥性解)』에는 ‘폐, 신 경락에 작용한다.’ 하였고, 『신농본초경소(神農本草經疏)』에는 ‘간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3. 매실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매실에는 구연산(citric acid), 사과산(malic acid), 호박산(succinic acid), 탄수화물, 시토스테롤(sitosterol), 납물질, 올레산(oleic acid)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익으면 계피산(cinnamic acid)을 함유하는데 주로 딱딱한 씨앗 속에 함유되어 있다. 당질과 유기산을 함유하며 칼륨의 함유량이 비교적 높다. 그 밖에도 항산화 활성 물질인 루틴(rutin), 리오니레시놀(lyoniresinol), 혈액순환 촉진제 기능을 하는 무메푸랄(mumefural) 등이 보고되어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피로회복, 간기능 회복, 당뇨병 개선, 항암작용, 혈압상승 예방 등과 같은 생리활성 효과를 가지고 있다.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수산 등의 유기산이 함유되어 있는데, 수산은 함량이 적고 과실 발육기간 동안에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사과산은 과실이 성숙함에 따라 감소하고, 구연산은 증가한다.
매실 생과와 농축액의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매실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
구분 | 가식부 100g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생과 | 29 | 90.5 | 0.7 | 0.2 | 7.0 | 1.1 | 0.5 |
농축액 | 115 | 68.2 | 0.6 | 0.4 | 30.5 | 0 | 0.3 |
매실의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생과에 비하여 농축액에서 에너지와 지질, 당질의 함량이 높고, 무기질이나 비타민의 경우에도 칼슘, 인과 β카로틴, 나이아신 함량을 제외하고 대부분 생과보다 농축액에서 함유량이 높다.
<표 2> 매실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구분 | 무기질(minerals) | ||||
칼슘 (mg) |
인 (mg) |
철 (mg) |
나트륨 (mg) |
칼륨 (mg) |
|
생과 | 7 | 19 | 0.6 | 4 | 230 |
농축액 | 6 | 8 | 1.4 | 9 | 405 |
<표 3> 매실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구분 | 비타민(vitamins) | ||||
β카로틴 (㎍) |
B1 (mg) |
B2 (mg) |
나이아신 (mg) |
C (mg) |
|
생과 | 123 | 0.03 | 0.02 | 0.4 | 6 |
농축액 | 9 | 0.07 | 0.15 | 0.2 | 12 |
4. 매실의 효능효과와 이용
매실은 폐의 기운을 수렴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며, 회충을 진정시키고, 장의 수분을 흡수하며 설사를 멈추게 한다. 출혈을 멈추게 하고, 진액을 생성하며 부스럼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 매실탕액(1:1)은 탄저균, 디프테리아균, 위 디프테리아균, 포도상구균, 고초균, 폐렴구균 등에 대하여 억제작용을 한다. 또한 탕액은 모창백선균 등의 병원성 진균에 대해서도 억제 작용이 있다.
5. 매실의 주치와 응용
매실은 만성해수, 인후부의 종통, 진액이 손상되고 입이 마르는 증상, 설사, 이질, 위장염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의하면 ‘기를 아래로 내리게 하고, 발열에 의한 가슴의 답답한 증상을 제거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하였고,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설사를 멎게 하고 타액을 자꾸 뱉어내서 입안이 마르는 증상을 치료한다. 근맥을 잘 통하게 하고 저린 증상을 제거한다.’고 하였다.
6. 매실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매실을 먹고 치아가 신 경우에는 호두를 먹으면 풀린다. 또 매실과 차즈기를 함께 먹으면 설사, 폐렴, 기관지염, 감기 등에 좋다. 열이 있을 때는 연뿌리 생즙을 배합하면 좋다. 매실과 달래를 배합하면 피부에 탄력을 주고 빈혈을 없애며 간 기능을 돕고 숙면을 취하게 하며 정력을 증진한다. 감기에 잘 걸리는 허약한 경우에도 좋다. 또 생선이나 육류를 먹을 때 매실주를 곁들이면 좋은데 피로하고 스태미나가 부족할 때, 여름철 더위로 갈증이 심할 때 혹은 식욕이 없을 때 매실주를 마시면 좋다.
7. 매실의 이용과 조리 사례
매실은 조리방법이 매우 다양하게 발달해 있다. 청매실 2kg에 차즈기잎과 소금 3컵을 넣고 절여두는 <매실장아찌>는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데 일품이며, 청매실 2kg에 설탕을 1:1로 재운 뒤 설탕이 녹으면 소주 2병(3.6리터)을 부어 40일 정도를 기다렸다가 매실이 위로 뜨면 매실을 건져내고(반드시 매실을 건져내고 술만 숙성을 시킬 것) 밀봉하여 숙성을 시키는 <매실주>, 그 밖에도 청매실의 과육을 발라서 설탕을 넣어 졸여낸 <매실청>은 살균작용이 뛰어나 원인 모를 복통이 있을 때나 세균성 식중독이 의심스러울 때 따뜻한 물에 타서 복용하면 매우 효과가 좋은 가정상비약이다.
8. 매실을 먹을 때 주의 사항
매실은 씨가 덜 익어 딱딱하게 굳지 않은 것은 칼집을 넣어보면 쉽게 잘린다. 이처럼 씨가 단단하게 익지 않은 것에는 청산배당체인 아미그달린(amygdalin)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또 매실을 많이 먹거나 오랫동안 복용하면 좋지 않다. 『맹선(孟詵)』은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이가 상한다.’고 하였고,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는 ‘많이 복용하면 뼈가 상하고 비위가 손상을 입으며 열이 난다.’고 하였다. 또 치통 및 병이 발산되고 있는 때에는 사용하면 안 되고, 기침의 초기 사기(邪氣)가 수반되는 경우에는 조심하여야 한다.
오매육(烏梅肉) 가공하는 방법은 깨끗한 오매에 맑은 물을 뿌려 약간 축축하게 해서 살을 부드럽게 한 다음 약간 건조하고 두드려서 부수고 살을 벗기면 된다. 또는 시루에 넣고 문드러질 때까지 충분히 찌고 바구니 안에서 비벼 씨를 제거하고 살을 취해서 햇볕에 말린다. 오매탄(烏梅炭) 만드는 방법은 깨끗한 오매를 센 불로 껍질이 부풀도록 볶은 후 탄 반점이 보이면 물을 뿜어 또다시 구워서 건조하고 꺼내어 식힌다.
9. 마무리
매실은 다양한 가공적성과 효능효과로 인하여 매우 사랑받는 식품이자 약재다. 오래전 한 공영방송에서 드라마 ‘허준’을 방영하면서 함경도 지역에 역병이 창궐하자 현지에 파견된 주인공 허준이 “매실이 있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텐데...”하는 대사 한마디로 전국의 매실제품이 품귀현상을 빚었고, 그 후 전국의 매실나무 재배면적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인 적이 있다. 이처럼 영향력이 큰 방송매체의 위력이 계속해서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쓰이면 좋겠는데, 작금의 현실이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생활약초 탐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과-木瓜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12 |
---|---|
멜론-甛瓜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10 |
레몬 -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06 |
딸기 -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04 |
대추-大棗 제대로 이용하기 (0) | 2024.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