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쭈글쭈글하고, 볼품없는 대추가 동양의 전통문화인 유교식 제사상에서는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는 과일이 된다. 왜 그럴까? 대추의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대추의 기원과 특성
대추[Ziziphus jujuba Mill. var. inermis (Bge.) Rehd]는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큰키나무 대추의 잘 익은 열매다. 조(棗) 홍조(紅棗), 대조(大棗) 또는 목밀(木蜜)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표면은 적갈색이며 타원형이고 길이 1.5∼2.5㎝에 달하고 빨갛게 익으면 단맛이 난다.
과실을 주로 다루지만 원예산물이 아니라 밤, 도토리와 함께 임산물(林産物)로 분류하며 농산물과 달리 산림청 관할 식물이다.
4월 하순경 잎이 피고 꽃은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피는데 개화 시간이 품종에 따라 오전에 피는 것과 오후에 피는 것이 다르며 2∼3시간 정도로 매우 짧다. 오전에 꽃이 피는 품종은 보은대추가 대표적이며, 오후에 꽃이 피는 품종은 무등대추, 금성대추, 월출대추 등이 있다.
남유럽, 서아시아 원산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한반도에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한 시점은 명확하지 않으나 고려 명종 때 재배를 권장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교역을 통하여 들어온 것으로 추정한다. 경북 경산의 대추가 품질 좋기로 유명하며 군위군과 밀양시, 충북 보은군 등이 대추로 유명한 지역이다.
대추나무의 생육에 적합한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8℃이상, 1월의 평균기온이 영하 10℃이상인 지역이라야 한다. 한국에서는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이 유리하다. 심는 간격은 줄 간격 6미터, 포기사이 4미터로 심는다.
주요 병해로는 그을음병, 녹병, 역병, 잎마름병, 빗자루병 등 10여 가지가 있고, 주요 해충으로는 갈색날개매미충이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빗자루병’이 가장 무서운 병이다. 작은 가지가 많이 발행하여 잎이 작아지고 황록색의 작은 잎이 밀생 하여 빗자루나 새집 모양으로 변하는 병인데 ‘마이코플라스마유사체’라고 하는 병원균에 의해서 전파가 된다.
빗자루병의 방제 방법으로는 우선 병이 없는 무병 묘목을 심어야 하고 병을 옮기는 ‘마름무늬매미충’을 여름에 3∼4회 방제하는 것이 좋고, 병징이 보이면 적용약제인 ‘옥시테트라사이클린’을 200배로 희석하여 4∼5월 잎이 필 때와 7∼8월 결실기에 두 번 수간주사를 해 준다.
대추에 대한 형태적 및 생육 특성과 품종 및 생산기술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에 대해서는 농촌진흥청 농사로의 농업기술 길잡이를 참고하면 되는데, 주로 대추의 생산기술과 품종 및 병해충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대추에 대한 정보-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작목정보/과수/대추/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FT020702 |
2. 대추의 성미, 귀경
대추의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甘溫). 『천금방(千金方) 식치(食治) 편』에는 ‘맛은 매우 달고 성질은 덥고 독이 없다.’ 고 하였으며,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고 하였고, 『맹선(孟詵)』에는 ‘성질이 따뜻하다.’고 하였다.
대추는 비, 위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비경(脾經)의 혈분(血分)으로 들어간다.’ 고 하였으며,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족태음비경과 족양명위경락으로 작용한다.’고 하였다.
3. 대추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대추의 열매에는 단백질, 당질, 유기산, mucilage, 비타민 A, B2, C, P, K, 루틴, 사포게닌 등 30여 종의 알칼로이드 성분을 함유 뇌출혈과 고혈압 예방의 약리 기능이 있으며, 미량의 칼슘과 인, 철 등이 들어 있다.
대추 생과와 건과의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대추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
구분 | 가식부 100g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생과 | 94 | 73.6 | 2.2 | 0.1 | 22.1 | 0.7 | 1.3 |
건과 | 289 | 17.2 | 5.0 | 2.0 | 71.0 | 2.7 | 2.1 |
대추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생과에 비하여 건조를 하면 에너지를 비롯하여 단백질, 지질, 당질, 섬유소 등 대부분의 성분 함량이 높아진다. 무기질이나 비타민의 경우에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칼륨의 함량이 매우 높다. 비타민 C의 함량은 생과에서 높다.
<표 2> 대추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구분 | 무기질(mineral) | ||||
칼슘 (mg) |
인 (mg) |
철 (mg) |
나트륨 (mg) |
칼륨 (mg) |
|
생과 | 28 | 45 | 1.2 | 1 | 357 |
건과 | 18 | 116 | 1.8 | 8 | 952 |
<표 3> 대추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구분 | 비타민(vitamins) | ||||
β카로틴 (㎍) |
B1 (mg) |
B2 (mg) |
나이아신 (mg) |
C (mg) |
|
생과 | 13 | 0.04 | 0.05 | 0.6 | 62 |
건과 | 5 | 0.13 | 0.06 | 1.1 | 8 |
4. 대추의 효능효과와 이용
① 보비화위(補脾和胃) : 비를 보하고 위를 조화롭게 하여 속을 편안하게 하고 소화력을 향상 시킨다.
② 익기생진(益氣生津) : 기를 더하고 진액을 생성하여 활기있게 하고 소화흡수를 돕는다.
③ 조영위(調營衛) : 영혈(營血)과 위기(衛氣)를 조화롭게 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평성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④ 양혈안신(養血安神) : 혈을 기르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따라서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⑤ 조화약성(調和藥性) : 약재를 서로 조화롭게 하여 지나친 성질은 완화하고, 부족한 기운은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⑥ 또한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혈압을 낮추며 트리터피노이드 성분은 항염, 항균작용에 암세포 증식 억제 작용을 하며 관절염과 류머티즘에도 도움이 된다.
⑦ 감기예방과 냉증 : 항산화 성분이 많고 비타민 C 도 풍부하여 감기예방 효과가 뛰어나고, 따뜻한 성질이어서 달여먹으면 냉증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5. 대추의 주치와 응용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과 『맹선(孟詵)』에 의하면 ‘대조는 심복(心腹: 가슴과 배)의 사기를 치료하고, 중초(주로 소화기 계통의 장부)를 편안하게 하며 비(脾)의 기운을 돕고, 12 경락을 돕는다. 위기를 편안하게 하고, 구규(九竅: 우리 몸에 있는 아홉 개의 구멍으로서 눈, 코, 귀, 입, 요도, 항문 등)를 잘 통하게 하며, 진액을 보하고, 크게 놀라거나 사지가 무지근한 것을 치료하고 모든 약의 독(毒)을 풀어주는 해독 작용을 한다.’고 하였다.
또한 『신농본초경집주(神農本草經集註)』에는 ‘오두(烏頭)의 독을 없앤다.’하였고,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중초를 보하고 기를 더하며(보중익기 補中益氣), 힘을 강화시키고 번민(煩悶)을 제거한다.’하였다. 『일화자본초(日華子本草)』에는‘심폐를 윤택하게 하고 기침을 멈추며 오장을 보하고 허로손상을 치료하며 장위(腸胃)의 통증을 제거한다.’하였다. 또한 대추는 비(脾)가 허하여 몸이 약한 증상, 몸이 권태롭고 기운이 빠지는 증상, 식욕부진(食慾不振), 기혈(氣血)의 부족, 가슴이 답답하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증상 등에 이용할 수 있으며 그 밖에도 고콜레스테롤 혈증에 응용할 수 있다.
6. 대추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6-1. 통밀
대추와 통밀을 함께 달여 먹거나 환으로 만들어 복용하면 여성이 자주 슬퍼하고, 잘 울고, 하품을 할 때 효과가 있다.
6-2. 찹쌀
대추와 찹쌀을 함께 이용하면 찹쌀은 소화가 잘되며, 비타민 B1, B2가 많이 들어 있고, 대추에는 철분과 칼슘, 섬유질이 풍부해서 찹쌀의 결점을 보완해 준다. 약밥을 지을 때 대추를 넣는 것은 이런 효과를 노린 것이다.
6-3. 보리
대추를 보리와 함께 이용하면 비, 위 등 소화기를 보강한다.
7. 대추의 이용과 조리 사례
대추살 8개분, 배 1/2개, 설탕 1큰술, 물 1/2컵으로 만드는 <대추잼>을 권할 만하다. 특히 대추는 그 효능효과의 다양성만큼이나 한방에서 매우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상당수의 한방 처방에서 약을 달일 때 생강과 대추를 넣어 달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약성을 조화시키는 이 재료의 특성으로 볼 수 있다. 말린 대추는 식용, 요리용, 과자용, 건과, 약용 등으로 널리 쓰이며, 대추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꿀대추, 삼계탕, 약밥, 대추밥, 대추죽, 대추인절미, 대추전병, 대추차, 과자 등이 있다. 소주 등에 넣어서 대추주를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 볶아서 커피 대용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8. 대추를 먹을 때 주의 사항
8-1. 습담(濕痰), 적체(積滯), 중병(重病)인 경우
비에서 생기는 증상으로서 사지가 권태롭고 복통과 종창, 설사 증상이 발생하는 증상인 습담(濕痰),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쌓여서 막힌 질환인 적체(積滯), 그리고 중병(重病)이 있는 사람은 적합하지 않다.
8-2. 습담과 완복 창만 한 사람
단맛은 조습(燥濕) 효능이 있으며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식욕부진 등을 일으키지 않으나 습담과 완복 창만 한 사람은 복용을 피해야 한다.
8-3. 몸이 수척하고 살이 오르지 않는 사람
보통 한방에서 약을 달일 때나 음식을 할 때 무조건 대추를 넣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대추가 들어가지 않는 처방이 더 많고, 모든 사람에게 대추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또한 몸이 수척하고 마르며 살이 오르지 않는 체질의 경우에는 대추를 많이 먹으면 안 된다.
8-4. 익지 않은 풋대추는 금기
특히 잘 익지 않은 풋대추는 복통을 일으키므로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예로부터 할아버지께서 손자들이 풋대추를 따 먹을 경우 야단을 치는 것은 이를 예방하고자 하였음을 이해해야 한다.
9. 마무리
대추는 제사나 차례상에 밤, 감(곶감)과 함께 3실과라 하여 빠지지 않고, 그 중에서도 1번 서열로 올라가는데, 대추는 그 씨가 하나여서 군주를 상징한다는 의미여서 가장 윗자리에 올라간다고 한다. 또한 전통 혼례에서 폐백을 할 때 다산(多産)의 상징인 대추를 신부에게 던져 주던 풍습이 지금도 남아 있다. 한약을 달일 때 많은 처방에서 대추와 생강을 첨가하라고 하는 중요한 약재이기도 하면서, 약밥을 비롯하여 음식에도 다양하게 들어가는 대추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요즘은 생과 전용으로 대과(大果) 품종이 개발되어 보급되기도 한다. 농가의 주요 수입원으로 경북 경산과 군위, 경남 밀양, 충북 보은지방은 대추의 주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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