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이 위수(渭水)를 넘으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귤은 귀한 존재였으며, 조선왕조실록에도 제주도에서 귤이 진상되면 왕은 신하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귤의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귤의 기원과 특성
귤은 운향과에 속하는 귤류의 익은 열매로서 복귤(福橘 : Citrus tangerina Hort. et Tanaka), 주귤(朱橘 : Citrus erythrosa Tanaka), 온주밀감[Citrus unshiu (Yu. Tanaka ex Swingle) Marcow], Citrus reticulata Blanco 등의 품종이 있다.
한국에서는 귤나무의 열매껍질을 진피(陳皮)라고 하여 공정서인 『대한민국약전』에 수재 되어 있으며, 씨를 귤핵(橘核)이라 하여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재하고 있다.
그 밖에도 뿌리를 귤근(橘根), 열매껍질 안쪽의 섬유질을 귤락(橘絡), 열매껍질 안쪽의 흰 부분을 귤백(橘白), 잎을 귤엽(橘葉), 열매껍질을 귤피(橘皮), 귤백을 긁어낸 열매껍질 바깥층의 적색 부분을 귤홍(橘紅)이라 하여 각기 약용하며, 특히 익지 않은 어린 열매를 귤홍주(橘紅珠)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가 주산지이며, 중국 절강성의 온주(溫州)에 분포하던 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품종개량을 거쳐 일본 중부와 남부, 한국의 제주도 따뜻한 지역에 재배되어 온주밀감[溫州蜜甘;C. unshiu (Yu. Tanaka ex Swingle) Marcow]이라고 불린다. 중국산 진피는 C. reticulata의 성숙한 열매껍질인데, 광동성 신회(新會), 광주(廣州), 사회(四會) 등지에서 생산되는 것을 광진피(廣陳皮)라고 하며 특히 품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귤핵(橘核)은 C. unshiu 또는 C. reticulata의 잘 익은 씨를 말하는데 귤자인(橘子仁) 또는 귤인(橘仁)이라고도 하며, 유통되는 귤핵 중에는 금귤(C. japonica Thunb.)의 씨가 많으며, 탱자나무(C. trifoliata L.)의 씨가 유통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감귤에 대한 형태적 및 생육 특성과 품종 및 생산기술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에 대해서는 농촌진흥청 농사로의 농업기술 길잡이를 참고하면 되는데, 주로 단귤의 생산기술과 품종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감귤에 대한 정보-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작목정보/과수/감귤/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FT060614 |
감귤 과수원에 문제가 되는 주요 병해충을 보면 주요 병은 감귤검은점무늬병, 궤양병, 더뎅이병, 잿빛곰팡이병, 역병 등이 있고, 주요 해충으로는 볼록총채벌레 피해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으며, 녹응애 등의 응애류와 루비깍지벌레 등의 깍지벌레류가 주요 해충이다. 등록 고시된 약제를 이용하여 적기에 방제한다.
적용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을 참고하여 등록된 적용 약제를 기준량만큼 사용한다.
농촌진흥청 농약안전 정보시스템 https://psis.rda.go.kr/psis/ |
2. 귤의 성미, 귀경
귤의 맛은 달고 시큼하며 성질은 서늘하다(甘酸凉). 『도홍경(陶泓景)』은 ‘맛은 달고 시큼하다.’고 하였고, 『본초습유(本草拾遺)』에는 ‘성질이 서늘하다.’고 하였다.
귤근(橘根)은 쓰고 평하며, 귤락(橘絡)은 다소 쓰며 평하고, 귤백(橘白)은 쓰고 맵고 따뜻하고, 귤엽(橘葉)은 쓰고 맵고 평하다, 귤피(橘皮)는 맵고 쓰며 따뜻하다, 귤핵(橘核)은 쓰고 평하다.
귤홍(橘紅)은 맵고 쓰며 따뜻하고, 귤홍주(橘紅珠)는 시고 쓰고 따뜻하다.
『본초구진(本草求眞)』에 따르면 귤은 폐, 위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귤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귤은 단백질, 지방, 포도당, 과당, 자당, 말릭산, 시트르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카로틴,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비타민 C 등이 풍부하고, 여러 종류의 유기산,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어 노인 및 심혈관 질환자에게 적합하다.
귤 조생종과 보통종의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귤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
구분 | 가식부 100g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조생 | 38 | 89.0 | 0.7 | 0.1 | 9.8 | 0.1 | 0.3 |
보통 | 47 | 86.5 | 0.8 | 0.2 | 11.8 | 0.3 | 0.4 |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조생종에 비하여 보통종이 에너지, 당질 등이 조금 높다. 무기질이나 비타민의 경우에는 종류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칼륨 함량은 조생종이 월등히 높다.
<표 2> 귤 종류별 무기질(mineral)과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구분 | 무기질(minerals) | 비타민(vitamins) | ||||||||
칼슘 (mg) |
인 (mg) |
철 (mg) |
나트륨 (mg) |
칼륨 (mg) |
β카로틴 (㎍) |
B1 (mg) |
B2 (mg) |
나이아신 (mg) |
C (mg) |
|
조생 | 13 | 11 | - | 11 | 173 | 5 | 0.13 | 0.04 | 0.4 | 44 |
보통 | 18 | 10 | 0.2 | 3 | 130 | 49 | 0.11 | 0.06 | 0.5 | 39 |
4. 귤의 효능효과와 이용
귤은 식욕을 증진시키고, 이기(理氣)하며 갈증을 멈추게 하고 폐를 윤활하게 한다.
① 귤근(橘根)은 기를 잘 돌게하고 통증을 멈추게 하며 한사(寒邪)와 습사(濕邪)를 제거한다.
② 귤락(橘絡)은 경락에 기가 정체한 것을 통하게 하고, 오랜 기침으로 인하여 가슴이 아픈 증상,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 술에 상하여 오는 갈증의 치료 등에 이용한다.
③ 귤백(橘白)은 위를 조화롭게 한다.
④ 귤엽(橘葉)은 간의 기운을 잘 흩어지게 하고, 기를 잘 돌려주며, 화담소종한다. 옆구리가 아픈 병, 화농성 유선염, 폐농양, 해수 등을 다스린다.
⑤ 귤피(橘皮)는 식욕부진, 구토에 의한 딸꾹질, 기침이 나고 가래가 성한 증상을 치료하며 물고기와 게의 독을 풀어준다.
⑥ 귤핵(橘核)은 통증을 멈추고 헤르니아, 고환이 부어오르고 아픈 증상, 화농성 유선염, 요통 등을 다스린다.
⑦ 귤홍(橘紅)은 찬바람과 찬 기운으로 기침이 나고 가래가 나오는 증상, 속이 메스꺼운 증상, 신물을 토하는 증상, 가슴이 아프고 더부룩하게 불러올라 답답한 증상 등을 치료한다.
⑧ 귤홍주(橘紅珠)는 갈증을 해소하고 소화를 도우며 흉중에 기가 정체된 증상을 다스린다.
5. 귤의 주치와 응용
『맹선(孟詵)』에 의하면 ‘귤은 설사를 멈추게 하고 식욕을 돋운다. 횡격막의 담실(痰實) 결기(決氣)를 풀어준다.’고 하였다.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는 ‘소갈증을 멎게 하고 기를 내리며 식욕을 돋우고 흉중의 막힌 기운을 제거한다.’하였으며 『음선정요(飮膳精要)』에는 ‘구토를 멎게 하고 기를 내리며 수도(水道)를 이롭게 하고 흉중의 열을 내린다.’고 하였고, 『일용본초(日用本草)』에는 ‘갈증을 해소하고 건조한 것을 촉촉하게 적셔주며 진액을 생기게 한다.’고 하였으며 『의림촬요(醫林撮要)』에는 ‘열이 울결 하여 가슴이 답답하며 초조 불안하여 가만히 있지 못하는 증상인 번조(煩燥)를 제거하고 술을 빨리 깨게 한다.’고 하였다.
그 밖에도 기침과 담이 많은 증상, 소갈(消渴), 애역(呃疫: 딸꾹질), 구토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본초구진(本草求眞)』과 『본초습유(本草拾遺)』에 따르면 귤의 속과 껍질은 모두 같은 과일이지만 성질은 다르다. 즉 귤껍질은 맛은 맵고 쓰지만 귤의 속은 맛이 달고 시큼하다. 또 껍질은 담을 흩어지게 하고, 기를 이롭게 하는 효능이 있어서 약용하지만 속은 식용으로만 이용한다. 씨는 좋지 않다.
6. 귤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6-1. 귤과 배합하면 좋은 식재료
귤에 꿀을 배합하면 비위가 약하거나 기침이 심한 경우에 좋고, 두충을 배합하면 요통뿐 아니라 아랫배가 아프면서 소변을 보지 못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호두를 배합하면 술독으로 콧등이 붉어진 딸기코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6-2. 귤껍질과 배합하면 좋은 식재료
귤껍질에 살구씨를 배합하면 변비에 좋다. 생선을 요리할 때 비린내를 없애고 독을 풀어준다. 귤껍질과 생강을 함께 넣어 달여 마시면 감기에 좋다. 미나리 뿌리와 함께 먹으면 기침, 가래가 심할 때 좋고, 감초와 함께 달여서 마시면 폐를 보한다. 또 대나무 속껍질과 함께 달여 마시면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 등 귤껍질은 전통적으로 진피(陳皮)라 하여 중요한 약재로 사용하여 왔다.
7. 귤의 이용과 조리 사례
귤 3개, 쑥갓 5줄기, 레몬즙 1큰술, 물 1컵으로 만드는 <귤 쑥갓 즙>, 귤껍질 200g에 물 1컵 반을 붓고 끓여서 꿀을 타서 마시는 <귤껍질차>는 향기가 좋고 소화작용을 도우며 감기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8. 귤을 먹을 때 주의 사항
귤은 풍한(風寒)으로 인한 해수(咳嗽: 기침) 및 담음(痰飮)이 있는 사람, 음허조해(陰虛燥咳)와 각혈(咯血), 토혈(吐血)이 있는 사람은 신중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요즘은 제3세대 농약을 사용하여 농약살포 후 2시간이 경과하면 햇빛이나 물에 의해 대부분의 농약성분이 자연분해가 된다고는 하지만, 옅은 소금물에 껍질째 담가 충분히 씻어 불순물이나 농약을 제거한다. 마지막 헹구는 물은 우려먹고 모아둔 녹차 찌꺼기를 다시 우린 물을 사용하면 좋다. 특히 진피로 사용할 감귤을 씻을 때는 과일 전용세제를 이용하여 깨끗하게 세척하고, 잘 말린 후 저장하는 것이 좋다.
9. 마무리
열매껍질을 진피(陳皮) 또는 귤피(橘皮), 씨를 귤핵(橘核), 뿌리를 귤근(橘根), 열매껍질 안쪽의 섬유질을 귤락(橘絡), 열매껍질 안쪽의 흰 부분을 귤백(橘白), 잎을 귤엽(橘葉), 귤백을 긁어낸 열매껍질 바깥층의 적색 부분을 귤홍(橘紅), 익지 않은 어린 열매를 귤홍주(橘紅珠)이라 하여 각기 약용하며, 열매는 식용으로 사용하는 매우 귀한 식품이자 약재인 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지금은 재배면적도 늘어나고, 품종도 다양하게 개발 보급 되었으나 여전히 제주도의 특산물로 사랑받고 있는 지역 특산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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