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알리는 잘 익은 감은 간식거리가 귀했던 옛날 연시나 곶감으로 만들어 겨울을 나는 동안 입을 즐겁게 하고, 할아버지의 쇠약해진 신장기능을 돕는 귀한 약재로도 이용되었다. 감의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감의 기원과 특성
감은 감나무목 감나무과(Ebenaceae)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인 감나무(Disopyros kaki Thunb.)의 열매를 시자(柿子)라 하며, 잘 익은 열매의 꼭지(꽃받침)를 시체(柹蔕)라 하여 약용한다.
높이는 6∼14m에 달하며 줄기의 겉껍질은 비늘 모양으로 갈라지고 작은 가지에 갈색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가죽질이며 타원형의 달걀 모양이다. 특히 감나무는 외형적으로는 매우 튼튼해 보이지만 작은 힘에도 잘 부러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함부로 나무 위에 올라가면 안 된다. 반드시 사다리를 놓고 작업을 하거나 수확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잎의 길이는 7∼17㎝, 너비는 4〜10㎝로 톱니는 없고 잎자루는 길이 5〜15㎜로서 털이 있다. 잎의 뒷면은 녹색이고 광택이 난다. 꽃은 양성 또는 단성으로 5∼6월에 황백색으로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수꽃은 16개의 수술이 있으나 양성화에는 4∼16개의 수술이 있다. 앞꽃의 암술 길이는 15∼18㎜이고 암술대에 털이 있으며 길게 갈라지고 씨방은 8실(室)이다. 열매는 달걀모양 또는 한쪽으로 치우친 공 모양으로 10월에 주황색으로 익는다. 유사한 종으로 돌감나무(var. sylvestris), 고욤나무(D. lotus)가 있는데 감나무를 닮았지만 열매의 지름이 1∼2㎝로 작다. 주로 재배품종의 접붙이기용 대목으로 이용된다.
한국에서 감나무의 북한계선은 단감의 경우 북위 35도 이남이며, 떫은 감의 경우도 북위 37도를 넘어가면 냉해의 위험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대전광역시 이북에 심어진 감나무는 떫은 감 일 확률이 높으며 한반도에 자생하는 품종이다. 단감 종류는 일본에서 도입되었다.
동아시아 온대의 특산종으로 영명으로도 “Oriental persimm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의 중부 이남, 중국 중북부, 일본 등지에서 널리 재배하는 과실나무다. 중국의 양쯔강 유역이 야생종의 원산지로 많은 품종을 재배한다.
한국에서도 일찍부터 재배되어 있었고 고품질의 재래종이 육성되었다. 일본은 재래종 외에 8세기경 중국에서 전래되었고, 지방종을 포함하여 800여 종의 품종이 있으며 특히 단감은 일본 특유의 품종이다.
경남 진영의 단감,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 및 영암의 대봉시, 경북 상주와 경남 산청, 함양, 충북 영동, 전북 완주군 동상면의 곶감 등이 유명하며 동상곶감은 진상품이었다.
감에 대한 형태적 및 생육 특성과 품종 및 생산기술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에 대해서는 농촌진흥청 농사로의 농업기술 길잡이를 참고하면 되는데, 주로 단감의 생산기술과 품종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단감에 대한 정보 - 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작목정보/과수/단감/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FT060605 |
감나무 과수원에는 최근 돌발해충으로 "갈색날개매미충"이 큰 피해를 주고 있는데, 도입해충으로서 3가지의 중점 관리 방법으로 관리를 해 주면 좋다. 첫째는 1~3월에 난괴(알덩어리)가 있는 가지를 제거하면 갈색날개매미충 알 덩어리를 90% 정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는 가지를 잘 관찰하여 알 덩어리 수가 5개 이상이면 등록 고시된 농약을 뿌려 방제를 하는 데 안전사용기준을 잘 지켜 주고, 과수원이 산림지역과 가까울 때는 가까운 산림지역에도 약을 뿌려 준다. 현재 33 작물 61 품목의 농약이 등록되어있다. 셋째는 과수원 주변관리를 잘해주어야 하는데 산수유, 때죽나무 등은 갈색날개매미충이 선호하는 기주식물로서 과수원 내 또는 주변에 심지 말고, 콩, 깨, 해바라기 등 유지작물은 갈색날개매미충 약충의 생존율을 높이고 성충의 산란 양을 늘려 주므로 과수원 주변에 심지 않도록 한다.
적용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을 참고하여 등록된 적용 약제를 기준량만큼 사용한다.
2. 감의 성미, 귀경
시자(柿子)는 맛은 달고 떫으며 성질은 차다(한 寒). 시자(柿子)의 성미에 대하여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맛이 달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다.’고 하였다. 또한 『천금방(千金方)․식치문(食治門)』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차며 떫고 독이 없다.’고 하였다. 『본초연의(本草衍義)』에는 ‘성질이 시원하다.’고 되어 있다.
시체(柹蔕)는 맛이 쓰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다. 시체(柹蔕)의 성미에 대하여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맛이 떫고 성질은 평하며 독이 없다.’고 하였고, 『본초휘언(本草彙言)』에는 ‘맛은 쓰고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고 하였다.
시자는 심, 폐, 대장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하고, 시체(柹蔕)는 폐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감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과당, 포도당, 자당 등이 풍부하고, 비타민 A, B군, C와 인, 철분, 칼슘, 칼륨 등이 많이 들어 있으며, 펩틴, 프로테아제, 디아스타제, 타닌산 등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감의 껍질을 깎아내고 말린 곶감은 건조 과정에서 표면에 생기는 미세한 분말을 시상(柿霜)이라 하는데, 맛이 달고 성질은 시원하며 열을 내리고, 촉촉하게 하며 담(痰:가래)을 삭이는 효능이 뛰어나고 소갈(消渴)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어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감의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감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
구 분 | 가식부 100g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단 감 | 44 | 86.5 | 0.5 | 0.1 | 11.4 | 1.1 | 0.4 |
생 감 | 56 | 83.8 | 0.5 | 0.1 | 14.8 | 0.3 | 0.5 |
곶 감 | 237 | 30.1 | 2.2 | 0.2 | 63.2 | 2.8 | 1.5 |
표 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단감이나 생감에 비하여 곶감으로 만들면 에너지, 당질 등이 월등히 높아진다. 무기질이나 비타민의 경우에도 비타민 B군과 C를 제외하고 모두 곶감에서 월등하게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2> 감 종류별 무기질(minerals)과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구분 | 무기질(minerals) | 비타민(vitamins) | ||||||||
칼슘 (㎎) |
인 (㎎) |
철 (㎎) |
나트륨 (㎎) |
칼륨 (㎎) |
β카로틴 (㎍) |
B1 (㎎) |
B2 (㎎) |
나이아신 (㎎) |
C (㎎) |
|
단감 | 8 | 18 | 0.3 | 2 | 149 | 139 | 0.03 | 0.03 | 0.3 | 50 |
생감 | 15 | 11 | 0.3 | 5 | 140 | 97 | 0.03 | 0.02 | 0.2 | 20 |
곶감 | 28 | 65 | 1.3 | 5 | 736 | 187 | 0.02 | 0.01 | 0.8 | 4 |
4. 감의 효능효과와 이용
열을 내리고 폐를 촉촉하게 하는 청열윤폐(淸熱潤肺), 갈증을 멈추게 하는 생진지갈(生津止渴)의 효능이 있다. 또한 기침을 멎게 하는 지해(止咳), 독을 풀어주는 해독(解毒) 작용이 있다.
폐의 열을 내리고 기침을 멈추게 하며, 피를 토하는 토혈(吐血)과 열병으로 인한 입안의 갈증 및 구창(口瘡), 열로 인한 설사, 변혈(便血), 갑상선종 및 폐의 건조로 인한 마른기침, 피를 토하는 각혈(咯血) 등에 응용할 수 있다.
5. 감의 주치와 응용
『명의별록(名醫別錄)』에 따르면 ‘감은 코와 귀의 기의 순환을 촉진하며, 세균성 및 전염성 설사를 치료한다. 잘 익은 연시는 술 마신 뒤 후유증으로 오는 열독을 제거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그러나 술을 마신 후 바로 연시를 먹으면 위통이 생길 수 있고 술이 더 취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千金方, 食治門』에 따르면 ‘감은 화상이나 칼 따위에 베인 상처를 치료하고 통증을 완화시킨다.’고 하였으며 『맹선(孟詵)』에는 ‘감은 허로로 인한 부족을 보양한다. 따라서 노인들이 하루에 한 개씩 먹으면 매우 좋다.’고 하였다.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 의하면 ‘감은 심폐를 촉촉하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며 장을 수렴하고 폐결핵, 심열, 기침을 치료하고 담을 삭이고 식욕과 소화를 촉진한다. 또 토혈을 치료한다.’고 하였으며, 『가우본초(嘉祐本草)』에 의하면 ‘홍시(紅柿)는 기를 보양하고 경맥의 기를 이어주며 감장아찌는 하초를 수렴하고 비위의 기를 튼튼히 하며 숙혈을 삭인다.’고 하였다.
그 밖에도 감잎은 비타민 C의 보고(寶庫)인데, 어린잎을 말리거나 녹차 처럼 무쇠솥에 덖어 차를 만들면 풍미가 뛰어나고, 감기예방과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차로 활용할 수 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은 버리지 말고 식초를 담가 먹으면 매우 뛰어난 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익지 않은 감을 으깨어 직물의 염색재료로 이용하면 피부알레르기를 예방하고 벌레도 달려들지 않으며 착용감이 뛰어난 고급 옷감이나 침구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6. 감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감은 비위를 강하게 하는데 우유와 꿀을 섞어 달여 마시면 더욱 좋다. 단 떫은 감은 먹지 않도록 한다. 떫은 감을 먹으면 펩신, 트립신, 디아스타제 등 소화효소의 작용을 저해하여 소화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감즙과 무즙을 같은 양으로 섞어 마시면 중풍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곶감과 들깨를 배합하면 방광염에 좋다.
7. 감의 이용과 조리 사례
감꼭지 4~5개에 물 1컵 반을 붓고 끓인 <감꼭지 달인 물>은 딸꾹질에 특효인데, 특히 심한 딸꾹질을 할 때 매우 효과가 좋으므로 평소 감꼭지를 말려서 보관해 두고 사용하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덜 익은 감을 짓찧은 <땡감즙>은 갑상선종의 보조식품으로 좋다. 기타 감껍질을 벗기고 잘 말려둔 <곶감>은 수정과의 원료로 매우 중요하다.
8. 감을 먹을 때 주의 사항
감의 찬 성질 때문에 비위(脾胃)가 허하고 찬 사람, 담습이 강하여 기침이 나오는 경우, 감기로 인한 기침, 비허(脾虛)로 인한 설사, 학질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본초도경(本草圖經)』에 따르면 ‘감과 게를 함께 복용하면 감의 타닌산이 게의 단백질과 결합하여 딱딱한 채 장(腸)에 남기 때문에 복통과 큰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술 마신 후에 연시를 먹으면 위통이 생기고 술이 더 취하게 되며, 특히 감은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변비로 고생할 수 있다.
9. 마무리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속담이 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 방에는 항상 곶감이 떨어지지 않고 사랑하는 손자들에게 곶감을 하나씩 쥐어 주시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쫄깃하고 달짝지근한 맛의 곶감 사랑을 잊을 수 없는데 귀여운 손자의 변비를 걱정하여 생겨난 속담이리라. 곶감에 피어나는 하얀 분(粉)은 시상(柿霜)이라 하여 정액을 생성해 주고, 쇠약해진 신(腎)의 기운을 돕는 귀한 약재였다. 멀지 않은 과거에도 전라남도 장성에 가면 온 마을이 곶감을 깎고 말리느라 장관을 이루었다. 들이 많지 않은 산골의 귀한 수입원이기도 했던 감, 이제는 한 겨울에도 눈을 하얗게 뒤집어쓰고 북풍한설을 맞고 있는 감나무들을 흔히 본다. 일손이 부족하여 미처 감을 따지 못하는 거란다. 격세지감이 있지만, 여전히 감은 우리에게 귀하신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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