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으로 만든 제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두부는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콩의 원산지로 콩을 많이 먹었던 중국 동북부에서 기원했다는 두부(豆腐)에 대하여 그 기원과,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알맞은 음식 배합을 알아본다.
1. 두부의 기원
두부(豆腐)는 콩과(Leguminosae)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의 잘 익은 열매인 콩을 가공하여 만든 것이다.. 그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으며 정확한 연대 기록은 아직 정설이 없고 중국 한(漢) 나라의(漢)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최초로 발명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한반도에서 두부에 관한 문헌은 고려말기의 성리학자인 이색(李穡)의 『목은집(牧隱集)』에 나오는 “대사구두부 내향(大舍求豆腐來餉)”이라는 시(詩)에 ‘나물죽도 오래 먹으니 맛이 없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어 늙은 몸이 양생 하기 더없이 좋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것이 두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또한 두부의 전래 시기 또한 분명하지 않으며 당나라 시기로 보는 학설이 있지만 문헌상 처음 보이는 때가 고려말이므로 원(元) 나라로부터 전래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 두부의 제조방법
2-1. 콩 씻어 불리기
정선된 콩을 깨끗하게 씻어 여름에는 7∼8시간, 겨울에는 24시간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린다.
2-2. 콩 갈기
충분히 불린 콩에 물을 조금씩 가하면서 분쇄기에 넣고 곱게 간다. 옛날에는 맷돌을 이용하여 갈았지만 요즘은 가정에서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분쇄기를 이용한다. 이것을 콩비지라 하며, 솥에 넣고 직접 끓인다. 이렇게 끓이는 과정에서 열로 인하여 콩의 비린내가 제거되는 동시에 단백질이 다량 콩비지 속에 용해된다.
2-3. 콩물 짜기
끓인 콩물을 베주머니에 넣고 짜서 콩물[豆乳]과 비지로 나눈다. 이때 콩비지가 너무 식으면 짜기 어려우므로, 뜨거울 때 걸러서 가능한 한 콩물을 꼭 짠다.
2-4. 응고제 투입
걸러낸 콩물을 약간 식혀 70〜80 ℃쯤 되었을 때 응고제를 넣는다. 전통적으로는 응고제로서 간수(식염에서 녹아내린 액상의 짜고 쓴 간국으로 주성분은 염화마그네슘)를 썼으나, 최근에는 황산칼슘을 주성분으로 하는 가루응고제를 사용한다. 응고제를 넣으면 콩물 중의 단백질이 굳어지는데, 응고 상태를 보아가면서 응고물이 헝클어지지 않도록 나무주걱을 조심스럽게 세로로 젓으면서 응고제를 조금씩 투입한다. 이 과정에서 주걱을 너무 세게 휘젓지 않도록 주의한다.
2-5. 누름과 성형
그대로 잠시 놓아두었다가 맑은 웃물을 떠서 버리고 밑에 가라앉은 응고물은 사방에 작은 구멍이 뚫린 나무상자에 무명천을 깔고 부은 다음 뚜껑을 닫고 누름돌로 눌러 두면 작은 구멍으로 물기가 빠진다. 두부가 충분히 굳으면 상자째 물에 집어넣어 물속에서 상자는 빼내고 두부는 잠시 물에 담가 둔다. 이렇게 하면 여분의 응고제가 모두 빠져서 맛이 좋아진다. 이것을 적당히 자르면 완제품이 되는데, 보통 두부 1모는 200g이 표준이고, 콩 1 kg에서는 4〜5kg의 두부가 나온다.
2-6. 연두부와 순두부
연두부는 물을 완전히 빼지 않고 어느 정도 남긴 채 용기에 넣어 굳힌 것으로 매우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순두부는 콩물이 덩얼덩얼 응고되었을 때 그대로 웃물과 함께 떠서 먹는 것으로 이것 역시 다양한 용기에 넣어 시판된다.
한마디로 ‘두부’는 ‘콩물에 응고제를 넣어 단백질을 굳힌 것’인데, 이때 콩물 속에 들어 있는 콩의 지방분이 거의 단백질에 싸여서 함께 응고된다. 그러므로 두부는 단백질 외에 지방도 풍부하다.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한 질이 좋은 것으로, 소화흡수율도 매우 높아 노약자들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밭의 고기라고도 하는 콩을 원료로 하여 예로부터 한국 국민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그 조리방법도 100여 종이 넘는다.
두부에 대한 음식정보와 조리법, 고문헌 참고자료 등 상세한 정보 등에 대해서는 농촌진흥청 농사로의 향토음식을 참고하면 된다.
3. 두부의 성미, 귀경
두부의 성질은 서늘하고 맛은 달다.(凉, 甘). 또 두부는 비, 위, 대장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脾, 胃, 大腸)
4. 두부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두부는 고급 단백질과 당질, 지질이 풍부한 고급 영양원이다. 칼슘, 인, 철분 등이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등을 함유하고 있다.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의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며, 각종 성인병 및 노화방지,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열량이 낮고, 수분함량이 높아 다이어트식품으로도 좋다.
두부 100g당 주요 영양성분 함량은 열량(84 Cal), (84 Cal), 수분(82.8%), 단백질(9.3g), 지질(5.6g), 회분(0.9g), 당질(1.4g), 섬유소(0.2g), 칼슘(126㎎), 인(140㎎), 철(1.5㎎), 나트륨(5㎎), 비타민B1(0.03㎎), B2(0.02㎎), 나이아신(0.2㎎)으로 구성되어 있다.
5. 두부의 효능효과와 이용
두부는 원기를 북돋워 주고 중초(소화기능)를 편안하게 하며(和中益氣), 몸에 진액을 생기게 하여 건조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生津潤燥), 몸의 열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淸熱解毒). 젖을 잘 나오게 한다(催乳).
6. 두부의 주치와 응용
6-1. 목적종통(目赤腫痛)
눈이 충혈되고 붓고 아픈 증상을 말한다.
6-2. 기침과 소갈(消渴 : 당뇨)
폐열로 인하여 가래가 노랗게 나오는 증상(肺熱痰黃)과 기침(肺熱咳嗽)을 치료하고, 심한 갈증으로 물을 너무 많이 마실 때 즉 소갈(消渴)을 다스린다.
6-3. 비허창만(目赤腫痛)
비허로 인해 복부가 창만(脹滿)하여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다스린다.
6-4. 위장의 열과 입냄새(胃熱口臭)
인후통, 또는 위열로 인하여 입에서 냄새가 나는 증상을 다스린다.
6-5. 풍토병의 예방과 치료
낯선 지방을 여행하거나 환경이 바뀌면 그 지방의 기후 토질 및 수질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에는 먼저 두부를 먹으면 그 후 물과 토질에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지구촌 시대 해외여행이 많아진 오늘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팁이다.
6-6. 기타 두부의 효과
어린이의 여름철 발열을 다스리고,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7. 두부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김치와 함께 먹으면 두부에 부족한 식이섬유와 비타민을 김치가 보충해 준다. 두부와 솔잎을 배합하면 당뇨병에 좋은데 솔잎은 혈당을 낮춰 준다. 두부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나 가래가 많이 나오는 기침에는 무가 좋다. 미역을 먹을 때 두부를 함께 먹으면 몸속의 요오드 배출, 칼슘 흡수를 상승시키는데 <미역줄기무침>에 두부를 으깨어 넣는 배합은 매우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8. 두부의 이용과 조리 사례
두부 1/2모, 미역 15g, 물 4컵, 국물용 멸치 30마리, 소금 약간, 된장 2큰술 등을 원료로 하는 <두부미역된장국>, 흰 콩을 물에 불려 믹서나 맷돌에 갈고 돼지고기와 배추김치를 잘게 썰어 양념해 놓는다. 콩비지에 양념한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고 중불에 끓인다. 식성에 맞게 간을 맞추도록 간장에 파, 마늘 다진 것, 깨소금, 고춧가루를 넣은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가을에 나는 풋콩으로 해도 맛이 좋으며, 콩물을 걸러낸 비지에 두부 으깬 것을 섞어 같은 방법으로 끓일 수도 있는 <비지찌개>, 돼지고기 다진 육,, 두반장, 블랙빈 소스, 두부, 다진 마늘, 청피망, 양파, 대파, 고추기름, 물, 후춧가루, 녹말물(물 1큰술, 전분 1큰술), 참기름 약간 등을 원료로 하는 <마파두부> 등은 좋은 두부요리이다.
☞ <두부가 맛있는 집>
한국에는 전국적으로 내로라하는 두부집들이 사계절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전국을 돌며 약초를 탐구하던 필자의 기호에 의하면, 전라북도 전주시 소양면의 “화심순두부”를 추천할 만하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하다. 전주에서 진안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데, 요즘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잘 닦여 있어서 소양 IC에서 진출입이 가능하다. 원래 이곳의 두부는 가난한 시절 새벽같이 마을 주민들이 두부를 만들어 새벽길을 도와 전주에 나가 두부를 팔던 작은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화심순두부”라는 식당이 가장 성업을 하고 있다. 주말이면 인근의 만덕산 등 산행을 마친 고객들로 주차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또 한 곳 전남 화순군 동면의 “달맞이 흑두부”도 추천한다. 검정콩 두부를 이용한 흑두부를 비롯하여 색색의 두부와 함께,, 흑두부버섯전골, 홍탁삼합의 보쌈까지 입과 눈이 즐거운 집이다.
달맞이흑두부/전남 화순 동면 충의로 849 https://map.naver.com/p/entry/place/11717279?lng=127.0486573&lat=35.0296095&placePath=%2Fhome&searchType=place&c=15.00,0,0,0,dh |
☞ <‘어처구니없다’의 유래>
우리말 큰사전에 따르면 ‘‘어이없다의 속된 말’이라고 풀이해 놓은 이 말의 “어처구니”는 본래 광산에서 큰 바윗돌을 부수기 위한 장비였다. 큰 바위의 틈새에 이 어처구니를 박아 넣고 바위를 쪼개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또 다른 용도로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 콩을 갈던 맷돌의 손잡이를 박아 넣던 나무로 만든 끼움새를 말하기도 한다. 이 ‘어처구니’가 없이는 맷돌을 돌릴 수가 없으며,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어처구니’가 없이 맷돌을 놓고 콩을 갈려고 하면 얼마나 어이가 없었겠는가?
9. 두부를 먹을 때 주의 사항
두부를 지나치게 먹으면 배가 부풀어 오르는 복창(腹脹)과, 오심(惡心) 반응이 온다. 특히 막걸리 안주로 생두부를 김치에 싸서 많이 먹는데,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금한다.
그리고 두부에는 통풍의 원인 물질인 퓨린(purine)을 비교적 많이 함유하고 있어 통풍(痛風)이 있는 사람은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두부를 생식하기도 하나 임산부와 노약자는 따뜻하게 데워서 먹는 것이 좋고,
10. 마무리
콩의 원산지인 중국의 동북지방을 원산지로 하는 콩은 여러모로 귀한 식량자원이었다. 특히 고기가 귀했던 시절 콩으로 만든 두부는 고급 단백질과 지질을 섭취할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고, 노약자의 건강증진은 물론 다양한 치료효과도 가지고 있어 잔치를 하는 집에서는 꼭 두부를 만들어 손님들을 대접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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