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약초 탐구

바나나-香焦 제대로 이용하기

by 느티나무곽교수 2024. 3. 16.

지금은 흔한 과일이지만, 수입자유화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특별한 사람들만 먹을 수 있는 귀한 과일이었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장을 촉촉하게 하여 변비를 개선해 주는 바나나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 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바나나의 기원과 특성

1-1. 바나나의 기원과 생태적 특성

바나나는 외떡잎식물 생강목 파초과 바나나속에 속하는 늘 푸른 여러해살이 초본식물인 바나나[Musa paradisiaca Linne var. sapientum O. Kuntze]의 열매를 말한다. 식물학적으로 장과류에 속하는 과일이다.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는 “향초(香焦)”라고 수재 되어 있는데 ‘향이 나는 파초’라는 뜻이다. 열매껍질은 대초피(大蕉皮)라고 하고, 근경은 감초근(甘草根)이라 하여 모두 약용한다.

전 세계 열대 또는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국제적인 과일인데, 인도·말레이 지역과 호주 일대가 원산지이며 초본 식물로 높이는 3〜10m에 달하고, 땅속 깊이 들어가서 지지 작용을 하는 뿌리와 지하 30㎝까지 들어가 옆으로 퍼지고 뿌리털이 달려 흡수작용을 하는 뿌리로 나뉜다. 줄기는 잎집이 서로 어긋나게 싸서 생긴 헛줄기(의사줄기)인데 원기둥 모양이고 윗부분에 잎이 사방으로 달린다. 잎은 긴 타원형이고 길이가 1.5〜2.5m, 너비 40〜60㎝이고 가운데 굵은 맥이 있고 측맥은 평행맥이며 잎자루의 길이는 30㎝ 이상이다. 엽총(葉叢)의 아랫부분에서 나온 꽃줄기는 자라면서 밑으로 처지는 수상화서(穗狀花序)이고 길이는 60〜130㎝이며 그 끝에 짙은 자주색의 포가 있다. 꽃은 황색을 띤 흰색으로 7〜8월에 피는데 각 포 겨드랑이에 2단으로 병렬하며 포가 꽃 전체를 감싼다. 꽃줄기의 밑 부분에 암꽃, 끝부분에는 수꽃이 달린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다. 씨방 하위(下位)이고 3개의 방으로 갈라지며 밑씨의 수가 많다. 종자는 품종에 따라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열매는 장과로서 과방(果房)에 계단 모양으로 달린다. 날것을 그대로 먹는 품종(common banana)은 길이가 6〜20㎝, 지름이 3.5〜5㎝이며 요리용 바나나(plantain banana)는 길이 30㎝, 지름이 7㎝ 정도이다. 열매의 색깔은 다양해서 잿빛을 띤 흰색, 노란색, 귤색 등이 있고, 향기와 단맛 등도 변화가 많다. 종자는 짙은 갈색으로 편평한 둥근 모양이며 지름이 5㎜ 정도이다. 여러해살이 식물이지만 한번 수확을 하고 나면 상품성 있는 바나나가 다시 열리지 않아 경제성이 떨어지므로 재배지에서는 대부분 수확 직후 줄기를 베어내고 땅 속에 있는 알줄기에서 죽순처럼 돋아 있는 흡아(吸芽;sucker)를 떼어다가 땅에 심어서 연중 재배를 이어간다.중국에서는 광서, 광동, 운남, 복건, 대만, 사천 등지에 분포한다.

 

바나나 개화 및 결실- 한국
바나나 개화 및 결실- 한국

1-2. 바나나의 품종

현재 식용으로 사용되는 바나나는 대부분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 종과 무사 발비시아나(M. balbisiana) 종의 교배종들이며 일부는 야생 상태에서 자연교잡과 돌연변이 종들도 있다. 바나나 품종을 분류하는 기준은 상동염색체가 어느 종으로부터 왔느냐에 따른다.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 종의 염색체를 A라 하고, 무사 발비시아나(M. balbisiana) 종의 염색체를 B라고 표시하는데 현재 식용 바나나의 대부분은 AAA계통, 즉 무사아쿠미나타 종의 3 배체 품종의 캐번디시 바나나(Cavendish banana ; M. acuminata Cavendish)다. 1834년경 6대 데본셔 공작 위리엄 캐번디시의 온실에서 처음 재배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캐번디시 바나나의 원산지는 중국 남부지방이다.

원래 바나나는 과육 속에 씨가 가득 들어있었으나 말레이 반도 어딘가에서 3 배체 바나나가 탄생하여 씨 없는 바나나가 생겨났고 이들이 점차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재배하고 있는 식용 바나나의 경우 씨를 찾기가 매우 어려운데 평균적으로 1만 개의 바나나 중 하나꼴로 씨앗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밑동을 잘라 심는 방식으로 번식을 하고 있다. 따라서 재배하고 있는 바나나는 유전자가 모두 똑같아서 유전적 다양성이 극히 낮고 그에 따라 병에 대한 저항성이 극히 취약하여 마름병이 돌면 그 지역의 모든 바나나가 완전히 멸종상태가 되어버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어떤 바나나든 맛이 모두 비슷한 것도 이처럼 유전자가 같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쉽게 접하는 바나나는 노란색 바나나지만, 바나나도 그 종류가 다양해서 구우면 감자와 비슷한 맛이 나는 플렌테인 바나나를 비롯하여 맛이 출중한 빨간색의 “레드바나나”, 파란색을 띠는 “블루 자바 바나나” 외에도 사과 맛이 나는 바나나, 로즈바나나, 애플바나나 등이 있고, “애플바나나” 또는 “바나나플”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라툰단(latundan) 바나나” 등 다양하며, 독(毒)을 품고 있는 바나나도 있다.

역사적으로는 조선 명종조에 기대승의 『고봉집』에 ‘황초(黃焦)를 제사상에 올렸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황초(黃焦)는 문자대로 해석하면 ‘노란 파초’가 되지만 실제로는 바나나로 추정된다는 설이 유력하다.

1-3. 바나나의 보관과 식용방법

바나나의 보관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일반적으로 열대과일이기 때문에 냉장보관을 하면 오히려 쉽게 상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로는 근거가 부족하다. 일설에 의하면 1950년대 초 미국에서 가정용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바나나 판매량이 줄어들자 과일 유통업체인 유나이티드프룻컴퍼니(United Fruit Company)가 바나나의 판매 촉진을 위해 퍼트린 낭설이라는 설이 유력하며 실제로 현대에 와서는 바나나 유통사들도 냉장보관이 장기간 보관에 좋다고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실온에서 바나나를 방치해 두면 일정 시간 후에 바나나의 껍질 부분에 갈변이 일어나 갈색 반점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것을 슈가포인트(sugar piont)라고 하는데 이 검은 점이 서너 개에서 십여 개 정도 생겼을 대 맛과 식감이 가장 좋다. 바나나의 녹말이 당분으로 변해 가면 껍질 또한 얇아지기 마련인데 이 약해진 껍질에 침투한 산소와 바나나의 폴리페놀(polyphenol)이 반응해서 만들어지는 퀴논이 뭉쳐 멜라닌을 생성한 것이다. 이 상태가 되면 녹말이 당으로 변했기 때문에 당도가 매우 높아지지만 탄력이 줄어 씹는 맛은 줄어든다. 이처럼 완전히 익으면 껍질이 부드러워지고 두께도 반으로 줄어들며 훨씬 부드러운 단맛을 느낄 수 있고 변비에도 더욱 좋다. 이처럼 바나나를 검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는 과일에서 나오는 에틸렌(CH₂=CH₂)인데 이 에틸렌은 식물의 노화와 숙성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이 에틸렌이 가장 활발하게 나오는 부분이 바나나의 꼭지 부분인데, 이 부분을 랩이나 포일로 감싸 두면 에틸렌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서 검게 변하는 시기를 며칠 정도 늦출 수 있다. 사과와 바나나를 함께 보관해 두면 안 되는 이유도 사과가 에틸렌이 많이 나오는 과일 중의 하나로 사과의 에틸렌이 바나나를 빨리 검게 만들기 때문이다.

2. 바나나의 성미, 귀경

바나나의 맛은 달고 성질은 차다. 『당본초(唐本草)』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시원하다.’고 하였고,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맛은 달며 성질은 매우 차고 독이 없다.’고 하였으며, 『의림찬요(醫林簒要)』에는 ‘맛은 달고 약간 떫으며 성질은 차다.’고 하였다. 또 바나나는 폐(肺), 위(胃)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바나나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바나나 열매에는 전분 0.5%, 단백질 1.3%, 지방 0.6%, 당분 11%, 회분 1%, 비타민 A, B, C, E 등을 함유하고 소량의 5-세로토닌(serotonin),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과 도파민(dopamine) 등을 함유한다. 잎에는 소량의 타닌과 섬유소 11.55%를 함유한다.

그 밖에도 비타민 B6. 엽산(B9), 마그네슘, 구리, 망간 등을 함유한다. 특히 바나나는 과일 중에서도 당이 매우 높은 수준인데 과당의 비율이 낮고 포도당의 비율이 높아서 주식 대용으로 급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과일로 손꼽힌다. 포도당의 경우 주로 인체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인슐린 분비를 촉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데 반해 과당은 주로 간에서 분해되어 중성지방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적은 포만감을 준다. 또한 풍부한 칼륨함량은 체내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을 맞춰 세포들 간의 등장성(isotonic)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운동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부족한 전해질과 탄수화물을 보충하기 위해서 바나나를 먹는 경우가 많으며 운동 중간에 바나나를 먹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장염에 걸렸을 때도 좋고 물갈이를 할 때도 도움이 된다.

바나나 종류별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바나나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당
에너지
(Kcal)
수분
(%)
단백질
(g)
지질
(g)
당질
(g)
섬유소
(g)
회분
(g)
생과 80 76.9 1.2 0.2 20.9 0.2 0.6
건과 483 4.9 1.7 31.0 60.4 0.8 1.2

 

바나나의 종류별 영양성분 비교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에너지, 단백질, 지질, 당질, 섬유소, 회분, 칼슘, 인, 칼륨, 베타카로틴 등 대부분의 함량은 생과보다 건과에서 높고, 나머지 성분은 같거나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비타민 C는 하루 섭취량의 11%가 들어있으나 건조과정에서 모두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륨의 함량은 생과에서도 매우 높게 나타나 염분의 섭취가 많은 한국인들에게는 나트륨의 배출을 돕기 위해서 바나나의 섭취가 중요하며, 베타카로틴의 경우 건조를 하면 그 함량이 월등하게 높아지며, 에너지 또한 대폭 증가한다.

 

<표 2> 바나나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무기질(minerals)
칼슘
(mg)

(mg)

(mg)
나트륨
(mg)
칼륨
(mg)
생과 4 18 0.7 2 380
건과 8 67 0.5 2 506

 

<표 3> 바나나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비타민(vitamins)
β카로틴
(㎍)
B1
(mg)
B2
(mg)
나이아신
(mg)
C
(mg)
생과 9 0.03 0.06 1.0 10
건과 291 0.04 0.02 1.1 0

4. 바나나의 효능효과와 이용

바나나는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는 청열해독(淸熱解毒), 장을 촉촉하게 하는 윤장(潤腸), 통증을 멈추게 하는 지통(止痛) 작용들을 한다.

5. 바나나의 주치와 응용

바나나는 열병에 의한 번갈(煩渴)과 변비, 치혈 등을 치료한다. 폐의 열을 내리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 고혈압(高血壓)과 혈관의 경화(硬化), 손발이 저리고 마비되는 증후 등을 치료한다. 바나나는 질이 부드럽고 연하여 노인 또는 습관성 변비, 고혈압, 관심병 질환자가 자주 복용하면 좋다. 또 위산을 낮추고 위 점막의 자극을 완화시키므로 위궤양에 대하여 보호 작용이 있다. 『일용본초(日用本草)』에 따르면 ‘바나나는 생식을 하면 어혈을 잘 없애고 칼 따위에 베인 상처를 치료하며 술독을 푼다.’고 하였으며,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소아의 객열(客熱)을 제거한다.’ 하였고 『본초구원(本草求原)』에 따르면 ‘갈증을 멎게 하고 폐를 촉촉하게 하며, 숙취를 풀어주는 해정(解酲) 작용을 하고 비기(脾氣)를 맑게 하며 장을 매끄럽게 하는 효능이 있다. 특히 비(脾)의 열이 성한 사람이 복용하면 설사와 이질이 멎는다.’고 하였다. 또한 바나나는 키위, 체리와 더불어 정신건강에 매우 좋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이 꾸준히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바나나 안에 들어있는 비타민과 트립토판이 뇌하수체에서 세로토닌의 생산을 촉진하여 우울장애, 불안장애, 공황장애 같은 신경증 질환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바나나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바나나와 달걀을 배합하면 간 기능 회복에 좋고, 바나나와 딸기를 함께 복용하면 피부미용에 좋으며 배변을 촉진한다. 또 굴과 함께 복용하면 암의 퇴치 작용이 강화되며, 항 빈혈 작용이 증가된다. 또 견과류와 바나나를 함께 먹어도 빈혈 치료에 좋다. 우유를 넣고 함께 갈아 스무디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 케이크나 빵 등의 토핑은 물론 샌드위치 속재료나 빵, 케이크, 과자 등의 반죽에 섞거나 아이스크림에도 넣는다. 껍질을 벗긴 바나나를 얼려서 먹으면 셔벗 같은 맛을 즐길 수 있고, 바나나를 길게 반으로 잘라 석쇠나 바비큐 그릴에 구워 먹을 수도 있다.

7. 바나나의 이용과 조리 사례

바나나 1/2개, 딸기 5알, 오렌지 1/2개, 우유 반 컵을 함께 넣고 믹서기에 갈아서 마시는 <바나나 딸기 오렌지 주스>는 피부미용과 장의 활성을 돕는 데 큰 효과가 있다.

8. 바나나를 먹을 때 주의 사항

바나나는 너무 많이 먹으면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성질이 차갑고 염화나트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수종이 있거나 염분 섭취를 금지해야 하는 환자는 많이 먹으면 좋지 않으므로 만성신염이나, 고혈압, 수종환자는 섭취를 신중히 해야 한다. 당분이 많아서 당뇨병 환자는 소식해야 한다. 특히 칼륨 함량이 높으므로 칼륨에 예민한 신장질환자는 딸기, 수박, 키위와 함께 바나나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칼륨은 나트륨 배출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들도 하루 7개 이상은 먹지 않는다. 또한 바나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주요 증상은 구강이나 목에 염증이 생기거나 부으며 바나나를 먹을 때 탄산이나 박하처럼 화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9. 마무리

바나나는 청열해독(淸熱解毒)하고 윤장통변(潤腸通便)하며 번갈(煩渴)과 변비, 기침, 고혈압, 동맥경화, 수족마비, 어혈, 숙취 해소, 신경안정에 도움이 되는 참 좋은 과일이다. 또한 비(脾)의 열이 성한 사람이 복용하면 설사와 이질이 멎는다. 풍부한 칼륨 함량은 체내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을 맞춰 세포 들 간의 등장성(isotonic)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운동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부족한 전해질과 탄수화물을 보충하기 위해서 바나나를 먹는 경우가 많으며 운동 중간에 바나나를 먹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장염에 걸렸을 때도 좋고 물갈이할 때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