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의 변화와 함께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곡식의 자리를 밀에게 내주었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주식이 쌀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앞(#1-103)에서 쌀의 기능적 특성과 품종에 대한 개요를 다루었다. 여기서는 가장 좋은 쌀 품종 선택 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1. 최고의 쌀에 관한 개념 정리
어떤 것이 최고의 쌀이냐는 문제는 사실 어려운 문제다. 그것은 쌀의 품질을 평가하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개인적인 기호도, 쌀을 이용하는 목적 등 여러 요인에 따라서 그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지금까지 주요 식량작물의 하나로 그동안 한국에서 진행해 온 품종개발의 과정을 개관하고, 품종별 품질평가 기준, 지역별 권장 최고품질의 쌀(벼) 품종, 기능성 특수미, 품종별 밥맛 특성, 사용 목적별 추천 품종 등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2. 쌀(벼) 품종개발 과정과 전망
2-1 쌀(벼) 품종개발의 과정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밥쌀 용도의 벼품종 개발 및 주요 품종 특성’에서 2000년 이후 농산물 개방화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벼 품종 연구개발의 목표를 잘 제시하고 있다.
밥쌀 용도 벼품종 개발 및 주요 품종 특성 https://www.nongsaro.go.kr/portal/search/nongsaroSearch.ps?categoryName=SCH01&menuId=PS00007&option=0&sortOrdr=01&searchWord=%EC%8C%80 |
1970년대까지는 쌀의 자급자족을 달성하기 위하여 밥쌀용 품종은 품질보다는 수량성을 높이는 연구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1980년에는 각종 병해충이나 기상재해로부터 안전한 안정생산에 주안점이 맞춰지고 1990년대에는 양과 질의 다양화와 함께 밥맛 좋은 양질의 품종 육성으로 변화되었으며, 초형도 ‘통일형’에서 ‘자포니카형’으로 바뀌었다. 2000년대 초 농촌진흥청에서는 국제 쌀시장 개방화에 대비하여 “고품질 쌀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하였고 2010년 이후에는 최고품질에 기능성을 결합한 다양화 및 복합화로 육종의 방향이 변해 왔으며 육종 기술 또한 기존의 교배육종에 분자마커를 활용한 ‘분자육종 기술’이 추가되면서 기능성을 강화하면서 기후변화에도 대응하는 기술들이 속속 접목되었다. 기존의 쌀에 비해 최고품질 쌀은 품종 개발 단계부터 엄격한 4가지 기준을 설정하였으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 3> 최고품질 쌀(벼) 품종의 품질 평가 기준
구분 | 최고품질 | 고품질 | |
밥맛 | 관능검정치(-3~+3) | 삼광벼 이상('21~) (추청벼:~'20) |
추청벼 이상 (0~+0.3) |
외관 | 심복백(0~9) | 0(심복백 없음) | 1이상 |
도정특성 | 도정수율(%) | 75 이상 | 73~74 |
완전미 도정수율(%) | 65 이상 | 60~64 | |
재배안정성 | 병충해 저항성 | 2개 이상 | 2개 이상 |
2-2. 한국의 최고품질 벼품종
위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숙기, 수량성, 주요 특성, 적응 지역, 식미 등을 고려하여 2023년 현재 한국의 최고품질 벼 품종은 다음과 같은 21개 품종이 추천되고 있다.
① 조생종 : 운광, 해담쌀, 해들, 진광,
② 중생종 : 고품, 하이아미, 대보, 해품, 청품, 알찬미
③ 중만생종 : 삼광, 호품, 칠보, 진수미, 영호진미, 미품, 수광, 현품, 예찬, 안평, 미소진미
④ 남부지역 소득작목 후작용 : 해담쌀
2-3. 지역별 재배 적합 벼(쌀) 품종
전국적으로 기상 환경을 고려하여 지역별로 재배하기에 적합한 품종을 보면 중부 평야지에서는 “삼광”, “하이아미”, “청풍”, “진광”, “해들”, “알찬미”, 남부 평야지에서는 “영호진미”, “예찬”, “진수미”, “수광”, “미품”, “현품”, “대보”, “호품” 등이 있다.
현재 최고품질 벼 품종들은 지역별 대표 브랜드쌀로 국민들의 애호를 받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충남지역의 “삼광”, 충북지역의 “알찬미”, 경상도 지역의 “영호진미”, 경상북도의 “일품”, 경기도 지역의 “해들”, “알찬미”, 강원도의 “오대” 등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예찬”, “진수미”, “수광”, “현품” 등이 각 지역에서 재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 이후 쌀 생산량이 남아돌게 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품질의 벼품종들이 육성 보급되는 반면 “추청”, “고시히카리” 등 외래품종의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것을 지역별 공급품종으로 정리하면 경기도 7품종(고시히카리, 백옥찰, 삼광, 알찬미, 오대, 참드림, 추청), 강원도 5품종(삼광, 알찬미, 오대, 추청, 해들), 충청북도 5품종(삼광, 알찬미, 참드림, 추청, 해들), 충청남도 7품종(백옥찰, 삼광, 새일미, 안평, 참드림, 친들, 해담쌀), 전라북도 6품종(동진쌀, 신동진, 안평, 참동진, 해담쌀, 해품), 전라남도 7품종(강대찬, 동진쌀, 백옥찰, 새청무, 신동진, 영호진미, 조명1호), 경상북도 7품종(백옥찰, 삼광, 안평, 영진, 영호진미, 일품, 해담쌀), 경상남도 10품종(동진찰, 백옥찰, 삼광, 새일미, 영진, 영호진미, 조영, 추청, 해담쌀, 해품)이다.
최고품질 벼 품종 개발 현황과 주요 특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자료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최고 품질 벼 품종 개발 현황(16쪽부터 27쪽)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FC010108#searchFrm |
2-4. 쌀(벼) 품종육성 성과와 방향
한국에서 쌀의 자급자족이 이루어지고, 오히려 쌀의 재고량이 넘치다 보니 요즘의 품종 육성 방향은 다수확 품종보다는 고품질과 기능성 특수미 품종개발 쪽으로 힘을 기울이는 추세이며, 2024년 정부 벼 보급종 공급계획은 23 품종에 20,300톤 정도이다. 추진 방향도 다수성 품종은 점진적으로 공급량을 축소하고 도별 주력품종을 2010년 이후에 육성된 품종으로 단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은 외래품종의 대체와 “벼품종 독립”을 목표로 계속 이어져 한국의 논에 재배되던 주요 외래품종이 국산 품종으로 대체되고 있은데, 지역의 관계자와 품종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수요자 참여형 품종 개발 연구’가 활발히 추진되었고 그 결과 농촌진흥청이 경기도 이천시와 공동으로 개발한 “해들”과 “알찬미”가 그동안 ‘임금님표이천쌀’의 원료가 되었던 “고시히카리”와 “추청(아끼바레)”을 이천의 논에서 완전히 대체하는 성과를 2022년에 거둔 것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3. 기능성 특수미
기능성 특수미란 비만방지, 항암작용, 콜레스테롤 저하, 심장질환 예방, 면역력 증강, 노화억제 등의 효과로 건강을 지켜주는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가진 쌀을 말하며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 수 있다.
① “하이아미”라는 품종은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아 성장발육, 두뇌활동, 호르몬분비의 촉진 및 간 기능 활성화 등에 효과가 있어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노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쌀이다.
② “흑진주”, “흑남”, “흑향”, “신토흑미”, “흑설”, “조생흑찰”, “신명흑찰”, “신농흑찰”, “보석흑찰” 등의 흑미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데, 안토시아닌은 세포손상을 억제하고 심장질환과 암을 예방하며 토코페롤보다 5∼7배나 강한 노화억제 효과를 가지고 있다.
③ “홍진주”와 “적진주”로 대표되는 적갈색미는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아 혈압강하와 해독작용, 항균, 항암 효능이 높은 기능성 품종들이다.
④ “고아미 2호”와 “고아미 3호”는 일반쌀보다 식이섬유 함량이 3배나 높아서 대장 내 발암성 물질의 작용억제 및 대장운동 촉진으로 대장암 및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고 식사 후 공복감을 덜어주어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⑤ “도담”은 혈당지수가 낮은 건강 소재 저항전분 함량이 일반쌀보다 10배 이상 높아 당뇨와 비만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⑥ “삼광”, “설갱”, “큰눈”, “홍진주”, “흑광”, “화선찰”과 같은 발아현미용 품종들은 GABA(Gamma-Amino Butyric Acid) 함량이 높은데, GABA는 신경전달물질로서 혈압강하 효과가 있어 당뇨에 의한 합병증 예방, 간과 신장 기능개선 및 뇌세포대사 촉진,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강화 등의 기능이 있다.
⑦ “설갱벼”는 국내 최초의 양조 전용 쌀로 개발된 품종으로서 유익균 발효와 술을 빚는데 알맞은 품종으로 홍국균쌀 제조에 적합하며 맛과 향기가 좋고 뒷맛이 깔끔한 술을 빚을 수 있다.
⑧ “백진주”, “백진주 1호”는 중간찰벼로 현미밥, 김밥, 비빔밥에 적합한데, 충간찰벼란 쌀의 아밀로스 함량이 10% 내외로 찰벼의 4% 이하, 일반쌀 18% 내외에 비해 중간정도로서 현미밥이 부드럽다.
⑨ “단미벼”는 유리당 함량이 일반쌀보다 6.4배나 높은 품종으로서 이유식, 쌀과자, 쌀음료, 후레이크 또는 환자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⑩ 떡을 하기에 적합한 찰벼로는 “보석찰”, “해평찰”, “눈보라”, “백설찰”, “한강찰 1호”, “백옥찰”등의 품종이 있다.
⑪ 밥이나 식혜, 떡, 누룽지, 돌솥밥 등을 했을 때 구수한 향이 나는 품종으로는 “향미벼 1, 2호”, “향남”, “아랑향찰”, “미향”, “설향찰”등이 있는데 이러한 향기성분은 2AP, 즉 2-acetyl-pyroline의 함량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⑫ 쌀국수나 떡볶이를 만드는데 적합한 “고아미”와 “새고아미”,
⑬ 튀김성이 좋은 “대립벼 1호”,
⑭ 초 다수성 벼로서 쌀가루나 각종 가공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산”, “다산 1호”, “남천”, “안다”, “아름”, “남일”, “한아름”, “한마음”, “큰 섬”, “드래찬”,
⑮ 무균포장밥이나 쌀빵용으로 개발된 “보람찬”,
⑯ 도시락용으로 개발된 “미호”,
⑰ 밀 대용 가공용 분질미(粉質米)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0.8%밖에0.8% 되지 않는 밀의 자급률은 당장 밀 수급 불안정 문제가 일고 있으며 식생활의 변화로 쌀의 소비가 급격하게 줄면서 30만 톤 가까운 쌀이 남아도는 반면 매년 200만 톤 이상의 밀을 수입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수입밀을 대체할 대안이 시급한 문제로 떠 올랐다. 그 대안으로 가공용 분질미(粉質米) 품종을 육성하는 것인데, 농촌진흥청은 밀처럼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 가공할 수 있는 쌀 품종으로 “바로미”를 개발하였고, 생산정과 재배 안정성이 향상된 “바로미 2”품종도 개발하여 품종 등록을 하여 식량안보의 첫 단추를 확실하게 꿰게 되었다.
4. 주요 쌀(벼) 품종별 밥맛 특성
어떤 쌀이 밥맛이 좋은가 하는 문제는 개인별 취향이나 식습관이 다르고, 밥을 지어서 어떤 형식으로 먹는가에 따라서 또한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밥의 찰기와 부드러움을 기준으로 국립 식량과학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밥을 지었을 때 찰진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고슬고슬한 성질과 상대적인 개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딱딱한가 부드러운가 하는 점도 참고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전국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품종들을 대상으로 하여 4가지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① 찰지고 부드러운 맛
전체적으로 아밀로스 함량이 18% 전후로 찰기가 강하게 느껴지며,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이 밥알을 한 올 한 올 씹을 때 부드러움을 가져다주는 품종으로 영호진미, 참드림, 삼광, 십리향 등이 있다.
② 찰지고 경도가 높은(딱딱한) 맛
찰기가 뛰어나면서 입안에서 씹히는 밥맛이 밀도감 있게 느껴지며 쫀득쫀득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식감을 가지는 품종으로 해들, 일품, 새청무 등이 있다.
③ 고슬고슬하고 부드러운 맛
알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고슬고슬함과 씹히는 부드러움이 좋은 밥맛을 가지고 있는 품종으로 오대, 알찬미 등이 있다.
④ 고슬고슬하고 경도가 높은(딱딱한) 맛
밥을 씹을 때의 식감이 밀도가 높게 느껴지면서 오래 씹을 수 있어 밥알의 단맛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품종으로 신동진, 참동진, 친들, 새일미 등이 있다. 참고로 위의 쌀 품종들은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밥맛 검정결과 외래 도입품종인 고시히카리나 추청(아끼바레)과 비교하여 그 이상이거나 비슷한 성적을 거두었다.
5. 이럴 때는 이런 품종 (사용 목적별 품종 추천)
쌀을 이용하는 목적이 단순히 밥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용도로 쌀이 이용되는 점을 감안하여 육종의 방향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하여 쌀을 이용하는 목적에 따라 추천 품종을 추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덮밥’이나 ‘비빔밤’에 특히 잘 어울리는 “삼광”
밥알 한 올 한 올이 씹히는 느낌이 좋으며 전통적인 밥맛을 느낄 수 있음. 밥을 했을 때 모양이 크고 균일해 시각적으로도 우수하다. 대부분의 요리와 궁합이 잘 맞는 편이나, 쌀알의 표면적이 큰 편이므로 다른 재료의 맛이 잘 스며들 수 있는 ‘덮밥’이나 ‘비빔밥’에 특히 잘 어울리며, 적당한 찰기와 쌀 향이 ‘초밥’에도 잘 어울린다.
② ‘한식류’ 또는 밥을 2차 가공하는 ‘볶음밥’에 잘 어울리는 “새일미”.
병충해에 약한 일미의 단점을 보완한 품종으로, 밥맛은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한 찰기를 느낄 수 있음. 찰기가 많은 밥을 기피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며 특히 볶음밥에 잘 어울린다.
③ ‘김밥’에 잘 어울리는 “새청무”
향에 대해서는 두각을 나타내거나 특징적인 부분이 없지만, 찰기와 부드러운 식감이 잘 어우러지며, 혀끝에서 느껴지는 밥의 단맛이 인상 깊은 편이다. 쌀알 조직과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지는 ‘김밥’에 추천한다.
④ 국물 요리(찌개, 국밥 등)에 잘 어울리는 “신동진”
쌀알이 큰 만큼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의 풍성함이 좋으며, 씹었을 때의 충만감이나 높은 밀도가 그대로 느껴진다. 탱글탱글하면서 고슬고슬한 밥맛이 특징으로, 특히 밥을 바로 한 뒤의 구수한 향과 치밀한 밥알 조직을 잘 느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메뉴의 요리에 전반적으로 잘 어울리는 편이나 국물 요리(찌개, 국밥 등)에 잘 어울린다.
⑤ ‘국’, ‘찌개’, ‘조림’ 등 자작한 국물을 곁들인 음식과 잘 어울리는 “알찬미”
알찬미는 중생종으로 만생종에 비해 생육기간이 짧아 깊은 밥맛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할 정도로 좋은 밥맛을 가지고 있음. 완전립 비율이 높아 쌀알이 맑고 깨끗하다. 쌀 고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국’, ‘찌개’, ‘조림’ 등 자작한 국물을 곁들인 음식과 잘 어울린다.
⑥ ‘돌솥밥’, ‘냄비밥’ 및 멥쌀가루를 이용하는 “떡 요리”에 좋은 “영호진미”
쌀알 자체의 모양이 좋으며 그만큼 밥을 먹었을 때의 식감이 탱글탱글하고 부드러움. 씹을수록 고유의 구수한 향이 더 짙게 나타난다. 쌀의 외형이 잘 유지되는 편이므로, 뜸을 들일 때 온도변화에 민감한 ‘돌솥밥’이나 ‘냄비밥’ 등에 제격이며 멥쌀가루를 이용하는 “떡 요리”에 추천
⑦ ‘카레’에 잘 어울리는 “오대”
조생종이라 곡식이 여무는 등숙기의 기상 상황에 따라 외관의 품질변화가 큰 편이다. 외관에 비해 밥맛이 상당히 좋은 편이며, 고슬고슬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최적의 품종이다. 입 안에서의 찰기와 밥알의 밀도가 높게 느껴지며, 큰 쌀알의 고슬고슬한 식감이 소스에 버무려도 뭉개지지 않아 ‘카레’에 잘 어울린다.
⑧ ‘라이스밀크’ 만들기에 좋은 “일품”
일품은 오랜 시간 경북지역 고품질 품종을 대변해온 만큼, 찰기와 밥알을 씹을 때 느끼는 충만감이 매우 높다. 2000년대 초반의 각종 식미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항상 최고의 평가를 받을 정도로 밥맛이 우수하며 약간의 찰기가 있어 ‘라이스밀크’ 만들기에 좋은 품종이다.
⑨ ‘가정식 집밥’, ‘한(정)식 요리’, ‘돌솥비빔밥’ 등에 추천하는 “참드림”
참드림의 밥맛은 가장 한국적인 식미감에 가깝다고 할 만큼 부드러움과 찰기가 잘 어우러진 품종이다. 구수한 밥향이 일품이고, 기존에 경기도에서 재배되던 추청보다 찰기가 더 우수하다. 입 안에서 씹히는 쌀알의 밀도감도 좋아서 한식에 가장 어울리는 밥맛으로, ‘가정식 집밥’, ‘한(정)식 요리’, ‘돌솥비빔밥’ 등에 추천한다.
⑩ ‘가정식 반찬류’와 조화가 잘 되는 “해들”
조생종인 만큼 가장 빨리 접하게 되는 햅쌀로, 촉촉하고 신선한 밥맛과 찰기가 입안 가득 풍요로움을 안겨준다.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특징으로 다양한 ‘가정식 반찬류’와 조화가 잘 되는 품종으로 추천한다. 경기도를 중심으로 하는 중부지방에 보급된 품종으로 타 지역에서는 구입이 원활하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6. 마무리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쌀은 그 이름만으로도 특별한 기간 작물이다.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으로 이어지는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한국인의 배고픔을 상징하는 ‘보릿고개’를 넘게 해 준 ‘통일벼’는 가난한 서민들도 한여름에 쌀밥을 먹을 수 있게 해 준 그야말로 ‘녹색혁명’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쌀이 자급자족을 넘어 재고량이 넘치는 상황이다 보니, 이제는 양보다는 질과 맛이 품종 육성의 주요 과제가 되었으며, 다양한 기능성 쌀은 물론 이제는 식량자급이 국가안보의 주제가 되면서 밀이나 옥수수와 같은 작물들을 대체할 수 있는 쌀(벼) 품종개발과 육성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농촌진흥청은 기간작물로서 쌀(벼) 품종개발과 육성 업무의 주관기관이었으며,, 지금도 많은 전문 연구원들이 불철주야 심혈을 기울여 국민의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자도 한때 몸담아 일하던 기관으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
끝으로 본 칼럼을 쓰는데 많은 조언을 해 주신 (전) 농촌진흥청 차장 김두호박사님과 많은 자료를 제공해 주신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김기영 과장님, 박현수박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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