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이 따뜻하여 위가 찬 사람에게 좋고, 기를 보충해 주며 특히 신장의 기운을 보해주는 찹쌀.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는 건강식품이자 약재로도 좋은 찹쌀에 대하여 그 특성과 품종, 성미귀경, 효능효과, 알맞은 음식배합 등을 알아본다.
1. 찹쌀의 특성
찹쌀(糯米 : Oryza sativa var amvrocioides L.)은 벼과(禾本科)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 잘 익은 종자를 이용하는데 종실은 영과(穎果)이며 찹쌀과 멥쌀은 쌀 배유(胚乳)의 투명도에 따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멥쌀은 투명하고 찹쌀은 뽀얗게 불투명하다. 특히 쌀 배유의 전분은 주로 아밀로펙틴과 아밀로스의 두 다당류로 구성되어 있는데 멥쌀은 품종에 따라서 아밀로스 함량이 15% 안팎의 변이를 가지고 있는 반면, 찹쌀은 아밀로펙틴만으로 구성된 전분구성을 가지고 있다. 찹쌀이 뽀얗고 불투명하게 보이는 이유는 찹쌀의 경우 아밀로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잃어버린 변이체라서 등숙 후기까지 아밀로스 분자를 채워 넣어야 할 곳에 물과 같은 상태의 수용성 물질이 차 있다가 점차 건조하게 되면 그곳에 미세한 공극이 생겨서 빛의 난반사에 따라 뽀얗게 보이는 것이다.
찰벼 품종 개발은 1970년대부터 활발히 추진되어서 그동안 개발된 통일형 품종에는 “한강찰 1호”, “한아름찰”, “미르찰” 등이 있고, 자포니카 품종에서는 “상주찰”, “신선찰”, “동진찰” 등 우수한 찰벼 품종들이 많이 개발되어 전통식품과 떡, 한과, 술, 고추장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아밀로스 함량이 9∼13% 인 중간찰벼 품종인 “백진주”, “백진주 1호”, “만미”, “월백”, “설백”, “미호” 등과 같은 품종들도 개발되어 김밥, 현미밥 등에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찰벼 품종으로는 “신선찰벼”, “화선찰벼”, “동진찰”, “상주찰벼”, “백설찰”, “백옥찰”, “청백찰”, “운일찰”, “보람찰”, “한강찰 1호”, “한아름찰” 등을 들 수 있는데 우수 찰벼의 품종 특성에 대해서는 다음의 농촌진흥청 농사로 사이트의 작목정보를 참고하면 된다.
"농촌진흥청 농사로 농업기술포털" 작목정보 "쌀품질고급화기술" P43~50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FC010108#searchFrm |
2. 찹쌀의 성미, 귀경
찹쌀의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감온 甘溫).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맛이 쓰다’고 하였고, 『千金方千金-食治編』에는 ‘맛은 쓰고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 없다’고 하였고, 『일용본초(日用本草)』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고 하였다. 또한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찹쌀은 성미가 따뜻한데 술을 빚으면 뜨거워지고 엿으로 만들면 더욱 열이 심해진다’고 하였다. 찹쌀은 비, 위, 폐 경락으로 작용한다. 『득배본초(得配本草)』에는 ‘수태음폐경락과 족태음비경락으로 작용한다.’고 하였고, 『본초촬요(本草撮要)』에는 ‘수태음폐경, 족태음비경, 수양명대장경, 족양명위경락으로 작용한다’고 하였다.
3. 찹쌀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찹쌀의 종인(種仁)에는 당질(탄수화물)이 주류를 이루고, 단백질, 지질 등을 함유하며, 특히 뼈의 성분이 되는 인, 철분, 칼슘 등이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특히 전분 구성에서 멥쌀에 비하여 아밀로스 함량이 극히 적고 주로 아밀로펙틴(amylopectin)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점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소화가 어렵고 특히 떡으로 만들면 소화가 더욱 어렵다.
가식부 100g당의 함유량으로 분석한 백미찹쌀의 성분을 보면 탄수화물은 당질 81.2g과 섬유소 0.7g이 들어있고, 단백질 7.4g, 지질 0.4g, 칼슘 4㎎, 인 151㎎, 철 2.2㎎, 나트륨 3㎎, 칼륨 191㎎이 들어있으며 비타민은 B1 0.14㎎, B2 0.08㎎, 나이아신 1.6㎎이 들어있다.
4. 찹쌀의 효능효과와 이용
찹쌀은 폐를 보하고, 소화 흡수의 기능을 담당하는 중초를 보하며 기를 더하고(補中益氣), 비를 튼튼하게 하여 설사를 멈추게 한다(健脾止瀉). 땀을 거두어들이는 렴한(斂汗), 독을 풀어주는 해독(解毒) 효능이 있다.
5. 찹쌀의 주치 응용
찹쌀은 『본초습유(本草拾遺)』에 따르면 ‘비위가 허하고 차서 오는 설사, 곽란과 토역, 소갈(消渴:당뇨)로 인하여 오줌을 많이 누는 다뇨증(多尿症), 자한(自汗), 허로(虛勞) 등에 응용할 수 있다.’고 하였고, 『명의별록 (名醫別錄)』에 따르면 ‘중초를 따뜻하게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열이 많게 하며 대변을 굳게 한다.’고 하였으며 <손사막(孫思邈)>은 ‘비장에 병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좋고 기를 보충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고 하였다. <맹선(孟詵)>은 ‘곽란 후 구역질이 멈추지 않는 증세를 치료한다.’고 하였다.
또한 찹쌀은 비위 기능이 약해서 몸이 항상 피곤하고 기운이 없으며,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설사를 하는 사람, 몸이 허약해서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입이 마르고 갈증이 나며 번열로 가슴이 답답한 사람에게 좋은데,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찹쌀은 비위를 따뜻하게 하며 허한(虛寒)에 의한 설사를 멈추게 하고 소변을 줄이며 식은땀을 멎게 하고 천연두의 발진을 잘 돋아나게 한다. 특히 식은땀이 멎지 않을 때는 찹쌀과 밀가루를 함께 볶아 가루 내어 한번에 12g씩 미음으로 먹는다.’고 하였고 『섭생중묘방(攝生衆妙方)』에는 ‘요통을 치료할 때는 찹쌀 1~2되를 아주 뜨겁게 볶아 긴 자루 속에 넣어 아픈 곳에 동여맨다. 보드랍게 간 팔각회향 11.1g을 온주(溫酒)나 염수(鹽水)로 수시로 먹는다.’고 하였다.
6. 찹쌀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6-1. 대추
찹쌀에 대추를 배합하면 칼슘과 철분을 보완할 수 있고, 쇠약해진 내장 기능을 회복하고 원기를 돕는다. 특히 대추는 찹쌀혈 작용이 있어서 노약자나, 여성들에게 매우 좋은 기능을 한다.
6-2. 엿기름과 설탕
찹쌀을 먹고 체한 데 엿기름이나 설탕물을 끓여 먹으면 좋다. 식혜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6-3. 쑥
비위를 편안하게 하고 따뜻하게 하는 쑥의 기능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각종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떡이나 국으로 먹으면 좋다.
6-4. 옻닭
복강 내의 소화기암이나 부인과 종양과 같은 종양성 질환에 특효가 있다.
6-5. 오리고기
오리고기 먹고 체증이 있을 때 찹쌀 뜨물을 마시면 효과가 좋다.
6-6. 통밀
찹쌀에 통밀을 배합하여 가루 내서 미음을 만들어 먹으면 식은땀을 멎게 한다.
7. 찹쌀의 이용과 조리 사례
찹쌀 2컵, 대추 20알, 밤 8개, 당근 50g, 계피가루 1/2작은술, 설탕과 참기름, 간장을 각 1큰술씩, 소금 1작은술로 짓는 <대추약밥>은 맛과 영양은 물론 기능 면에서도 훌륭한 음식이 된다. 이 밖에도 찰밥, 떡, 미숫가루, 고추장, 엿, 술 등에 이용할 수 있다.
8. 찹쌀을 먹을 때 주의사항
영유아, 노인, 병후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은 찹쌀로 만든 떡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습열담화와 비체한 사람은 복용을 금하고, 체질이 더워 열이 나는 사람도 복용을 피한다. 해수담황, 황달, 복창의 증세가 있는 사람도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9. 마무리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찹쌀은 특별한 존재였다. 특별한 날에 먹는 찰밥을 비롯하여 떡, 미숫가루, 고추장, 엿, 술 등을 만들 때 사용하던 곡류로서 멥쌀에 비하여 단위 면적당 수량이 적어 식량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기능적 측면에서 귀하게 여기던 곡식이자 약이었다. 『本草綱目』에 의하면 ‘찹쌀은 성질이 따뜻한데 술을 빚으면 뜨거워지고 엿으로 만들면 열이 더욱 심해진다. 볶아서 먹으면 몸이 냉하여 온 설사가 즉시 멎고, 떡이나 단자를 만들어 밤에 먹으면 노인의 빈뇨가 멎는다.’고 하였다. 현대에 와서도 밥을 지을 때 찹쌀을 한 줌 씩 넣어서 밥을 지으면 식미를 좋게 하거나, 위나 장이 냉한 사람들에게 좋은 기능적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기 위하여 개발한 쌀 품종들이 아밀로스 함량 9∼13% 정도로 낮춘 반찰벼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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