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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1-109. 조(粟米)의 특성과 조 제대로 먹기

by 느티나무곽교수 2024. 1. 30.

위통과 설사를 다스리는 메조, 불면증과 폐질환에 좋은 차조. 잡곡으로 보름날에나 거들떠보던 조가 건강식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건강식품으로 생약재로 좋은 조에 대하여 그 특성과 품종, 성미귀경, 효능효과, 알맞은 음식배합을 알아본다.

1. 조의 특성

조(粟米 : Setaria italica (L.) Beauv.)는 벼과(禾本科)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 잘 익은 종자를 이용하는데 종실은 영과(穎果)이며 둥근 모양이고, 크게 메조와 차조로 구분한다. 종실의 크기는 길이 2∼3㎜, 폭 1∼2㎜이며 둥글다. 천립중(千粒重) 은 2.5∼3g이고 1리터의 무게는 650g 내외이며 1리터의 종실 수는 21∼26만 개 정도이다.

조선시대의 재래조는 “북선”, “서선”, “중선”, “남선”과 일본 도입종이 재배되었으며, 1960∼1970년대 작물시험장, 1980년대 전국 시·군 농촌지도소, 1990년대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수집된 것이 중복된 것을 제외하고 325개 지역종이 수록되었다. 이 외에도 최근 일본에서 반환받은 재래조 143점을 더하여 460여 종이 된다.

현재 한국에서 육성된 조 품종은 “황금메조”, “경관 1호”, “경관 2호”, “삼다메”, “삼다찰”, “조황메”, “다황메”, 단아메“, 황미찰” 등 9 품종이며 이들은 모두 재래종으로부터 분리육종법으로 육성된 품종들로서 이들 중 경관 1호, 경관 2호, 삼다찰, 황미찰 등은 차조이고 나머지는 메조 품종이다. 같은 화본과 식물인데도, 벼 품종 육성이 도입 유전자원을 활용한 교잡육종법을 주로 이용하는 것과 달리 조는 국내 재래종을 기반으로 육성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조의 역사와 생산, 재배기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농촌진흥청 농사로 사이트의 농업기술도서정보의 『잡곡문화와 정보』를 참고하면 된다.

"농촌진흥청 농사로 농업기술포털" 작목정보 "조"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FC040402

 

조는 반건조 지대가 원산지인 작물로 고온, 일사량이 많은 조건에서 잘 자라며 내건성이 강하기 때문에 강수량이 적은 지대에서 재배하기 쉽다. 저온에 대한 적응성은 낮으나 40℃의 고온에서도 수정이 가능할 정도로 고온에 대한 적응성이 높다. 특히 조, 수수, 기장 등은 다른 작물보다 가뭄에 견디는 내건성이 강해 건물 1㎏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수분량을 가리키는 요수량(要水量)이 350∼400리터 정도로 벼의 8.7%, 콩의 50% 정도에 불과하여 건조한 경사지 밭을 중심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또한 병충해에 강해 친환경 재배에 유리하며 물 부족과 온난화에 대비한 미래작물로 이용 가능성이 높다. 조명나방에 대한 해충 피해는 크므로 대비해야 한다.

조-재배(한국)
조-재배(한국)

2. 조의 성미, 귀경

조의 성질은 시원(양 凉)하고, 맛은 달고 짜다(감함 甘鹹). 오래 묵은 조는 성질이 차다(한 寒). 조는 비, 위, 신 경락으로 작용한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짜며 독이 없다’고 되어 있고, [본초강목]에는 ‘맛은 짜고 성질은 담담하다’고 하였고, [본초비요(本草備要)]에는 ‘맛은 달고 짜며 성질은 약간 차다.’고 하였으며, [육천본초(陸川本草)]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고 하였다.

3. 조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조의 종인(種仁)에는 도정곡 기준으로 탄수화물(76.0%), 단백질(9.7%), 지방(4.2%)이 들어 있고, 그 밖에도 종자에는 아미노산과 무기질 등이 들어 있다.

가식부 100g당의 함유량으로 분석한 조의 성분을 보면 탄수화물은 당질 73.9g과 섬유소 2.1g이 들어있으며, 단백질 9.7g, 지질 4.2g, 칼슘 11㎎, 인 184㎎, 철 2.3㎎, 나트륨 3㎎, 칼륨 368㎎이 들어있으며 비타민은 B1 0.21㎎, B2 0.09㎎, 나이아신 1.5㎎이 들어있다. 단백질 중에 다량의 글루타믹산, 프로리네, 아르기닌, 메티오닌 등의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으며, 보익작용을 한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으며, 무기질인 몰리브덴이 함유되어 있다. 물로 걸쭉하게 하면 쉽게 소화된다. 특히 인과 칼륨이 풍부하다.

4. 조의 효능효과와 이용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중초(中焦)를 조화롭게 하고 신(腎)을 튼튼하게 하며, 열을 제거하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번열로 가슴이 답답함을 없애주고, 소변을 잘 보게 하는 효능이 있다.

4-1. 위통과 열성 설사를 다스림

메조는 시원한 성질이므로 비위의 속열을 없애주고, 위통과 열성 설사를 치료한다. 코피를 멎게 하고 갈증을 다스리며 특히 당뇨병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르는 증상인 번갈(煩渴)이 심할 때도 좋고, 이뇨작용도 한다.

4-2. 설사 치료에 좋은 차조

차조는 대장을 편안하게 해 주어 설사 치료에 많이 쓰인다. 불면증이나 근육과 뼈가 아픈 데도 쓴다. 『本草綱目』에는 “폐병환자에게 꼭 먹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4-3. 신장기능을 강화하는 차조

차조는 암, 특히 대장암, 폐암에 도움이 된다. 병으로 쇠약해진 어린 아기에게 차조로 미음을 쑤어서 먹이면 기력을 회복하고 신장 기능을 강화시킨다. 옻이 오른 경우에도 좋다. 묵은 조로 죽을 쑤어 소금 간을 하여 빈속에 먹으면 위기능이 약해서 열이 나고 소화가 잘 안 되며, 속이 메슥거리고 구토증이 있는 경우에 매우 좋다. 또 어린이들이 비위가 약하고 비기능이 허해서 설사를 하고 소화가 잘 안 될 때는 차조와 마를 같은 양으로 죽을 쑤어 먹으면 좋고, 몸이 허약한 사람이나 나이가 많아 정액이 묽은 사람의 경우 조 죽을 쑬 때 계속 끓이면 위에 한 층의 진하고 미끄러운 고유(膏油)가 떠오르는데 이것을 장기간 먹으면 매우 효과가 좋다.

5. 조의 주치 응용

조는 비위(脾胃)에 허열이 있거나, 음식을 소화시켜 내리지 못하고 위로 올리는 증상인 반위(反胃) 구토, 소갈(당뇨), 설사 등을 다스린다. 특히 묵은 조는 설사를 멎게 하고 번민을 푸는 효능이 있다. 방광염으로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경우에도 좋다.

6. 조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6-1. 인삼

조에 인삼을 배합하면 병후 회복에 좋다.

6-2. 오리고기

오리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조는 효과가 매우 좋다. 『千金方』에 따르면 ‘오리고기를 먹고 병이 되어 가슴이 막히고 얼굴이 붉게 되면서 음식을 먹지 못할 때 차조탕을 한잔 마신다.’고 하였다.

6-3. 붕어와 해파리

조에 붕어와 해파리를 배합하여 죽을 쑤어 먹으면 설사에 효과가 있다.

6-4. 생지황

눈이 붓고 열이 나며 벌겋고 아플 때 조 뜨물에 생지황을 즙을 섞은 다음 그물을 헝겊에 적셔 눈 위를 찜질하면 좋다.

6-5. 황기

임신 중 냉이 많을 때 좋다. 차조와 황기 각각 40g을 물 1리터에 넣고 끓여서 3회에 나누어 마신다.

6-6. 달걀

차조 날것을 가루 낸 것을 달걀흰자에 개어서 악성 종기(毒腫)에 붙이면 좋고, 개에 물린데, 동상, 옻이 오른 데는 차조를 날것으로 꼭꼭 씹어서 붙인다.

7. 조의 이용과 조리 사례

찹쌀 2컵, 붉은팥 1/2컵, 통자반 1/4컵, 차조 1/4컵, 수수 1/2컵, 소금 1작은술, 팥물 등을 원료로 하는 <오곡밥>을 비롯하여 좁쌀 1컵, 대추 2개, 잣 약간 등으로 끓이는 <좁쌀죽>은 출산 후 몸이 허약한 산모에게 좋다. 차조와 누룩으로 술을 담그거나 엿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차조와 누룩으로 만든 막걸리는 약용술로 가치가 높다. 제주도에 가면 <조껍데기술>이라는 막걸리가 인기가 좋다.

8. 조를 먹을 때 주의사항

메조는 성질이 시원하여 몸이 찬 사람과 저혈압, 또는 빈혈이 있는 사람 특히 위가 냉한 사람은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행인(살구씨)과 함께 먹으면 구토 설사가 나므로 좋지 않다. 차조는 오장의 기가 체하기 쉽고 이로 인하여 풍을 동하며 어지럽게 할 수 있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9. 마무리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조라고 하면 당뇨환자들을 위한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조는 건물(乾物) 1㎏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수분의 총량을 가리키는 요수량(要水量)이 350∼400리터 정도로 벼의 8.7%, 콩의 50% 정도에 불과하여 건조한 경사지 밭을 중심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또한 병충해에 강해 친환경 재배에 유리하며 물 부족과 온난화에 대비한 미래작물로 이용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