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은 종류에 따라 성질이 다르고, 쓰임새도 다른 중요한 식품이자 약재로서 아시아를 원산지라는 설에 유력하다. 종류별 특성과 이용방법 등에 대해서는 다음 시리즈에서 다루기로 하고 콩류에 대하여 그 기원과 이용, 분류, 품종 등을 알아본다.
1. 콩의 식물학적 기원
콩류(豆類)는 분류학적으로 다양하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두부의 재료로 사용하는 노란콩[Glycine max (L.) Merr]뿐 만 아니라 녹두나, 팥까지도 포함하여 넓은 의미의 두류(豆類)라고 할 수 있다.
콩은 예로부터 오곡(五穀)의 하나로 취급될 정도로 중요한 곡물 중의 하나였다. 재배하고 있는 콩의 원형은 동양에 널리 야생하는 돌콩[새콩, 만두(蔓豆 : Glycine ussuriensis 또는 G. soja)]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것으로부터 반재배대두(Glycine gracilis)를 거쳐 현재의 재배종으로 발달한 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지리적으로는 원산지가 아시아라고 하는 데는 이론이 없으나 아시아의 어느 지역인지에 대해서는 인도, 중부 아시아의 남방, 중국의 서부 산악지방, 동남아시아 등 몇 가지 설이 있다. 대체적으로 만주 지방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북동부 지방을 원산지로 보는 견해가 다수이다.
2. 콩의 전파 및 재배
콩은 기원전 2737~2705년의 저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오곡의 파종 양식에서 콩의 파종에 관한 기록이 등장하고, 한국에는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의 「부여조(夫餘條)」와 「변진조(弁辰條)」 등에 기록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삼한시대부터 콩이 재배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 콩의 다양한 이용
콩은 오랫동안 한국인의 영양상 중요한 단백질과 지방의 공급원으로 이용되어 왔다. 특히 콩의 단백질은 그 함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메티오닌(methionine), 시스틴(cystine)과 같은 함황 단백질이 제한 요인이 되어 육류의 단백질만큼은 못하지만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는 가장 우수하다. 특히 한국의 콩은 종자가 크고 종자 껍질이 얇으며,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함량이 낮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을 비롯하여 동양에서는 콩을 주로 식용(食用)과 약용(藥用)으로 이용해 왔으나 서양에서는 공업용 원료로 많이 이용해 왔다. 식용할 경우에는 쌀과 섞어 밥을 지어먹거나 콩죽, 콩국수 등으로 이용하고,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의 장류(醬類)의 원료로 활용하고, 두부, 비지, 콩나물, 콩장 등의 부식물로 가공하여 이용하고, 두유, 강정, 대식, 콩가루를 이용한 가공식품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가공용 또는 공업용으로 이용할 때는 콩기름, 콩깻묵 등을 들 수 있고, 콩깍지, 콩깻묵, 풋베기콩 등은 좋은 가축 사료(飼料)가 되고, 또 콩깻묵이나 풋베기콩은 비료(肥料)가 되기도 한다. 현대에 와서는 자동차용 연료를 생산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약용(藥用)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다양한데, 싹을 틔워 건조한 대두황권(大豆黃卷), 백편두(白扁豆) 등은 대표적인 약재이고, 검정콩의 경우 독성을 해독하는 원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4. 콩의 분류
콩은 그 분류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는데 몇 가지 사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4-1. 식물학적 분류
황백색, 흑색, 연한 갈색, 녹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지는 주요 작물로 대표적인 콩(Glycine max Merr.), 열대지방 원산이며 덩굴성으로서 한약재 백편두(白扁豆)로 주로 이용하는 편두(까치콩 : Dolichos lablab L.), 중국 원산의 1년생 덩굴성 초본으로 주로 식용으로 이용하는 동부(Vigna sinenses King), 열대산 덩굴성으로 꼬투리를 식용으로 사용하며, 약용으로도 이용하는 작두콩(Canavalia gladiata DC.) 등이 있으며 그 밖에도 각 지역별 자생, 또는 야생의 콩 종류들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4-2. 쓰임새에 따른 콩의 분류
사용 목적 즉 용도에 따른 콩의 분류방식으로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 혼반(混飯)용 및 장류(醬類)용 : 일반용으로 밥에 섞어 먹는 용도로 사용한다. 특히 주곡의 식량 자급이 이루어진 1970년대 중반까지는 주곡인 쌀을 절약하기 위한 용도로 많이 사용하였다. 가장 널리 쓰이는 두부나 등을 만드는 ‘일반용’의 경우 한국 콩의 주류를 이루는데 수량이 많고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종실이 굵고 종자의 색깔이 황색 내지 황백색인 것이 알맞다.
생식용 콩 품종으로는 “신바람”, “세움” 등이 등록되어 있다. 장류용 콩 품종으로는 “중모 3015”, “대장”, “미풍”, 선유 2호“, ”평원, “장모 3013”, “두루올”, “대찬”, “대풍 2호”, “선풍”, “새금”, “장올”, “태선”, “중모 3010호”, “중모 3008호”, “진풍”, “늘찬”, “참올”, “우람”, “황금올”, “새단백”, “천상”, “대하 1호”, “대양”, “원광”, “남풍”, “만수”, “대망 2호”, “선유”, “대망”, “대풍”, “호장”, “진미”, “장원”, “송학”, “새올”, “일미”, “대원”, “장미콩”, “다장콩”, “금강콩”, “단백(수원 158호)”, “두유(밀양 41호)”, “신팔달 2호(수원 151호)”, “태광콩”, “삼남콩”, “큰올콩”, “만리콩(수원 142호)”, “단원콩”, “장수콩(수원 141호)”, “무한”, “보광콩”, “단경콩”, “새알콩” 등이 등록되어 있다.
밥밑콩으로 이용되는 것은 종실이 굵고 알칼리 붕괴도가 높으며 흡수팽창도가 크고 잘 물러야 하고 환원당의 함량이 많으며 맛이 좋은 검정콩, 밤콩, 아주까리콩 등의 유색종이 좋다. 밥밑콩 품종으로는 “아주까리콩”을 개량한 “까리 1호”를 비롯하여 “새들”, “중모 3014”, “누리올”, “태청”, “청자 4호”, “소연”, “소청자”, “미소”, “청미인”, “중모 3011호”, “중모 2009호”, “한올”, “소청 2호”, “흑성”, “대흑” 등이 등록되어 있다.
② 유지(油脂)용 : 기름을 짜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 옥수수기름과 함께 콩기름은 식용유로서 널리 자리 잡은 주요 식품이다. 콩기름 원료로 사용되는 품종들은 수량이 많고 지방함량이 높은 것이 좋은데 대체로 종자가 잘고 유색(有色)이며 광택이 있다.
③ 두아(豆芽)용 : 콩나물과 같이 싹을 틔우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 콩나물은 단백질 공급원은 물론 중요한 반찬으로 한국인의 식생활에 필수품이 되었다. 콩나물용은 종자가 극히 잘고 콩나물 생산이 쉬우며 품질이 우수한 기름콩, 쥐눈이콩이라 불리는 것들이 많이 이용된다.
콩나물콩 품종으로는 “신바람”, “해원”, “해품”, “조양 1호”, “원흑”, “신강”, “소황”, “호서”, “원광”, “조남”, “풍원”, “장기”, “녹채”, “소강”, “신기”, “보석”, “소진”, “서남”, “다기”, “안평”, “소록”, “소호”, “새별”, “소원”, “도레미”, “소명”, “팔도”, “풍산나물콩”, “소백나물”, “명주나물콩”, “익산나물콩”, “광안(수원 159호)”, “한남콩”, “푸른콩”, “부광(이양 33호)”, “남해”, “은하” 등이 등록되어 있다.
④ 청예(靑刈)용 : 사료 또는 비료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분류다. 청예 용으로는 잎과 줄기의 성장이 무성하여 풋베기의 수량이 많고 영양도 풍부한 ‘울산콩’이 많이 이용되어 왔다.
콩의 생산기술과 콩 품종의 자세한 정보는 다음의 농촌진흥청 농사로 사이트의 작목정보를 참고하면 된다.
콩 생산기술과 품종에 대한 상세정보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FC030301 |
4-3. 겉껍질의 색깔에 따른 콩의 분류
콩의 겉껍질 색깔에 따라서 흰콩, 노란콩, 청태, 밤콩, 우렁콩, 아주까리콩, 선비제비콩 등으로 분류한다.
4-4. 종자 배꼽의 색깔에 따른 분류
종자의 배(胚)에 해당되는 배꼽 부분의 색깔에 따라서 백목(白目), 적목(赤目), 흑목(黑目) 등으로 분류한다.
4-5. 종자의 크기에 따른 분류
종자의 크기에 따라서 왕콩, 굵은콩, 중콩, 좀콩, 나물콩 등으로 분류한다.
4-6. 줄기의 생육 습성에 따른 분류
생육 습성에 따라서 정상형, 대화(帶化)형, 만화(蔓化)형 등으로 분류한다.
4-7. 생태형에 따른 분류
생태형에 따라서 올콩(조생종), 중간콩(중생종), 그루콩(만생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5. 콩의 품종
한국에서는 과거에 지방 재래품종이 재배되었으며, 1969년 한국 최초의 교배육성 품종인 ‘광교(光敎)’가 장려품종으로 보급된 이후 최근까지 몇 가지 품종들이 육성 보급되고 있다. 지역별, 기후별, 용도별로 특성을 고려하여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해야 할 것이다. 주요 품종을 보면 힐콩, 광교, 백천, 장엽콩, 단엽콩, 황금콩, 남천콩, 장백콩, 밀양콩, 덕유콩, 새알콩, 방사콩, 백운콩, 팔달콩 등이 있다.
한국과는 달리 내 병해충성, 내재해성 또는 다수성 품종 육성을 위하여 유전자 재조합을 통하여 다양한 품종을 육성해 내고 있는 거대 다국적 기업에서 생산 보급하는 “유전자 재 조합 식품(GMO :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원료로서 개발된 품종의 경우 그 선택과 재배 생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유전자 재조합이란 생명체의 암호인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특정 유전자의 순서를 바꾸거나 넣고 빼는 과정을 통하여 사람이 목표로 하는 생물체로 탈바꿈하는 기술을 말한다. 유전공학자들은 미생물을 연구하고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면서 특정 유전자의 단백질의 양을 늘리거나 특정 유전자를 파괴하고, 새로운 유전자를 넣는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기술 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유전자 재조합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여부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도 문제이지만, 특정 병해충에 대한 내성을 특성화하여 자회사에서 생산하는 농약을 쓰지 않을 경우 병해충 방제가 불가능하도록 조작한 점이나, 초기에는 판촉 확대를 위하여 저렴한 가격에 공급을 하지만 차후에는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물론, 그 종자에 지적재산권을 포괄적으로 걸어두고 종자를 매년 구입하도록 하는 정책 등으로 인하여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농업구조를 뿌리부터 붕괴하는 정책에 말려들지 않도록 국가적인 대책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식물이 싹을 틔우고 결실하는 과정을 단순하게 산소와 수소가 만나 물을 만드는 것처럼 단순한 화학적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농작물을 원료로 만든 ‘유전자조작식품’은 당장은 괜찮더라도 언젠가 예상하지 못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유전자 재조합 식물’은 생태계의 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많다. 유전자 재조합을 통하여 특정 병해충에 잘 견디는 품종을 만들었는데, 다시 그 식물을 이기는 돌연변이 병해충이 나올 수도 있고, 새로운 유전자를 받아들이면서 생태계의 정상적인 먹이사슬이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고, 또 ‘유전자 재조합 식물’을 재배하는 경작지에서 ‘유전자 재조합 식물’의 꽃가루가 바람이나 곤충에 의해서 경작지를 벗어나 다른 식물체와 교배가 이루어질 경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바로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처럼 ‘유전자 재조합 식물’은 유전자 조작 시스템이 완전하게 규명되지 않아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6. 마무리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콩은 5곡 중의 하나로 귀한 식량작물이었다. 쌀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으며, 일찍이 장류(醬類) 문화가 발달한 한국에서 콩은 되장, 고추장, 간장 등 한식 문화의 기본이 되는 장류의 원료로서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 재조합 식물의 대표적 작목 중의 하나로 지목이 되면서 인체에 대한 안전성과 함께 환경 생태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어 주의를 필요로 하는 품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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