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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1-104. 밀(小麥)의 특성과 밀 제대로 먹기

by 느티나무곽교수 2024. 1. 20.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에서도 밀의 소비량이 쌀을 추월한 지 오래다.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소비량을 자랑하는 밀에 대하여 그 특성과 품종, 효능효과, 알맞은 음식배합을 알아본다.

1. 밀의 특성

밀(소맥:Triticum aestivm L.)은 맥류(麥類)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 통일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보통 껍질을 벗겨내고 가루를 내서 식용한다. 그 종자의 껍질을 제거하고 밀가루를 매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국수를 비롯하여 빵, 주정원료는 물론, 각종의 다양한 조리에도 응용이 가능하며, 글루텐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특유의 식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밀-재배(한국)
밀-재배(한국)

2. 밀의 성미, 귀경

밀의 성질은 서늘하고, 맛은 달고 독이 없다(凉, 甘). 그러나 밀가루는 껍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온화하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약간 차고(한 寒), 독이 없다. 가루는 따뜻하다(온 溫).’고 하였으며, [맹선(孟詵)]에는 ‘평(平)하다’ 하였고, [본초습유(本草拾遺)]에는 ‘껍질은 한(寒)하고 열매는 열(熱)하다.’ 하였으며,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햇밀은 성질이 덥고(열 熱), 묵은 밀은 온화하며, 밀가루는 달고 따뜻하다’ 하였다. 이들을 종합하여 볼 때 밀은 성질이 서늘하지만 밀가루는 따뜻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묵은 밀가루는 풍(風)과 독(毒)이 있고 풍을 일으킨다(동動).’고 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몇 달씩 바다 밑 수송선에 태워져 들여온 수입밀 들은 국민건강을 위하여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우리밀 살리기' 운동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볼 만하다 하겠다.  밀은 심(心)과 비(脾), 신(腎)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밀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밀은 당질, 단백질(쌀의 2배), 지질(불포화지방산). 비타민 B 복합체, 철분 및 인과 같은 필수 무기질 등의 영양분이 함유되어 있다. 각종 소화효소가 함유되어 있다. 밀 배아 기름 중에는 비타민 E가 함유되어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밀에는 글루텐이라고 하는 단백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빵을 만들기에 적당하다.

4. 밀의 효능효과

4-1. 밀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신장의 기운을 북돋워 준다.(養心益腎)

4-2. 비장을 튼튼하게 하며(健脾), 몸의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한다.(除熱止渴)

4-3.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효능이 있다.(利尿通淋)

4-4. 추파맥류와 춘파맥류

1만 년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알려진 밀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주요 곡류 중의 하나다. 보통 가을에 파종해야 하는 가을보리를 봄에 심으면 영양생장은 하지만 생식생장으로의 전환이 되지 않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좌지현상(座止現象)이 일어나는데, 일정기간 저온처리를 해 주면 이러한 현상이 타파된다. 이런 방법을 춘화처리(vernalizatio)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서양보다 무려 300년이나 앞서 실용화되었음을 17세기 고상안(高尙顏)이 저술한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서 밝히고 있다. 이것은 봄여름의 기운인 온열지기(溫熱之氣)만 가지고 있는 춘파맥류(春播麥類)가 사계절의 기운인 온열양한지기(溫熱凉寒之氣)를 고루 갖추고 있는 추파맥류(秋播麥類)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기가 부족하여 힘이 약하다고 동의학에서는 이해하였다.

5. 밀의 주치 응용

부녀자의 정신 신경 장애로 마음과 정신이 편안하지 않는 사람.(婦女臟躁, 心神不寧), 번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면서 입이 마르는 사람.(煩熱消渴口乾), 신장의 양기가 부족하여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사람에게 좋다.(腎氣不足, 小便淋瀝), 그 밖에 설사와 이질(泄痢), 옹종(擁腫), 외상출혈, 탕상(湯傷), 노인오림(老人五痳), 신열복만(身熱服滿), 장위불고(腸胃不固)에 의한 만성설사, 각기병 증상,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기억력 감퇴 증상 등에 좋다. 밀은 각기병과 말초신경염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6. 밀과 함께 배합하면 좋은 식품과 약재

콩(밀가루에 부족한 단백질을 콩이 영양적으로 보완해 준다.), 황기(땀을 많이 흘릴 때 좋다. 또 땀샘을 조절하여 다한증을 개선해 준다.), 인삼(기력 증강효과가 있어 여름철 음료수 대용으로 좋다.), 녹두(얼굴에 미용 팩으로 좋다. 미백과 뾰루지에 좋다. 탈모에는 밀가루와 녹두를 물에 풀어 머리를 감으면 좋다. 그 밖에 더위 먹었을 때 밀가루와 녹두를 물에 타서 마시면 좋다. 설사에는 밀가루와 녹두를 볶아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신다.), 엿기름과 무(체증이 있을 때 좋다.), 식초와 두부(급성 유선염에 밀가루 볶아 식초에 풀같이 끓여서 바르면 낫는다.) 등은 좋은 배합 사례이다.

6-1. 밀을 이용한 조리 사례

감초 5g, 대추 6g, 통밀 200g 등을 함께 넣어 달여 먹는 <감맥 대조탕>이 유명하고, 부추, 계란 1개, 청양고추, 당근 조금, 밀가루, 구운 소금, 물, 올리브오일 적당량을 원료로 하여 만드는 <김말이 부추전병>, 그 밖에 가는 밀국수나 메밀국수를 더운 장국에 말아서 웃기를 얹는 국수로, 혼례나 경사스러운 잔치 때에 손님들에게 대접하곤 하였던 <온면국수>는 국수 위에 얹는 고명을 오색의 재료를 채로 썰어 준비하거나 쇠고기와 표고를 작은 산적을 만들어서 얹기도 하고, 채로 썰거나 다져서 볶아서 쓰기도 하며 푸른색은 호박이나 오이를 채로 썰어 볶거나 실파나 미나리를 얹기도 하는 등 집안마다 고을마다 전통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가지는 생활 속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밀은 세계 3대 식량의 하나로 중요한데, 성미나 식재료의 조리특성 때문에 아주 다양한 조리법들이 개발되어 있고, 지금도 연구되고 있다.

기타 : 부소맥(미성숙한 어린 밀)은 성미가 달고 차서 진정효과가 있고 도한, 어한을 막아주며 진액을 생성하고, 심기를 보양하는 효능이 있다. 소맥면(밀가루)은 면분이라고 하며, 성미가 달고 따뜻하다.

6-2. 밀의 임상방례

- 정신신경 장애로 마음과 정신이 편안하지 않는 부녀자에게 ⇒ 밀 1되, 감초 150g, 대추 10개에 물 6되를 넣고 3되가 되도록 달여서 세 번에 나누어 따뜻할 때 먹는다.

- 번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면서 입이 마른 사람 ⇒ 밀 30~60g에 물을 넣고 밥을 짓거나 죽을 쑤어 매일 2~3회 나누어 먹으면 좋다.

7. 밀을 먹을 때 주의사항

밀을 많이 먹으면 기가 막히게 되므로 기체(氣滯)한 자나 구갈, 습열이 있는 사람은 많이 먹으면 안 된다.

① 밀의 성질은 서늘하므로 몸이 찬 사람이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

② 탄수화물이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③ 한약 탕제를 먹는 도중에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주의한다.

④ 밀가루를 보관할 때, 냄새가 강한 물건을 가까운 곳에 두고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8. 마무리

세계인의 주요 식량 중의 하나인 밀은 그 특유의 가공성과 특색으로 인하여 제빵, 제과, 술, 은 물론 다양한 조리에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도 이미 주식인 쌀의 소비량을 추월할 정도다. 다만 쌀에 비하여 성미가 따뜻한 밀가루의 경우 적절한 식재의 배합과 가공으로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