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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조기 [석수어(石首魚)]의 특성과 성분 약효 및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5. 3. 7.

건비개위(健脾開胃), 장양(壯陽), 보비익기(補脾益氣), 보신(補腎), 명목(明目), 지리(止痢) 등의 효능이 있고 정(精)을 보충하는 조기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1. 조기의 기원과 특성

1-1. 조기의 기원

조기(Larimichthys polyactis Bleeker)는 양쥐돔목 민어과에 딸린 비교적 작은 물고기 종류들을 말한다. 참조기, 수조기, 부세(부세조기), 흑조기, 보구치(백조기), 침조기(긴가이석태), 민어조기(영상가이석태), 대서양조기 등을 가리키는데 한국에서 조기라고 하면 참조기를 말한다.
조기를 염장하여 해풍이 불어오는 바닷가에서 말린 식품이 바로 “굴비”다.
전통적으로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서 생산되는 "영광굴비"가 유명하여 진상품이었는데, 3년이상 간수를 빼낸 소금으로 염장을 한 조기를 볏짚으로 엮어 칠산바다 부근 해변에서 해풍을 맞으며 말리는데, 지형적 특성으로 인하여 독특한 맛을 만들어낸다 하여 귀하게 여겼다.
심지어 연평도나 흑산도 부근에서 잡은 조기를 법성포로 보내서 영광굴비로 건조하기도 하였는데, 그것은 이곳의 지형적 조건이 독특하고 감칠맛나는 건조품을 만들어 낸다는 현지인들의 전언이다.
또한 밥도둑으로 유명한 "보리굴비"도 있는데,
냉장시설이 미비했던 옛날 해변에서 건조한 굴비를 성미가 찬 보리속에 묻어두면   굴비의 내장에 있던 기름기나 수분이 빠져 나오면서 독특한 맛을 내는 보리굴비가 된다.
이것을 쌀뜨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구이를 하여 녹차 우린 물에 밥을 말아 함께 먹었다.
희소성이 높고 가격이 비싸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이 즐기던 음식이었다
조기는 순수 한글이지만 한자어로는 조기(條鰭)라고 하는 데 우연의 일치로 발음이 같다.
한국의 한의약 공정서에는 수재 되어 있지 않고, 『훈몽자회(訓蒙字會)』, 『송남잡지(松南雜識)』, 『고금석림(古今釋林)』, 『자산어보(慈山魚譜)』,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난호어목지(蘭湖漁牧誌)』 등에 수록되어 있다.
『송남잡지(松南雜識)』에 의하면 머리에 돌이 있으므로 석수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 『고금석림(古今釋林)』에는 석수어가 사람의 기를 돕는 것이라는 뜻으로 속명(俗名)이 “조기(助氣)”라고 하였으며, 『자산어보(慈山魚譜)』에는 석수어에 속하는 어류를 “대면(大鮸)”, “면어(鮸魚)”, “추수어(蝤水魚)”로 나누고, “추수어” 중 조금 큰 것을 “보구치(甫九峙)”. 조금 작은 것을 “반애(盤厓)”, 가장 작은 것을 “황석어(黃石魚)”라고 분류하였다.
『식료본초(食療本草)』에는 조기 말린 것을 “석수어상(石首魚鯗)”이라 하였는데 여기서 “상(鯗)”은 ‘말린 생선’으로서 석수어 즉 조기를 말린 “굴비”를 의미한다.

1-2. 조기의 분류

조기 종류 중에서 참조기는 몸이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꼬리자루가 가늘고 길다. 등지느러미 연조부와 뒷지느러미에 거의 가장자리까지 비늘이 있다. 몸빛은 회색을 띤 황금색이고 입이 홍색을 띠고 있는 점과 새강(鰓腔) 및 장간막(腸間膜)이 흑색인 점이 민어 속과 구분되는 차이점이다.
보구치는 참조기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몸빛이 백색이고 꼬리지느러미 끝이 참빗 모양으로 생긴 점이 다르다.
수조기는 몸이 비교적 길고 납작하다. 윗턱이 아래턱보다 길고 몸빛은 황적색을 띤다. 또 각 비늘 줄을 따라 배열되어 있는 비스듬한 흑색을 띠는 옆줄의 위쪽에 있고, 군데군데 중단되어 있다.
부세는 몸이 작은 민어와 유사하고 몸빛은 적황색이다. 몸길이는 대개 50㎝가 넘는다. 남부 및 남서부 근해에서 중국 연해에 걸쳐 분포한다.
흑조기는 몸이 민어와 비슷하나 구강(口腔) 및 샛강(鰓腔)이 흑색이다. 한국의 다도해 이남과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참조기 - 한국(건조과정)
참조기 - 한국(건조과정)

1-3. 조기의 형태와 생태적 특성

참조기는 몸길이가 30㎝ 내외이다. 한국의 동해(東海)에는 없고 서남해에서만 나는데, 겨울에 제주도 서남방 또는 상해 동쪽의 따뜻한 바다에서 월동한 뒤 곡우(穀雨)를 전후하여 북상하여 3월 하순에서 4월 중순경에 칠산 앞바다에 이르는데 이때부터 어획이 시작되고, 4월 하순〜5월 중순 사이에 연평도 근해에 이르러 성업을 이루며, 6월 상순경에는 압록강 대화도 부근에, 그리고 6월 하순에는 발해만에 도달하여 얕은 바다의 간석지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유할 때 개구리가 떼를 지어 우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면서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겨울이 오면서 번식을 마치고 다시 남쪽으로 이동한다.
수조기는 몸길이 40㎝가 넘는다. 한국의 남서 연해와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부세는 몸길이가 보통 50㎝가 넘는다. 한국의 서남해 근해에서 중국 연해에 걸쳐 분포한다.
흑조기는 몸길이 38.5㎝ 내외이며 한국의 다도해 이남과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조기의 유통과 소비에 관해서는 이미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  전라도 지방의 조기를 함경도의 명태와 함께 지역 명품 어종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어장의 확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획량은 줄어들고 있으며 오늘날 자원 보호 대책이 절실한 어종이다.

부세 - 한국(유통)
부세 - 한국(유통)

2. 조기의 성미, 귀경

조기의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식경(食經)』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 없다.”라고 하였으며, 『의림찬요(醫林纂要)』에는 “맛은 달고 짜며 성질은 평하다.”라고 하였다.
위, 비 경락으로 들어간다. 『의림촬요(醫林撮要)』에는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과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3. 조기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조기는 100g당 수분(79g), 단백질(16.7g), 지방(3.5g), 칼슘(43㎎), 인(127㎎), 철(1.2㎎)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B1(0.01㎎), B2(0.14㎎), 니코틴산(0.9㎎)을 함유하며 그 밖에도 비타민A와 요오드 등을 함유한다.

4. 조기의 효능·효과와 이용

비(脾)를 튼튼하게 하고 위의 기운을 통하게 하는 건비개위(健脾開胃), 장양(壯陽), 보비익기(補脾益氣), 보신(補腎), 눈을 밝게 하는 명목(明目), 이질을 멈추게 하는 지리(止痢) 등의 효능이 있으며 정신을 안정시키며, 정(精)을 보충한다.

 

5. 조기의 주치와 응용

배뇨장애, 신장결석, 방광결석, 산후에 몸이 허한 증상과 젖이 부족한 증상, 신(腎) 기능이 허하여 오는 요통, 비(脾) 기능이 허하여 오는 수종(水腫), 비위허약, 두통, 위통 등을 다스린다.

한국의 참조기와 부세의 이석(耳石)은 "어뇌석(魚腦石)"이라고 하며 요로결석, 소변불리, 비염, 중이염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한다.

5-1. 비염 치료에

어뇌석을 곱게 가루내어 하루 1~3회 콧구멍에 넣는다.

5-2. 석림(石淋:요로결석)의 치료에

어뇌석을 가루로 하여 하루 2회 5g씩을 감초 15g, 차전자 50g을 달인 물에 타서 복용한다.

5-3. 화농성 중이염 치료에

구운 어뇌석 25g, 빙편 2.5g을 함께 가루 내어 참기름으로 반죽하여 하루 2회 귀 속에 넣는다.

6. 조기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조기와 해삼을 함께 삶아 먹으면 몸이 허약하고, 양도가 위축된 양위(陽萎) 등에 좋고, 갱미와 같이 죽을 끓여서 먹으면 몸이 허하여 음식을 먹지 못하는 증상에 좋으며, 통초와 함께 삶아서 먹으면 젖이 부족한 증상에 좋다.

7. 조기의 이용과 조리 사례

조기, 무, 감자, 양파, 청양고추, 산초, 마늘, 고춧가루 등을 넣고 끓여 먹는 <조기 매운탕>을 추천한다. 또한 조기는 예로부터 바닷바람에 꼬들꼬들하게 말려서 <조기구이>로 구워 먹었는데 귀한 반찬으로 대접받았다.

 

 

8. 조기를 먹을 때 주의 사항

조기는 풍(風)을 일으켜 기를 발산시키는 음식이므로 많이 먹으면 부스럼과 열이 생기고, 풍질(風疾)이나 담질(痰疾) 및 부스럼이 있는 사람은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다.

9. 마무리

유교문화가 전통을 이루는 한국에서는 제사음식을 준비할 때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생선으로 조기를 꼽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찬이 되는 최고의 음식으로 굴비를 꼽고 있는데, 고려시대 인종때 법성포로 귀양을 간 이자겸이 굴비 맛을 보고 이것을 임금님께 진상하였는데, 진상은 하되 굴(屈)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굴비(屈非)”라고 써서 진상하였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