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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잉어 [이어(鯉魚)]의 특성과 성분 약효 및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5. 2. 25.

건비개위(健脾開胃), 이뇨소종(利尿消腫), 지해평천(止咳平喘), 하유안태(下乳安胎), 건비화위(健脾和胃), 통유(通乳) 등의 효과가 있어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더 많이 이용되는 잉어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1. 잉어의 기원과 특성

1-1. 잉어의 기원

잉어(Cyprinus carpio L.)는 잉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서 한국의 전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담수어류의 대표종이라 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인류가 양식한 어류 중에서 가장 오랜 물고기로서 B.C. 500년경에 저술된 중국 도주공(陶朱公)의 『양어경(養魚經)』에도 자세한 사육법이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주로 하천, 호수, 못, 늪 등에 서식한다.

한국의 한의약 공정서에는 수록되지 않았고, 『난호어목지(蘭湖漁牧誌)』, 『전어지(佃漁誌)』 등에 그 형태 및 체색(體色) 등에 관하여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신농본초경』, 『명의별록』, 『본초강목』 등에 “이어(鯉魚)”라는 약재명으로 수록되어 있다.

1-2. 잉어의 분류

잉어에는 빛깔이나 비늘에 따라 뚜렷한 변이가 있다. 색채상의 변이로는 금잉어·적백잉어·오색잉어·삼색잉어 및 기타 여러 종류가 있고, 비늘의 차이로는 가죽잉어·거울잉어 등의 변종이 있다.

1-3. 잉어의 형태와 생태적 특성

몸체는 길고 옆으로 납작하다. 머리는 입 끝으로 향하여 원추형이며 등은 활모양으로 굽었으며 배는 둥글다. 머리는 중간 크기이고 주둥이는 무디며 눈은 약간 아래쪽에 있다. 입은 아래쪽에 위치하고 입을 다물면 말발굽형을 이루며 수염이 2쌍 있다. 첫 번째 쌍의 수염은 윗턱 옆에 있고 두 번째 쌍은 입아귀에 있다.

아가미는 방사상의 무늬가 있다. 몸 전체는 흑갈색으로 약간 황색을 띠며 배는 엷은 백색이지만 서식 환경에 따라서 색깔이 다양하게 변한다.

몸길이는 보통 50~60㎝ 정도이지만 큰 것은 1m가 넘는 것도 있다.

비늘은 옆줄을 따라 30〜33개로 비교적 크며, 동양화에서는 큰 비늘을 묘사하기 위하여 그 수가 적게 그려지기도 한다.

강물이나 호수의 중하층에 서식하며 항상 물이 맑은 깊은 물의 완만하게 흐르는 곳에서 헤엄치며 움직인다. 겨울철 수온이 낮을 때는 동면을 하고 먹이를 먹지 않지만, 봄이 되어 수온이 15℃ 전후로 올라가면 활발히 먹이를 찾기 시작하고, 25∼28℃ 전후에서 가장 잘 먹고 또 잘 자란다. 따라서 그들의 성장기에 맞추어 어린것이 자라도록 봄철의 수온이 올라가서 18℃ 가량 되면 산란과 부화를 한다. 알은 분리 점착성이다.

유라시아의 온대지방이 원산지로서 남미와 마다가스카르섬을 제외한 세계의 거의 모든 지역으로 이식되었다.

한국의 거의 모든 담수 수계에 널리 서식하고, 중국에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염수(鹽水)에서도 상당 기간 생존할 수 있고 붕어처럼 오염에 대한 내성이 강해서 3 급수 이하의 더러운 물에서도 살 수 있다. 풀이나 살아있는 물고기 등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잡식성 인 데다 몸 또한 커서 성체(成體)의 경우에는 호랑이나 표범, 늑대, 곰, 킹코브라, 비단뱀, 악어, 맹금류, 왜가리, 수달, 민물가마우지 같은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동물 외에는 천적이 없으며, 특히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들어온 잉어(:향어)들이 야생으로 빠져나가 환경파괴와 생태계 교란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외래 도입종으로 문제가 되는 어종이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최근 많은 지방정부들이 하천 정비 과정에서 본류의 직선화와 시멘트콘크리트로 공사를 하면서 산란하여 알을 낳아 붙일 수초나 나무들이 없어져서 산란을 위하여 상류로 거슬러 올라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을 잡아먹기 위하여 백로, 왜가리는 물론 가마우지나 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들도 따라서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향어 또한 잉어와 비슷한 방식으로 조리하여 먹는다.

특이한 것은 척추동물 중 위장이 없고 입에서 항문까지 창자만 있는 동물이며 수명이 20년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잉어 - 한국(양식)
잉어 - 한국(양식)

2. 잉어의 성미, 귀경

잉어의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맛은 달고 성질이 차다고 하였다. 비(脾), 신(腎) 경락으로 작용한다. [뇌공포제약성해(雷公炮製藥性解)]에는 비, 폐, 간 경락으로 작용한다고 하였고, [본초재신(本草再新)]에는 폐, 간, 신 경락으로 작용한다고 하였다.

3. 잉어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단백질 특히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비타민(A, C, B1, B2, B6, PP), 지방, 칼슘, 인, 철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니코틴산과 글리신, 히스티딘 등을 함유하는데, 신선한 육(肉)에는 단백질(10.7%), 지방(3.1%), 회분(3.1%)을 함유하며, Ca(755㎎), P(543㎎), Fe(5㎎), 비타민 B2(0.31㎎), 니코틴산(9.6㎎)을 함유한다. 또 비타민(A, B1), Na, K, Mg, Cl 등을 함유한다.

특히 잉어는 아미노산의 균형이 잘 잡힌 단백질과 높은 비율의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진 지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육상성 식품에서 유래된 성인병의 유발요인이 없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4. 잉어의 효능·효과와 이용

잉어는 비(脾)를 튼튼하게 하고 식욕을 증진시키는 건비개위(健脾開胃), 소변이 잘 나가게 하고 종기를 다스리는 이뇨소종(利尿消腫), 기침을 멈추게 하고 천식을 다스리는 지해평천(止咳平喘), 젖을 잘 나게 하고 태아를 안정시키는 하유안태(下乳安胎), 비를 튼튼하게 하고 위를 잘 다스리는 건비화위(健脾和胃), 젖을 잘 나오게 하는 통유(通乳) 등의 효과가 있다.

5. 잉어의 주치와 응용

잉어는 소변이 잘 나가지 않는 증상, 부종(특히 임신부종)에 좋고, 간염, 간경변, 당뇨병, 대하, 두드러기, 기관지천식, 각기, 입덧, 백일해, 유선염, 신염 등을 치유하는 데 좋다. 그 밖에 오래된 기침이나 태동불안에도 이용한다.

만성신염(慢性腎炎)을 치료하는 데는 신선하고 500g 정도의 큰 잉어 한 마리를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식초 50g, 다엽(茶葉) 5g과 함께 솥에 넣고 물을 붓고 삶아서 공복에 한 번에 다 먹는다.

해수기천(咳嗽氣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신선하고 500g 정도의 큰 잉어 한 마리를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황토로 싸서 구워 익히고 가시를 제거하여 가루를 낸 후 참쌀과 함께 죽을 쑤어 공복에 한 번에 다 복용한다.

황달(黃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신선하고 500g 정도의 큰 잉어 한 마리를 내장만 제거하고 비늘은 제거하지 않고 불에 구워 몇 번에 나누어 먹는다.

6. 잉어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잉어에 생강, 식초, 찧은 마늘 등을 함께 넣고 끓이면 해수와 천식(喘息)에 효과가 있고 식초, 다엽과 함께 푹 삶아서 먹으면 만성 신염(腎炎)에 좋다.

팥을 배합하면 이뇨 작용이 상승하고 닭을 배합하면 기력을 살려주며, 유자(柚子)를 배합하면 간 기능을 강화하고, 참개구리를 배합하면 복부 수술 후의 기력 회복에 좋으며 된장을 배합하면 눈병을 고치고 귀가 밝아진다.

토사자, 홍화, 인삼 등도 잉어와 배합하면 기력을 돕고 신기를 자양 시키는 좋은 효과가 있다.

7. 잉어의 이용과 조리 사례

전체를 식용 또는 약용으로 하는 잉어는 사계절 언제나 채취하여 내장과 비늘을 제거하고 그대로 사용하거나 햇볕에 말려 두고 사용한다.

다만 잔가시가 많고 기름기 때문에 느끼하며 누린내 비슷한 흙내도 나서 비위가 약한 사람은 먹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양식이나 산모의 산후조리용 음식으로 애용되었다.

닭, 잉어, 무, 산초,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을 재료로 하는 <잉어보양탕>은 예로부터 가정에서 보양식으로 애용해 왔고, 그 밖에도 <찜, 탕, 약국, 약죽> 등 다양한 용도로 조리법이 개발되었다.

다만 담수어인 잉어의 경우 간흡충(간디스토마)의 감염 우려 때문에 회로 먹는 것을 금하고 있는데, 최근 일부 기생충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잉어에는 간디스토마의 세르카리아가 들어가지 못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지만, 간디스토마에 감염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회로 먹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8. 잉어를 먹을 때 주의 사항

잉어는 무엇보다도 간디스토마의 중간숙주 역할을 하므로 회를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함께 섞으면 안 되는 식품으로는 돼지 간,, 아욱 등을 들 수 있으며, 등위의 두 힘줄 및 흑혈에는 독이 있으므로 제거해야 하고 조리할 때는 정수리를 칼로 찍어 악혈을 빼고 내장과 담낭을 제거하여야 한다. 특히 내장에는 비타민 B1을 파괴하는 물질인 아노이리나아제(aneurinase)가 있다.

일부 지역에서 용봉탕(龍鳳湯)이라 하여 닭과 자라를 함께 조리하여 보양식으로 판매하고 있으나 닭고기와 자라는 배합적성이 맞지 않는 것으로 옳지 않으며, 용봉탕에는 자라대신 잉어를 넣어야 옳다.

9. 마무리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양반가의 자제가 있는 경우 잉어 그림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수염이 달린 잉어를 용(龍)의 상징으로 여겨서 이 잉어가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용이 되어 승천한다고 여겨 이러한 잉어의 기운을 받아 어려운 과거시험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을 하라는 기원의 뜻이 담긴 전통으로서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등용문(登龍門)”이라고 하는 용어의 어원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