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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숭어 [치어(鯔魚)]의 특성과 성분 약효 및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5. 2. 19.

건비익기(健脾益氣)하고 소식도체(消食導滯)하는 효능이 있어 비위를 편안하게 하고 오장을 다스리며 오래 먹으면 몸에 살이 붙고 튼튼해진다고 알려진 숭어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1. 숭어의 기원과 특성

1-1. 숭어의 기원

숭어(Mugil cephalus L.)는 숭어과에 속하는 난류성 바닷물고기로서 우리나라 전 해역과 하구 부근에 분포하며 특히 전남 영산강 하구와 평북 청천강 하구에 많이 분포한다. 민물에서도 살 수 있는 특이한 물고기로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민물에 올라온다. 먹이로는 식물성 플랑크톤, 유기물 등이 있다.

한국의 한의약 공정서에는 수록되지 않았고, 『본초강목(本草綱目)』 제44권 인(鱗)부에는 “치어(鯔魚)는 동해에 서식하며 모양은 청어(靑魚)와 같고 큰 것은 1자가 넘으며 배에는 알이 가득하고 기름지고 맛이 좋아 수달이 즐겨 먹는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개보본초(開寶本草)』에는 “주로 식욕을 돋우고 오장을 통하게 하며 장기간 복용하면 살이 찌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숭어의 고기(육:肉)를 약으로 사용하는데 사계절 언제나 포획할 수 있으며 내장과 비늘을 제거하고 생용(生用)한다.

『자산어보(慈山魚譜)』에는 치어(鯔魚)라고 수록하고 있으며 숭어의 형태, 생태, 어획, 이명 등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몸은 둥글고 검으며 눈이 작고 노란색을 띤다. 의심이 많아 화가 닥치면 민첩하다. 작은 것을 속칭 등기리(登基里)라 하고 어린것을 모치(毛峙) 또는 모쟁이라고 한다. 맛이 좋아서 물고기 중 제1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으로 보아 자산어보에 수록된 숭어는 눈이 작고 노랗다는 점에서 오늘날 “가숭어”라고 부르는 어종임을 알 수 있다. 저자인 정약전의 저술이 흑산도에 유배 중이던 시기로 서해와 남해를 무대로 관찰하고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추정이 가능하다.

오늘날 표준명칭 "숭어"는 동해와 남해에서 주로 잡힌다. 따라서 이 지역 어민들은 눈이 검은 숭어를 참숭어라 부르고 있다. 또한 가숭어는 서해와 서남해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데 이 지역 어민들은 가숭어를 참숭어라 부른다. 그러나 “참숭어”란 명칭은 어류도감에서는 공인되지 않은 용어다.

그 밖에도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동의보감(東醫寶鑑)』, 『세종실록지리지』, 『난호어목지』 등에 수재 되어 있다.

숭어(가숭어) - 한국(양식)
숭어(가숭어) - 한국(양식)

1-2. 숭어의 분류

숭어과에 속한 물고기로는 지역에 따라서 가숭어, 참숭어, 개숭어, 감숭어, 보리숭어, 등줄숭어, 밀치, 모찌, 언구 등의 별칭이 있다. 한국, 중국, 일본 해역에서는 주로 “숭어”, “가숭어”, “등줄숭어”가 서식하는데 이 중에서 등줄숭어는 매우 드물고 시장에 거의 유통되지 않는다.

등이 청색이며 배는 은색이다. 비슷한 이름으로 송어가 있는데 이는 연어과의 물고기로서 이름이 비슷하지만 다른 물고기이다.

중국 연해 지역의 어민들은 숭어(치어)로 병을 치료하며 효과가 좋다. 자어(子魚), 백안(白眼), 사어(梭魚), 오치(烏鯔), 수어(水魚) 등의 이명(異名)으로도 불린다.

오늘날 숭어에 대한 이름은 지역에 따라 달리 부르고 있는데 표준명 “숭어(Mugil cephalus L.)”는 보리숭어(전남), 개숭어, 감숭어, 삼숭어(동해 및 남해) 등으로 불리며, 표준명 “가숭어(Chelon haematocheilus)”는 참숭어(전국), 밀치(경남), 언구 등으로 부른다.

그러나 서유구의 『전어지』에는 오늘날 부르는 이름과 반대로 기술하고 있다. 즉 “숭어”를 “가숭어”로, “가숭어”를 “참숭어”로 기록하였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고 만들어진 어류도감에도 서유구의 『전어지』의 기록을 따르면서 혼란을 빚고 있다.

1-3. 숭어의 형태와 생태적 특성

숭어는 몸이 굵고 건실하며 원통형을 이루고 앞부분은 납작하며 뒤로 갈수록 점점 옆으로 납작해진다. 머리는 짧고 주둥이는 넓으며 눈이 크고 바깥은 한 겹의 두터운 지막(脂膜)으로 된 눈꺼풀로 덮여 있다. 콧구멍은 양측에 2개씩 있으며 앞 콧구멍은 작고 원형이며 뒤 콧구멍은 크고 삼각형이다. 아래위턱의 가장자리에는 융모상의 가느다란 이빨이 있다. 아가미 써레는 세밀하여 참빗과 같다.

몸은 둥근비늘이 덮여 있고 등지느러미의 앞쪽은 종렬(縱列)로 배열된 비늘이 14〜15개 있다. 머리와 등은 암청색이고 배 쪽으로 밝아져서 은백색이며 옆몸의 상반부에는 흑색의 세로로 된 줄무늬(종조문)가 7줄 있으며 각 줄무늬 사이에는 은백색 반점이 있다. 각 지느러미는 연한 회색이다.

최대로 성장하면 몸길이가 120㎝, 무게는 8㎏에 달한다.

옛날부터 식탁에 자주 올리던 바닷물고기인데 얕은 바다나 혹은 하구의 함·담수의 경계처에 서식하며 때로는 담수 하류에도 나타난다. 진흙 속의 유기물을 먹이로 한다.

한반도 전 연안과 강하구에 서식하며 특히 영산강 하류 수역에서 잡히는 것이 숭어회로서 일품이고 북한에서는 대동강 숭어국이 유명하다. 중국에는 연해 지역의 각지에 널리 분포한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어종으로서 식용하는 숭어는 주로 바다에서 잡힌 것들이다. 다 자란 고기는 잡식성으로 작은 새우를 비롯하여 저서생물, 유기성 잔류물질 등을 먹는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는 숭어를 말린 것을 “건수어(乾水魚)”라 하여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 당시에 많이 유통되고 소비 또한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눈이 검은 “숭어”는 거의 전 세계적으로 널리 서식하는 반면 눈이 노란 “가숭어”는 한국의 서해와 서남해, 중국 남부 등 매우 한정된 해역에만 서식한다. 또한 눈이 검은 “숭어”는 늦가을부터 봄 사이에 가장 맛이 좋고 눈이 노란 “가숭어”는 겨울철에 가장 맛이 좋다. 특히 조류가 세기로 유명한 진도 대교 아래 울돌목에서 3〜5월에 잡히는 숭어는 특유의 힘찬 생명력과 쫄깃하고 차진 식감으로 유명한데 탄력 있는 식미는 이 시기 보리숭어 만의 백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겨울철 “가숭어”의 맛을 한 수 위로 친다.

“가숭어”는 양식을 하지만, “숭어”는 양식을 하지 않는다. 숭어의 산란 비밀이 풀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맛 또한 가숭어보다 한수 아래로 인식된 탓도 있을 것이다.

2. 숭어의 성미, 귀경

숭어의 맛은 달고 짜며 성질은 따뜻(또는 평)하다. 폐, 비, 대장, 위 경락으로 들어간다.

3. 숭어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숭어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류(A, B1, B2, B6, E, PP), 칼슘, 인, 황, 철분, 그리고 필수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4. 숭어의 효능·효과와 이용

비(脾)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기를 더하는 건비익기(健脾益氣), 음식물을 잘 소화시키고 체한 것을 잘 내리게 하는 소식도체(消食導滯)의 효능이 있다.

『난호어목지』에 따르면 숭어는 췌장(脾)에 좋고 알을 말린 것을 건란(乾卵)이라 하여 진미로 삼는다고 하였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과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수어(水魚)라고 하였으며 “숭어를 먹으면 위를 편하게 하고 오장을 다스리며 오래 먹으면 몸에 살이 붙고 튼튼해진다. 이 물고기는 진흙을 먹으므로 백약(百藥)에 어울린다.”라고 하였다.

5. 숭어의 주치와 응용

비위가 허약한 증상을 다스리고, 소화불량, 소아들의 감적(疳積:만성 소화불량증), 몸이 약하고 빈혈이 있는 증상, 오래된 병으로 기가 허해진 증상을 다스리는 데 좋다. 야맹증과 만성 위염, 동맥경화 등에 이용할 수 있다.

6. 숭어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숭어 한 마리에 백출(15g), 백편두(15g), 진피(10g)를 넣고 물에 달여 하루 2회로 나누어 먹으면 소화불량과 비 기능이 허하여 오는 설사에 좋다.

오래된 질병으로 인하여 몸이 약해진 경우나 빈혈이 있는 경우에는 숭어 1마리에 황기(15g), 대추(10개)를 오래 달여서 하루 2회 고기와 즙액을 함께 먹으면 좋다.

매실절임을 함께 먹으면 살균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머위와 함께 먹으면 식중독을 미리 막을 수 있다. 파슬리와 배합하면 생선 독을 해독하고, 참마를 배합하면 내장 기능을 좋게 하며 염교(낙교)와 배합하면 숭어의 향을 살려준다.

7. 숭어의 이용과 조리 사례

숭어는 겨울에 맛이 좋고 특이한 냄새가 있다. 소금구이나 찜으로 하여 먹는 것이 보통이며, 숭어를 천일염으로 덮어 오븐에서 구워내는 <숭어 통구이>가 있고, <숭어 튀김>도 좋다.

숭어는 특유의 기름 냄새나 뻘 냄새에 대한 호·불호가 갈려서 “여름 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인데, 특히 숭어회에 대한 선호도는 차이가 난다.

8. 숭어를 먹을 때 주의 사항

속에 열이 많은 사람은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다.

9. 마무리

눈이 검은 “숭어”와 눈이 노란 “가숭어”의 표준 이름이 문헌의 이름과는 바뀌어 사용되기 때문에 혼란을 빚고 있는 숭어에 대하여, 이것저것 크게 구분하지 말고 제철에 나오는 숭어를 먹고 건강한 삶을 누리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