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滋陰)하고 양혈(凉血)하며 허열(虛熱)을 가라앉히고, 항암 작용이 있으며 각종 관절통과 빈혈에 도움이 되는 자라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1. 자라[별갑(鼈甲)]의 기원과 특성
1-1. 자라[별갑(鼈甲)]의 기원
자라과에 속하는 민물 거북이다. 자라(Pelodiscus maackii Brandt)의 등딱지를 별갑(鱉甲)이라고 하는데 길이는 15~17㎝이고, 등딱지와 배딱지는 인대조직으로 접착되어 있다.
자라의 등껍질을 별갑(鱉甲)이라 하여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재되어있으며, 그 밖에도 자라의 머리는 별수(鼈首), 자라 등딱지의 아교는 별갑교(鼈甲膠) 또는 갑아교(甲阿膠)라 하며, 자라의 고기는 별육(鼈肉)이라 한다.
자라고기는 주로 식용하고, 껍질과 살을 제거한 등딱지를 말려서 별갑(鱉甲)이라 하여 약용한다.

1-2. 자라의 분류
“남생이”와 함께 한국에 자생하는 토종 담수성 거북이며 흔히 “토종 자라”라고 하는 것이다.
바다거북을 제외한 한국 내륙 지역에 자생하는 파충류 중 가장 큰 동물이다.
한국에서는 관행적으로 “거북”과 “자라”를 함께 부르고 있지만 엄밀히 구분하면 자라는 거북의 한 종류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거북과는 생김새부터 생태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종이다.
야생자라와 양식자라는 같은 종이고 양식 자라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굳이 야생자라를 잡을 필요는 없다.
자라 유래의 식품과 약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 자라 등껍질[별갑(鱉甲)]
1) 성미 : 맛은 짜고 성질은 차다.
2) 귀경 : 간, 비 경락으로 들어간다.
3) 작용 : 음기를 자양 시키는 자음(滋陰), 양기의 지나친 항성을 가라앉히는 잠양(潛陽), 진정 작용, 굳은 것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연견(軟堅), 맺힌 것을 풀어주는 산결(散結) 등의 효능이 있다.
4) 효과 : 음적 에너지 소스가 부족한 상태에서 열이 오르는 음허발열(陰虛發熱), 간의 풍이 일어나는 간풍내동(肝風內動), 월경이 막힌 경폐(經閉)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나. 자라 머리[별수(鼈首)]
1) 성미 : 맛은 짜고 성질은 평하다.
2) 귀경 : 간, 신, 비 경락으로 들어간다.
3) 작용 : 기를 보하고(보기 補氣), 양기를 더한다(조양 助陽).
4) 효과 : 탈항, 자궁하수, 음창(陰瘡: 부스럼)
다. 자라의 갑아교[별갑교: 자라 등딱지의 아교]
1) 성미 : 맛은 달고, 쓰고, 짜며 성질은 평하다.
2) 귀경 : 심, 위, 폐 경락으로 들어간다.
3) 작용 : 음적 에너지 소스를 자양 하는 자음(滋陰), 열을 물리치는 퇴열(退熱), 혈을 보하는 보혈(補血) 작용을 한다.
4) 효과 : 음허조열(陰虛潮熱), 구학(久瘧:오래된 학질), 혈허(血虛)로 인한 경폐(經閉) 등을 다스린다.
라. 별육(鼈肉 : 자라고기)
1) 성미 : 맛은 달며 독이 없고 성질은 평하다. 『본초경(本草經)』에는 성질이 차다고 하였다.
2) 귀경 : 간, 신 경락으로 들어간다.
3) 작용 : 음기를 기르고 피를 더해주는 자음양혈(滋陰養血). 간과 신의 기운을 보해주는 보간신(補肝腎)의 작용을 한다.
4) 효과 : 간과 신장의 음기가 허한 것을 보하고, 골수가 끓는 듯이 아픈 골증조열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1-3. 자라의 형태와 생태적 특성
머리와 목을 갑 속으로 완전히 집어넣을 수 있으며, 주둥이 끝이 가늘게 돌출되었고, 아래, 윗입술은 육질로 되어 있다. 네 다리는 크고 짧으며,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다.
등딱지의 길이는 15〜17㎝이다. 다른 민물 거북과는 다르게 등딱지가 연하며 목이 상당히 긴 편이다. 꼬리는 매우 짧아 등갑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며 등딱지를 포함한 전체 체색이 회갈색이고 배딱지는 연한 황색이나 백색이다.
밑바닥이 개흙으로 되어 있는 하천이나 연못에 서식하며 야행성으로 주로 갑각류, 연체동물, 곤충, 어류, 양서류 등을 포식하는 육식성 동물이다. 천적으로는 수달, 맹금류, 대형 물새 등이 있다.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모래 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짝짓기를 하고 5~7월에 물가의 흙에 구멍을 파고 산란을 하는데 3〜5회에 걸쳐 각각 15〜50개의 알을 낳으며 산란 후 50일 정도 지나면 부화한다.
가물치나 메기와 함께 낚시에 잡혀 나오기도 하는데, 턱의 힘이 세서 바늘을 뺄 때 잘못하면 물려서 심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며 중국, 일본, 베트남, 타이완, 러시아 극동지역 등에 서식한다.
인도, 미얀마 등지에서는 종교적으로 신성한 동물로 여긴다.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VU(취약) 등급으로 등록되었으며 CITES 부속서 Ⅱ에 등재되어 야생 개체들의 포획이나 거래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한국에 서식하는 야생 자라 또한 환경부 지정 “포획금지 야생동물”로 지적되어 포획은 물론 먹는 것도, 키우는 것도 모두 불법이며 낚시를 하다 잡히더라도 반드시 방생해야 한다. 혹시 재미로라도 자신이 야생 자라를 먹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리는 사람들은 현상금 사냥꾼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야생에서 자연산 죽은 자라를 발견하여 취득하는 경우에도 불법이다. 그러나 고의 또는 실수로 자연에 방류된 “중국자라”, “플로리다자라” 등 외래종 자라는 생태교란종이 될 수도 있으므로 야생에서 포획하는 것이 합법이다. 특히 이러한 생태교란 우려 종들을 관상용으로 기르다가 고의로 방류하거나 종교적 행사 때 방생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야생 개체는 점차 감소하고 있어 보호해야 할 종이다.
2. 자라[별갑(鱉甲)]의 성미, 귀경
별갑(鱉甲)의 맛은 짜고 달며 성질은 차다. 별갑(鱉甲)의 성미에 대하여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맛은 짜고 성질은 평하다 하였고,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독이 없다 하였으며, 『본초종신(本草從新)』에는 맛은 짜고 성질은 차다고 하였다.
간(肝), 신(腎) 경락으로 작용한다. 별갑의 귀경에 대해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간 경과 비 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고,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간 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으며, 『뇌공포제약성해(雷公炮製藥性解)』에는 간, 비 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3. 자라[별갑(鱉甲)]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회분을 주요 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칼슘, 인, 철, 니코틴산, 비타민(A, B1, B2) 등을 함유하고, 리신, 히스티딘, 아르기닌, 글루타민산, 글리신, 세린, 알라닌, 발린 등의 아미노산류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지방간 치료에 효과가 있는 메티오닌, 간의 해독작용에 도움이 되는 글루타티온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뇌졸중, 심장병, 동맥경화에 좋은 타우린 성분을 다량 함유한다.
4. 자라[별갑(鱉甲)]의 효능·효과와 이용
자음(滋陰) 작용이 강하고 허열(虛熱)을 가라앉게 하며 양혈(凉血) 작용이 있으며 항암 작용이 있고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하며 신장을 보(補)한다.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고 아프며 빈혈이 있는 사람, 미열이 나는 데에도 자라를 물에 삶아 그 고기를 먹는다. 허리가 아픈데 자라 등딱지(식초에 불렸다가 조개껍질 가루와 함께 볶아서 자라 등딱지만 가루 낸 것을 사용)를 가루 내어 아침 공복에 6g씩 술에 타서 먹는다.
5. 자라[별갑(鱉甲)]의 주치와 응용
자라고기는 맛이 좋으며 피를 돌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온다. 체질이 허약하거나 영양불량으로 몸이 극도로 허약한 사람에게 적합하고 간과 신의 기가 부족하여 음허내열(陰虛內熱)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그리고 폐결핵을 오래 앓아 기침을 하거나 잠잘 때 흘리는 식은땀인 도한(盜汗)이 있는 사람, 혹은 열이 내리지 않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고 만성간염, 간경화로 인한 복수, 간(肝)과 비(脾)에 종양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또한 당뇨 환자와 각종 암에도 좋은 식품이다. 또한 암 환자로서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이나 수술 후 회복기 환자에게 좋으며 고지혈증, 동맥경화, 관심병,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그리고 체력을 단시간에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들의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켜 주는 효능이 있다.
6. 자라[별갑(鱉甲)]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자라는 산성 식품으로서 기본적으로 채소 과일과 같은 알칼리성 식품과 같이 먹어야 한다. 자라에 사삼과 동충하초를 배합하면 폐결핵을 치료하는 데 좋고, 산약과 배합하면 비위를 보하고 간과 신장의 음을 보하여 수술 후나 병후회복에 효과가 있다. 동과(冬瓜)를 배합하면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습을 잘 내보고 고지혈증에 좋다. 오골계, 구기자와 배합하면 영양흡수를 촉진시켜 체력이 허약한 사람이나 산모, 노인들에게 좋다. 행인, 숙지황, 은시호, 지모 등도 자라와 배합하면 좋은 식품들이다.
7. 자라[별갑(鱉甲)]의 이용과 조리 사례
숙지황, 행인, 지모, 대추 등을 재료로 하는 <자라탕>이 있다. 음을 보하고 허약한 체질을 강하게 하며 기침을 멈추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장수하도록 해주는 <충초은행자라탕>, 자궁하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갑어구사정자탕>과 <갑어황기대추탕>, 허열이 나거나 하혈, 탈창, 냉대하에 효과가 있는 <자라죽>, 신장의 음을 보하고 이명, 현훈, 도한, 식욕부진에 도움이 되는 <자라양고기탕> 등을 추천한다.
남도지방에 가면 <용봉탕>이라 하여 자라와 닭을 재료로 하는 음식이 유명한데, 자라와 닭은 음식의 배합적성이 맞지 않는 재료로서 함께 조리하면 안 된다. 이것은 용(龍)을 상징하는 자라와 봉황(鳳凰)을 상징하는 닭을 배합재료를 하는 것인데, 자라 대신 등용문(登龍門)에서 유래하듯이 잉어를 배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8. 자라[별갑(鱉甲)]를 먹을 때 주의 사항
기본적으로 몸이 차고 위장이 허약한 사람, 임산부 비와 위의 양이 허한 사람들은 복용하면 안 된다. 돼지고기나 토끼와 배합하면 설사하기 쉽고 건강에 불리하며 오리알이나 계란과 배합하면 양기를 손상시킨다. 귤이나 복숭아를 함께 먹으면 단백질 흡수가 잘 안 되고 복통이나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셀러리, 비름나물, 백겨자, 계란, 박하와 함께 먹으면 보하는 기능이 약해진다. 임산부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라는 느끼한 음식으로서 오래 먹거나 많이 먹으면 비위가 약해지므로 비위가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감기가 아직 낫지 않는 사람이나 만성 신장염으로 신장 기능 부전인 사람에게 좋지 않다.
용봉탕의 재료로 자라와 닭을 배합하는 것은 배합적성이 맞지 않고, 자라대신 잉어를 넣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 밖에도 자라고기는 돼지고기, 토끼고기, 오리고기, 달걀, 복숭아, 겨자 등을 함께 먹으면 안 된다.
9. 마무리
한국에서는 전통 판소리에 별주부전(鼈主簿傳)에 조선시대 종 6품 벼슬인 주부(主簿) 역을 맡은 용궁의 별(鼈:자라)이 등장하는데 토끼의 속임수에 당하면서도 묵묵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주인공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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