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열을 내리고 소화를 도우며 소변을 잘 보게 하여 해독하는 효능이 있는 배추는 폐열로 인한 기침과 가래가 많은 사람이나 방광염으로 소변을 개운하게 못 보는 증상에도 좋다. 그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배추의 기원과 특성
1-1. 배추의 기원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십자화과의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 초본식물 배추[Brassica rapa subsp. pekinensis (Lour.) Hanelt]이다.
땅으로부터 나오는 근생엽(根生葉)은 땅에 깔리고 타원형으로 끝이 둥근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치아 모양의 톱니가 있다. 잎 양쪽에 우글쭈글한 주름이 있다.
줄기에서 나오는 경생엽(莖生葉)은 줄기를 싸며 분백색이다.
꽃은 노란색으로 4월에 피는데 총상화서이다. 열매는 6월에 열린다.
한국의 한의약 공정서에는 수재 되지 않았으며, 『신농본초경집주(神農本草經集注)』에는 숭채(菘菜)라고 수재하고 백채(白菜)를 이명(異名)으로 수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B. chinensis L. 를 숭채 또는 백채라는 이름으로 식용 또는 약용한다.
1-2. 배추 품종의 분화
결구성을 기준으로 결구형과 불결구형으로 나누고 결구형은 다시 밑동 부분만 결구하는 반결구형과 완전히 결구하는 결구형으로 나누어진다.
결구형 배추는 중국을 기준으로 화북계와 화남계로 나누어지는데, 화북계는 산동성에서 선을 보여, “지부(芝罘)”와 “포두련(包頭連)” 등으로 분화되었고 화남계는 화남을 중심으로 발달하였고 복건성과 대만에서 “권심(捲心)”과 “포심(包心)” 등으로 분화하였다.
한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조선배추와 개성배추 등 반결구종이 널리 이용되었으나 개량된 결구배추가 도입된 이후 결구배추의 재배면적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현재는 재래종 배추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1-3. 배추의 생리 생태적 특성
배추는 대체로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호냉성(好冷性) 채소로 성장에 적합한 온도는 18〜20℃이다. 결구하는 데는 이보다 약간 낮은 온도인 15〜18℃정도가 적당하며 최저 온도는 4〜5℃ 정도다.
생육초기에는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잘 자라며 생장이 촉진되지만 결구를 시작하면 고온에 약하여 결구가 불량해지며 정상적인 생육이 불가능하다.
저온에는 비교적 강하여 동해(凍害)를 입는 온도가 영하 8℃ 정도이지만 갑자기 온도가 낮아지면 영하 3℃ 정도에서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배추는 종자 춘화형 작물로 종자가 물을 흡수하면 13℃ 이하의 저온에 감응하여 꽃눈을 만들고 고온에서는 장다리가 올라와 추대를 하는데, 재배 시 개화를 하면 잎의 생장을 거의 멈추고 종자를 맺는 데 대부분의 양분이 종자로 가게 되므로 정상적 배추 수확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일반 재배에서는 재배 시 저온에 처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며 만약 저온에 일정기간 노출된 경우에는 고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빛에 대한 반응은 잎의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린잎이나 오래된 잎은 빛에 대한 반응이 둔하고 성숙한 잎에서는 반응이 민감하다. 배추는 강한 햇빛 아래서 광합성량이 증가하고 생육에 필요한 물질의 생성도 촉진된다. 특히 생육 초기에는 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결구가 시작되면 약한 빛에서 결구가 촉진되며 겉잎이 적어지므로 결구기에는 약한 빛이 유리하다.
배추의 동화작용에 필요한 광보상점은 1,500∼2,000 럭스(Lux), 광포화점은 4만 럭스(Lux) 정로 비교적 약광에 잘 견딘다.
배추는 수분요구량이 많은 채소로써 특히 짧은 기간에 왕성하게 발육하므로 비교적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며, 건조에 약하여 생육 초기에 가물면 잎의 발생과 생육이 억제되어 수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수분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시기는 파종 후 40∼50일 경인 결구 초기이다.
그러나 과습 하면 뿌리가 뻗지 못하고 생육이 불량하게 되므로 보수력이 있으면서 배수도 잘되는 토양을 선택한다. 생육초기인 8∼9월에 가뭄피해가 없도록 관수를 적절하게 해 주어야 한다.
토양은 뿌리를 길게 뻗고 잔뿌리가 많은 배추의 특성을 감안하여 토심이 깊으면서 물 빠짐은 잘 되는 토양을 좋아한다. 한국의 배추 주산단지는 대부분 보수력이 좋으면서 배수도 잘되는 층적토가 대부분으로 토층이 깊은 사질양토 지대이다.
배추 재배에 적합한 토양 산도는 pH 6.0∼6.5로 약한 산성이 좋지만 산성 토양에서는 뿌리혹병 및 석회 결핍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1-4. 배추의 품종과 재배법
배추품종 육성은 광복 이후 영구 귀국한 우장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을 시작으로 비교적 일찍 시작되어 많은 품종이 개발되어 보급되었다. 본격적인 배추 품종 육성은 1960년대 이래 계속되어 2001년 7월까지 등록된 배추 품종이 438개에 이른다. 품종을 고를 때의 기준은 재배할 시기, 재배 지역의 환경, 출하할 시장의 기호성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한국의 시판 배추 품종은 종묘회사에서 육성하여 보급하고 있으며 대부분 1대 잡종 품종으로 1년에 작형별로 1∼2 품종씩 새로운 품종이 육성되고 있다.
대체로 ‘노랑’, ‘황’, ‘금’ 등의 단어가 붙은 품종을 속잎이 노란 품종을 의미하고 ‘CR’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뿌리혹병에 저항성을 가지는 품종을 뜻하며 노지 월동 재배 품종은 ‘풍’, ‘동’ 등 겨울을 의미하는 단어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기호나 기능성, 가공적성 등을 고려한 품종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가공용으로 재배안정성이 높은 “하라듀(Haradew)”, 가공 적성과 식미가 좋아 가공용과 생식용을 겸할 수 있는 “순정아삭이(Sujungasagi)”, 건강기능성이 보강된 생식용 배추 “원교 20050(Wonkyo20050)호 등이 보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배추에 대한 생산동향을 비롯하여 품종특성 및 재배기술 등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특히 각 품종별 특성과 재배기술, 병해충 및 생리장해 등의 진단과 방제, 수확과 저장 및 유통 등에 대해서 필수적인 정보를 많이 수록하고 있어 매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작목정보/채소류/생산기술/농업기술길잡이(배추)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VC021001 |
2. 배추의 성미, 귀경
배추의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식경(食經)』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조금 차고 독이 없다.'라고 하였으며, 『전남본초(滇南本草)』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라고 하였다.
배추는 폐, 위장, 방광 경락으로 작용한다. 『본초구진(本草求眞)』에는 위 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3. 배추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다른 채소와 같이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조성도 좋다. 탄수화물의 약 절반이 환원당이고, 미량의 비환원당이 있으며, 미량의 전분과 많은 연한 섬유가 함유되어 소화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지방, 조섬유, 회분, 칼슘, 인, 철, 카로틴, 니코틴산, 비타민 B1, B2, C 등이 들어 있다.
<표 1> 배추 종류별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생것 | 13 | 94.3 | 1.3 | 0.2 | 2.4 | 0.7 | 0.6 |
봄동 | 21 | 92.1 | 1.9 | 0.2 | 4.1 | 0.8 | 0.9 |
얼갈이 | 10 | 95.6 | 1.4 | 0.1 | 1.7 | 0.3 | 0.9 |
삶은것 | 8 | 96.5 | 1.0 | 0.1 | 1.4 | 0.6 | 0.4 |
소금절임 | 20 | 91.7 | 1.5 | 0.1 | 3.8 | 0.6 | 2.3 |
<표 2> 배추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당 무기질(minerals) | ||||
칼슘 (mg) | 인 (mg) | 철 (mg) | 나트륨 (mg) | 칼륨 (mg) | |
생것 | 51 | 29 | 0.3 | 5 | 230 |
봄동 | 76 | 40 | 0.5 | 5 | 246 |
얼갈이 | 61 | 40 | 1.3 | 6 | 260 |
삶은것 | 38 | 27 | 0.4 | 4 | 153 |
소금절임 | 50 | 41 | 0.4 | 670 | 24 |
<표 3> 배추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당 비타민(vitamins) | ||||
베타카로틴 (㎍) | B1 (mg) | B2 (mg) | 나이아신 (mg) | C (mg) | |
생것 | 56 | 0.05 | 0.06 | 0.3 | 46 |
봄동 | 928 | 0.03 | 0.08 | 0.9 | 85 |
얼갈이 | 364 | 0.03 | 0.03 | 0.7 | 24 |
삶은것 | 12 | 0.01 | 0.04 | 0.2 | 17 |
소금절임 | 17 | 0.04 | 0.03 | 0.3 | 29 |
배추는 대체로 열량이 낮고 칼륨, 칼슘, 인과 같은 무기질 함량이 높은 채소다. 그러나 소금절임에서는 나트륨의 함량이 높아지고 칼륨의 함량이 낮아져서 소금절임 배추를 먹을 때는 나트륨의 배출을 위한 부재료가 들어간 양념류를 함께 먹으면 좋다.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의 함량도 높은 편인데, 특히 봄동과 얼갈이에서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매우 높고, 비타민 C 함량은 봄동> 생것> 소금절임> 얼갈이의 순이다.
4. 배추의 효능효과와 이용
몸의 열을 내리고 가슴의 답답함을 없애주며, 위장을 잘 소통시키고, 소변을 잘 보게 하여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
5. 배추의 주치와 응용
배추는 폐와 위장에 진액이 부족하여,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마르면서 갈증이 나는 사람, 폐열로 기침을 하고 가래가 많은 사람, 방광염으로 소변을 시원하게 잘 보지 못하는 사람, 열로 생긴 욕창과 술로 인한 술독을 해독한다.
약으로 내복할 때는 달이거나 짓찧어서 즙을 복용하고, 외용할 때는 짓찧어서 환부에 바른다.
6. 배추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배추와 김치 양념을 배합하면 정장 효과를 강화하고, 배추의 찬 성질을 중화하는 데 좋다. 또 배추와 된장을 배합하면 영양의 상승효과를 가져오며, 배추와 무를 배합하면 체내의 독소 배출을 도와준다. 배추와 부추 및 갓을 배합하면 여름과 가을에 좋은 음식이다. 배추와 우유를 함께 먹으면 위장 점막을 보호하고 정장작용을 도와주며 배추와 식초를 배합하면 식초의 살균력으로 배추의 채독을 완화할 수 있다.
7. 배추의 이용과 조리 사례
배추속대 200g, 쇠고기 100g, 풋고추 2개, 붉은 고추 1개, 된장 2큰술, 고추장 1큰술, 굵은 파 1 뿌리, 다진 마늘 1큰술, 후춧가루 조금 등을 재료로 하는 <배춧국>을 비롯하여, 배추를 재료로 하는 조리는 매우 다양하다.
특히 한국인의 식탁에 김치가 빠진다면 이상하다 할 정도로 <배추김치>는 한국인의 전통 고유 음식으로 K-Food를 이끄는 국가대표급 음식으로서 김치를 담그는 양념 또한 매우 다양하여 지역마다 집집마다 다르고, 손맛에 따라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8. 배추를 먹을 때 주의 사항
배추의 성질이 차기 때문에 비(脾)의 기능이 약하고 위장이 찬 사람은 배추를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기가 허하고 위가 냉한 사람이 많이 먹으면 오심(惡心)과 구토(嘔吐)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생배추는 장을 매끄럽게 하여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위나 장이 냉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9. 마무리
한국을 대표하는 김치문화가 자꾸만 사라져 가는 것이 아쉬운 실정이다. 아직도 겨울 초입에는 김장을 하는 문화가 살아있지만, 서구적 식습관에 길들여진 신세대들이 이런 전통문화를 계속 이어갈지 의문이 생길 정도다.
그러나 유행병이 창궐한 팬데믹 시대에도 김치를 먹는 한국인들은 그 피해가 가장 적었다. 이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구나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등에서 김치를 자기들의 전통음식이라고 왜곡하며 억지를 부리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우리 것을 지키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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