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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고추 (苦椒)의 특성과 성분 약효 및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4. 5. 25.

한국인의 밥상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양념류로서 가장 많은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차지하기도 했던 고추는 임진왜란 이전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에 대한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고추의 기원과 특성

1-1. 고추의 기원

고추는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가지과의 식물 고추(Capsicum annuum L.)의 열매이다. 열대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때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고 지금은 식생활의 중요한 재료로서 전국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지역과 기후, 토질 등에 따라서 그 맛과 풍미가 다양하며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꼬추' 또는 ‘꼬치’라고 부르기도 하며 한 때 한국 전체 채소류 중 가장 넓은 재배면적을 차지하기도 하였으나 2천 년대 들어 농촌 노동력의 감소와 힘든 노동의 회피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하여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최근 20년간 꾸준히 수입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약전』에는 고추와 그 변종을 고초(苦椒)로 수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는 고춧가루를 수재하고 있다.

전통 동양의학의 본초서에는 번초(蕃椒) 또는 날초(辣草)라는 이름으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한반도에 고추가 도입되면서 한국인의 식생활에 큰 변화가 왔으며, 소금에 절인 배추의 형태로 담그던 김치에 고추가 들어가면서 식미는 물론 보존성과 발효음식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게 되었고, 고추를 빻아 고춧가루를 이용하면서 모든 음식에 응용범위가 매우 넓어졌다. 뿐만 아니라 된장, 간장, 청국장과 더불어 발효음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고추장의 등장은 음식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필자는 가정에서 초간편 고추장 담그는 기술을 영상을 통하여 젊은 세대에도 우리 음식의 명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소개한 바 있다.

집에서 만드는 초간단 고추장 - 전라도 시어머니가 서울 며느리에게 전수하는 고추장 담그기
https://www.youtube.com/watch?v=GLHhYRk_8VY

1-2. 고추의 생리적 특성

고추는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열대에서 온대까지 널리 재배하고 있는 한해살이 초본식물인데, 열대지방에서는 다년초로써 온대지방에서는 보통 높이가 60〜100㎝ 정도이지만, 온도관리를 잘해 주면 2m 이상 자라며 계속해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줄기는 전체에 털이 있고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길고 달걀모양 피침형이며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봄부터 여름에 걸쳐 계속 피며 흰색이고 잎겨드랑이에서 1개씩 밑을 향해 달리고 꽃받침은 녹색이며 끝이 얕게 5개로 갈라진다. 꽃부리는 얕은 접시모양이고 지름이 12〜18㎜로서 5개로 갈라진다. 수술은 5개가 중앙에 모여 달리며 꽃밥은 노란색이고 열매는 수분이 적은 장과로서 길이는 5㎝ 이상 품종에 따라서 다르고 8〜10월에 적색으로 익는다. 열매를 매운맛을 내는 조미료로 널리 사용하고 있으나 기호와 취향의 변화로 맵지 않은 품종부터 아예 관상용으로 개발한 품종도 있다. 한방에서는 고초(苦椒), 날초(辣草) 등의 이름으로 중초(中焦)를 따뜻하게 하며 한사(寒邪)를 흩어지게 하고, 식체(食滯)를 없애는 효능이 있다.

고추 - 시설재배(전북 순창)
고추 - 시설재배(전북 순창)

1-3. 고추의 서식 환경

고추는 높은 온도를 요구하는 고온성 과채로서 온도 관리가 생산량에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꽃피는 시기에 고온이 지속되거나 고온장해를 받으면 수정능력이 없는 화분의 형성이 많아지는데 보통 수정능력은 꽃피기 2주일 전의 평균기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물론 수정이 되지 않더라도 단위결과로 결실이 되지만 과실 내부에 종자 형성이 되지 않아서 모두 기형과 또는 석과(石果)가 된다.

고추는 광(光)에 대해서는 토마토나 오이보다 덜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의 광포화점이 7만 Lux이지만 고추는 3만 Lux로 다른 과채류 보다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추는 극단적인 단일이 아니라면 광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시설재배에서는 하우스 내의 보온자재나 하우스 골재에 의해 광선의 제한을 받기 쉬워 햇빛 부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시설재배 시에는 이랑을 가능한 넓게 하고 포기사이를 어느 정도 밀식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분에 대해서는 고추는 뿌리가 토양 표면에 분포하는 천근성 식물로 토양이 건조하면 수량이 낮아지고 여러 가지 생육장애가 발생된다. 따라서 날씨, 흙의 특성 즉 토성, 환기상태, 착과율, 시비량, 멀칭 유무 등을 고려하여 물 주는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여야 한다. 특히 노지 재배에서는 여름철의 건조가 생육 및 수량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밭이 계속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토양에 대한 적응성은 넓은 편이지만 수분을 보유하는 능력(보수력)이 좋은 양토 또는 식양토가 유리하다. 토양산도(pH)에 대해서는 크게 민감하지 않으나 pH 6.0〜6.5 정도의 토양에서 생육이 좋으며, pH 5.0 이하에서는 생육이 불량하고 역병 등의 토양병해 발생이 증가된다.

특히 고추의 경우는 뿌리가 표토에서 약 40cm 이내로 분포하는 천근성(淺根性) 작물이며 타 작물에 비해 부정근(不定根)의 발생이 잘 되지 않아 지상부 생육에 비해 지하부 발달이 잘 안 되는 특성이 있다. 다른 작물에 비교할 때 지상부에 비하여 지하부 비율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아서 바람에 약하고 건조나 습해에도 약하다. 따라서 안전하게 양질의 고추를 다수확 하기 위해서는 지하부 환경을 개선하여 뿌리의 분포가 깊고 넓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밭을 깊이 갈고 유기물을 많이 주며, 이랑을 20cm 이상으로 높여주는 것이 좋다. 본밭에 고추를 심을 때는 육묘할 때 포트에 심겼던 깊이대로 심어 뿌리의 통기성과 배수성이 좋도록 한다. 비료에 대해서는 둔감한 편이지만 전 생육기간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비료성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수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웃거름을 알맞게 주는 것이 다수확에 유리하다.

1-4. 고추의 품종과 재배법

고추는 건고추, 풋고추, 홍고추, 착색단고추 등 재배 용도에 따라 다양하지만 크게 건고추용과 풋고추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1970년대 이전 지방 재래종에서 1970년대 후반 일대잡종 품종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3,500여 품종이 넘게 신고되었다. 한국 내 고추는 재배 용도가 다양하며 품종 수가 많고, 품종 교체 주기가 빠르게 이루어지며, 품종 특성이 유사하여 재배 목적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연작에 약하고, 기상 여건에 따라서 작황이 매우 달라지기 때문에 재배지의 환경과 소비자의 기호성 등을 고려하여 내병성, 내재해성, 고품질, 다수확계 품종 선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할 고추품종 선택 기준을 건고추와 풋고추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① 건고추의 선택기준

ⓐ 열매 맺힘이 우수하고, 착색과 건조 기간이 빨라야 한다.

ⓑ 생육 후기까지 초세가 강하고 열매의 크기와 모양이 균일해야 한다.

ⓒ 건과 품질이 우수하며 고춧가루가 많이 나와야 한다.

ⓓ 마디 사이가 짧고 수확할 때 꼭지가 잘 떨어져 재배관리 및 수확이 쉬워야 한다.

ⓔ 각종 병해충과 기상재해 및 생리장해가 등에 강한 품종이어야 한다.

 

② 풋고추의 선택기준

ⓐ 마디 사이가 짧고 채광, 통풍성이 좋아 밀식재배에 유리한 품종이 좋다.

ⓑ 개화기가 빠르고 생육 후기까지 열매가 잘 열리고 열매 크기가 균일한 품종이 좋다.

ⓒ 열매는 진한 녹색으로 광택이 있고, 표면이 매끈한 품종이어야 하며 용도별로 적합한 과실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고온, 저온 및 햇빛 부족 조건에서도 개화 및 꽃가루 터짐이 잘되어 착과 및 과실 비대가 잘 되어야 한다.

ⓔ 각종 병해충과 기상재해 및 생리장해가 등에 강한 품종이어야 한다.

 

고추는 주로 종자번식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육묘용 트레이에 파종하여 옮겨 심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육묘할 때에는 균일한 발아를 위하여 발아 온도를 28〜30℃ 정도로 약간 높게 관리하는 것이 좋은데, 적어도 20℃ 이상으로 유지한다. 적온 상태라면 파종 후 3〜5일이면 싹이 나오는데 싹이 나온 뒤에는 파종 때 덮었던 비닐이나 피복물을 제거하여, 햇빛을 충분히 받도록 하고, 온도는 낮에는 27〜28℃, 밤에는 22〜23℃로 약간 낮춰서 관리한다. 최근에는 육묘를 직접 하지 않고 육묘 전문업체에서 묘를 구입하여 사용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고추 품종 및 재배기술, 병해충 방제, 수확 후 품질관리 등 고추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고추에 대한 정보 - 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작목정보/채소/고추/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VC011205

 

2. 고추의 성미, 귀경

고추의 맛은 맵고 성질은 뜨겁다. 『식물의기(食物宜忌)』에는 ‘맛은 쓰고 성질은 덥다.’고 하였다. 심, 비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고추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가지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인, 철, 비타민 A, B1 , B2, C 등을 함유하고,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 화합물로 캡사이신(capsaicine), 디하이드로캡사이신(dihydrocapsaicine), 노르-디하이드로캡사이신(nor-dihydrocapsaicine), 카르테노이드(cartenoid) 화합물로 캡산틴(capxanthin), 베타카로틴(β-carotine), 바이오락산틴(violaxanthin), 캡소루빈(capsorubin) 등을 함유하고 있다.

참고로 고추 종류별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고추 종류별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당
에너지
(Kcal)
수분
(%)
단백질
(g)
지질
(g)
당질
(g)
섬유소
(g)
회분
(g)
꽈리고추 20 91.7 1.9 0.4 3.3 2.1 0.6
적고추 생것 39 84.6 2.6 1.7 5.3 5.0 0.8
말린것 221 15.5 11.0 11.0 28.6 22.0 7.9
풋고추 개량종 19 91.3 1.6 0.3 3.6 2.6 0.6
재래종 12 83.2 2.4 0.5 0.4 12.7 0.8
고춧잎 생것 50 81.8 4.4 1.4 7.8 1.5 3.1
삶은것 36 85.7 5.7 0.3 5.6 1.3 1.4

 

<표 2> 고추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무기질(minerals)
칼슘
(mg)

(mg)

(mg)
나트륨
(mg)
칼륨
(mg)
꽈리고추 15 43 0.4 11. 163
적고추 생것 16 56 0.9 12 284
말린것 58 230 6.8 56 2,930
풋고추 개량종 13 38 0.5 10 246
재래종 15 57 1.1 10 236
고추잎 생것 211 55 3.3 4 805
삶은것 233 83 3.1 - -

 

<표 3> 고추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비타민(vitamins)
베타카로틴
(㎍)
B1
(mg)
B2
(mg)
나이아신
(mg)
C
(mg)
꽈리고추 772 0.08 0.04 1.3 67
적고추 생것 6,466 0.13 0.21 2.1 116
말린것 27,735 0.30 1.10 12.5 26
풋고추 개량종 312 0.10 0.05 1.1 72
재래종 8,100 0.20 0.34 1.2 92
고추잎 생것 4,581 0.18 0.32 2.3 81
삶은것 990 0.25 0.16 0.3 85

 

전체적으로 에너지를 비롯한 가식부의 영양성분은 적고추 말린 것이 가장 높고, 수분함량은 가장 낮다. 특히 에너지와 단백질, 당질, 섬유소의 함량은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다. 무기질의 함량도 말린 적고추에서 대체로 높았으며 특히 칼륨, 인, 칼슘의 함량이 말린 적고추에서 탁월하게 높다. 비타민의 경우에는 베타카로틴은 말린 적고추-재래종 풋고추- 생 적고추-생 고춧잎 순으로 많았으며, 비타민 B군과 나이아신은 적고추 말린 것에서 가장 높았으나 비타민 C의 경우에는 생 적고추에서 가장 높고 말린 적고추는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다. 눈여겨볼 것은 삶은 고춧잎에서 베타카로틴을 비롯하여 비타민 C, B1, B2 등의 함량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 고춧잎을 밑반찬으로 이용해 온 옛 어른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4. 고추의 효능효과와 이용

고추는 피부를 자극하는 효능이 있고,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튼튼하게 하며, 땀을 나게 해서 찬 기운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5. 고추의 주치와 응용

고추는 배가 차고 통증이 있으며 물 같은 설사를 하는 사람, 소화불량 등에 내복하며, 신경통, 근육통, 기타 동통, 동상을 입은데, 옴 등에 외용할 수도 있다. 고추의 주요 응용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1. 다이어트 효과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e)이 혈액에 들어오면 감각 신경을 흥분시키고 이것은 교감 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는 노르아드레날린을 통해 갈색 지방 조직을 활성화하여 체열을 발생시킨다. 또 부신을 자극하여 아드레날린 분비를 통해 백색 지방 조직이 지방을 분해하고 혈액 속에 유리 지방산을 증가시키는 기작이다. 한때 일본에서 한국산 고춧가루를 핸드백에 넣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이 있다고 하여 언론에 회자되기도 하였다.

5-2. 장건강 증진

고추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돕고, 캡사이신(capsaicine) 성분은 유산균의 발육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치에 들어 있는 유산균은 몸에 해로운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며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3. 혈당 조절 효과

2008년 한국의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당조고추” 품종은 이름처럼 ‘당을 조절해 주는 기능이 있다.’고 보고 되었다. “당조고추”에 함유된 루테오린 성분이 당류 분해와 흡수를 완만하게 해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한국산 “당조고추”는 일본 수출 농산물 최초로 ‘일본 기능성 표시 식품’으로 등록되었다.

5-4. 심폐 기능의 강화

고추에 함유된 베타카로틴(β-carotine)은 심장 질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캡사이신(capsaicine)은 심장과 폐의 근 지구력을 높여 심폐기능을 강화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를 섭취한 뒤 운동을 하면 1회의 심박수로 내보내는 산소의 양이 늘어나 운동량이 향상되며, 같은 심박수로 더 많은 양의 산소를 흡입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5-5. 위염, 위궤양 및 위암의 예방 효과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e)을 섭취하면 그 자극으로 지각 신경의 말단에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물질인 CGRP가 다량 방출된다. 이 CGRP가 혈관벽 세포에 작용하여 위염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란 물질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위염을 억제하며 나아가 위궤양이나 위암도 예방할 수 있다.

5-6. 성호르몬 및 환경호르몬 개선

성호르몬이나 환경호르몬이 피하지방에 녹아들어 가면 잘 배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고추의 섭취로 지방을 연소시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면, 성호르몬의 양과 기능을 향상 시키고 환경 호르몬의 부작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5-7. 신진대사 증진 및 치매예방 효과

비타민 C와 비타민 B군은 음식물의 소화 흡수를 도와 신진대사를 증진하고 뇌와 신경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최근 늘어나는 치매 질환의 예방과 개선 효과 또한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 붉은색 성분인 카로티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의 항산화성 성분이 뇌세포막의 산화를 방지하고 세포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작용을 통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5-8. 항산화 및 항암 효과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β-carotine)과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e)은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암의 생성에서부터 진행, 전이 및 차단하는 모든 단계에서 효과가 있어 다단계의 발암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함으로써 더 이상 증식하는 것을 막아준다. 체내에 늘어난 활성산소는 발암 물질의 활동을 도와 암 발생 과정에 관여하지만 고추의 항산화 성분으로 활성산소를 없애 암을 예방할 수 있다.

6. 고추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고추에 참깨와 식초를 배합하면 성장발달의 아이들에게 좋다. 또한 생식력 증강, 혈압안정, 통풍, 전립선염에 좋으며 피부가 고와지고, 모유가 부족할 때 모유 분비도 활달하게 돕는다.

7. 고추의 이용과 조리 사례

잘 익은 열매를 채취하여 말린 다음 고춧가루를 내어 김치를 담그거나 각종 찌개나 음식에 양념류로 매우 중요한 식재료이며 그 밖에도 고추 3개, 멸치 100g, 식물성 기름 2큰술, 설탕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파, 생강즙, 참기름, 통깨 적당량 등을 재료로 하는 <고추멸치볶음>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풋고추와 무, 쪽파, 홍고추 등을 이용한 <풋고추 물김치>, 풋고추를 세로로 갈라 속을 긁어내고 다져서 양념한 새우살을 채워 넣고 기름에 튀겨낸 <풋고추 새우살 튀김> 등도 별미이다.

8. 고추를 먹을 때 주의 사항

고추는 몸에 진액이 부족하여 열이 많고 기침을 하며, 눈병이 있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고추를 많이 먹으면 현기증과 몸에서 열이 나고, 장기간 먹으면 치질, 치통, 편도선이 부으면서 통증이 생기기 쉽다.

9. 마무리

고추는 ‘임진왜란 때 조선인을 모두 죽이기 위하여 가지고 왔다.’는 설이 있지만, 이미 임진왜란 이전에 도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추가 한국인의 식생활에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여 고추 도입 이전과 이후로 식생활이 변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한국인이 가장 애호하는 김치만 하더라도 고추가 도입되기 전에는 배추를 소금에 절인 백김치 형태였으나 고추가 들어가면서 맛과 향은 물론 그 보관성이 높아지고, 발효음식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 한국의 김치를 자신들의 문화라고 들고 나오는 모습에는 아연해지지만, 정작 초겨울 김장을 하는 모습이 점차 줄어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면 일가족이 함께 모여 김장을 하는 모습은 우리 세대에서 끝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杞憂)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