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모양이 곰의 발바닥을 닮았고, 겨울잠을 마친 곰이 원기를 회복하기 위하여 먹는다고 알려진 곰취는 깊은 산에 자생하는 귀한 식재이자 약재다. 곰취에 대한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곰취의 기원과 특성
1-1. 곰취의 기원
국화과에 속하는 숙근성 다년생 초본 곰취[Ligularia fischeri (Leder.) Turcz.]의 뿌리 또는 뿌리줄기를 호로칠(胡蘆七)이라 하여 『협서중초약(陜西中草藥)』에 수재 되어 있다. 같은 속의 식물로 곤달비[L. stenocephala (Max.) Matsumura], 어리곤달비(L. intermedia Nakai), 긴잎곰취(L. jaluensis Kom.), 무산곰취[L. japonica (Thenb.) Less.], 화살곰취[L. jamesii (Hemsl.) Kom.] 등이 있다. 어린잎은 쌈 재료로 식용하기도 한다. 한국의 공정서에는 수록되지 않았다.
1-2. 곰취의 생리적 특성
곰취는 깊은 산 습지에 자라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높이 1〜2m까지 자라며 뿌리줄기가 굵다.
잎은 2종류인데 뿌리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길이 32㎝, 너비 40㎝까지 자라고 콩팥 모양 심장형이며 잎 가장자리에 규칙적인 톱니가 있고 잎자루는 길이 60㎝ 정도로 날개가 없다. 잎의 길이가 85㎝에 달하기도 한다. 줄기에 달린 잎은 보통 3개가 달리는데 아랫부분의 것은 뿌리줄기에서 나오는 나오는 잎과 거의 같거나 작으며, 윗부분의 잎은 훨씬 작고 잎자루가 짧으며 잎의 밑부분은 넓어져서 잎집처럼 된다.
꽃은 황색으로 7〜9월에 피는데 지름 4〜5㎝의 총상화서이고 길이는 75㎝ 정도이다. 열매는 수과로 길이 6〜10㎜의 원통형이다.
반면에 동의나물은 키가 작고, 뿌리에서 돋은 잎은 콩팥형 또는 댤걀 모양의 콩팥형인데, 길이와 너비가 각각 5〜10㎝로 곰취에 비하여 작고,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물결모양의 둔한 톱니가 있고 털이 없으며 줄기에 달린 잎은 잎자루가 없다.
한국, 일본, 만주, 중국, 대만, 사할린, 동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하며 주로 깊은 산에서 자란다. ‘대암산 곰취’로 유명한 강원도 양구는 매년 ‘곰취축제’가 열리는 곰취 주산지이다.
1-3. 곰취의 품종과 재배법
곰취는 비옥한 사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추위와 그늘에 견디는 성질이 강하여 그늘에서도 잘 자라지만 아침 햇빛이 잘 드는 그늘에 심으면 좋다. 더위와 건조에는 약하므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 좋고 생육기간에는 물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해 주어야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다목이”, “쌈마니”, “곰마니”, “수마니”, “그린베어” 등의 곰취 신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으며, 다양한 재배기술을 연구 개발하여 연중 생산이 가능하도록 기술보급을 하고 있다. 주요 재배 기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참고 :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① 보통재배
일반적으로 곰취가 나는 시기인 4월 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 수확하는 재배 형태이다. 이 시기는 기온이 올라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수확기간 동안 30% 차광망을 설치하여 재배하면 품질과 수량을 높일 수 있다.
② 억제재배
전년도 가을에 캔 곰취 묘를 저온 저장하거나 봄에 수확을 마친 곰취를 저온처리 하였다가 8월 중하순에 50% 차광망이 설치된 하우스에 정식하여 9월 상순부터 수확하는 재배형태이다.
③ 촉성재배
하우스에 수막을 설치하거나 가온(加溫)하여 촉성으로 출하하는 재배형태다. 가을에 식물체가 휴면에 들어간 뒤 충분한 저온을 받아 휴면이 타파되는 시기인 12월 중하순에 가온을 시작하여 1월 하순에서 2월 상순경 수확하는 재배법이다.
④ 조기재배
2월 하순에서 3월 상순에 하우스를 가온해 3월 하순에서 4월 상순경 수확하는 재배형태이다. 이처럼 다양한 재배형태를 이용하면 곰취를 연중 생산해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곰취 품종 및 재배기술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곰취에 대한 정보-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이달의 농업기술/곰취/ https://www.nongsaro.go.kr/portal/ps/psv/psvr/psvre/curationDtl.ps?menuId=PS03352&srchCurationNo=1828 |
1-4. 곰취와 비슷한 식물 비교
곰취와 비슷한 식물로 머위와 동의나물을 들 수 있는데, 특히 동의나물은 독초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구분 | 곰취 | 머위 | 동의나물 |
꽃 | 이삭모양 | 공처럼 모여남 | 단일화 |
잎자루 | 잎 밑부분의 잎자루에 흰빛이 없다 잎자루에 붉은 기가 돌고,1줄의 홈 | 잎 밑부분의 잎자루에 흰빛이 없다. 잎자루에 1줄의 홈이 있다. | 잎 밑부분의 잎자루가 흰빛이다. 잎자룽 2줄의 홈이 있다. |
잎맥 | 중맥과 측맥이 뚜렷하다. | 중맥과 측맥은 흰색 | 중맥과 측맥이 뚜렷하지 않다. |
잎가장자리 | 날카롭고 뾰족한 삼각형의 톱니가 규칙적이다. | 톱니는 불규칙하고 끝은 뾰족하다 | 톱니는 뾰족하거나 반 타원상으로 둔하며 불규칙하다. |
잎의 질 | 얇고 연하며 부드럽다. | 얇고 연하며 곰취보다 더 밝은 느낌 | 잎이 두텁고 잎맥이 불규칙하다. |
1-5. 곰취의 채취 및 가공
가을에 종자가 익으면 전초를 채취하여 종자를 털고 불순물을 제거하여 햇볕에 말린다.
2. 곰취의 성미, 귀경
곰취의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다. 폐, 심, 간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곰취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곰취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인, 철, 비타민 A, B1 , B2, C 등을 함유하고, 캡사이시노이드(capsaicinoid) 화합물로 캡사이신(capsaicine), 디하이드로캡사이신(dihydrocapsaicine), 노르-디하이드로캡사이신(nor-dihydrocapsaicine), 카르테노이드(cartenoid) 화합물로 캡산틴(capxanthin), 베타카로틴(β-carotine), 바이오락산틴(violaxanthin), 캡소루빈(capsorubin) 등을 함유하고 있다.
참고로 곰취 종류별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2> 곰취 종류별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곰취 생것 | 23 | 90 | 2.7 | 0.3 | 3.9 | 1.6 | 1.5 | |
말린것 | 야생 | 273 | 6.8 | 5.1 | 4.9 | 61.5 | 9.6 | 12.1 |
재배 | 270 | 5.7 | 8.0 | 4.7 | 59.1 | 10.1 | 12.4 |
<표 3> 곰취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 무기질(minerals) | |||||
칼슘 (mg) | 인 (mg) | 철 (mg) | 나트륨 (mg) | 칼륨 (mg) | ||
곰취 생것 | 76 | 59 | 1.5 | 5 | 568 | |
말린것 | 야생 | 45 | 31 | 2.1 | - | - |
재배 | 42 | 24 | 1.5 | - | - |
<표 4> 곰취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 비타민(vitamins) | |||||
베타카로틴 (㎍) | B1 (mg) | B2 (mg) | 나이아신 (mg) | C (mg) | ||
곰취 생것 | 4,415 | 0.04 | 0.12 | 0.8 | 21 | |
말린것 | 야생 | 500 | 0.30 | 0.08 | 1.1 | 5 |
재배 | 551 | 0.26 | 0.12 | 1.0 | 7 |
생 곰취보다 말린 것에서 에너지 함량은 월등히 높고 특히 칼륨,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은 생것에서 월등히 높다. 전체적으로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매우 높은데, 생것에서 탁월하게 높고, 비타민 C의 함량도 높다. 전반적으로 야생과 재배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
4. 곰취의 효능효과와 이용
곰취는 기침을 멈추게 하는 진해(鎭咳), 담을 제거하는 거담(祛痰), 통증을 멎게 하는 진통(鎭痛), 기의 순환을 순조롭게 하는 이기(理氣),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활혈(活血) 등의 효능이 있다.
5. 곰취의 주치와 응용
곰취는 해수, 백일해, 천식 등을 다스리고, 요통, 관절통, 타박상 등을 치료하는 데 좋은 효과가 있다. 허리나 대퇴부의 통증을 다스리는 데 뿌리 및 줄기 말린 것 80g을 가루 내어 하루에 2회씩, 1회에 8g을 끓여서 식힌 물을 먹는다. 또는 뿌리 및 뿌리줄기 말린 것 10g에 물 1리터를 붓고 반액이 되도록 달여 아침과 저녁 두 번에 나누어 복용한다.
5-1. 피로회복과 항산화, 항노화 효과
곰취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은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좋고,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며 노화를 방지하고 암세포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고기가 탈 때 생기는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활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매우 높다고 보고되었다.
5-2. 장건강 증진
곰취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 내 노폐물이나 이상 발효물질의 배출을 돕고 장운동을 활성화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5-3. 혈액순환과 진해 거담 효과
곰취는 성미가 따뜻하여 혈액순환을 돕고 가래를 삭이며 기침과 천식을 멎게 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또한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5-4. 뼈 건강과 골다공증 예방
곰취에는 칼륨, 칼슘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여 뼈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6. 곰취의 이용과 조리 사례
곰취는 쌉싸름하고 달콤한 맛과 싱그러운 향으로 어린잎을 채취하여 쌈 채소로 활용한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애용되며,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삶아서 냉동실에 저장했다가 수시로 나물로 무쳐 먹어도 좋다. 그 밖에도 장아찌, 무침, 절임, 묵나물 등으로 이용해도 좋다.
7. 곰취를 먹을 때 주의 사항
곰취는 음기가 허한 사람, 폐에 열이 있어 마른기침을 하는 사람은 복용에 주의한다. 또한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두통, 무력감,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특히 잎의 형태가 유사한 동의나물은 독성이 있으므로 혼동하여 오용(誤用)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8. 마무리
‘곰취 잎 한 장이면 밥 한 숟가락’이라는 말은 심마니들의 얘기이지만, 형태적으로 유사한 동의나물을 잘못 먹어 일어나는 사고가 잊을만하면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정확한 기원을 잘 알지 못하면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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