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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겨자(芥子)의 특성과 성분 약효 및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4. 5. 19.

위를 따뜻하게 하여 찬 기운을 없애주고, 기를 잘 돌게 하여 가래를 삭이고, 경락을 소통시켜 종기의 독을 없애는 효능이 있는 겨자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겨자의 기원과 특성

1-1. 겨자의 기원

겨자는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십자화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월년초 겨자(Brassica campestris L. ssp. napus Hook. fil. et Anders var. pekinensis Makino forma)의 종자이다.

키는 50㎝〜2m 정도이고, 뿌리로부터 나오는 근생엽은 깃꼴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줄기에서 나오는 경생엽은 거의 톱니가 없다.

꽃은 총상화서(總狀花序)이고 십자(十字) 모양의 노란색으로 2〜4월에 핀다. 열매는 각과(殼果)로서 원기둥 모양의 꼬투리로 짧은 자루가 있고 안에 있는 씨는 갈색을 띤 황색으로 지름이 1㎜ 정도에 불과하다. 여름에 가지가 마른다.

일반적으로 ‘겨자’는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역사가 오래된 향신료로서, 식물 이름이면서 이 식물체의 씨앗을 갈아 만든 양념을 의미하기도 하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또는 서아시아 지역으로 보이며 최대 6천 년 전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인도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였고, 널리 퍼져 나가 유럽에서 중국에 이르는 중위도 지방의 여러 선사시대 유적에서 겨자 씨앗이 발견된다.

또한 겨자씨는 성경(The Bible)에도 ‘겨자씨 만한 작은 믿음’이라는 비유가 등장하며 힌두교 경전이나 불교의 불경 등에도 등장할 정도로 인류사에 있어서 중요한 식물이었으며, 종자의 크기가 작아서 ‘매우 작은 것’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사용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흔히 불교나 힌두교에서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시간을 나타내는 데 “겁(劫)”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1겁(劫)이란 ‘거대한 성(城)에 가득 찬 겨자씨를 100년에 한 알씩 빼내어 그 겨자씨들이 모두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씨앗 자체 또는 가루 상태에서는 매운맛이 별로 강하지 않지만, 겨자씨 가루를 물과 혼합하여 발효시키면 매운맛이 강해진다.

 

품종 분화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수경재배에서는 잎이 평활한 것과 오글거리는 것이 재배되고 있다. 잎은 녹색과 황색, 그리고 자색이 있다. 사계절 재배가 가능한 식물이지만 여름철에는 배추좀나방, 배추흰나방, 연부병 등으로 인하여 재배가 어렵다.

카레, 샐러드 등의 조미료나 향신료로 주로 사용하며 류머티즘, 신경통, 폐렴 등에 약용하기도 한다. 갓의 종자를 겨자로 이용하기도 하나 매운맛은 겨자에 비하여 덜하다.

1-2. 겨자의 학명에 관한 정리

식약처의 공정서에는 겨자에 대한 항목이 수재 되어 있지 않고, 국생종에는 겨자무(Armoracia rusticana G. Gaertn., B. Mey. & Scherb.)를 배추과의 식물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겨자는 따로 기록이 없고, 이창복의 『대한식물도감』에도 겨자무(A. rusticana G. Gaertn., B. Mey. & Scherb.)를 십자화과로 기록하고 ‘뿌리를 겨자와 같은 향신료로 사용한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겨자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이영로의 『원색한국식물도감』에는 겨자(Brassica campestris L. ssp. napus Hook. fil. et Anders var. pekinensis Makino forma)를 기록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이영로의 분류를 따랐으며, 겨자무는 겨자의 대용품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뿌리를 갈아서 분말을 만들어 매운맛과 향이 비슷한 고추냉이 재료로 대용한다고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나무위키에는 “겨자”를 한자(漢字)로 “개(芥)”, 영어로 “Mustard”라고 수록하고, 십자화과 배추속에 겨자(B. juncea var. crispifolia L.H.Bailey)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현재 mustard로 쓰이는 식물종은 3종으로서 백겨자(Sinapis alba), 갈색겨자(B. juncea), 흑겨자(B. nigra)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갈색겨자는 “갓”을 말하는 것으로 기록상의 오류로 보인다.

특히 성경에 등장하는 ‘작은 겨자씨’를 흑겨자(B. nigra)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갈리리 지방에 자라는 대부분의 겨자는 백겨자(Sinapis alba)이다.

겨자와 혼동하기 쉬운 유사식물 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표 1> 겨자와 혼동하기 쉬운 식물들

식물명 영명 학명 비고
유채 rape Brassica napus  
순무 turnip B. rapa  
leaf mustard / indian mustard B. uncea 개자(芥子) / 생규
백겨자 white mustard Sinapsis alba  
겨자무 horse radish Armoracia rusticana 뿌리를 겨자 대용

 

 

겨자와 겨자무 비교 - 개화기 꽃색(한국)
겨자와 겨자무 비교 - 개화기 꽃색(한국)

1-3. 겨자의 서식 환경

겨자는 더위에 견디는 내서성(耐暑性)과 추위에 견디는 내한성(耐寒性)이 모두 강하고 화아분화는 저온에서 이루어지며 화아분화 후에는 고온(高溫) 장일(長日) 조건에서 꽃대가 올라온다. 배수가 잘 되는 사질 양토가 좋다. 배수가 잘 안 되고, 지나치게 비옥한 토양에서는 잎줄기가 지나치게 무성하고 특유의 톡 쏘는 매콤한 맛이 줄어든다.

토양 산도는 pH 5.5〜6.8 범위에서 생육이 양호하다.

현재 수경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는 잎겨자의 경우 여름철 재배에서는 해충의 발생이 심하고 연부병은 배양액의 온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데 고온 다습한 기장 조건에서 잎줄기가 물러지고 심한 악취가 나며 썩는다. 질산칼슘을 엽면시비하면 연부병의 확산을 지연시킬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겨자의 품종, 재배기술, 병해충 방제, 수확 후 관리 등 가지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사로에 ‘잎겨자의 수경재배’가 소개되고 있다.

겨자에 대한 정보 - 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길잡이/작목정보/수경재배/잎겨자/
https://www.nongsaro.go.kr/portal/search/nongsaroSearch.ps?menuId=PS00007&categoryName=SCH01&sortOrdr=01&pageIndex=1&pageSize=10&pageUnit=10&includeWord=&exEqWord=&ikEqWork=&excludeWord=&Hflag=&qura=&reCountingYn=Y&field=SCH01&searchWord=%EA%B2%A8%EC%9E%90

 

이에 따르면 ‘잎겨자는 톡 쏘는 매운맛이 식욕을 자극하고 생선 고유의 비린 맛을 제거해 주어 인기가 높아지는 쌈채소’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잎 모양이 타원형이고 잎 둘레가 곱슬곱슬한 ‘곱슬겨자채’와 잎이 둥글고 붉은색을 띠는 ‘적겨자채’를 먹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열무잎 모양의 ‘잎겨자채’와 ‘황겨자채’를 많이 먹는다. 각종 요리의 소스로 활용하는 겨자 소스는 황겨자의 씨를 갈아서 가공한 것이다.

2. 겨자의 성미, 귀경

겨자의 맛은 맵고 성질은 덥다. 『천금방(千金方)․식치문(食治門)』에는 맛은 맵고 독이 있다고 하였으며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맛은 맵고 성질은 더우며 독은 없다고 하였다. 겨자는 폐, 위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겨자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겨자씨에는 배당체 시니그린 및 가수분해 효소 미로신을 함유하고, 시나픽산, 시나핀, 지방유(37%), 단백질, 점액 등이 들어 있다. 종자를 가루로 만들어 물을 부어 놓으면 가수분해 효소인 미로신에 의해 mustard oil이라고 하는 1% 정도의 휘발성 정유를 얻을 수 있는데 특유의 향과 매운맛이 생긴다. 이것을 향신료 겨자로 이용한다. 이러한 기작(mechanism)은 겨자무의 뿌리를 갈아도 나타나기 때문에 겨자무를 겨자의 대용품으로 소스로 사용하기도 한다.

겨자 잎은 수분함량이 매우 높고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A, C, K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칼륨과 엽산의 함량이 높아 혈압을 안정화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K와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가 풍부하여 체내 염증과 종양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고, 항암 작용도 한다.

4. 겨자의 효능효과와 이용

겨자는 위를 따뜻하게 하여 찬 기운을 없애주고, 기를 잘 돌게 하여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경락을 소통시켜 종기의 독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또한 피부미용, 고혈압 예방, 관절 건강에도 좋고, 항균작용과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5. 겨자의 주치와 응용

겨자는 배가 차서 음식을 먹은 후에 토하고, 명치 아래와 배가 아프며, 기침을 하고, 팔다리와 뼈마디가 아프면서 저리고, 목이 부어 음식을 삼킬 때 심한 통증이 있는 증상이나, 처음엔 통증이 없다가 나중에 심하게 부어오르는 악성 종기,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

6. 겨자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냉면을 먹을 때 겨자를 풀어서 먹는데 메밀의 음적 기운을 겨자의 더운 양적 기운으로 중화시키는 의미가 있다. 생선회와 함께 섭취하면 비린내를 제거하고 체내 어독(魚毒)을 풀어준다.

7. 겨자의 이용과 조리 사례

겨자채를 만들어 이용한다. 잎은 쌈용으로 생식한다. 겨자와 식초, 포도주를 기본으로 배합하는 <머스터드소스>는 요리의 기본적인 소스로 유명하다. 또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서는 <겨자 냉채소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별다른 재료를 섞지 않고 주 재료가 겨자이며 식초, 설탕 참기를 정도만 첨가하는 소스로서 양장피나 해파리냉채 등에 사용한다. 인도와 남아시아에서는 <겨자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이 기름은 식용 외에 ‘아유르베다’ 등에도 사용한다.

8. 겨자를 먹을 때 주의 사항

종자를 체로 쳐서 잡물질을 제거하고 프라이팬에 진한 황색이 될 때까지 볶아서 약간 향기가 나면 꺼내어 찬 곳에 두어 식힌다. 폐의 기운이 허하여 기침을 하는 경우, 음허화왕(陰虛火旺)인 경우, 만성 해수가 있는 경우 등에는 복용하면 안 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많이 복용하면 눈을 어둡게 하고 화(火)를 동하게 하며 기를 배출시키고 정(精)을 손상시킨다.’고 하였다.

겨자와 고추냉이(와사비)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겨자는 성미가 맵고 더운데 반하여 고추냉이는 맵고 시원한 성미를 가지고 있어 혼동하면 안 된다.

겨자에 함유된 시니그린은 과용할 경우 위장관을 자극하여 위점막을 손상시키거나 설사, 구토,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글루코시놀레이트와 비타민K는 과량 섭취할 경우 혈액응고를 방해하거나 혈액 희석제와 상호작용으로 출혈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이 밖에도 갑상선 기능 저하, 또는 피부발진, 가려움증, 현기증, 두드러기, 호흡곤란과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들은 신중하게 사용한다.

9. 마무리

겨자는 이 전편에서 소개한 "갓"과 많이 혼동을 일으키는 식물이다. 한자의 ‘개(芥)’자가 ‘겨자’를 뜻하며, 오랜 세월 동안 갓을 ‘개채(芥菜)’로 사용해 왔고, 겨자는 ‘개자(芥子)’라고 사용해 온 데서 일어난 혼란인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갓의 종자를 겨자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여 더욱 혼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겨자와 갓은 전혀 다른 식물이고, 몇 가지 문헌에서 겨자무를 겨자로 소개하는 것도 잘못된 것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겨자무는 그 뿌리를 갈아서 겨자 대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겨자, 겨자무, 갓 이 셋은 식물학적으로는 모두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