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그린 배당체가 머스터드로 분해되어 독특한 향미를 내는 갓은 김치로 인기가 높지만, 그 종자는 겨자 대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약용채소다. 갓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갓의 기원과 특성
1-1. 갓의 기원
갓은 십자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또는 2년생 초본식물 갓[Brassica juncea (L.) Czern.]으로으로서 잎과 줄기를 채소로 이용하고 종자를 겨자와 함께 개자(芥子)로 사용하기도 한다. 일부 문헌에는 갓의 학명을 B. juncea (L.) Czern. var. crispifolia L.H.Bailey, 또는 B. juncea Czern et Coss. var. integrifolia Sinsk.(『한국약용식물도감』), B. juncea var. integrifolia Sinsk.(『대한식물도감』), Brassica juncea (L.) Czern. et Coss.(『중약대사전』) 등으로 표시하고 있으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Brassica juncea (L.) Czern.으로 표기하고 있어 이를 따랐다.
갓은 겨자보다 잎이 좀 더 크고 갈라지지 않았으며 청자색을 띠는 점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갓의 잎과 줄기를 개채(芥菜)라 하여 주로 식용하고 있으며 전라남도 여수의 ‘돌산갓’이 유명하다.
갓의 종자는 겨자에 비하여 매운맛이 덜하다.
1-2. 한약재 개자(芥子)의 기원 정리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개자(芥子)’ 및 ‘개자가루’로 수재하고 그 기원식물을 ‘갓’과 ‘변종’이라고 수재하고 있다. 2022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행한 『한약재관능검사해설서』에는 개자(芥子)의 기원으로 ‘갓[Brassica juncea (L.) Czern. et Cosson] 또는 그 변종의 잘 익은 씨’라고 하였으며 또 ‘겨자 또는 황개자(黃芥子)라고도 한다. 노란색 내지 황갈색 또는 어두운 갈색으로 크고 단단하며 노란색으로 매운맛이 강한 것이 양품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십자화과 식물인 백개(Sinapis alba L.)의 종자인 백개자(白芥子)와 흑겨자[B. nigra (L.) K. Koch]의 종자인 흑개자(黑芥子)는 위품(僞品)’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백개의 학명 중 속명인 Sinapis는 라틴어로 ‘겨자’를 뜻하는 용어로써 갓과는 다른 식물이다.
또한 『중약대사전』에는 『당본초(唐本草)』의 기록을 따라 백개자(白芥子)를 ‘백개[B. alba (L.) Boiss.]의 종자’라고 기록하고 개자(芥子)는 『명의별록(名醫別錄)』의 기록을 따라 ‘갓[B. juncea (L.) Czern. et Coss.]의 종자’라고 별도로 기록하고 있다.
『동의보감-탕액편』에는 겨자와 갓의 식물체를 "개채(芥菜)"라고 수록하고, "황개(黃芥), 자개(紫芥), 백개(白芥)가 있는데 황개와 자개로는 김치를 담가 먹으면 아주 좋고 백개는 약으로 쓴다."고 기록하였으며, 또 겨자씨는 '개자(芥子)', 흰겨자는 '백개(白芥)', 흰겨자씨를 '백개자(白芥子)'라고 수록하고 있다.
한국의 한의약 관련 대학에서 널리 사용하는 본초학 교재에는 갓과 겨자무를 구분하지 않고 그 종자를 모두 ‘백개자(白芥子)’라고 기록하고 있다.
위와 같은 자료를 정리해 볼 때 갓[Brassica juncea (L.) Czern.]과 겨자무(Sinapis alba L.)는 다른 식물이며 일반적으로 한약재 백개자(白芥子)의 기원은 갓의 종자를, 향신료 겨자의 기원은 겨자(Brassica campestris L. ssp. napus Hook. fil. et Anders var. pekinensis Makino forma)의 종자를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보아야 하고, 다만 갓의 종자도 향신료 겨자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정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1-3. 갓의 생리적 특성
한해 또는 두해살이 초본식물로 줄기는 곧게 자라며 높이가 1m에 달하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뿌리에서 돋은 잎은 넓은 타원형 또는 거꿀달걀형이며 끝이 둥글고 밑부분이 좁아져서 짧은 잎자루로 되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길이 60〜80㎝로서 갈라지지 않는다. 잎은 줄기에 달리는데 장타원상 피침형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희미한 톱니가 있고, 잎자루는 없으나 원줄기를 감싸지 않으며 양면에 주름이 지고 흔히 검은 자줏빛이 돈다.
꽃은 총상화서로 봄부터 여름까지 많이 달리는데 꽃 색은 황색이다. 꽃받침잎은 4개이고 연한 녹색이며 꽃잎도 4개로 밑부분이 좁아져서 자루처럼 된다.
열매는 각과(殼果)로서 길고 비스듬하게 선다. 줄기에 달린 잎을 식용하는데 약간 매운맛이 있으며 잘 익은 종자는 가을에 채취하여 겨자 대용으로 사용한다.
1-4. 갓의 서식 환경
갓은 배수가 잘 되는 사질 양토가 좋다. 배수가 잘 안 되고, 지나치게 비옥한 토양에서는 잎줄기가 지나치게 무성하고 특유의 톡 쏘는 매콤한 맛이 줄어든다.
1-5. 갓의 품종과 재배법
현재까지 육성 보급된 갓 품종은 없고, 주산지에서 자체적으로 채종하여 재배하는 재래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갓은 토양이 적당히 마르고 토양 표면이 약간 백색을 띨 때 깊이갈이를 하고 파종 전에 다시 한번 갈아 평탄하게 고르고 고랑을 만드는데, 배수가 잘 되도록 한다.
보통 찬이슬이 내린다는 양력 10월 8일 전후의 한로(寒露)에서 서리가 내린다는 10월 23일 전후의 상강(霜降) 사이에 종자를 직파하거나 묘를 이식한다.
직파를 할 때는 보통 10a당 50〜100g의 종자가 소요된다. 파종 후 1주일 정도면 싹이 나오고 묘가 3〜4㎝ 자라면 묘를 솎아주면서 빠진 곳을 보식한다.
갓의 재배기술, 병해충 방제, 수확 후 관리 등 가지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사로의 자료를 참고하면 좋다.
갓에 대한 정보 - 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작목정보/채소/갓/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VC021013 |
1-6. 갓 재배 시의 주요 병해충
갓 재배 시의 주요 병으로는 검은무늬병, 노균병, 모자이크병, 뿌리혹병, 세균성잎마름병, 잘록병, 흰녹가루병 등이 있다. 등록된 약제를 이용하여 적기에 방제를 한다.
2. 갓의 성미, 귀경
갓의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며 무독하다. 『千金方-食治』에는 ‘맛은 맵고 독이 있다’고 하였으며, 『本草綱目』에는 ‘맛은 맵고 성질은 더우며 독이 없다.’고 하였다.
갓은 폐, 위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得配本草』에 따르면 ‘수태음폐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3. 갓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갓에는 갓은 채소류 중에서 비교적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특유의 향과 매운맛을 가지는데 이 성분은 배당체인 시니그린(sinigrin)으로서 미로시나제(myrosinase)에 의해 머스터드(mustard)로 분해되어 독특한 특성을 나타낸다. 칼슘, 철, 카로틴, 비타민 B1과 B2, 비타민 C 등이 들어 있다.
참고로 갓의 종류별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갓 종류별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생갓 | 33 | 89.3 | 3.1 | 0.2 | 4.7 | 1.1 | 1.6 |
돌산갓 | 21 | 93.3 | 2.2 | 0.4 | 2.4 | 0.7 | 1.0 |
<표 2> 갓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 무기질(minerals) | ||||
칼슘 (mg) |
인 (mg) |
철 (mg) |
나트륨 (mg) |
칼륨 (mg) |
|
생갓 | 47 | 52 | 2.5 | 23 | 590 |
돌산갓 | 38 | 6 | 1.8 | - | - |
<표 3> 갓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 비타민(vitamins) | ||||
베타카로틴 (㎍) |
B1 (mg) |
B2 (mg) |
나이아신 (mg) |
C (mg) |
|
생갓 | 1,934 | 0.17 | 0.16 | 0.3 | 137 |
돌산갓 | 1,289 | 0.02 | 0.04 | 1.1 | 7 |
전체적으로 에너지를 비롯한 무기질, 비타민 등 대부분의 경우 돌산갓 보다 생갓에서 함량이 더 높았다. 일반적으로 갓에는 칼슘, 인, 칼륨 등의 무기질 함량이 풍부하고, 비타민의 경우에도 특히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의 함량이 높다.
4. 갓의 효능효과와 이용
갓은 기관지의 가래를 삭이고, 기 순환을 잘하게 하며, 종기의 독을 해독한다. 위장을 따뜻하고 튼튼하게 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여 찬 기운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5. 갓의 주치와 응용
갓은 가래가 기관지에 뭉쳐 있고, 기의 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가슴이 답답한 사람, 기침을 할 때 가래가 많은 사람,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 배가 차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구토증이 있는 사람, 찬바람으로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에게 좋고 외용할 때는 즙을 짜서 종기의 통증 부위를 씻어준다.
6. 갓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싱싱한 갓에 고추를 비롯한 김치 원료를 배합하여 김치를 담근다.
7. 갓의 이용과 조리 사례
<갓김치>가 대표적인 식품이며, 그 외에 나물이나 절임 등으로도 이용된다.
8. 갓을 먹을 때 주의 사항
갓은 눈병, 종기, 치질, 빈혈 등 평소에 열이 있는 사람, 그리고 고혈압, 동맥경화 등이 있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음허화왕(陰虛火旺)하고 기가 허하여 만성 해수가 있는 사람은 많이 복용하면 안 된다.
9. 마무리
남도에 가면, 갓김치 한 접시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통적으로 돌산갓은 특유의 향과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뒷맛이 개운하여 입맛을 돌게 하는 특산품이다. 잘 익은 종자는 겨자 대용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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