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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개 [구육(狗肉)]의 특성과 성분 약효 및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5. 3. 23.

자양강장 및 병후 회복을 위한 중요한 식재 또는 약재로 취급되었고, 보신(補腎), 익정(益情), 장양(壯陽)의 효능이 있는 개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시작하기 전>

인류사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과 교류하고, 더러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그 밖에도 방범이나 가축의 보호견, 장애인을 돕는 안내견, 사고현장의 탐색견, 군견, 마약 탐지견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개의 경우는 최근 식용금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정도로 민감한 동물로서 본 블로그 게시를 많이 고민하게 하였다. 그만큼 인간과 친밀한 가족 구성원의 하나로 생각하고 함께 하는 가정이 많아졌으며, 다른 동물과 달리 “애완동물”의 범위를 넘어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상황에서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통적인 농경문화 속에서, 큰 질환을 앓고 난 후, 또는 극도로 쇠약해진 몸을 회복하는 약용 목적의 개와, 두레문화 속에서 마을 공동체의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식용했던 문화적 특성을 감안하여 ‘개고기’의 특성을 다루지 않을 수 없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
개고기를 다룰 때 가장 치열한 “애완견” 부분인데 전통적으로 농경문화 시대에 식용하던 개는 지금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반려견이 아니라 잡종개 즉 일명 “똥개”라고 불리는 “식용견(edable dogs)”을 지칭해 왔던 점을 참고하면 좋겠다.

1. 개의 기원과 특성

개(Canis lupus familiaris L.)는 식육목 개과에 속하는 동물로, 종은 늑대이다. 이 동물은 역사적으로 애완견, 사냥견으로 많이 길렀다. 한국의 대표적인 개로는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 등의 명견과 식용이나 약용으로 길렀던 “잡종견”이 있고, 다른 나라의 개들의 종류로는 골든레트리버,, 닥스훈트, 시베리안 허스키, 달마시안, 잉글리시코카스피니엘, 차우차우, 사모예드, 콜리, 퍼그, 치와와, 몰티즈, 시추, 요크셔테리어, 로드지안 리드백, 샬로킥, 실키테리어, 와이마라비 등이 있다.
한국을 비롯한 한자문화권에서 개를 ‘구(狗)’라고 지칭하면 식용을 뜻하기도 한다. 구(狗)는 좋지 않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요즘은 반려동물로서 개를 가족의 일원으로 기르는 가정이 많아졌으나 오래전부터 동양문화권에서 개는 자양강장 및 병후 회복을 위한 중요한 식재 또는 약재로 취급되었고, 이것은 농경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문화권의 나눔 식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개고기는 보신(補腎), 익정(益情), 장양(壯陽)의 효능이 있는데 수컷 황개(황구)가 그 효능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 견육(犬肉), 황이(黃耳), 지양(地羊), 가견(家犬) 등으로도 불린다.
물론 한국에는 삽살개, 진돗개, 풍산개, 오수개 등과 같은 탁월한 품종의 개들이 많이 있으며 이러한 개들을 식용으로 하지는 않았다.

개 - 한국 삽살개(한국 국가문화유산포털)
개 - 한국 삽살개(한국 국가문화유산포털)

 
부위별로 다음과 같은 명칭으로 불리며 각각 약용한다.

1) 구보(狗寶)

구보(狗寶)는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처음 소개된 것으로 개의 위(胃), 신(腎), 담(膽) 또는 방광(膀胱)에 생기는 결석(結石)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밤에 달을 보고 짖고 발광하는 개에 결석이 들어있다고 전해진다.
성미는 달고 짜고 따뜻하며 간(肝), 비(脾), 신(腎)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하는데 약간의 독성이 있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구보(狗寶)는 대부분 개의 담결석이 아니고 위결석(胃結石)이다.
탄산칼슘, 탄산마그네슘, 인산마그네슘 등이 함유된 구형의 약재로서 거꾸로 솟아오르는 기를 내리게 하는 강역기(降逆氣), 창독을 풀어주는 해창독(解瘡毒) 등의 효능이 있어서 흉격창만(胸膈脹滿), 열격번위(噎膈翻胃), 옹종창독(擁腫瘡毒) 등을 치료한다.

2) 구신(狗腎)

개의 음경과 고환을 채취하여 사용하는 약재로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모구음경(牡狗陰莖)”이라고 처음 기록하였으며 중품(中品)에 수록하고 있다. 그 밖에 『본초강목(本草綱目)』, 『중약지(中藥誌)』에는 “구편(狗鞭)”이라고 수록하고 있다.
흔히 보신(補腎)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건조한 음경은 곧은 막대 모양으로 길이는 10㎝, 직경은 2㎝ 정도이다. 앞 끝은 약간 뾰족하고 다른 한쪽 끝에는 가늘고 긴 수정관(輸精管)이 고환(睾丸)에 연결되어 있다.
웅성(雄性) 호르몬과 단백질, 지방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성미는 달고 짜며 따뜻하고 신(腎), 방광(膀胱)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하는데 약간의 독성이 있다.
신(腎)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튼튼하게 하는 난신장양(暖腎壯陽), 익정보수(益精補髓) 등의 효능이 있어서 음위(陰痿), 유정(遺精), 대하(帶下), 요슬무력(腰膝無力) 등을 치료한다.

3) 구골(狗骨)

개의 뼈를 말하며 『명의별록(名醫別錄)』에서 처음으로 약용한다고 기록한 후 다수의 본초서에 기록하고 있으며, 대부분 새살을 돋게 하는 생기(生肌), 부스럼을 치료하는 요창(療瘡)에 사용한다고 하였다. 최근 중국에서는 성분과 약리 등을 연구하여 호골(虎骨)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성미는 달고 따뜻하고 독성은 없으며 신(腎), 비(脾)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활혈(活血), 거풍(祛風), 지통(止痛), 생기(生肌) 등의 효능이 있어서 류머티스성 관절동통, 사지마비, 요슬무력(腰膝無力), 구리(久痢), 창루(瘡瘻), 동상(凍傷) 등의 치료에 응용한다.

 

2. 개고기(구육)의 성미, 귀경

개고기의 맛은 짜고, 성질은 따뜻하다. 『명의별록(名醫別錄)』과 『일용본초(日用本草)』에는 맛은 짜고 시큼하며 성질은 따뜻하다고 하였고, 『의학입문(醫學入門)』에는 맛은 짜고 시며 독이 있다고 하였다.
비, 위, 신 경락으로 들어간다. 『뇌공포제약성해(雷公炮製藥性解)』에는 명문(命門)으로 들어간다고 하였고, 『본초구진(本草求眞)』에는 비, 위, 신 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3. 개고기(구육)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크레아틴(creatin)류, 퓨린(purine)류, 카르노신(carnosine)을 함유한다. 또 콜레스테롤이 고기 중 44㎎/100g으로 낮다. 단백질, 지방, 회분, 비타민류(A, B1, B2, C), 그리고 그 전구체인 레티놀, 베타카로틴, 나이아신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현대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한 영양성분을 비교하면 단위 무게당의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보다 낮지만, 전통적으로 ‘개고기는 염색체 구조가 인간과 가장 가까워서 소화 흡수 효율이 높다’는 설과 대가축으로서 쉽게 잡기 어려운 소나 돼지, 또는 소가축으로서 환금성이 높은 닭이나 오리 등에 비하여 마을 단위 공동체의 많은 사람들이 기력 회복을 위해 함께 더위를 이기고, 약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개를 많이 식용 또는 약용하였다.
그러나 영양부족이 문제였던 옛날에 비하여 오히려 영양과다가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개고기의 식용 문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다.

 

4. 개고기(구육)의 효능·효과와 이용

비위를 따뜻하게 하고 신장의 양기를 강하게 하며 정기를 보하는 효능이 있다. 기(氣)를 더하고 허(虛) 한 것을 보하는 익기(益氣), 보허(補虛)의 효능과 비위를 따뜻하게 보하는 온보비위(溫補脾胃) 등의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의하면 “개고기는 오장을 편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하며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여 양도(발기력)를 일으켜서 기력을 증진시킨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5. 개고기(구육)의 주치와 응용

체력이 허약하고 허리가 아프며 다리에 힘이 없고 사지가 찬 사람에게 적합하며 비위의 기가 허한 사람에게 좋고 양기부족인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다. 유뇨(遺尿) 혹은 야간에 소변이 잦고 만성궤양이 잘 아물지 않는 사람이나 치질이 잘 낫지 않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그리고 성기능 감퇴, 유정, 조루, 양위, 발육 부진에도 효과가 있다. 『식료본초(食療本草)』에 따르면 개고기는 양기를 증강시키고 혈맥을 보하며 장(腸)과 위(胃)를 두껍게 하고 하초(下焦)를 강하게 하며 정수(精髓)를 채우고 칠상오로(七傷五勞)를 보한다고 하였고, 『일화자본초(日華子本草)』에는 위기를 보하고 양기를 크게 하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허로(虛勞)를 보한다고 하였다.
지금도 큰 수술을 한 후에 빠른 회복을 위하여 섭취를 권하는 식품이기도 하다.

6. 개고기(구육)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갱미, 소금, 두시(豆豉)와 함께 끓여 먹으면 비위가 냉하고 약한 증상에 좋고, 장 안에 찬 적체가 쌓인 경우나 배가 창만하고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또 갱미와 함께 죽으로 끓여 공복에 먹으면 기를 기르는 데 좋고, 음력 섣달에 개고기를 끓여 먹으면 노년기의 체력이 약한 것과 요통(腰痛) 및 손발이 찬 증상에 효과적이다. 부자와 생강을 넣어 푹 삶은 고기를 많이 먹으면 양위(陽萎), 야뇨(夜尿), 사지에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토마토를 넣고 삶은 개고기는 중년의 신양(腎陽)이 허하고 야뇨가 많은 사람에게 좋다.

 

7. 개고기(구육)의 이용과 조리 사례

농경문화가 시작되었다고 하는 삼한시대부터 개고기는 서민들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었다. 두레 문화가 발달된 한국의 농촌에서 모내기와 김매기가 끝나는 한 여름철, 달걀이라는 단백질 공급원이나 환금성이 높은 닭, 다른 대형가축에 비하여 비교적 손쉽게 접근 가능한 영양원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된장을 풀어서 물을 많이 붓고 양을 많이 늘린 <보신탕>이 가장 보편적인 조리법이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조리법들이 개발되어 발표되고 있으며, 애호가들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비위를 따뜻하게 하며 복통, 창만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개고기 250g, 쌀 100g, 생강 10g, 은이 15g, 대추 3개를 넣고 죽을 끓여 먹는 <개고기생강죽>을 추천한다. 신장의 양기를 보하고 어린이 유뇨증을 치료하는 데는 개고기 150g, 검정콩 50g, 설탕 약간을 넣고 죽을 만들어 먹는 <개고기 새우죽>이 좋고, 신장이 허약하여 유정(遺精)이 있는 사람이나 허리와 다리가 차고 아픈 사람에게는 구척, 금앵자, 구기자 각 15g, 개고기 200g을 이용하여 죽을 끓여 먹는 <구척구육탕>이 좋으며, 신정(腎精)이 부족한 사람이나 비장이 약해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개고기 1kg, 구기자 60g, 산약 60g, 닭육수 1리터, 요리술, 생강, 대파, 소금, 후추를 이용하여 탕을 끓여 먹는 <개고기구기산약탕>이 좋다.

8. 개고기(구육)를 먹을 때 주의 사항

개고기는 그 성질이 더운 음식이기 때문에 열성을 가진 음식과 배합할 때는 신중하여야 하고 음허내열(陰虛內熱)이나 열병(熱病) 후에는 복용을 신중히 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 『본초도경(本草圖經)』, 『금궤요략(金櫃要略)』, 『제중신편(濟衆新編)』 등을 종합하여 보면 상륙(商陸:자리공), 행인(杏仁), 잉어, 녹차(綠茶), 마늘, 드렁허리, 대파, 녹두, 마름열매, 녹두 등과는 배합이 맞지 않은 음식들이다. 또한 발열 환자나 열병의 회복기에는 개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 음허화왕인 사람도 먹으면 안 되는데 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여 많이 먹으면 열을 만들고 화를 돕는다. 가래가 많고 갈증이 나는 사람이나 각종 급성염증에도 좋지 않으며 그 밖에 고혈압, 심동과속, 갑상선 항진증, 습진, 종기, 폐결핵, 기관지확장증, 통풍, 갱년기 종합증 등에도 먹으면 좋지 않다.

조선 정조 때 왕명으로 강명길(康命吉)이 편찬한 『제중신편(濟衆新編)』에 따르면 "여산동식손인(與蒜同食損人), 불가거혈(不可祛血)"이라고 하여 "마늘과 함께 먹으면 사람의 기를 손상 시키고, 고기의 피를 제거하면 안된다."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서 마늘은 생마늘을 말하며 더운 성질의 개고기를 먹으면서 맵고 더운 생마늘을 함께 먹으면 옴 안의 진액이 소진되며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린내를 제거할 목적으로 물에 담가 피를 빼는 모습을 보는데 이는 맞지 않다. 특히 기혈을 보하기 위해서 먹는 경우 그 피를 제거하면 효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장을 제외한 고기는 물에 씻지 않고 그대로 솥에 넣어 조리하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오리, 살구씨, 잉어, 들깨, 소내장, 선어, 능각, 닭고기 등을 함께 먹지 않는다.

 

9. 마무리

반려견 1천만 마리 시대에 개고기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논란의 소지가 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약용(藥用)으로서의 개의 특성을 한번 검토해 보았다.
독자 제현의 오해 없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리며 악플은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반려견 또는 애완견 문화가 발달한 서양인들의 시각으로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채 개고기의 식용을 비난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그 많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꼭 개고기를 먹어야 하는 경우는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 예로 서양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푸아그라” 요리는 거위의 간을 키우기 위해서 거위를 아주 좁은 철창에 가둬 꼼짝할 수 없게 사육하면서 심지어 먹이를 토하거나 도리질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위의 목을 집게로 고정시킨 후 목에 깔대기가 달린 호스를 끼워 강제로 먹이를 밀어 넣는 방법으로 살을 찌우고, 지방간을 유도하여 10배까지 간의 무게를 늘리는 잔인한 방법으로 키운다고 한다.

이것은 마치 연하작용이 안되어 콧줄을 박고 주사기로 유동식을 위로 직접 주입하는 중환자들의 급식방법을 연상시키지만, 질적으로는 천지차이가 있는 잔인한 동물학대에 다름아니다.

이런 사육방식은 동물 애호가 협회로부터 지속적인 비난을 받으면서도 시정이 되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에서는 2006년 시카고, 2022년 뉴욕에서는 푸아그라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식문화를 우아하게 즐기는 사람들이 병약한 몸을 보하거나, 추운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하여 먹는 개고기 식문화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시대에 따른 식문화의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보면 좋겠다.
역사적으로 중국에서도 춘추전국시대에 진(秦) 나라에서는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하여 객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수나라 당나라 시대에 개고기 소비를 금했던 시기가 있었으며, 특히 동남아시아, 멕시코 등지에서는 즐겨 먹는 음식이었으나, 일부국가에서는 종교적, 문화적 이유로 개고기의 식용을 금한 사례도 많이 있다.
이슬람교의 불결한 금기식품, 구약성서 레위기 11장의 율법적 금기 등이 그 사례이며, 특히 불교에서는 환생 단계 중 사람으로 환생하기 직전 단계가 바로 개이기 때문에 개고기를 금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