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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1-85. (1). 시호(柴胡)의 생육특성 및 재배기술

by 느티나무곽교수 202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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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는 산형과 시호속의 다년초로 형태적 특성을 기초로 3종 2 변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양한 효능 효과로 인하여 예로부터 중요한 약재로 사용되어 왔던 시호의 생육특성과 분류, 그리고 재배기술에 대해서 정리한다.

1. 시호의 생육 특성

시호는 산형과(Umbelliferae)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시호(Bupleurum falcatum L.), 참시호(B. scorzonerifolium Willd.), 북시호(B. chinense DC.) 등의 뿌리를 건조한 것을 말한다. 그 밖에도 한국에는 섬시호(B. latissimum), 좀시호(B. leveillei), 개시호(B. longeradiatum), 등대시호(B. euphorbioides) 등 변종이 많다. 중국에서는 북시호(北柴胡,B. chinense DC.), 협엽시호(狹葉柴胡: 南柴胡, B. scorzonerifolium Willd.), 대포시호(B. euphorbioides), 작시호(B. komarovianum), 포지시호(B. dalhousieanum), 전시호(B. yunnanense), 금황시호(B. aureum), 대엽시호(B. longeradiatum) 등 8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북시호(北柴胡, B. chinense DC.)와 협엽시호(狹葉柴胡;南柴胡, B. scorzonerifolium Willd.)를 기원식물로 하고 있다. 일본에서 도입한 삼도시호는 구주시호와 가장 많이 닮았으며 현재는 삼도시호 한 계통으로 보고 있다. 주요 종류별로 그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국생종에는 시호의 학명을 Bupleurum komarovianum Lincz. 로 수록하고 있다.

1-1. 시호(B. falcatum L.)

시호는 여러해살이 초본식물로 높이 약 40∼70㎝가량 자란다. 줄기잎은 바늘 모양이고 길이 약 4∼10㎝, 너비 5∼15㎜로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좁아져서 잎자루처럼 되고 잎맥은 평행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8∼9월에 노란색으로 원줄기 끝과 가지 끝에 겹우산꼴로 핀다. 열매는 타원형으로 9월에 익는다. 약재로 사용하는 뿌리는 단일 또는 분지 된 뿌리로 상부는 지름 5∼15㎜로 굵고, 하부는 가늘고 길이 3∼7㎝이며, 머리 부분에는 줄기의 기부가 남아 있다. 뿌리 표면은 엷은 갈색 또는 갈색이며 깊은 주름이 있다. 질은 절단하기 쉽고, 단면은 약간 섬유성이다.

시호-개화(중국 승덕)
시호-개화(중국 승덕)

1-2. 북시호(B. chinense DC.)

북시호는 원추형으로 분지 되어 있으며 길이 6∼15㎝, 지름 0.3∼0.8㎝이다. 표면은 흑갈색 또는 담자갈색으로 세로 주름과 곁뿌리의 흔적 및 피공(皮孔)이 있다. 정단(頂端)에는 줄기의 기부와 섬유상의 잎 기부가 남아 있다. 질은 단단하면서 질기며 절단하기 어렵다. 단면은 편상(片狀)의 섬유성으로 껍질부는 엷은 갈색이며 목부는 황백색이다. 북시호는 길림, 요녕, 하남, 산동, 안휘, 강소, 절강, 호북, 사천, 산서, 협서, 감숙, 서장성 등에 분포한다.

1-3. 남시호(B. scorzonerifolium Willd.)

협엽시호(狹葉柴胡)라고도 불리는 남시호는 비교적 가늘고 많이 분지 되었다. 표면은 갈홍색 또는 흑갈색으로 뿌리의 머리 부분에는 여러 개의 혹 모양의 돌기가 있으며, 정단(頂端)에는 섬유상의 엽기로 싸여 있다. 질은 약간 유연하고 절단하기 쉬우며, 단면은 약간 평탄하다. 시호는 한국 각지의 산야에 분포하며, 현재는 밭에서 재배한다. 남시호는 흑룡강, 길림, 요녕, 내몽고, 하북, 산동, 강소, 안휘, 감숙, 청해, 신강, 사천, 호북성 등에 분포한다.

2. 시호의 채취, 가공 및 재배 기술

2-1. 시호의 재배환경

시호는 통풍이 잘되고 햇빛이 잘 비치는 곳에서 잘 자라며 해풍과 안개가 많은 지역에서는 잘 쓰러지고 탄저병과 갈색점무늬병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재배에 적합하지 않다. 한국에서는 거의 전국에 재배가 가능하지만 생육 기간이 긴 남부지방이 유리하다. 토심이 깊고 배수가 잘 되며 유기물 함량이 풍부한 식양토나 양토로서 보수력과 보비력이 좋은 땅이 적합하다. 산성토양에서도 대체로 잘 자라기 때문에 석회를 시용할 필요는 없지만, 배수가 나쁘거나 이어짓기를 하면 근부부패병이 많이 발생하므로 배수가 좋지 않은 곳을 피하여 돌려짓기를 한다.

2-2. 시호의 재배기술

① 품종

농촌진흥청에서는 기존의 재래집단으로부터 순계분리 육종을 통하여 ‘장수시호’를 육성하였고, 삼도시호를 순계분리하여 ‘삼개시호’를 육성하여 보급하고 있다. 삼도시호는 일본 정강현(靜岡縣) 삼도(三島) 지방에서 선발 육성한 품종으로 뿌리가 황갈색으로 직근이고 성분함량이 높다.

② 채종과 종자 처리

시호는 종자번식을 하는데 충실하게 잘 익은 종자를 파종해야 발아율이 높고 생육도 양호하다. 일반적으로 2∼3년생에서 종자를 채취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2년생 포기 중에서 생육이 양호한 것을 따로 관리하여 채종을 하고 종자는 저온 건조한 곳에 저장을 한다. 파종하기 전에 볍씨를 염수선 하는 정도의 비중 1.03의 소금물에 넣고 저은 뒤 가라앉은 종자만 건져서 물에 씻은 다음 그늘에서 말려 파종할 종자로 이용한다. 가을파종의 경우에는 염수선 한 종자를 물에 씻어서 그대로 파종해도 발아가 잘 되지만 봄파종의 경우에는 종자 표면의 발아억제물질 때문에 휴면을 하므로 그대로 파종하면 발아가 잘 안 되고 발아율도 고르지 못하므로 흐르는 물에 2일 이상 담가 발아 억제물질을 제거한 다음 파종해야 한다. 또한 5℃ 정도에서 이틀 정도 저온처리를 한 후 파종하면 휴면타파가 된다. 10a당 종자 소요량은 1㎏ 정도이다.

③ 시호의 파종

시호는 봄파종과 가을파종을 할 수 있는데 봄파종은 3월 중순∼하순에, 그리고 가을파종은 11월 초순∼하순에 가능하나 가을에 파종하면 겨울을 지나는 동안 휴면이 타파되고 종자 표면의 발아 억제물질이 제거되어 발아율이 높다. 먼저 10a 당 퇴비 2,000㎏과 원예용 복합비료(18-18-18) 50㎏을 전층시비 하고 너비 90∼120㎝의 두둑을 만들고 20㎝ 간격으로 얕게 골을 파고 줄뿌림을 하거나 인력파종기를 사용하여 5㎝간격으로 깊이 1㎝로 파종하고 볏짚을 덮어 수분을 유지해 준다. 시호는 지금까지 육묘이식재배 또는 직파재배로 2년생 뿌리를 생산하였으나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년생과 2년생의 약효성분 함량 차이가 없다고 보고 되어 요즘은 직파 1년 재배도 이루어지고 있다.

④ 시비와 제초

웃거름은 6월 중순, 7월 중순, 8월 중순에 각각 웃거름 전용 복합비료(18-0-18)를 1회에 10a 당 10㎏ 씩 준다. 제초는 가능한 손제초를 하고, 제초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2-3. 시호 본밭 관리

시호 종자가 2/3 정도가 발아하면 볏짚을 걷어준다. 볏짚 걷는 작업이 너무 빠르면 발아가 불량하고, 너무 늦으면 웃자라서 볏짚을 걷을 때 부러지는 것이 많다. 보통 본 잎이 2∼3 매일 때 솎아주는 것이 좋다. 또한 뿌리의 비대를 돕기 위하여 꽃대를 잘라주면 좋은데, 초장 40∼50㎝일 때 선단부를 10㎝ 정도 잘라주면 뿌리 생육과 유효성분의 함량도 증가한다. 보통 6월 중순과 7월 중순 2회 하는 것이 좋다.

시호-재배(전남 고흥)
시호-재배(전남 고흥)

2-4. 시호의 병해충 관리

시호의 주요 병해는 입고병, 탄저병, 갈색점무늬병 등이 있고, 해충으로는 뿌리혹선충이 중요하다. 특히 입고병은 발아할 때부터 발생하는 병으로 발병되면 본잎이 올라오기 전에 잘록해지면서 죽는다.

2-5. 시호 수확 및 정선

시호는 다년생이지만 파종 또는 정식 당년에 수확할 수 있다. 수확기는 11월 중∼하순 땅이 얼기 전이 적기이며, 수확 전에 줄기를 20㎝ 정도만 남기고 자른 후 뿌리를 캐는데, 트랙터부착 다목적 수확기로 굴취하면 효과가 좋다. 수확한 후에는 음건을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약재의 색택이 나빠져 품질이 떨어진다. 따라서 음건보다는 양건을 하는 것이 좋고, 수확량이 많을 때는 보통 열풍건조기를 이용하여 건조하는데 60℃에서 24시간 건조하면 건조시간도 단축되고 색택이 양호하며 사이코사포닌 함량도 높다.

시호-재배(전남 고흥)
시호-재배(전남 고흥)

3. 마무리

“근본”, “기본"이라는 꽃말처럼 시호를 사용할 때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 1994년에 소위 ‘시호파동'이라는 일이 있었다. 계약재배를 하던 일부 농가에서 납품하는 약재의 무게를 늘리기 위해서 10% 이상 섞여서는 안 되는 줄기를 과다하게 섞어 넣은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당연히 계약은 파기되고, 정상적인 가공을 하던 농가들도 큰 피해를 입었던 사건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계약재배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기본에 충실한 자세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을 인식하고, 우리 약초를 살리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 근본을 찾는 자세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