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굴레는 생진, 지갈, 해수, 당뇨, 심장병을 다스리며 장복하면 안색과 혈색이 좋아지는 생약재로 흔히 황정과 혼동하면 안 되는 중요한 약재인데, 생육특성과 채취 및 재배, 성분약효, 성미귀경,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1. 둥굴레의 생육 특성
둥굴레[Polygonatum odoratum var. pluriflorum (Miq.) Ohwi]는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둥굴레 속에 속하는 식물은 세계적으로 약 40여 종이 있으며 주로 북반구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국생종에 기록된 표준식물명은 ‘둥굴레’이다. 가끔 시중에 ‘둥글레’라고 표기한 책들을 볼 수 있는데 잘못된 것이므로 바로잡아야 한다. 키는 30∼60㎝ 정도 자라고 줄기가 매끈하지 않고 각이 져 있는데 둥굴레와 달리 층층둥굴레는 각이지지 않고 동그랗고 매끈하다. 뿌리줄기(根莖)는 굵고 육질(肉質)이며 옆으로 뻗는데 마디와 마디 사이가 길고 중간에 곁뿌리가 나뉘지 않고 지름은 4∼7㎜정도이다. 층층둥굴레는 곁뿌리가 많이 갈라지고 수확 후 가공과정에서 곁뿌리가 떨어져 나간 자국이 남아 마치 배꼽자국처럼 표시가 나므로 건조한 후에도 구별이 가능하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는 5∼10㎝, 너비 2~5㎝로 끝이 뾰족한 장타원형이고 잎자루가 없이 한쪽으로 치우쳐 퍼진다. 꽃은 5∼6월에 백색 바탕에 담녹색이 들어간 통모양(筒形)으로 잎겨드랑이에 1∼2개씩 달리는데, 꽃자루 하나에 꽃이 하나씩 달리며 밑부분에서는 합쳐져 있다. 이점이 층층둥굴레와 다른 점인데, 층층둥굴레는 꽃자루 하나가 나오다가 3∼5개로 분지 하여 각 분지마다 꽃이 달린다. 둥굴레의 꽃자루는 1.5∼2㎝로서 밑부분은 흰색, 끝부분은 녹색이다. 6개의 수술이 통부 윗부분에 붙고 수술대에 잔돌기가 있으며 꽃밥은 길이 4㎜로 수술대와 길이가 거의 같다. 열매는 둥근 장과로 녹색을 띠다가 익으면 흑색으로 변한다. 한국의 경우 전국의 산과 들에 흔하게 분포하고 숲 속에서 자라며 농가에서 많이 재배한다. 충청, 전라,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생산한다.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아무르, 몽골, 일본 만주 등지에 분포한다. 같은 속의 근연 식물로 산둥굴레(var. thunbergii), 큰둥굴레(var. maximowiczii), 맥도둥굴레(P. koreanum), 왕둥굴레(P. robustum) 등이 있다.
2. 둥굴레의 채취 및 가공 기술
2-1. 둥굴레의 채취 및 재배
둥굴레 재배를 시작한 지 4∼5년 정도 지난 가을에 지상부 잎과 줄기가 다 고사한 후부터 이른 봄 싹이 나기 전까지 채취하는데,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어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한쪽부터 차례로 수확하는 것이 좋다. 줄기와 수염뿌리를 제거한 후 점액이 바깥으로 삼출 될 때까지 햇볕에 쬔 다음 털을 제거하고 황색이 될 때까지 말린다. 둥굴레의 번식은 종자번식과 근경번식방법이 있는데 종자번식의 경우에는 가을에 종자를 채종하여 파종상에 즉시 파종하거나 노천매장을 한 후 이듬애 3월 중순~하순경에 흩어뿌림을 한다. 그러나 생육기간이 길고 변이가 많아 농가에서는 종자파종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품종육성 연구 등 특수한 경우에만 종자번식을 한다. 근경번식법은 가을에 수확을 마친 후 뿌리줄기를 정선하여 굵은 것은 약재로 사용하고, 눈이 충실하고 잔뿌리가 많은 근경을 골라 6~7cm로 잘라서 한 토막에 3∼4개 이상의 건실한 눈을 붙여서 감자를 심듯이 심은 다음 흙을 덮어 관리하면 되는데, 뿌리줄기가 너무 가늘거나 싹눈이 부실한 경우에는 당년에 싹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종묘가 크고 굵으면 싹이 잘 나오고 생육도 양호하지만 종근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종묘가 너무 작으면 싹을 내지 못하고 휴면에 들어갈 수도 있고 수량이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종근의 크기는 무게 40~45g 정도가 적당하며 종자소독제인 베노람수화제 1,000배액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건진 후 그늘에 약간 말려서 심으면 좋다. 파종시기는 한국의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봄에는 3월 하순, 가을에는 10월 중순이 적당하다. 둥굴레는 심은 후 보통 4∼5년 후에 수확을 하는 장기 식물이기 때문에 물 빠짐이 잘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옥하고 보습성은 좋아야 하지만 배수가 불량하면 뿌리줄기가 몽땅 썩어버리기 때문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초기부터 배수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처음에 심을 때는 전층시비를 하고 로터리를 한 다음 고랑사이를 30~40㎝, 두둑 너비를 100∼120㎝ 정도로 만들고 포기사이를 20㎝ 간격으로 생장점이 위로 향하도록 심는데, 한해만 지나면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 두둑이 무너져 평탄해지고, 옆으로 뻗는 뿌리줄기의 특성상 처음에 만든 고랑과 두둑에 관계없이 밭 전체에 뿌리줄기가 얽혀서 관리를 위해 밭에 들어갈 수가 없다. 밭에 들어가면 뿌리줄기가 밟혀 끊기고, 썩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해 완전히 부숙 된 퇴비와 계분, 돈분, 비료 등을 충분히 주고 밭갈이와 배수구 정리를 잘 한 다음 심어야 하고 특히 첫해 초기에 2∼3차례 꼼꼼하게 잡초를 제거하여야 한다. 이듬해부터 웃거름을 줄 때는 동력분무기를 이용하여 밭둑에서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완효성 복합비료를 뿌려주는 방법을 써야 한다.
2-2. 둥굴레의 가공
지상부 줄기와 수염뿌리를 제거한 후 점액질이 밖으로 침출 되어 나올 정도로 햇볕에 말리거나, 수증기로 한번 쪄서 말린다. 수증기로 쪄서 말린 다음 저장하면 가수분해효소가 활성을 잃어 저장 중에 약성의 변화 없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전분질을 많이 함유한 뿌리 또는 뿌리줄기 약재를 저장할 때의 공통사항이므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3. 둥굴레의 성분, 약효 및 사용법
3-1. 둥굴레의 성분
뿌리줄기에 콘발라마린(convallamarin), 콘발라린(convallarin), 퀘르사이토-글리코사이드(quercito-glycoside), 켈리도닉산(chelidonic acid), 아제다이딘-2카보닉산(azedidine-2carbonic acid), 캠페롤-글리코사이드(kaempferol-glucoside) 등이 함유되어 있다.
3-2. 사용 부위와 약효
뿌리줄기(根莖)를 옥죽(玉竹)이라고 하여 약용하는데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록되어 있다.
4. 둥굴레의 성미, 귀경, 효능효과 주치(主治)
4-1. 성품과 맛-성미
성품은 평(平)하고 맛은 달다(甘).
4-2. 둥굴레의 작용 부위-귀경
위(胃), 폐(肺), 신(腎) 경락에 작용한다.
4-3. 둥굴레의 효능과 주치
몸 안의 진액과 양기를 길러주는 자양(滋養), 폐가 건조하지 않도록 윤활하게 해주는 윤폐(潤肺), 갈증을 멈추어주는 지갈(止渴), 진액을 생성해 주는 생진(生津) 등의 효능이 있어서, 허약체질의 개선, 폐결핵, 마른기침(건해乾咳),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번갈(煩渴), 당뇨병(糖尿病), 심장쇠약, 협심통,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인 소변빈삭(小便頻數) 등을 치유하는 데 응용한다. 뿌리줄기, 잎, 줄기 등을 물에 넣고 달인 액을 토끼나 개에게 투여하면 혈압을 내리고, 개구리의 적출 심장에 투여하면 심장의 박동을 억제하며 토끼의 혈당을 내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들이 있다. 그 밖에도 옥죽 추출물을 투여한 동물실험에서 항노화작용, 면역기능 증강작용, 형당내림작용, 항종양 작용등이 보고되었다.
5. 둥굴레의 약용법과 주의사항 및 응용
5-1. 사용법과 용량
말린 것으로 하루에 10∼20g을 사용하는데, 보통 뿌리 10∼15g에 물 1리터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서 200∼300mL로 달인 액을 아침저녁으로 두 번에 나누어 복용한다. 보통 민간에서 둥굴레차로 마실 때는 둥굴레를 볶거나 튀밥기계에 튀겨서 팽화하여 사용하면 유효성분이 잘 우러나오고 향기도 매우 좋다. 잘 씻은 둥굴레는 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술, 조청 등을 만들기도 하며 봄에 나오는 새순은 나물이나 장아찌로 활용할 수도 있다.
5-2. 둥굴레의 사용상 주의사항
달고 평한 성미가 있으므로 습사(濕邪)가 쌓여서 기혈의 운행을 막는 담습(痰濕)이나 기가 울체된 경우에는 사용을 피하고, 비허(脾虛)로 인하여 진흙 같은 변을 누는 사람은 신중하게 사용한다. 이처럼 둥굴레는 보음(補陰)하는 약재로서, 보기(補氣)하는 약재인 황정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둥굴레를 비롯하여 용둥굴레, 퉁둥굴레, 왕둥굴레, 죽대 등은 옥죽이라는 생약재로서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록된 보음(補陰)하는 약재이며, 황정(黃精)은 『대한약전』에 수록된 보기(補氣)하는 약재로서 층층둥굴레, 층층갈고리둥굴레, 진황정, 전황정, 다화황정 등을 기원식물로 하고 있다. 임산부는 많은 양을 복용하면 안 되고, 수술 예정자 또는 수술 후 에는 2∼3주 정도 복용하지 않는다.
5-3. 둥굴레의 응용
흔히 민간에서는 황정(黃精)과 혼동하는 경향이 있으나 황정은 층층갈고리둥굴레, 층층둥굴레, 진황정 등의 뿌리줄기로서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중초의 기운을 돕고 기를 더하는 보중익기(補中益氣)의 기능과,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강근골(强筋骨)의 효능이 강한 보기(補氣) 약재인 반면 둥굴레(옥죽)는 보음(補陰) 약재로서 자양(滋養) 윤폐(潤肺)의 특징이 있으므로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램프로 비유를 하면 둥굴레는 램프에 알코올을 보충해 주어 불꽃이 정상적으로 타오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면 황정은 램프의 심지를 돋우어 불꽃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둥굴레와 황정을 구별하지 않고 잘못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 중국의 경우 중국위생부에서 옥죽(玉竹)을 약식동원품목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다양한 음식치료 처방에 이용되고 있다. ‘고귀한 봉사’라는 꽃말처럼 흉년에는 구황작물로도 이용되었고, 현대에 와서도 다양한 기능성 식품으로 기대가 큰 약초이다.
5-4. 둥굴레꽃차
5-4-1. 둥굴레꽃차의 효능 및 꽃의 이용
예로부터 둥굴레는 어린순과 꽃을 데쳐서 나물로 무치거나 튀김, 기름에 볶아서 먹었다. 또한 갓 채취한 둥굴레꽃은 샐러드 재료로 이용 가능하다. 둥굴레꽃차는 찻잔에 뜨거운 물을 넣자마자 구수한 향이 풍겨 기분이 저절로 좋아진다. 건조되었을 때에는 갈색이었던 꽃이 뜨거운 물속에서 끝부분의 녹색 부분이 보이면서 오히려 색이 선명해진다. 평소 꽃에 관심 없던 사람도 꽃차를 마시면서는 꽃을 관찰하게 된다. 조금씩 피어나는 꽃을 기다리는 모습들이 사람을 정돈되게 만든다. 맛은 순하고 차색은 갈색이다.
5-4-2. 채취 시기와 방법
① 시기 : 4월 초에 꽃을 채취한다. 초록빛이 들어간 것이 꽃이 핀 것이며 그런 꽃을 수확해야 하는데 눈에 금방 띄지 않으므로 2∼3일에 한 번씩은 꽃이 피었나 살펴본다.
② 방법 : 둥굴레꽃을 아침에 하나씩 떼어서 말린다.
5-4-3. 꽃차 만드는 방법
【만드는 방법】
① 하나씩 떼어 낸 둥굴레꽃잎은 증기로 말리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꽃잎이 두꺼워서 쉽게 마르지 않아 10일 이상 걸린다.
② 둥굴레꽃 10송이 정도를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어 마신다.
5-5. 둥굴레 술
둥굴레 술의 맛은 달다. 기호와 식성에 따라 꿀, 설탕을 가미하여 음용할 수 있다. 단, 360일 이상 침출할 경우 설탕이나 꿀은 첨가하지 않는다.
5-5-1. 둥굴레 술의 효능 및 적용병증
● 번갈(煩渴) :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르거나 또는 병적으로 갈증이 심한 증상을 말한다. 30mL를 1회분으로 1일 1∼2회씩, 10∼15일 정도 음용한다.
● 강심제(强心劑) : 심장의 기능을 강하게 하기 위한 처방이다. 30mL를 1회분으로 1일 1∼2회씩, 25∼30일 정도 음용한다. 오래 음용해도 몸에 이롭다.
● 조갈증(燥渴症) : 목이 말라 물을 자꾸 마시는 증상을 말한다. 30mL를 1회분으로 1일 1∼2회씩, 15∼20일 정도 음용한다. ● 기타 질환 : 당뇨, 명목, 보신, 심신허약, 오장보익, 폐기보호, 풍습
5-5-2. 채취 시기와 방법
① 약효는 뿌리줄기에 있으므로, 주로 뿌리줄기를 사용한다.
② 대개 약재상에서 말린 것을 구입하여 사용한다.
③ 건제품 약 220g을 소주 3.8L에 넣고 밀봉하여 서늘한 냉암소에서 보관 숙성시킨다.
④ 360일 이상 장기간 침출할수록 효과적이다.
⑤ 10∼100년까지 계속 숙성시킬 수 있으며 오래 묵힐수록 특효가 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5-5-3. 둥굴레 구입방법 및 주의사항
● 약재상에서 취급한다. 산과 들의 초지에서 채취할 수도 있다.
● 많이 음용해도 무방하다.
● 본 약술을 음용 중에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다.
6. 마무리
둥굴레는 뿌리줄기를 옥죽(玉竹)이라 하여 부족한 진액을 더해주고, 갈증을 멎게 하며 심장을 강하게 하고, 혈당을 조절하며 눈을 밝게 하고 심신이 허약한 증상과 오장을 보익하며 폐를 보하는 귀한 약재이자 차의 원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동물실험을 통한 항노화, 면역기능 증강, 항종양 작용등도 보고 되었다. 황정과 혼동하지 않고 잘 구별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건강을 지켜주는 귀한 약초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기능성 식품개발에도 기대가 큰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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