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중풍, 류머티즘을 치료하는 중요한 효능이 있어 민간약재로 사랑받아온 누리장나무(취오동)의 생육특성과 채취 및 재배, 성분, 약효, 성미 귀경,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1. 누리장나무의 생육특성
마편초과(Verbenaceae)에 속하는 다년생의 낙엽관목으로 키가 2m 정도인 누리장나무(Clerodendrum trichotomum Thunb.)는 동물의 털이 탈 때 나오는 역한 냄새처럼 독특한 악취 때문에 구릿대나무 또는 개똥나무라고도 불리며, 취오동(臭梧桐)이라는 생약명으로 불린다. 냄새는 크게 향(香)과 취(臭)로 구분할 수 있는데, 향은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좋은 냄새를 말하고, 취란 냄새가 역겨운 악취를 말한다. 잎은 쭈그러졌고 다 자란 잎은 펴보면 넓은 달걀형 또는 타원형으로 마주나고, 잎 길이는 8∼20㎝, 너비 5∼10㎝로 선단은 뾰족하고 톱니가 없이 미끈한 모양이거나 혹은 물결 모양(波狀)의 톱니(鋸齒)가 있으며, 잎의 아랫부분(基部)은 끊김형(절형截形) 또는 넓은 문설주 모양(설형楔形)이며, 윗면은 회녹색이고 아랫면은 녹색 또는 황록색이며 양면에는 흰색의 짧은 털이 있다. 잎자루의 길이는 3∼10㎝로 갈색의 짧은 털에 싸여 있다. 꽃은 양성화로 8~9월에 연한 붉은색으로 핀다. 취산꽃차례로 새 가지 끝에 달리며 너비는 24㎝이며 털이 있거나 없으며 강한 냄새가 난다. 꽃받침은 붉은빛을 띠고 5개로 깊게 갈라지며 꽃받침잎은 달걀모양 또는 긴 달걀 모양이다. 꽃부리는 지름이 약 3㎝이고 5개로 갈라지며 열편은 장타원형이고 흰색이다. 열매는 핵과로 10월에 둥글게 청자(靑瓷)의 비취색으로 익고 자색의 꽃받침에 싸여 있다가 꽃받침이 뒤로 젖혀지면서 드러난다. 한국이 원산지이며 강원도와 황해도 이남의 각지에 분포하는데 주로 산기슭이나 골짜기 또는 바닷가의 기름진 땅에서 잘 자란다. 토양의 비옥도가 높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필리핀, 타이완 등에 분포한다.
2. 누리장나무의 채취 및 가공 기술
2-1. 누리장나무의 채취 및 재배
8∼10월의 개화 후 또는 6∼7월 개화 전에 가지와 잎 가느다란 끝가지(눈지嫩枝)를 따서 햇볕에 말린다.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는데 농촌진흥청 등 연구기관에서 육성하여 보급되는 품종은 없으며, 자연산을 채취하여 종자로 번식한다. 종자를 가을에 채취하여 노천매장한 뒤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꺾꽂이도 가능한데 이른 봄 싹이 트기 전에 전년생 가지를 10~15㎝ 길이로 잘라 꽂으면 된다. 정원이나 화분에 심기도 하는데, 물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 주어야 한다. 가뭄에 잘 견디는 편이지만 수분이 과다해도 안된다. 잎이 크고 두터운 관계로 수분의 증발량이 많아서 화분이 바짝 마를 때까지 기다려서 물을 주면 안 되고 적당히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어야 한다. 햇볕을 좋아하지만 직사광선은 해롭고, 적당한 나무그늘을 만들어 간접광이 충분히 비치도록 하면 좋다. 유사종으로는 가지와 잎에 갈색 털이 빽빽이 나는 것을 털누리장나무(var.ferrungineum)와 잎 밑이 심장밑꼴이고 끝이 뾰족하며 꽃받침조각이 좁고 긴 것을 거문누리장나무(var.esculentum) 들이 있다.
2-2. 누리장나무의 가공
채취한 약물은 이물질을 제거하고 햇볕에서 잎이 연하고 부드럽게 꼬들꼬들할 정도로 말려서(약 60∼80%) 쌓아두고 잎의 양면이 자홍색이나 자갈색으로 변하면 다시 햇볕에 완전히 말려 보관한다.
3. 누리장나무의 성분, 약효 및 사용법
3-1. 성분
잎에는 클레로덴드린 A, B(clerodendrin A, B), 클레로덴드리닌 A, B(clerodendrinin A, B), 메소이노시톨(mesoinositol), 알칼로이드(alkaloid), 아카세틴-7-글루코 글루크로나이드[acacetin-7-gluco glucuronide] 등을 함유한다. 뿌리에는 마이리스틱산(myristic acid), 팔미틱산(palmitic acid), 스테아릭산(stearic acid), 몬타닉산(montanic acid), 리놀레익산(linoleic acid)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3-2. 사용부위와 약효
어린가지(눈지嫩枝)와 잎을 건조한 것을 취오동이라 하여 약용하는 민간약재다. 줄기, 잎의 물 추출물 실험에서 혈압을 내리고, 진정 및 진통 작용이 있음이 보고 되었다.
4. 누리장나무의 성미, 귀경, 효능효과 주치-主治
4-1. 성품과 맛-성미
성품은 시원하고(양凉), 맵고 쓰고(신고辛苦) 달며(감甘) 독성은 거의 없다. 누리장나무 달인 물을 개에게 20g/㎏ 이상을 경구투여하면 구토가 일어나지만 10g/㎏ 이하에서는 토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고, 10g/㎏을 매일 연속해서 3주간 투여해도 간기능이나 신장, 심장, 혈액, 심전도, 별리검사 등에서 현저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 생쥐실험에서 달인 물을 정맥주사 했을 때의 반수치사량(LD50)은 19.4g/㎏이었으며 흰쥐의 위(胃)에 달인 물을 150g/㎏ 투여하거나 생약 300g/㎏에 해당하는 엑스제를 투여해도 72시간 이네에는 사망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
4-2. 작용 부위-귀경
간(肝) 경락에 작용한다.
4-3. 효능과 주치
풍사(風邪)와 습사(濕邪)를 제거하고, 통증을 멈추며,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풍사와 습사로 인한 심한 통증인 풍습비통(風濕痺痛)과 반신불수, 고혈압, 편두통, 학질(瘧疾), 이질(痢疾), 치질로 인한 항문부의 종기를 말하는 치창(痔瘡), 악성 종기닌 옹저창개(癰疽瘡疥), 팔다리 저림 증상, 편두통, 이질, 피부의 종기나 부스럼, 타박상, 말라리아 등을 치료한다. 뿌리는 소화를 촉진시키고 식욕을 돋워준다.
5. 누리장나무의 약용법과 주의사항 및 응용
5-1. 약용법과 용량
가지와 잎을 말린 건조 약재로 하루 6∼20g를 사용하는데, 보통 말린 가지와 잎 10g에 물 1리터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서 절반으로 달인 액을 아침저녁으로 두 번에 나누어 복용한다.
5-2. 사용상의 주의사항
일반적으로 개화 전(꽃이 피기 전)에 채취한 것이 약효가 좋고, 높은 온도에서 끓이는 것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이는 것이 더욱 좋다. 따라서 약재가 끓기 시작하면 온도를 약하게 낮추어서 미지근한 불에서 끓여내는 것이 요령이다. 특별한 독성이나 부작용은 없다.
5-3. 응용
민간에서는 중풍으로 인한 반신불수를 치료하기 위하여 이 약물에 진득찰(희첨豨簽)을 배합하여 응용한다. 하루 6~12g을 기준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술을 담가서 먹기도 하고 알약 형태로 먹기도 한다. 피부질환에는 진하게 달여서 환부를 씻거나 가루내어 바르기도 한다.
6. 마무리
혈압을 내리고 중풍을 치료하며 류머티즘을 치료하는 효과가 우수하여 예로부터 민간약재로 널리 이용해온 누리장나무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꽃이 필 때 나는 역겨운 냄새는 곤충들에게는 유인효과가 있으며, 냄새와는 다르게 깨끗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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