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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호도(胡桃) 특성과 성분 약효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4. 5. 3.

자양(滋養), 강장(强壯), 강정(强精), 보신(補腎)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진해(鎭咳) 효능이 있어 약용은 물론 식용으로도 애용하는 호도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호도의 기원과 특성

1-1. 호도의 기원

호도는 가래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생 낙엽성 교목인 호두나무(Juglans regia L.)의 종인(種仁)으로 열매껍질을 까면 단단한 핵(核)이 나오고 그 핵을 깨면 인간의 뇌 모양을 한 호두 살이 나오는데 이것을 호도(胡桃)라고 하며 일명 호도인(胡桃仁) 또는 호도육(胡桃肉)이라고도 하는데, 공식적인 생약이름은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호도(胡桃)라고 수재 되어 있다. 식용 또는 약용한다. 뿌리 또는 뿌리껍질은 호도근(胡桃根), 잎은 호도엽(胡桃葉), 가느다란 잔가지인 눈지(嫩枝)는 호도지(胡桃枝), 수피(樹皮)는 호도수피(胡桃樹皮), 미성숙 과실의 겉껍질을 호도청피(胡桃靑皮)라 하여 모두 약용한다.

1-2. 생리적 특성

키가 20m까지 자라는 낙엽교목으로 수관(樹冠)이 퍼지며 가지는 성글게 나오고 수피는 회백색이고 밋밋하지만 점차 깊게 갈라진다. 잔가지는 털이 없고 윤채가 있으며 녹갈색으로 피목이 산재한다. 잎은 홀수 깃꼴 겹잎이고 잎자루는 길이 25㎝로서 털이 거의 없거나 선모가 있다. 소엽은 5〜7개이며 원형의 달걀 모양이거나 타원형 또는 거꿀 달걀 모양이며 윗부분의 것일수록 크다. 잎의 길이는 7〜20㎝, 너비 5〜10㎝로서 첨두이고 일그러진 넓은 예저 또는 아심장저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뚜렷하지 않은 톱니가 있고 털이 거의 없다.

꽃은 1가화이며 웅화수는 길이 15㎝이고 수술은 6〜30개이며 자화수는 1〜3개의 암꽃으로 구성된다. 열매는 거의 구형으로 지름이 3〜5㎝이고 외과피는 다육질이며 회녹색에 갈색 반점이 있다. 내과피는 단단하고 얕은 주름이 있으며 황갈색이다. 열매는 둥글고 털이 없으며 핵은 도란형으로 연한 갈색이고 봉선(縫線)을 따라 주름살과 쑥 들어간 곳이 있으며 껍질 안의 공간은 연속되어 있고 핵 내부는 4실이다.

1-3. 서식 환경

비교적 따뜻하고 습기가 있는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라며 평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중국 원산으로 한국에서는 주로 경기도 이남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천안은 호두과자로 유명하다

호두나무 - 결실기(한국)
호두나무 - 결실기(한국)

2. 호도의 성미, 귀경

호도는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본초도경(本草圖經)』에는 성질이 뜨겁다고 하였고, 『의림촬요(醫林撮要)』에는 맛이 달고 약간 매우며 껍질은 떫다고 하였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신, 폐 경락으로 작용한다고 하였고, 『뇌공포자론약성해(雷公炮炙論藥性解)』에는 폐, 간, 신 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으며, 『본초구진(本草求眞)』에는 명문, 폐, 대장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고 하였다.

호도근(胡桃根)과 호도수피는 맛이 쓰고 떫으며 독이 있다. 호도엽(胡桃葉)과 호도지(胡桃枝)는 맛이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호도청피(胡桃靑皮)는 맛이 쓰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다. 호도화(胡桃花)는 맛이 쓰고 짜며 성질은 차고 독이 없다.

3. 호도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지방유 21〜50%를 함유한다. 또 단백질, 탄수화물, 칼슘, 인, 철, 카로틴, 비타민 B2 등을 함유하며 익은 과일에는 셀룰로오즈(cellulose)와 펜토산(pentosan)을 함유하고 있다.

 

참고로 호도(胡桃)의 종류별 주요 영양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호도 종류별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당
에너지
(Kcal)
수분
(%)
단백질
(g)
지질
(g)
당질
(g)
섬유소
(g)
회분
(g)
말린것 652 3.5 15.4 66.7 9.8 2.8 1.8
볶은것 673 3.1 14.6 68.7 10.3 1.4 1.9

 

<표 2> 호도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무기질(minerals)
칼슘
(mg)

(mg)

(mg)
나트륨
(mg)
칼륨
(mg)
말린것 92 332 2.2 5 368
볶은것 85 280 2.6 4 55

 

<표 3> 호도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비교 (농촌진흥청)

구분 비타민(vitamins)
β카로틴
(㎍)
B1
(mg)
B2
(mg)
나이아신
(mg)
C
(mg)
말린것 22 0.24 0.09 1.1 0
볶은것 23 0.26 0.15 1.0 0

 

단백질과 섬유소를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볶은 호도의 영양성분이 말린 것에 비하여 높았으며 무기질 함량도 철분을 제외하고는 말린 것이 더 높았으나 비타민의 경우에는 볶은 것이 약간 높다.

호두나무는 종인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부위를 약용하는데 각 부위별 주요 성분은 다음과 같다.

3-1. 호도각(胡桃殼)

잘 익은 호두나무 열매의 딱딱한 속껍질인데, 펜토오스(pentose)를 약 6% 함유한다.

3-2. 호두나무 수피(樹皮)

수피(樹皮)에는 베타시토스테롤(β-sitosterol), 베툴린(betulin), 피로갈롤탄닌(pyrogallol tannin)과 소량의 배당체를 함유하며, 무기염,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철, 인 등을 함유한다.

3-3. 호두나무 잎(호도엽:胡桃葉)

잎에는 몰식자산(gallic acid), 엘라직 산(ellagic acid), 알파피넨(α-pinene)과 베타피넨(β-pinene), 리모넨(limonene), 1,8-cineole, 쥬글론(juglone), 알파-하이드로쥬글론-글루코사이드(α-hydrojuglone-glucoside), 베타카로틴(β-carotene), 주글라닌(juglanin), 퀘르세틴-3-아라비노사이드(quercetin-3-arabinoside), 히페린(hyperin) 등을 함유하며 강한 항염증 작용이 있는 폴리페놀(polyphenol) 복합물을 함유하며 세로토닌(serotonin)을 함유한다.

3-4. 호도청피(胡桃靑皮)

알파-, 베타-하이드로쥬글론(α-, β-hydrojuglon)을 함유한다.

4. 호도의 효능효과와 이용

호도는 자양(滋養), 강장(强壯), 강정(强精), 보신(補腎)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진해(鎭咳) 효능이 있다. 『맹선(孟詵)』에는‘경맥을 통하게 하고 혈맥을 윤활하게 하며 머리털이 검어지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상용하면 뼈와 근육이 유연해지고 윤기가 나게 한다.’고 하였다. 화상 등 외상에 이용할 때는 짓찧어 환처에 붙이거나 기름을 짜내어 환부에 바른다.

또 목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행인(杏仁: 살구씨), 도인(桃仁: 복숭아씨) 등과 함께 기름을 내어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 식후에 복용하면 좋다.

호두나무의 뿌리 또는 뿌리껍질, 나무껍질, 눈지, 잎, 꽃, 덜 익은 열매의 외과피, 익은 열매의 내과피, 과실 종자의 목질 격막, 종인의 기름 등도 모두 약용하는 귀한 식물이다.

5. 호도의 주치와 응용

호도는 신체가 허약하거나, 신장의 기가 허하여 오는 허리와 무릎의 통증, 양도가 위축되는 양위(陽萎), 해수와 천식, 변비, 요로결석, 중이염 등을 치유하는 데 응용한다.

호두나무 각 부위별 약효와 주치는 다음과 같다.

5-1. 호도각(胡桃殼)

잘 익은 호두나무 열매의 딱딱한 속 껍질로서 혈붕(血崩), 유선염(乳腺炎), 개선(疥癬)을 치료하는데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약성이 남을 정도로 태우면 하혈(下血)과 혈붕(血崩)의 약이 된다.’고 하였다. 여기서 혈붕은 생리기간이 아닌 때에 마치 둑이 무너진 것처럼 다량의 하혈을 하는 것을 말한다.

5-2. 호도근(胡桃根)

호두나무의 뿌리 또는 뿌리껍질로서 완화제로 사용하며 대황(大黃)과 비슷하지만 약효는 약간 덜하며 만성 변비에 사용한다. 『중경초약(重慶草藥)』에 따르면 ‘살충, 공독(攻毒)하는 효능이 있어 노인의 치통을 치료하며 보기 한다.’고 하였다. 30〜40g을 달여서 복용하며 외용할 때는 달인 물로 씻는다.

5-3. 수피(樹皮)

호두나무의 수피는 달여서 복용하면 수양성(水樣性) 설사를 치료하며 달인 물로 씻거나 가루 내어 바르면 전신 가려움증을 치료한다.

5-4. 호도엽(胡桃葉)

호두나무 잎을 달인 액은 탄저균, 디프테리아균에 대하여 강력한 살균 작용이 있으며 콜레라균, 고초균, 폐렴구균, 연쇄상 구균, 황색 포도상구균 및 대장균, 장티푸스균, 적리균에 대하여 약한 살균 작용이 있다. 복용해도 독이 없다.

5-5. 호도지(胡桃枝)

하루에 20〜40g을 달여서 복용하면 호두나무의 어린 가지로서 나력(瘰癧:연주창)과 개창(疥瘡:옴과 부스럼)을 치료한다. 달인 물로 환부를 씻어도 좋다.

5-6. 호도화(胡桃花)

호두나무의 꽃을 따서 술에 담근 것을 사마귀에 붙인다.

5-7. 호도청피(胡桃靑皮)

호두나무의 미성숙 과실의 외과피로서 120〜200g을 달여서 복용하거나 가루 내어 복용하면, 위통(胃痛), 복통(腹痛), 수양성(水樣性) 설사, 옹종창독(擁腫瘡毒)을 치료한다.

6. 호도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호도와 인삼을 배합하면 출산 후 숨이 찰 때 좋다. 호도와 합개를 배합하면 신장 기능이 허해서 천식이 심해 숨찰 때 좋다. 또 호도에 두충과 파고지를 배합하면 신장기능이 허해서 발생한 요통이나 몽정(夢精)에 효과가 있다. 매실을 먹고 치아가 시린 경우에 호도가 효과가 있다. 호도와 대추를 배합하면 정력과 고운 살결 유지에 효과가 있다. 호도와 합환피를 배합하면 고혈압이나 뇌동맥경화증을 겸한 발기부전에 효과적이다. 호도에 은행, 밤, 대추, 생강을 배합하면 기침할 때 좋다. 또 호도에 곶감을 배합하면 기침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데 효과적이다.

7. 호도의 이용과 조리 사례

멸치를 볶다가 호도를 넣고 간장과 물엿을 섞은 혼합액을 넣어 다시 볶다가 마늘을 넣어주는 <멸치 호도 볶음>은 건강 반찬으로 좋다. 전통적으로 천안에서 시작한 <호두과자> 또한 유명하다.

8. 호도를 먹을 때 주의 사항

음적 기운이 허한 상태에서 허열이 위로 치솟는 음허화왕(陰虛火旺)의 경우나 담이 쌓여 열이 있는 사람은 복용을 피한다. 『천금방(千金方)․식치문(食治門)』에는 ‘과식하면 담음(痰飮)을 동(動)하게 하여 오심과 구토를 일으킨다.’고 하였고, 『식물본초(植物本草)』에는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담이 생겨서 신장의 화가 발동한다.’고 하였다.

『신농본초경소(神農本草經疏)』에는 ‘폐에 담열이 있거나 명문(命門)의 화가 성한 환자, 음허 하면서 코피를 쏟는 환자는 복용하면 안 된다.’고 하였으며 『득배본초(得配本草)』에는 ‘설사가 있는 환자는 복용하면 안 된다.’고 하였다. 호프집 등에서 흔히 마른안주로 호두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유통기간이 오래되어 산패(酸敗) 한 것은 독성이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9. 마무리

호도는 보통 잘 익은 열매의 딱딱한 속 껍질을 제거하고 뇌(腦)처럼 생긴 종인을 식용 또는 약용하는데, 호두나무의 뿌리 또는 뿌리껍질, 나무껍질, 눈지, 잎, 꽃, 덜 익은 열매의 외과피, 익은 열매의 내과피, 과실 종자의 목질 격막, 종인의 기름 등도 모두 약용하는 귀한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