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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지(알면 쓸만한 신박한 지혜)

진정한 친구를 알아보는 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5. 3. 2.

세상에는 좋은 친구를 표현하는 말들이 매우 많다.  "관포지교"로부터 시작하여 "죽마고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벗의 친소를 나타내는 표현들이 많다. 어떻게 진정한 친구를 알아볼 수 있을까...?

 

1.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하는 친구

말이 참 좋다.

나의 기쁨을 정말 기뻐해 주고, 나의 슬픔을 진정으로 함께 나누어질 수 있는 친구라면 틀림없이 그 친구는 좋은 벗임에 틀림없다.

2. 죽음의 표현

오래전 유명한 시인이 그렇게 말했다.

이 세상 소풍 잘 마치고 돌아가노라고....

참 기가 막힌 표현이다.

그 표현을 무어라 하든, 

살아있는 사람들과, 다시는 반복할 수 없는 작별을 하는 것이기에 마음이 아프다.

사실 사후의 세계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 상실감이 더 클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꽤 오래전에는 벗의 부모님 상을 찾아 조문을 하였다.

조금 지나면서 벗의 자녀들의 혼사를 축하하러 다녔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벗들의 부음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어느 날 문득 고등학교 시절의 앨범을 꺼내 놓고, 세상을 작별한 벗들을 지웠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벗들이 세상을 등졌다.

몇 년을 사이로 어머니도, 장모님도 하늘의 부름을 받고 가셨다.

 

그러더니 집안의 형도, 동서도 하나씩 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아무튼 내가 내린 결론은 그렇다.

"슬픔도 기쁨도 다 남은 자들의 것"

3. 조문에 빠지지 않은 인사들.

지금은 금기시된 문답이지만,

얼마 전까지 명절이면 결혼하지 않은 과년한 청년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말이 있었다.

"언제쯤 국수를 줄 거냐. 올해는 넘기지 말아야지...."

4.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

상을 치르다 보면 많은 일가친척들이 모인다.

정말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분들의 얼굴도 보게 된다.

하루, 이틀 밤을 새우며 빈소를 지키다 보면 많은 얘기들이 오간다.

살아온 얘기, 사는 얘기, 살아갈 얘기, 자식들 얘기, 손주들 얘기.....

진학부터 취업, 결혼.....

그런데 꼭 이게 개운한 뒤끝으로 끝나기만 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 달랐고, 살고 있는 형편이 다르기 때문이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오직 다를 뿐인데도...

그런데도 사람들의 마음이 그게 아닌 모양이다.

누구는 자식이 어느 대학을 갔는데, 

누구는 자식이 취업이 잘 되어 연봉이 얼마라는데,

누구는 결혼을 잘하여 예쁜 자식들을 몇이나 두었다는데,

누구는 판검사가 되고, 누구는 의사가 되고, 누구는, 누구는, 누구는.....

......

끝없이 이어지는 얘기들이

술이라도 한잔 들어갈라치면 다소 분위기가 어색해진다.

형편이 비슷하고, 여건이 비슷한 경우에는 화기애애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

누군가는 서운하고,

심하면 심사가 뒤틀리기 마련이다.

 

왜?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플까?

 

남들이야~ 나하고는 이해관계가 직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가까운 친척이니까, 가까운 벗이니까, 가까운 이웃이니까....

어려서부터 부엌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까지 다 알던 친지였으니까...

비교가 되는 거다.

경쟁심이 발동되는 거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한 마음 비워 버리면 되는데,

그 마음 가지고 갈 것도 아닌데,

 

5. 맺는말

정말 진정한 벗은 나에게 기쁜 일이 있을 때 아무런 사심 없이 진정으로 축하해 주고 함께 기뻐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왜냐고?

나에게 슬픈 일, 힘든 일, 괴로운 일이 있을 때는 누구나, 길 가던 행인도 함께 애도하며 슬퍼하고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을 때 진정으로 함께 기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상대를 "동반자"가 아니라 "경쟁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마을 내려놓고, 한 발 물러서서 조금 더 넓게 보면 보인다.

지금의 내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