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싸한 향과 풍미로 봄철 밥상을 응원하는 것이 쑥이다. 그 기능성으로 인하여 약용으로도 애용되는 쑥의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쑥의 기원과 특성
1-1. 쑥의 기원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 황해쑥(Artemisia argyi H. Lev. &t Vaniot.), 쑥(A. princeps Pamp), 또는 산쑥[A. montana (Nakai) Pamp)의 잎과 어린 줄기이다.
황해쑥은 강화도에서 나는 것이 유명한데, 뜸쑥의 원료를 가공하는 것은 이 황해쑥을 오랫동안 묵힌 것을 가공해서 사용하고 식용도 한다. 쑥과 산쑥의 어린잎은 식용하고, 잎줄기는 약용하며 성숙한 잎은 뜸쑥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재 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쑥의 학명을 A. princeps Pamp로 기록하고 있으나 국생종에 따르면 A. indica Willd.를 공식 학명으로 수재하고, A. princeps Pamp를 이명(異名)으로 처리하고 있다.
1-2. 쑥의 종류와 생리 생태적 특성
현재 한국에 분포하는 쑥속의 식물은 30 여 종에 달하며, 그중 애엽(艾葉)으로 이용되는 쑥들은 3종류로서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표 1> 쑥 종류별 특성
구분 | 쑥 | 황해쑥 | 산쑥 |
학명 | A. princeps Pamp | A. argyi H. Lev. & Vaniot. | A. montana (Nakai) Pamp |
분포 | 전국의 들녘 | 한반도 중부 이북 서해안 | 전국 각처의 산지 |
키 | 60〜120㎝ | 30〜100㎝ | 1.5〜2m |
잎 | 호생, 깃모양 긴 타원상 피침형, 갈래는 2〜4쌍,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결각이 있음. 전체에 거미줄 같은 흰털이 있고 줄기에 능선이 있음. | 호생, 두껍고 길이 6〜8.5㎝, 폭4.5〜5㎝, 깃모양으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는 2쌍, 표면에 흰 점이 많고 뒷면은 흰솜털이 밀생함 | 호생, 중앙부의 잎은 카턱잎이 없고 길이 15〜19㎝, 폭6〜12㎝, 밑으로 를러 잎자루와 날개로 되며 2회 깃모양. 갈래는 긴 타원형, 긴타워낭 피침형, 끝이 뾰족하고 뒷면에 흰 솜털, 가장자리에 치아모양 톱니가 남. |
꽃 | 7〜10월에 줄기 끝에 두상화서, 연한 홍자색, 지름 1.5〜3㎜ | 7〜8월에 두상화서가 총상 원추화서 모양으로 달림 | 8〜9월에 두상화서가 줄기 끝에 원추화서 모양으로 달림 |
열매 | 수과, 털이 없음 | 수과, 긴 타원형, 털이 없고 양 끝이 좁다. | 수과 털이 없음 |
그 밖에도 인진(茵蔯)으로 약용하는 사철쑥(A. capillaris Thunb.), 비쑥(A. scoparia Waldst. et Kitamura), 제비쑥(A. japonica Thunb.), 한인진(韓茵蔯)으로 약용하는 더위지기(A. iwayomogi Kitamura), 말라리아 치료성분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이 함유되어 있는 개똥쑥(A. annua L.) 등 다양한 종류의 쑥들이 주목받고 있다.
1-3. 쑥의 생육환경
쑥은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매우 강한 식물로서 척박한 환경에서도 쑥쑥 잘 자란다.
기후나 토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고대로부터 서민들에게 익숙한 식재이자 약재로서 단군설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친근한 식물이다.
일본의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난 뒤 폐허가 된 히로시마에서 가장 먼저 솟아난 식물이 쑥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다.
1-4. 재배적 특성
한국의 강화도에서 많이 재배하며 일명 ‘강화약쑥’이라고 부르는 “사자발쑥”이나 “싸주아리쑥”은 황해쑥의 재배종이다.
2. 쑥의 성미, 귀경
생쑥의 성질은 시원하고, 익힌 것은 따뜻하다. 맛은 맵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맛은 쓰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며 독이 없다고 하였고, 『당본초(唐本草)』에는 신선한 것은 차고, 익힌 것은 덥다고 하였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맛은 쓰고 매우며 신선한 것은 따뜻하고 익힌 것은 뜨겁다고 하였던 바, 『당본초』나 『본초강목』의 기록처럼, 생쑥은 약간 시원하지만 익힌 것은 따뜻하게 성미가 변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종자인 애실(艾實)의 성미에 대하여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는 성질이 따뜻(暖)하고 독이 없다고 하였으며,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덥고 독이 없다고 하였다.
쑥은 비, 간, 신 경락으로 들어간다. 이에 대해서도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비, 간, 신 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고, 『본초신편(本草新編)』에는 비, 신, 폐 경락으로, 그리고 『본초재신(本草再新)』에는 심, 신 경락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3. 쑥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다양한 정유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뿌리와 줄기에는 이눌린(inulin)과 비슷한 다당류의 일종인 아트모스(artmose)가 함유되어 있다. 작은 가지에는 옥시토신(oxytocin)과 같은 작용을 하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들에 나는 쑥에는 다른 식물보다 요오드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토양으로부터 바륨을 잘 흡수한다. 그늘에서 말린 잎에는 무기물이 많고, 단백질, 지방, 및 비타민 A, B, B2, C 등을 많이 함유한다.
그 밖에도 쑥의 주요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2> 쑥 종류별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 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생것 | 68 | 71.9 | 5.3 | 0 | 15.3 | 4.7 | 2.8 |
삶은것 | 21 | 89.5 | 3.2 | 0.4 | 2.8 | 3.3 | 0.8 |
<표 3> 쑥 종류별 무기질(minerals) 함량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당 무기질(minerals) | ||||
칼슘 (mg) |
인 (mg) |
철 (mg) |
나트륨 (mg) |
칼륨 (mg) |
|
생것 | 230 | 65 | 4.3 | 11 | 1,103 |
삶은것 | 75 | 47 | 4.4 | 4 | 278 |
<표 4> 쑥 종류별 비타민(vitamins) 함량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 당 비타민(vitamins) | ||||
베타카로틴 (㎍) |
B1 (mg) |
B2 (mg) |
나이아신 (mg) |
C (mg) |
|
생것 | 3,375 | 0.12 | 0.32 | 0.8 | 33 |
삶은것 | 2,820 | 0.05 | 0.04 | 0.5 | 3 |
생쑥의 경우 열량과 당질, 섬유소의 함량이 풍부하고, 특히 칼륨, 칼슘, 인과 같은 무기질의 함량이 매우 높으며,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대단히 높다. 또한 비타민 C의 함량도 높아서 그 자체로서 식품 또는 약재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4. 쑥의 효능 효과와 이용
쑥은 기와 혈을 이롭게 하고, 경락을 따뜻하게 하며 출혈을 멈추게 하고, 몸 안의 한사(寒邪)와 습사(濕邪)를 몰아내며, 이담(利膽), 안태(安胎)하는 효능이 있다.
5. 쑥의 주치와 응용
쑥은 심복부가 차고 통증이 있는 증후, 월경불순,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하혈을 심하게 하는 증상인 붕루, 대하, 토혈, 코피, 변혈, 소화불량, 식욕부진, 만성간염, 태동불안, 습진, 옴 등에 좋고, 더위를 먹어 열이 나는 경우, 몸 안의 음기가 허하여 열이 나는 경우, 뼛속의 골수가 끓어오르는 것처럼 심한 통증을 느끼는 골증노열 등을 치유하는 데 유용하다.
야외 활동을 하다가 상처를 입었을 경우 쑥을 채취하여 깨끗이 씻은 다음 짓찧어 상처부위에 붙이면 지혈이 되며 쑥을 베어다가 태워서 모기를 쫓는데 이용하기도 하였다.
6. 쑥의 포제와 이용
뜸쑥을 만들기 위하여 황해쑥을 포제 하는데 이것을 융처럼 부드럽게 가공한 것이라 하여 애융(艾絨)이라 한다. 보통 봄과 여름철에 잎은 무성 하지만 꽃이 아직 피지 않았을 때 채취하여 햇볕이나 그늘에서 말린다. 그다음 불순물과 잎자루 등을 제거한 다음 먼지나 부스러기를 체로 쳐서 버린다. 이것을 애엽이라 한다. 먼지를 제거한 깨끗한 애엽을 절구에 빻아서 융(絨)으로 만드는데 그중에서 단단한 줄기와 잎자루를 제거하면서 먼지는 체로 쳐서 버린다. 애엽이나, 애융을 태우면서 나오는 연기를 쐬어 실내를 소독하는데 창출이나 창포, 백지 등과 섞어서 함께 태우면 황색포도상구균, B형 용혈성 연쇄상구균, 대장균, 변형균, 디프테리아균, 티프스균, 파라티프스균, 녹농균, 고초균,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 결핵균 등에 대하여 살균 또는 억제 작용이 있다.
7. 쑥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쑥과 당귀를 함께 달여서 마시면 습관성 월경불순에 좋다. 쑥과 달걀을 함께 먹으면 대하증에 좋으며, 생강을 함께 배합하면 출산 후 하혈과 설사할 때 좋다. 검은콩을 배합하면 불임증에 효과가 있다. 연근을 배합하면 코피가 잦을 때 좋고, 석류를 배합하면 입 냄새를 없애 준다.
8. 쑥의 이용과 조리 사례
쑥은 어린잎을 채취하여 삶아 말려두고 <쑥떡>의 원료로 이용하기도 하고, 삶은 쑥을 그대로 물기만 꼭 짠 다음 냉동 저장을 해두면 연중 어느 때나 꺼내어 조리에 이용할 수 있다. <쑥국>은 봄향기를 전해주는 전통적인 음식이며, 도다리를 함께 넣고 끓인 <도다리쑥국>도 좋다. 황해쑥은 오래된 것을 부드럽게 가공하여 뜸쑥으로 이용하는데, 만약 신선한 것을 뜸에 쓰면 근맥(筋脈)을 상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묵힌 것을 써야 한다. 만성기관지염에는 황해쑥 말린 것 3〜6g을 물을 붓고 달여서 식사 후에 바로 복용한다.
9. 쑥을 이용할 때 주의 사항
자동차의 왕래가 많은 도로변에 자라는 쑥은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자동차에서 배출하는 많은 중금속을 흡수하기 때문에 반드시 청정 지역에서 채취해야 한다. 또한 쑥과 비슷한 모양이면서 독초로 분류되는 ‘투구꽃’이나 ‘돼지풀’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일단 잎을 하나 뜯어서 쑥향이 나지 않으면 채취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당귀와 지황을 함께 배합하는 것은 피한다.
또 개화기에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체로서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10. 마무리
곰과 호랑이 그리고 마늘과 쑥이 등장하는 단군설화는 한국인의 뿌리를 찾게 해 주는 매우 중요한 이야기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마늘과 쑥을 애용하던 민족이었음을 상징하는 이야기라고 해설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부분이다.
기혈의 운화를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쑥을 많이 이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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