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조혈, 지혈하며, 진액을 수렴하여 건조한 것을 촉촉하게 눅여주는 효능이 있고, 마그네슘이 풍부하여 근지구력을 향상하는 시금치의 기원과 특성, 성미·귀경, 성분 및 효능효과, 음식 배합, 주의 사항 등을 알아본다.
1. 시금치의 기원과 특성
1-1. 시금치의 기원
명아주과에 속하는 암수딴그루의 일 년생 또는 2년생 초본 식물인 시금치(Spinacia oleracea L.)이다. 학명에서 속명인 Spinacia는 ‘가시’라는 뜻이 있고, 종명인 oleracea는 ‘식용채소’라는 뜻을 가진다. 영어명칭은 spinach이다.
아프가니스탄 주변의 중앙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라고 알려져 있고, 페르시아 지방에서는 오래전부터 재배되었으며 회교도에 의해 동서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유럽에는 11세기경 아라비아, 아프리카 북부를 지나 스페인에 전해졌고 그 후 유럽 여러 나라에 퍼져 서양계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동양에는 7세기경 페르시아에서 중국에 전해졌고, 한국과 일본 등으로 전파되어 동양계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한반도에는 『훈몽자회』에 ‘파릉(菠薐)’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있어 15세기 중엽〜말엽에 중국으로부터 동양종이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채(唐菜), 또는 적근채(赤根菜)라는 이름으로도 재배되었다. 그 후 19세기 후반에 서양종이 도입되었으며 현재는 이들 두 종의 교배종이 널리 재배되고 있다. 생약재 이름은 적근채(赤根菜), 파릉채(菠薐菜), 앵무채(鸚鵡菜), 첨차(甛茶), 비룡채(飛龍菜), 홍근채(紅根菜) 등으로 불린다.
한국의 한의약 공정서에는 수재 되지 않았다.
1-2. 시금치의 품종과 생리 생태적 특성
시금치는 아시아와 유럽의 북부 온대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있고, 아열대나 열대 고지대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또한 내한성이 강하여 시베리아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한국에서 시금치는 이른 봄의 신선채소로써 중요한데, 영양적 가치가 높아 대중성이 있기 때문에 그 수요가 많은데, 주로 동양계 품종을 가을에 파종하고 서양계 품종을 봄에서 여름에 파종하여 재배하지만, 현재는 양쪽 특성을 다 살린 잡종계 품종을 하우스를 이용한 연중생산에 이용하고 있다.
잎은 거의 줄기에 어긋나고 본잎 8〜10매까지는 잎수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그 후 잎이 신장과 비대를 하면서 증가한다. 수확기의 전개 잎수는 재배 시기나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봄〜여름파종 재배에서는 8〜10매, 가을파종 재배에서는 15〜20매 정도이다. 대체적으로 재래종과 교배종은 잎의 수가 많은 데 서양계 품종은 잎의 수가 적고 증가 속도도 늦은 경향이 있다.
뿌리는 굵은 주근(主根)을 형성하며, 주근은 담홍색을 나타내는 것이 많다. 지상부의 발육에 비하여 지하부의 뿌리는 아주 잘 자란다.
시금치는 저온성작물로 –10℃ 이하의 저온에서도 잘 견딘다. 뿌리 신장의 최저온도는 0℃, 최적온도는 24℃, 최고온도는 34℃이며, 실뿌리 발생의 최저온도는 4℃, 최고온도는 34℃이다. 시금치의 뿌리는 유기물과 산소가 풍부하고, 통기성이 좋은 토양을 좋아한다. 시금치는 산성토양에 매우 약한 작물로 산성토양에서는 발아 및 생육이 나쁘다. 보통 토양산도 pH 6〜7 정도에서 생육이 가장 좋으며, pH 5.5 이하에서는 뿌리 끝이 상해를 입어 갈변하고 잎의 선단도 갈변하며, 생육이 정지되어 나중에는 고사해 버린다.
줄기는 뿌리로부터 잎이 나오는 로제트형인데, 추대하면 줄기가 굵어지고 꽃자루가 길게 신장한다. 꽃눈이 형성되어 추대하면 줄기도 길어져 꽃자루의 길이가 50〜60㎝에 달하고 윗부분에서 분지(分枝)한다. 생육조건이 좋으면 줄기는 직경 3〜5㎝, 높이 1.5m에 달한다.
꽃은 저온·장일 조건에 의해 화아가 분화하며, 온난·장일 조건에 의해 추대되고 개화가 촉진된다. 수꽃은 이삭 모양 또는 원추화서로 4개의 수술과 2개의 꽃밥이 세로로 벌어진다. 꽃가루는 황색이며 가볍고 바람에 의하여 타가수정을 한다. 암꽃은 잎겨드랑이 피는데 2〜4개의 화피가 씨방을 싸고 있으며 길고 가는 암술머리가 6개 있다. 봄〜여름에 다수의 작은 꽃이 핀다.
종자는 가시가 있는 것과 가시가 없는 둥근 종자의 두 가지 변종으로 나뉘는데 가시가 있는 쪽이 우성이다. 종자는 20℃ 전후에 잘 발아하고 25℃ 이상에서는 발아율이 낮아진다.
시금치의 품종은 동양계품종, 서양계품종, 일대잡종 등으로 나뉘는데, 동양계품종은 삶은 후 식감이 좋아서 주로 무침용 나물로 이용하는 한국에서는 동양계시금치를 선호한다. 그러나 동양계 품종은 주로 가을 파종 재배에 이용되었기 때문에 봄 파종이나 여름 파종 재배에는 추대가 빨라서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최근에는 동양종과 서양종의 시금치를 교잡한 1대 교잡 품종이 많이 보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시금치에 대한 재배현황을 비롯하여 그 특성과 재배기술 등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으므로 참고하면 좋다.
농촌진흥청 농사로/영농기술/작목정보/채소류/생산기술/농업기술길잡이/시금치/ https://www.nongsaro.go.kr/portal/farmTechMain.ps?menuId=PS65291&stdPrdlstCode=VC021008 |
1-3. 시금치의 생육환경
시금치의 종자는 비교적 저온 발아성으로 4℃에서도 발아하지만 발아 적온은 15〜20℃ 전후이다. 25℃ 이상이 되면 발아율이 떨어진다. 생육 적온은 15〜20℃로 저온 단일에서 재배가 잘되는 저온성 작물이다. 일장 적응성은 대표적인 장일식물로 일장이 길어짐에 따라 추대가 빨라진다. 일반적으로 동양계 품종은 일장에 민감하고 추대가 빠르기 때문에 단일조건인 가을 〜겨울철의 재배용으로 이용하고, 서양종은 일장에 둔감하고 추대가 늦기 때문에 장일조건인 봄〜여름철의 재배용으로 사용한다.
토양에 대한 적응성이 높은 편이지만 산성에는 매우 약하다. 생육에 적당한 토양산도는 pH 6.5〜7.0으로 pH 6.0 이하에서는 경제적 재배가 곤란하다. 적당한 습도를 가지고 토심이 깊은 사질의 충적토가 가장 좋다.
1-4. 재배적 특성
시금치 잎의 생장에는 질소가 가장 중요하고 다음은 칼리다. 칼리는 질소의 효과를 증진시킨다. 인산은 뿌리의 발육을 왕성하게 하며 월동재배에서 시비효과가 크다. 질소, 인산, 가리, 망간, 마그네슘, 철, 유황, 동, 아연 등의 결핍은 광합성작용을 저해한다. 유기질비료를 주로 하여 각 성분을 균형 있게 잘 배합하고 이러한 요소가 부족되지 않도록 균형시비를 해야 한다.
2. 시금치의 성미, 귀경
시금치의 맛은 달고 성질은 시원하다. 『가우본초(嘉祐本草)』에는 성질은 시원하고 약간의 독이 있다고 하였고, 『일용본초(日用本草)』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차며 독은 없다고 하였다. 또 『의림찬요(醫林簒要)』에는 맛은 달고 시큼하며 성질은 차다고 하였다.
『득배본초(得配本草)』와 『본초구진(本草求眞)』의 자료를 종합하면 소장, 위, 대장, 간 경락으로 작용한다.
3. 시금치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시금치 식용 부위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조섬유, 회분, 칼슘, 인, 철, 카로틴, 비타민 A, B1, B2, C, 나이아신 등이 들어 있고 잎에는 아연, 엽산, 아미노산과 베타카로틴, 등이 들어 있으며 마그네슘의 함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파프리카나 쑥, 쑥갓과 비슷할 정도로 높아서 간기능과 눈건강에 크게 도움을 주며, 비타민 C의 함량도 레몬과 비슷하여 면역력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마그네슘은 뼈의 강직성이 유지되도록 돕고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감소시키며 분해를 촉진하여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슘이 근육을 긴장시키고 수축시킨다면 마그네슘은 근육을 이완하여 긴장을 풀어준다. 따라서 말초 혈관의 원활한 혈액순환을 유도하는 데도 활용하는데, 실제 임상에서 임포텐츠나 조루 등의 치료제로 이용하는 주요 성분이다.
또한 동맥경화, 우울증, 조로(早老) 현상 등을 저지시켜 주며 이로 인한 주름살을 막아주는 데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애니메이션 「뽀빠이」에 나오는 뽀빠이 아저씨의 시금치는 이러한 기능성을 고려하여 어린이들에게 시금치를 많이 먹이고자 하는 의미에서 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시금치의 주요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시금치의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당 | |||||||
에너지 (Kcal) |
수분 (%) |
단백질 (g) |
지질 (g) |
당질 (g) |
섬유소 (g) |
회분 (g) |
||
생것 | 노지 | 30 | 89.4 | 3.1 | 0.5 | 5.2 | 0.8 | 1.0 |
하우스 | 27 | 90.4 | 2.8 | 0.4 | 4.7 | 0.6 | 1.1 | |
삶은것 | 20 | 91.7 | 3.4 | 0.1 | 3.1 | 0.7 | 1.0 |
<표 2> 시금치의 무기질(minerals) 함량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 당 무기질(minerals) | |||||
칼슘 (mg) |
인 (mg) |
철 (mg) |
나트륨 (mg) |
칼륨 (mg) |
||
생것 | 노지 | 40 | 29 | 2.3 | 54 | 502 |
하우스 | 43 | 48 | 2.5 | 72 | 595 | |
삶은것 | 48 | 47 | 2.2 | 11 | 306 |
<표 3> 시금치의 비타민(vitamins) 함량 (농촌진흥청)
구분 | 가식부 100g당 비타민(vitamins) | |||||
베타카로틴 (㎍) |
B1 (mg) |
B2 (mg) |
나이아신 (mg) |
C (mg) |
||
생것 | 노지 | 3,640 | 0.12 | 0.34 | 0.5 | 60 |
하우스 | 2,860 | 0.12 | 0.28 | 0.5 | 66 | |
삶은것 | 2,920 | 0.02 | 0.12 | 0.3 | 40 |
4. 시금치의 효능 효과와 이용
시금치는 혈액을 길러주고, 출혈을 멈추게 하며, 몸 안의 진액을 거두어들여 건조한 것을 촉촉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5. 시금치의 주치와 응용
시금치는 몸이 허해서 대변을 잘 보지 못하고, 변비가 있는 사람, 위장의 열로 갈증이 있고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 간에 열이 있어서 머리와 눈이 어지러운 사람에게 좋다.
또한 혈액순환을 잘되게 하여 심장 건강에 도움을 주며, 술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특히 시금치에는 마그네슘과 아연 등을 다량 함유하여 근지구력을 향상하고, 임포텐츠나 조루와 같은 성기능 장애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6. 시금치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시금치와 조개, 붉은 살 생선 등을 배합하면 조혈작용이 있어서 빈혈에 좋다. 시금치에 계내금과 달걀을 배합하여 조리하면 당뇨병으로 갈증이 심한 데 효과가 있으며,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효과가 있다. 시금치와 우유를 배합하면 철분 흡수가 잘되고 소화가 촉진되며 독소 배출이 쉬워지지만 많이 먹으면 이질을 발생시킬 수 있다. 시금치에 바나나와 굴, 사과 등을 배합하면 잉여 나트륨을 배출해 부종을 없앨 수 있고 철분의 흡수를 돕는다.
7. 시금치의 이용과 조리 사례
시금치 100g, 양파 1/2개, 베이컨 2장, 양송이 3개, 과일 적당량, 그리고 올리브유 3큰술, 식초 2큰술, 양파 간 것 1큰술, 소금, 후춧가루 조금씩 혼합한 드레싱 등을 재료로 하는 <시금치 샐러드>가 있고, 그 밖에도 <시금치나물>을 비롯하여 <계내금시금치즙>, <시금치돼지간탕>, <시금치죽>, <시금치선지탕>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시금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김밥>이나 <잡채>에 배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8. 시금치를 먹을 때 주의 사항
시금치의 성질이 서늘하므로 몸이 차서 변이 묽게 나오는 사람과 몸이 허약한 사람은 부스럼이나 종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비뇨기의 결석(結石)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먹지 않는다.
그리고 시금치와 건새우를 배합하면 신장의 양기를 도와 정력을 좋게 하고 빈혈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시금치는 따로 데쳐서 사용해야 한다. 시금치에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으므로 비타민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는 채소류와는 동시에 섭취하거나 조리하지 말아야 한다. 시금치와 두부를 동시에 조리하거나 섭취하면 시금치에 들어 있는 초산과 칼슘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불용성(不溶性)으로 되어 흡수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요로결석을 일으킬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또한 다시마, 미역, 과일, 채소, 콩 등 알칼리성 식품과 동시에 요리하거나 섭취할 때에는 먼저 시금치를 데쳐서 수산을 없앤 다음 요리하면 동시에 섭취해도 된다.
9. 마무리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시금치를 많이 먹도록 하기 위하여 “뽀빠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방영하도록 한 미 농무성의 노력이 있었던 것처럼, 시금치는 피를 만드는 조혈작용, 출혈을 멈추는 지혈작용은 물론 마그네슘(Mg)과 같은 무기질을 풍부하게 함유하여 근지구력을 향상해 주는 효능이 있어, 성장기 어린이나 노년의 성기능 유지에도 도움을 주는 시금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생활 속의 귀한 식품이자 약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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