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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사슴 [녹(鹿)]의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5. 4. 6.

오장을 보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여 인삼과 함께 대표적인 보약재로 알려진 사슴에 대하여 그 부위별로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1. 사슴의 기원과 특성

사슴은 사슴과(Cervidae) 동물의 총칭으로, 포유강 소목의 한 과이다. 일반적으로 사슴이라고 불리는 동물 외에도 노루, 순록, 사불상 등이 사슴과에 포함된다. 한반도에는 백두산사슴(와파티사슴의 만주아종 : Cervus elaphus xanthopygus), 대륙사슴(꽃사슴, 일본사슴 : Cervus nippon hortulorum), 노루(Capreolus pygargus tianschanicus), 고라니(Hydropotes inermis) 등 4종이 서식한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사슴을 잡아 고기는 먹고, 털가죽으로는 옷을 해 입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 들어 20종이 넘는 사슴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콜롬비아의 흰꼬리사슴, 키사슴, 늪사슴과 우리나라의 사슴을 포함한 아시아의 사슴들이 그렇다. 따라서 많은 나라에서 사슴 사냥을 금지했고, 사냥 금지구역을 정했다. 그러나 사슴이 사는 많은 지역이 농지나 집터로 개발되고 있어 오늘날에는 사슴의 자연 서식처를 파괴하는 것이 사슴 집단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사슴고기는 담백하고 연하며, 별다른 냄새도 나지 않으므로 예로부터 식용으로 애용되어 왔다.

고기 맛은 가을부터 초겨울에 걸쳐 맛이 최고이고 주로 불고기, 로스구이, 전골 요리를 해서 먹는다. 사슴의 뿔, 특히 대각은 녹용(鹿茸)이라 하는데 혈액 순환을 돕고, 심장을 강하게 한다고 하여 한방에서는 강장제로 귀중하게 쓰인다.

녹용은 일반적으로 톱으로 자르는 방법과 도끼로 자르는 방법이 있다.

한국과 중국에서 약용 또는 식용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슴은 꽃사슴이라고 불리는 “매화록(梅花鹿 : Cervus nippon Temminck)”과 “마록(馬鹿 : C. elaphus L.)”이다.

예로부터 사슴은 매우 귀한 동물성 약재로 취급되어 왔으며, 그 부위에 따라서 각기 부르는 이름도 달라지는데 중요한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사슴 부위별 기원과 성미·귀경

구분 기원 성미 귀경
녹용(鹿茸) 매화록, 마록의 골질화 되지 않은 뿔 달고 짜며 따뜻 간, 신경
녹각(鹿角) 매화록, 마록의 골질화 된 뿔 짜고 따듯 간, 신경
녹각교(鹿角膠) 녹각을 바짝 졸인 교괴(膠塊) 달고 짜며 따뜻 간, 신경
녹각상(鹿角霜) 녹각교를 만들고 남은 뼈의 부스러기 짜고 따뜻 간, 신경
녹육(鹿肉) 매화록, 고라니의 고기 달고 따뜻 오장으로 귀경
녹혈(鹿血) 매화록, 마록의 피 달고 짜며 덥다. 비, 폐, 신경
녹피(鹿皮) 매화록, 마록의 가죽 짜고 따뜻하며 무독 신경락
녹신(鹿腎) 매화목, 마록 수컷의 외생식기 달고, 짜고 따뜻 간, 신, 방광경
녹담(鹿膽) 간관 끝의 부풀어 커진 부분 쓰고 차며 무독 간, 담경
녹치(鹿齒) 매화록, 마록의 치아 달고 따뜻 심, 간, 신경
녹태(鹿胎) 매화록, 마록의 태반 달고 짜며 따뜻 심, 간, 신경
녹지(鹿脂) 매화록, 마록의 지방유 달고 따뜻 폐, 비경
녹제육(鹿蹄肉) 매화록, 마록의 족발(발굽살) 평하다 신경락
녹수(鹿髓) 매화록, 마록의 골수 달고 따뜻 산, 신경
녹미(鹿尾) 꼬리부분 따뜻하고 무독 신경
녹두육(鹿頭肉) 머릿살 평하다 폐, 비경
녹근(鹿筋) 사지의 근육 약간 짜고 따뜻 간, 신경
녹골(鹿骨) 매화록, 마록의 뼈 달고 약간 덥다. 무독 간, 신경

 

 

사슴(매화록) - 중국(용정)
사슴(매화록) - 중국(용정)

2. 사슴의 성미, 귀경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성질이 따뜻하다고 하였고, 『음선정요(飮膳精要)』에는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며 독은 없다고 하였다.

오장의 경락으로 두루 작용한다. 단 부위별 성미 귀경은 위 <표 1>을 참조하기 바란다.

3. 사슴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수분 76%, 조단백 19%, 조지방 2%, 회분 1%를 함유한다.

4. 사슴의 효능·효과와 이용

오장을 보하고 혈맥을 순조롭게 하는 효능이 있다.

<표 2> 사슴 부위별 효능효과와 주치 및 출처

구분 효능효과와 주치 출처
녹용(鹿茸) 심혈관질환, 강장, 성호르몬양작용, 골절과 상처치료, 여위고 쇠약한데,근골튼튼 신농본초경
녹각(鹿角) 행혈(行血), 소종(消腫), 익신(益腎), 허로내상, 허리와 등의 통증 신농본초경
녹각교(鹿角膠) 보혈익정, 신기부족, 안태, 허로, 요통, 임포텐츠, 유정, 자궁허냉, 자궁출혈, 대하 신농본초경
녹각상(鹿角霜) 補虛助陽, 신약부족, 요통, 비위허한, 구토, 자궁허냉, 자궁출혈, 대하 본초품회정요
녹육(鹿肉) 오장을 보하고 혈맥을 순조롭게, 여위고 쇠약해진 증상, 출산후 젖분비 부족에 명의별록
녹혈(鹿血) 보허, 和血, 허손요통, 生血, 심계항진에 의한 불면, 자궁출혈, 대하증, 성교불능 천금방 식치문
녹피(鹿皮) 보기, 보신, 모든 누창(漏瘡), 백대하, 자궁출혈, 신허유정 본초강목
녹신(鹿腎) 보신, 장양, 익정, 허손과 무릎시림, 이롱, 이명, 임포텐츠, 자궁이 냉한 불임증 명의별록
녹담(鹿膽) 종독 제거 본초강목
녹치(鹿齒) 혈체(血滯), 癩癧(연주창), 심복통, 창독 당본초
녹태(鹿胎) 익신장양, 보허생정, 폐결핵, 정혈부족, 자궁출혈, 대하증, 월경불순, 오랜불임 본초신편
녹지(鹿脂) 온중(溫中), 수족마비, 신경성 두통 당본초
녹제육(鹿蹄肉) 풍한습비로 허리돠 다리가 쑤시고 아픈 증상 천금방 식치문
녹수(鹿髓) 허로로 인해 여위고 쇠약해진 증세, 해수, 임포텐츠, 血枯를 치료 명의별록
녹미(鹿尾) 滋補藥으로 요통, 임포텐츠, 유정, 이명 청해약재
녹두육(鹿頭肉) 보기익정, 폐결핵, 당뇨, 다몽을 치료 천금방 식치문
녹근(鹿筋) 보양, 근골튼튼, 류머티스성관절통, 손발무력감, 발에 쥐가 내리는 증상 당본초
녹골(鹿骨) 근골튼튼, 신체ㅐ허약을 보양, 안태, 팔다리 류머티즘 명의별록

5. 사슴의 주치와 응용

몸이 허약하여 여위고 쇠약해진 증상, 출산 후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치료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중심으로 한 사슴의 부위별 효능효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녹용

허로(虛癆)로 몸이 여위는 것과 팔다리와 허리, 등뼈가 시리고 아픈 산통을 치료한다. 남자의 신기(腎氣)가 허랭(虛冷)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것을 보한다. 몽설(夢泄)과 붕루(崩漏), 적백 대하를 치료하며 안태(安胎)한다.

음력 5월에 뿔이 갓 돋아서 굳어지지 않은 것을 잘라 불에 그슬려서 쓰는데 생김새가 작은 가지처럼 되지 않은 것이 제일 좋다.

보통 졸인 젖을 발라 불에 그슬려 솜털을 없애고 약간 구워서 약으로 쓴다

2) 녹각

죽은 태아가 나오지 않을 때 녹각(보드랍게 가루 낸 것) 40g, 총백(蔥白) 5개, 두시(豆豉) 반홉을 함께 물 1잔에 넣고 달여서 먹는다.

녹각은 오래된 것일수록 좋고, 저절로 떨어진 것은 약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식초에 달여서 설어서 쓰거나 누렇게 되도록 구워 쓰거나 태워서 가루 내어 쓴다.

3) 녹각교

태아를 편안하게 하고 복통을 멎게 한다. 녹각교를 구슬처럼 되게 닦아서 가루 내어 한번에 8g씩 타 먹는다.

4) 녹각상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허로(虛癆)로 몸이 여윈 데 쓴다. 신(腎)을 보하며 기를 돕고 정을 단단하게 하며 양기를 세지게 하는 장양(壯陽), 골수를 든든하게 하며 몽설(夢泄)을 멎게 한다.

5) 녹육

허(虛)해서 여윈 것을 보하고 오장을 든든하게 하며 기력(氣力)을 돕고 혈맥(血脈)을 고르게 한다. 노린내나 비린내도 없고 독성이 없기 때문에 양생(養生)하는 데 매우 좋다. 사람의 몸을 보하는데 사슴의 몸통 전체가 산짐승 가운데 가장 좋다. 고기를 말리거나 삶거나 쪄서 술과 함께 먹는다. 그러나 약을 먹을 때는 먹으면 안 되는데, 그것은 사슴이 늘 해독(解毒)하는 풀을 먹으므로 약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6) 녹혈

허(虛)한 것을 보(補)하고 허리가 아픈 것을 멎게 하며 폐위(肺痿)로 피를 토하는 토혈(吐血)과 붕루와 대하를 치료한다. 굶주리고 목이 마른 것을 다스리고 기혈을 든든하게 한다.

7) 녹피

사슴의 가죽을 말한다. 기를 보하는 보기(補氣), 신을 보하는 보신(補腎)의 효능이 있다. 모든 누창(漏瘡), 백대하, 자궁출혈, 신허유정 등을 다스린다.

8) 녹신

사슴의 음낭을 포함한 외생식기를 말한다. 신(腎)을 보하고 양기(陽氣)를 강하게 한다. 술을 담가 먹거나 죽을 쑤어 먹는다.

9) 녹생육

생사슴고기를 말한다. 중풍으로 입과 눈이 비뚤어진 것을 치료한다. 사슴의 고기에 후추를 넣고 함께 짓찧어 붙이는데 비뚤어졌던 것이 바로 서면 떼어 버려야 한다. 뼈를 넣고 빚은 술은 골양주(骨釀酒)라 하며 풍증을 치료하고 약한 것을 보한다.

10) 녹두(鹿頭)

소갈(消渴 : 당뇨)과 밤에 꿈이 많은 다몽(多夢)을 치료하는데 머리고기를 먹는다.

11) 녹태

신기를 더하고 양기를 튼튼하게 하는 익신장양(益腎壯陽), 허한 것을 보하고 정을 생성하는 보허생정(補虛生精)하는 효능이 크다. 폐결핵, 정혈부족, 자궁출혈, 대하증, 월경불순, 오랜 불임 등을 치료한다.

녹태(매화록) - 중국 용정
녹태(매화록) - 중국 용정

12) 녹수지

사슴의 골수와 기름을 말한다. 팔다리를 잘 쓰지 못하는 데 쓴다. 술에 타서 먹으면 좋다.

13) 녹제육

사슴의 발굽 고기를 말하는데 주로 다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요슬산통(腰膝疝痛)으로 땅을 밟을 수 없는 것을 치료한다. 사슴 족발 4개를 보통 먹는 것처럼 손질한 다음 양념을 두고 삶아 익혀서 먹는다.

14) 녹수

남녀 모두 내장이 상하여 맥이 끊어지고 힘줄과 뼈가 약하며 팔다리를 가누지 못하는 증상인 사지불수(四肢不收)를 치료한다. 꿀과 함께 달여서 먹으면 양기를 강하게 하고 아이를 낳게 한다. 술에 타서 먹는다.

15) 녹미

녹미를 꽁무니뼈에서 잘라 내어 그늘진 곳에 걸어두고 말린 것이다. 자보(滋補)하는 약으로 요통, 임포텐츠, 신허에 의한 유정 및 머리가 아찔하고 귀에서 소리가 나는 병을 치료한다. 8~20g을 달여서 복용한다. 열이 있는 자는 금한다.

16) 녹두육

소갈(당뇨)과 밤에 꿈이 많은 것을 치료하는데 사슴의 머리 고기를 먹는다.

17) 녹근

허로손상(虛癆損傷)에 쓰이는데 부러진 것을 이어준다.

18) 녹골

술을 담가 먹으면 허로(虛癆)를 보하고 풍증을 낫게 한다. 또 태아를 안정시키고 기를 내리며 헛것이 보이는 증세를 다스린다.

6. 사슴과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핀란드의 전통 사슴고기 요리인 카리얄란리차(Karjalanliha)에 신선한 빵이니 감자, 전통 커피, 가벼운 레드와인, 전통 맥주 등과 잘 어울린다.

7. 사슴의 이용과 조리 사례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사슴은 어느 부위나 그 전체가 사람에게 유익해서 삶거나, 찌거나, 저며서 말린 고기를 술과 함께 먹으면 좋다고 하였다. 그 밖에도 <사슴스테이크>, <튀김>, <록계탕>, <전골>, <사슴육회무침> 등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사슴고기 전문점들이 있다. 탕 등 다양한 조리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핀란드에는 양파, 당근, 마늘, 월계수잎, 소금, 후추, 물, 레드와인 등의 재료가 들어가는 전통 사슴고기 요리인 <카리얄란리차(Karjalanliha)>가 유명하다.

8. 사슴을 먹을 때 주의 사항

대체로 사슴은 순양(純陽)의 동물로서 독맥(督脈)을 통하게 하기 때문에 그 고기와 뿔은 유익할 뿐 해(害)가 없다. 그러나 성미가 따뜻하여 열 체질인 사람이 과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생녹용을 다룰 때 코로 냄새를 맡으면 안 되는데, 그것은 녹용 가운데는 작은 벌레가 있어서 호흡기로 흡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9. 마무리

사슴이라고 하면 우선 녹용을 떠올릴 수 있는 보약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슴은 각 부위별로 거의 모든 부위가 약재로 사용되는 귀한 약재다. 그러나 인삼과 함께 최고의 보약재로 알려진 사슴이라 할지라도 체질을 가려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