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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지(알면 쓸만한 신박한 지혜)

#3-1. 복날의 유래 풍습 및 복날을 정하는 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3. 7. 14.

[복날의 유래 풍습 및 복날을 정하는 법]

초복을 지내면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복다름을 한다고 삼계탕이나 장어구이 등을 먹고 있으나 세대가 변하면서 세시풍속도 많이 변하고, 복날이 왜 정해 졌으며 또 복날을 어떻게 정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1. 복날의 유래

복(伏)은 사람 곁에 개가 엎드려 있는 모양의 상형문자인데, 여름철 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를 말한다. 이것은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첫째는 사람이 더위에 지쳐 엎드릴 정도로 더운 날이라는 해석. 둘째는 사람이 개를 잡아먹는 모양의 개를 먹는 날이라는 해석. 셋째는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있는 날로 가을철의 금기가 대지로 내려오다가 여름철의 더위가 너무 강해서 일어나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는 뜻으로 여름날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세 번 굴복시켰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사기-史記에 보면 진나라에서 한나라에 이르는 시기에 삼복이 시작되었다고 하며 조정에서는 신하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었고, 민간에서도 여름철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육류나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고대 농경사회에 있어서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 소모가 심한 한 여름을 지내는 것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며, 위로는 왕으로부터 벼슬아치들까지도 아랫사람을 챙기고 서민들은 서민들대로 서로 돕는 미풍양속으로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지내는 풍습이 생겼을 것이다.

2. 복날을 정하는 방법

복날은 초복, 중복, 말복으로 나뉘는데, 태양이 남중고도가 가장 높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로 오는 경일-庚日을 초복-初伏이라 하였고, 네 번째로 오는 경일을 중복-中伏이라 하였으며 입추-立秋 후 첫 번째로 맞는 경일을 말복-末伏이라고 한다.

3. 복날의 세시풍속

사기-史記에 따르면 복날에는 궁중은 물론 모든 관공서가 문을 닫고 휴무에 들어가며, 황제는 신하들에게 고기와 음식을 하사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민가에서도 부유한 지주들이 소작인들을 위해 영양보충을 할 수 있는 음식을 나누어 주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끼리 추렴을 해서 보양식을 나누어 먹고 하루를 편히 쉬는 날이기도 했다. 복날의 대표적 음식으로 삼계탕, 보신탕, 육개장, 민어, 장어, 추어탕, 설렁탕, 용봉탕, 전복죽, 흑염소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개별 음식에 대한 효능과 주의점에 대해서는 차후 다시 한번 다루기로 하겠지만 영양이 부족하고 음식이 풍족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아주 중요한 세시풍속이었다. 다만 애완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며 기르는 현대인들에게 보신탕은 그 말만 들어도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아시아권, 특히 추위가 심한 동북아시아 지방에서는 오늘날 식용으로 닭이나 칠면조, 오리 등을 기르는 것처럼 식용 개를 길렀으며, 그 성미가 달고 따뜻한 개고기는 날씨가 더워 찬 것을 많이 먹고 위가 차가워져서 소화력이 떨어지고 기력이 약해지는 여름철에 위-胃나 장-腸을 따뜻하게 이완시켜서 식욕을 돋게 하였으며, 병자의 체력을 회복하는데 중요한 음식인 동시에 약재로 이용되었다는 점은 문화적 측면에서 알아두면 좋겠다. 특히 영양적 측면을 비교한다면, 단위 그램당의 단백질 함량에 있어서 소고기 보다 훨씬 낮게 기록되었지만, 염색체 분석 결과 해산물인 피조개와 함께 사람의 DNA구조와 가장 유사한 구조를 하고 있어서 소화-흡수 효율 측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식품이라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영양부족으로 힘들었던 고대와는 달리 영양과다가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에 와서까지 굳이 개고기를 먹어야 될지는 한 번쯤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모내기를 하고, 논에 김매기를 하던 예전에는 초벌, 두벌, 세벌, 만드리라고 하여 보통 4번 정도 잡초 제거와 함께 호미로 땅을 긁어서 벼의 뿌리에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김매기를 하는데, 이 김매기가 끝나고 나면 농부들은 그야말로 지쳐 쓰러지기 직전의 상태가 된다. 보통 이 시기가 7월 백중이라는 절기하고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백중을 머슴들 추석이라고 하여 큰 부자들은 개나 닭 몇 마리를 내어 주고, 동네 앞 냇가에 가서 탕을 끓여서 나누어 먹으면서 기운을 회복하는 날이었다. 마을 전체의 잔치를 하기에는 닭은 너무 작고, 그렇다고 돼지는 회갑연이나 결혼, 또는 상-喪을 당했을 때나 잡던 조금은 부담스러운 동물이었다. 오늘날에 와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비위생적이고, 잔인한 현장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특히 일찍부터 개를 가족화 했던 서양의 문화가 급속도로 들어오고 고령사회가 급진전되면서 애완견 또는 반려견의 위치가 중요시되면서 개의 식용화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다른 동물들은 우리가 마구 잡아서 먹어도 아무렇지 않을까 생각해 보자. 그 많은 동물들을 사육하면서 나오는 배설물과, 호흡과 하품을 통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는 그 어느 것 보다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과학계의 보고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차라리 다른 가축들처럼 이를 양성화하고, 소나 돼지처럼 도축장에서 엄격한 관리하에 도축된 고기를 꼭 필요한 사람에게 자유롭게 사가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애완견 1,500만 시대에 어쩌면 이런 소리는 엄청남 비난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4. 마무리

오행적으로 십간-十干 중에서 갑과 을은 목-木, 병과 정은 화-火, 무와 기는 토-土, 경과 신은 금-金, 임과 계는 수기-水氣를 가리킨다. 금기-金氣는 그 성질이 조금-燥金이라고 하여 건조함을 의미하는데, 수분이 전혀 없이 딱딱한 쇠붙이를 연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그래서 금기가 성하면 비가 오지 않고 덥고 따갑고 건조하고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초복을 지나 중복에 이르는 사이에 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것이 보통이다. 2023년 올해는 7월 11일이 초복, 21일이 중복, 8월 10일이 말복이다. 막연히 미신이라 무시하지 말고 찬음식으로 잔뜩 긴장한 위와 장을 맵고 뜨거운 삼계탕 한 그릇으로 풀어주어 식욕을 되찾고 건강하게 여름을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