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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약초 탐구

미꾸라지 [추어(鰍魚)]의 특성과 성분 약효 및 이용법

by 느티나무곽교수 2025. 2. 3.

간을 보하고 눈을 밝게 하며 특히 해독 효능이 뛰어난 미꾸라지는 뼈와 혈관의 회춘제로 불리는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지금도 귀하게 대접받는 미꾸라지에 대하여 그 기원과 특성, 성분 약효 및 이용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1. 미꾸라지의 기원과 특성

1-1. 미꾸라지의 기원

미꾸라지(The Chinese muddy loach)는 잉어목 기름종개과 미꾸리속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한반도 서부와 남부에 두루 서식한다. 한자로는 추어(鰍魚)라고 부르기도 하며 식용한다.

추어(鰍魚)를 추어(秋魚)라고 쓰는 것은 잘못이다.

고려 말 송나라 사신 서긍의 『고려도경(高麗圖經)』에 추어탕이 등장하지만 강이나 논에 흔한 미꾸라지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서민들이 즐겨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긍은 『고려도경(高麗圖經)』 제 23권 잡속 2편 어(漁) 부분에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귀인은 육고기(양, 돼지)를 먹고 가난한 백성은 해산물을 먹는다. 미꾸라지, 전복, 조개, 진주조개, 왕새우 등은 귀천 없이 잘 먹는다.”

1-2. 미꾸라지의 분류

미꾸라지(Misgurnus mizolepis)는 통상 미꾸리(Misgurnus anguillicaudatus)와 함께 유통되며 식용으로 할 때는 크게 구분하지 않고 이용한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는 다른 종이다.

1-3. 미꾸라지의 형태와 생태적 특성

미꾸라지는 아가미 호흡뿐만 아니라 장으로도 호흡을 한다. 몸길이 10∼20㎝로 가늘고 길며 매우 미끄럽다. 주둥이는 길고 입 아래쪽에 있는데, 입가에 다섯 쌍의 수염이 있다. 중 세 번째 수염의 길이는 눈 지름의 4배 정도 된다.

몸의 길이는 미꾸리보다 길고 옆으로(세로로) 납작한 형태를 보이며 몸통보다 머리가 더 납작하다. 옆줄은 불완전하고 가슴지느러미 근처에서만 보인다.

꼬리의 등과 배 쪽에는 날카롭게 튀어나온 융기 부분이 있는데, 미꾸리와 비교했을 때 더 납작하고 높다. 수컷의 가슴지느러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지느러미 줄기의 끝이 암컷에 비해 뾰족하고 길다. 몸통 옆면에는 작은 검은 점이 흩어져 있고, 꼬리지느러미가 시작되는 부분의 위쪽에는 검은 점이 불분명하게 나타난다.

늪이나 논 혹은 농수로 등 진흙이 깔린 곳에 주로 살며, 더러운 물이나 산소가 부족해도 잘 견딜 수 있다. 먹이는 진흙 속의 생물을 먹는다. 알을 낳는 시기는 4~6월이다.

수온이 내려가는 늦가을부터 진흙 속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잔다.

또한 미꾸라지는 미꾸리에 비해서 성장 속도가 빠르다.

각종 농약과 중금속 때문에 자연산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중국에서 수입한 것을 국내 양식장에서 키워서 공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방죽을 흐린다.”는 속담이 있는데, 다분히 부정적으로 쓰이는 속담이지만, 실제 이러한 미꾸라지의 행동은 하천 수질을 정화하고,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나, 하루살이 유충을 포식하여 송사리와 함께 모기의 개체수를 줄이는 생태계의 매우 중요한 어종이다. 미꾸라지는 지표동물로써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미꾸라지가 살 수 있는 물은 1∼4 급수 정도 된다.

미꾸라지 - 한국(유통)
미꾸라지 - 한국(유통)

 

2. 미꾸라지의 성미, 귀경

미꾸라지의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비와 폐 경락으로 들어가 작용한다.

3. 미꾸라지의 주요 성분 및 영양적 특성

단백질, 지방, 칼슘, 인, 철분과 비타민 A, B2, D가 들어 있다. 또한 껍질 점액의 poly-sulfate와 hydrase, drogenase 등의 효소를 함유하며, 다종의 유리 아미노산과 지질, inosinic acid creatinine 등이 함유되었다. 특히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과 페니오닌 등을 많이 함유하며, 리보플라빈(riboflavin)이라 불리는 비타민 B2가 많은데, 리보플라빈은 체내 신진대사의 산화-환원 반응을 촉진하고,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나 마이크로좀의 전자전달계에 작용해서 포도당으로부터 ATP(adenosin tri phosphate :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체내 기초물질)를 효율적으로 생성하는 데 관여한다.

따라서 체내 에너지 생산과 호흡작용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이며 결핍되면 구강염, 구순염, 설염, 지루성 피부염, 안구충혈, 햇볕 공포증, 각막혼탁, 조로(早老) 성 백내장, 빈혈, 졸음, 탈모, 소화불량, 성장장애 등을 일으키기 쉽다. 특히 알코올이나 항생제, 경구용 피임약 등에 의해서 쉽게 파괴되므로 이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한다.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칼슘의 왕이라 불리는 멸치의 경우 말린 것은 100g당 칼슘 함량이 1,905㎎(대), 1,290㎎(중), 902㎎(소)으로 미꾸라지 보다 칼슘의 함량이 월등히 높지만, 생멸치의 경우에는 509㎎으로 생미꾸라지 736㎎, 삶은 미꾸라지 770㎎에 비하여 그 함량이 오히려 낮다.(다음 표 미꾸라지의 무기질 함량)

 

<표 1> 미꾸라지의 영양성분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 당
에너지
(Kcal)
수분
(%)
단백질
(g)
지질
(g)
당질
(g)
섬유소
(g)
회분
(g)
생것 96 78.6 16.2 2.8 0.2 0 2.2
삶은것 76 81.1 14.0 1.6 0.4 0 2.9

 

<표 2> 미꾸라지의 무기질(minerals) 함량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 당 무기질(minerals)
칼슘
(mg)

(mg)

(mg)
나트륨
(mg)
칼륨
(mg)
생것 736 437 8.0 85 290
삶은것 770 520 4.0 75 270

 

<표 3> 미꾸라지의 비타민(vitamins) 함량 (농촌진흥청)

구분 가식부 100g 당 비타민(vitamins)
베타카로틴
()
B1
(mg)
B2
(mg)
나이아신
(mg)
C
(mg)
생것 0 0.10 0.65 7.9 2
삶은것 40 0.10 0.60 2.8 0

4. 미꾸라지의 효능·효과와 이용

중초(비위 등 소화 기능)의 기를 보하고, 습사(濕邪)를 제거하며, 열을 내리며(청열 淸熱), 양기를 튼튼하게 하고(장양 壯陽), 비(脾)와 신(腎)의 기운을 더하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양기에 좋고 백발을 검게 하며 초롱의 등심(燈心)에 익힌 것이 제일 맛있고, 양사(陽事)에 좋다.”라고.” 하였다.

급성 또는 만성의 간염에는 미꾸라지를 프라이팬에 넣고 볶아서 가루 내어 하루에 세 번, 15g 정도씩 식후에 물에 타서 먹는다.

또 당뇨병에는 미꾸라지의 머리와 꼬리를 제거하고 그늘에서 말렸다가 불에 약간 볶아서 부드럽게 가루 낸 다음 연꽃잎가루를 같은 양으로 섞어서 한 번에 6g씩, 하루에 세 번, 식후에 먹는다.

5. 미꾸라지의 주치와 응용

미꾸라지는 보양식 또는 강장식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여름철 더위와 일에 지친 농촌 사람들에게 중요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었으며 무기질과 비타민도 풍부하다. 단백질 중 필수아미노산이 반 정도 되고 성장기 아동이나 노인에게 중요한 라이신이 풍부하며 타우린이 들어있어 간(肝)을 보호하고 혈압내림, 시력보호, 성인병 예방 등에 도움을 준다.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증 등에 효과가 크다.

비(脾)의 기가 허하여 설사를 자주 하는 증상을 치료하며, 혈액순환을 돕고, 열병으로 입이 마르는 증상, 소갈, 어린이의 식은땀, 수종(水腫), 오줌이 잘 나가지 않는 증상, 피부 가려움증 등을 치료하며 해독하는 효과가 있다.

6. 미꾸라지와 배합하면 좋은 식약재

미꾸라지를 연잎과 같이 먹으면 당뇨병에 효과가 있고, 박하를 넣어 먹으면 전염성 간염에 좋다. 두부와 같이 먹으면 황달이나 소변불리에 효과가 있고, 우엉과 함께 먹으면 강정 효과가 좋다. 산초는 미꾸라지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양파를 배합하면 스태미나가 부족할 때 좋다. 구기자를 배합하면 자양강장에 좋고, 설탕을 배합하면 미꾸라지의 진액이 빠져나오도록 돕는다.

7. 미꾸라지의 이용과 조리 사례

한국산 미꾸라지는 등은 회갈색, 배는 황백색, 몸 전체에는 암적색 점이 있다. 미꾸라지를 씻을 때 미끈거림이 남아 있으면 비린내가 나고 맛이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산 미꾸라지는 비린내와 흙냄새를 제거하기 위하여 소금을 쳐서 뚜껑을 덮어 두면 서로 부대껴 해감이 된다.

대개 소금을 뿌려서 씻는다. 두부, 미꾸라지, 무, 우거지, 고춧가루, 마늘, 청양고추 등을 재료로 하는 <추어탕>이 대표적 보양식으로 사랑받는다. 또한 <미꾸라지 숙회><미꾸라지 튀김> 등도 추천할 만한 메뉴다.

추어탕은 지방에 따라 끓이는 방법이 다르다.

서울식은 곱창이나 사골을 삶아 미리 국물을 낸 뒤에 부두, 버섯, 호박, 파, 마늘 등을 넣고 끓이다가 고춧가루를 풀고 통째로 삶아놓은 미꾸라지를 넣어서 끓인다.

경상도에서는 미꾸라지를 삶아 으깬 다음 데친 풋배추, 고사리, 토란대, 숙주나물, 파, 마늘을 넣고 끓이다가 홍고추, 풋고추를 넣어 끓인 다음 불을 끄고 방앗잎을 넣고 먹을 때 초피가루를 넣는다. 국물이 진하지 않고 맑은 것이 특징이다.

전라도에서는 미꾸라지에 된장과 들깨즙을 넣고 걸쭉하게 끓이다가 고춧가루를 넣어 매운맛을 낸다. 국물이 진하고, 들깨 특유의 향과 어우러져 잡냄새도 나지 않고 얼큰하고 개운한 맛이 난다. 전라북도 남원은 추어탕으로 유명하다.

8. 미꾸라지를 먹을 때 주의 사항

미꾸라지와 개고기는 서로 상극의 관계에 있는 식품으로서 함께 먹으면 시력이 나빠진다. 따라서 추어탕과 보신탕을 함께 먹지 않는다. 같은 원리로 삼계탕과 보신탕도 함께 먹지 않는다.

9. 마무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미꾸리를 잡아 시래기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추어탕은 우수한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이 풍부하여 여름내 더위에 지친 심신에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고급 식품이었다. 뼈와 내장을 버리지 않고 통째로 삶아 그 국물에 무청시래기를 넣어 끓인 추어탕은 고급단백질과 무기질의 보고(寶庫)로서 서민들에게 귀한 보약이었다.